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47)
형제의 축구-247화(247/251)
형제의 축구 247화
-프리미어 리그 마지막 라운드!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집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오늘 1경기마저 패배하지 않는다면 리그 역사상 두 번째 무패 우승을 기록하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무패 우승의 마지막 관문이 일찍이 무패 우승을 기록했던 아스날이 되겠군요.
-네, 기묘한 인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스날의 전설적인 무패 경기를 깨 버린 것은 맨유였죠? 아스날은 맨유를 상대로 무패의 기록을 깨 버릴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사실 프리미어 리그의 첫 무패 우승은 프레스턴 노스 엔드죠. 1888-89시즌 프리미어 리그의 전신인 풋볼 리그에서 말이죠. 물론 지금과 같은 38라운드가 아닌 22라운드이긴 하지만 역사상 첫 무패 우승의 기록은 우리 잉글랜드가 보유하고 있다 이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1백 년이 넘도록 무패 우승이 나오지 않은 게 프리미어 리그입니다. 그리고 17년이 지난 지금에서 또다시 무패 우승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어요. 시대가 더해 갈수록 무패 우승의 내용도 대단합니다. 아스날이 우승할 당시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과 같은 강팀이 있었죠? 지금은 무려 여섯 팀이 맨유를 막아섰었습니다. 이번 시즌 무패 우승은 정말이지…… 대단한 일입니다.
-네, 많은 기대가 모이는 리그 38라운드, 오늘의 선발 라인업입니다. 먼저 홈팀인 아스날입니다.
FW 이카르디, 바르보사.
MF 샤키리, 요렌테, 할로웨이, 올리버 버크.
DF 게헤이루, 무스타피, 체임버스, 위드머.
GK 버틀랜드. 이상입니다. 중원의 요렌테와 할로웨이 이 두 선수는 모두 수비적인 성향을 지닌 미드필더인데 오늘 아스날은 수비적으로 걸어 잠그는 플레이를 펼칠 생각인 듯싶네요. 이어서 맨유의 라인업 보실까요?
FW 벨로티.
MF 한정우, 포그바, 그리즈만, 한윤석, 에레라.
DF 쇼, 바란, 라포르테, 헨라취.
GK 데 헤아. 이상입니다. 요즘 올리베르 토레스와 윤석, 포그바가 좋은 모습을 보여 주는 반면, 장기 부상과 동시에 경기력이 제대로 돌아오지 못해 선발과 교체를 오가던 에레라가 마지막 경기에서 선택받게 되었군요.
-나쁘지는 않습니다. 에레라가 부상으로 경기 기복이 좀 생기면서 자주 출장하지 않았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점차 본래의 폼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 줬거든요. 무엇보다 포그바, 윤석, 에레라 이 3인방이 선발로 나선다는 것만으로도 아스날에게 압박감을 선사할 겁니다.
로커 룸에서 나가기 전.
무리뉴는 선수들을 바라봤다.
[드디어 리그 마지막 경기다. 우리가 역사를 새로 쓰는가, 그러지 못 하는가는 오늘 경기에 달렸다는 거지. 다들 긴장되나?]선수들은 딱히 대답하지 않았지만, 표정만 봐도 긴장이 역력한 선수들이 몇 보였다. 그 가운데에도 무리뉴의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즐거운 얼굴로 축구화 끈을 묶는 정우도 있었고, 언제나 믿음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윤석도 있었다.
어찌 되었든 일관되지 않은 선수들의 모습.
무리뉴는 웃음을 흘리면서 말했다.
[설령 오늘 지더라도 나는 너희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이미 우승도 챙겼고, 우리에겐 챔피언스리그 결승과 FA컵 결승도 남아 있기 때문이지. 무패 우승 못 하면 어떤가? 트레블을 하면 되는 거지.]무리뉴의 말에 선수들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면서 트레블을 거론하는 건 뭐란 말인가.
[하필이면 아스날이고, 또 하필이면 원정 경기다. 오늘 우리의 무패 우승을 아스날이 반드시 저지해 주길 바라면서 런던 시민들이 모두 모인 것 같더군. 나는 개인적으로 런던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아. 첼시 팬들이나 아스날 팬들이나 모두.]첼시, 아스날 모두 무리뉴와 좋은 관계는 아니었고, 그것을 알고 있는 선수들은 또다시 웃음을 흘렸다.
그런 선수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무리뉴는 시간을 확인하고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자, 이제 가자.]드디어…….
[가자, 제군들, 마지막 경기라고.]주장인 데 헤아가 완장을 고쳐 차면서 동료들에게 말했다.
[갑시다!] [시끄럽네, 벌써.]맨유의 선수들은 평소보다 말이 많았다. 긴장을 풀기 위해서였다.
그 가운데 로커 룸을 빠져나와 출입구에서 아스날의 선수들과 마주하게 된다.
[아, 버크.]정우는 버크를 보고서 반가움에 손을 흔들었다.
버크는 가볍게 웃음만 흘릴 뿐 정우에게 손을 내밀거나 친밀감을 표시하지는 않았다.
한때 RB 라이프치히에서 좁은 입지로 떠났던 올리버 버크는 두 개의 구단에서 준수한 커리어를 쌓고서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다시 하센휘틀의 제자가 되었다. 아스날에서 말이다.
[짜식…….]정우는 그런 버크를 보고 씨익 웃음을 흘리고 앞을 바라봤다.
푸른 잔디가 보인다.
[입장하실게요!]구단 스태프의 외침과 동시에 선수들이 마침내 필드 위로 올라섰다.
필드 위로 올라설 때 특별한 의식 같은 것은 없었던 정우였지만, 오늘은 괜히 필드 위를 꾹꾹 밟아 본다. 촉촉하게 물기를 잘 머금은 잔디가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형, 오늘은 뭘 해도 될 거 같아.”
“제발 그랬으면 좋겠네.”
“그럴 겨. 오늘 1골이라도 더 넣으면 드디어 넘거든.”
“뭐를?”
형의 물음에 정우는 씨익 웃었다.
“메시.”
정우의 말을 듣고서 윤석이 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메시가 기록했던 한 시즌 최다 골인 73골.
정우는 이미 그 기록을 따라잡은 상황이었다. 여기서 1골만 더 넣으면 축구 역사 속에서 한 시즌에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그럼 어지간한 목표는 다 이룬 거 아니냐?”
“음? 아니지, 아니야. 메시는 73골 넣고 28도움까지 했더라고. 내 이번 시즌 도움이…… 고작 세 개더라? 그걸 넘어야지, 이제.”
“그것마저 넘으면?”
“음, 이제 나와의 싸움이 되는 건가.”
“짜식.”
윤석은 정우의 말을 듣고 웃어넘겼다.
사실 어마어마한 일이기는 했다. 어린 나이에 메시와 호날두의 기록을 넘어서고 리그의 기록을 경신하며 레코드 브레이커라는 별명까지 얻은 정우였다.
그런 정우에게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자신의 동생이지만 자랑스러웠다.
……물론 그런 동생보다도 더 본인이 괴물 취급 받는 것은 안중에도 없는 윤석이었다.
-네, 경기 시작됩니다. 아스날의 선축입니다. 양 팀 선수들 모두 의욕적으로 움직이네요.
-올리버 버크 선수가 공을 가지고 측면을 타고 올라갑니다. 이 선수 겨울 이적 시장에 아스날로 오면서 17경기에서 6골 7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 중입니다. 참 드문 일이죠? 자신의 좁은 입지 때문에 이적을 선택했던 곳의 감독이 다른 구단에서 떠나보냈던 선수를 데려왔어요.
-그 당시 아직 자신의 재능을 만개하지 않은 어린 선수였죠. 지금 경기에서 함께 뛰고 있는 한정우나 사비처, 포스베리나 젤케 같은 선수들 때문에 출장 기회가 적어 이적을 선택했을 뿐이지, 결코 하센휘틀 감독이 내친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버크는 공을 가지고 움직이면서 흘끔 정우의 위치를 살폈다.
예전 구단의 친했던 동료.
처음 정우가 이적 왔을 당시에만 해도 정우는 듣도 보도 못 한 변방의 리그에서, 그것도 2부 리그에서 뛰던 무명의 선수였다. 오히려 자신이 더욱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은 오랜 시간 돌아와 아스날에 안착한 반면 정우는 세계적인 선수, 아니, 호날두와 메시와 비교되는 살아 있는 전설이 되어 있었다.
[거참.]완전히 뒤바뀌어 버린 입지를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그 당시 언젠가는 자신도 메시나 호날두와 같은 선수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에 부딪히면서 그게 쉽지 않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지만 그 덕분에 많은 것을 보게 되었고 자신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지금 정우와 비교한다면 언젠가는 잊힐 자신과 달리 정우는 영원히 전설로 기억될 테지만…….
그래도 붙어 보고 싶었는데 지금 마침 그 기회가 오늘 찾아오게 되었다.
최선을 다해 미련 없는 경기를 만들 생각이었다.
-올리버 버크! 달리다가 그대로 크로스!
올리버 버크가 찬 공이 허공을 갈라 골대 쪽을 향했다.
이카르디와 바르보사, 그리고 맨유의 수비수들이 골대 앞에 모여드는 가운데 떨어지는 공을 향해 데 헤아가 높이 손을 들어 올렸다.
틱!
데 헤아의 손끝에 공이 닿아 공이 튕겨져 나가는 사이, 데 헤아가 땅으로 내려오는 가운데 데 헤아의 발밑으로 떨어지는 공을 향해 다른 선수들이 달려든다.
그리고…….
[크윽!]데 헤아와 라포르테, 그리고 바르보사가 뒤엉켜 바닥을 굴렀다.
라포르테와 바르보사는 곧바로 일어나 공을 차지하기 위해 움직였지만, 데 헤아의 상태가 이상했다.
그 가운데 바르보사가 찬 공을 라포르테가 걷어 내면서 득점을 면하게 되었지만, 데 헤아는 그대로 발을 부여잡고 일어나지 못했다.
-아, 데 헤아 선수가 부상을 당한 것 같은데요?
-고통이 심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무리뉴의 표정이 굳었다.
데 헤아의 부상은 팀에게 치명적이었다.
세계적인 골키퍼, 이번 시즌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세계 최고의 골키퍼 자리를 두고 노이어를 앞질렀다는 평까지 받은 데 헤아였다. 그런 안정적인 골키퍼의 부재라…….
[로메로, 서둘러 나가라. 너무 긴장하지 말고.]로메로가 그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서브 골키퍼인 로메로도 결코 무시할 수준의 골키퍼는 아니라는 점이었다. 아니, 다른 팀이었다면 주전 골키퍼로 골대를 지킬 그럴 선수였다.
로메로가 부디 긴장하지 말길 바라며, 무리뉴는 들것에 실려 오는 데 헤아를 보고서 어깨를 두들겼다.
[죄송합니다, 감독님.] [네가 죄송할 게 뭐 있나. 큰 부상이 아니길 비네.]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결승까지 앞두고 있는데…….]데 헤아는 안색을 흐리다가 깜빡했다는 듯 팔에서 주장 완장을 꺼내 무리뉴에게 건넸다.
[깜빡하고 주장 완장을 그대로 차고 나왔네요.] [음…….]무리뉴는 그것을 받아 들었다.
주장이라…….
부주장은 이미 필드 위에 뛰고 있었다.
무리뉴는 망설이지 않고 그것을 부주장에게 건넸다.
부주장이라고 하지만 맨유에서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건네받은 윤석은 침음을 흘리며 주장 완장을 팔에 찼다.
-킹이 주장 완장을 찹니다. 킹이 진정한 킹이 된 것 같네요.
-주장 완장은 그에게 어색한 게 아닐 겁니다. 국가 대표 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차고 있기도 했고, 라이프치히에서도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 봤거든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믿음직한 부주장이 주장 완장을 찬다는 것은 다행일 수도 있죠. 경기 중에 갑작스러운 주장의 부재는 생각보다 크거든요.
-그리고 로메로 골키퍼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 서브 골키퍼라고 하지만 믿음직한 선수죠?
-네, 다른 팀이었으면 주전 골키퍼로 활약할 그럴 선수입니다. 국가 대표 경기에서도 멋진 활약을 이어 가는 선수고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데 헤아의 부재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걱정이 듭니다. 선수들의 집중력도 걱정되고요.
부산한 상황, 맨유 선수들이 어수선한 가운데 아스날이 맨유의 공을 뺏어 들고 다시 공격에 나섰다.
어이없을 정도로 손쉽게 공을 전달하면서 이카르디가 공을 받아 들고 골대를 향해 슈팅한다.
-이카르디!
해설들이 비명처럼 고함을 내지르는 순간.
-선방!
로메로가 멋지게 날아올라 양손으로 공을 잡고 가슴에 공을 안으며 멋지게 한 바퀴 구르고 일어섰다.
선방이 없었으면 골이었을 상황.
로메로를 향한 동료들의 신뢰와 동시에 맨유의 역습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