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48)
형제의 축구-248화(248/251)
형제의 축구 248화
로메로의 공이 허공을 갈랐다.
어느새 2선까지 올라간 윤석이 요렌테와 할로웨이의 틈에서 그 둘의 압박을 가볍게 버텨 내면서 공을 차지했다. 골대를 등진 상황.
윤석은 발등으로 공을 띄워 뒤로 보냈다.
이미 동료들의 위치를 파악한 뒤에 보낸 패스였기 때문에 그 공은 벨로티의 발 앞에 떨어졌다. 벨로티도 마찬가지.
윤석의 패스는 놀랍지만, 자신에게 공이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는 이미 생각하고 있었다.
벨로티도 윤석과 마찬가지로 단 한 번의 터치로 측면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정우는 너무나도 깔끔하게 들어오는 공을 그대로 때려 넣었다.
어디로?
골대로.
-골! 그렇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하면 이번 시즌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한 팀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그 무엇보다 뛰어난 무기는 바로 역습입니다!
-한정우! 시즌 마흔아홉 번째 골! 놀랍게도 50골까지는 단 1골만이 남아 있습니다.
골이나 다름없던 골이 막히고 역습을 허용한 아스날 선수들은 똥 씹은 표정으로 멍하니 허공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1골 차이일 뿐이야!]하센휘틀이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래, 고작 1골일 뿐이다.
아스날은 재개된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이를 악물고 뛰는 아스날은 지난 경기와 달랐다.
하센휘틀의 철학이 묻어나오는 듯 활발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맨유를 몰아치고 있었다.
-아스날이 무섭도록 몰아치고 있지만, 공을 앞으로 전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수비진, 그리고 뛰어난 미드필더들이 맨유의 골대 앞을 지키고 있습니다. 아스날이 아무리 공을 앞으로 전개하려고 하더라도 쉽지가 않습니다!
하센휘틀도, 아스날의 선수들도 답답한 노릇이었다.
드넓은 필드 위에 빈 공간이 수두룩하니 보이는데 그곳으로 공을 보내려고 하면 귀신같이 자리를 차지하고 나타난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공을 내주자니 공을 빼앗기고 역습을 허용할 것 같아 무리수를 던질 수가 없었다.
단 한 번의 역습이었지만, 맨유가 보여 준 그 역습은 모든 팀이 꿈에도 바랄 완벽한 역습이었다.
그것이 압박이 되어 아스날 선수들의 플레이를 소극적으로 만들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올리버 버크.
측면에서 기회를 노리던 올리버 버크는 공을 잡은 순간 라인 가까이 붙어서 빠르게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루크 쇼가 앞에서 올리버 버크를 막아서고 뒤에서는 정우가, 옆에서는 윤석이 삼각형 대형을 이뤄서 올리버 버커를 압박했다.
진퇴양난.
여기서 포기할 것인가?
올리버 버크는 이를 악물었다.
[나는 할 수 있다!]호기롭게 위치면서 올리버 버크가 루크 쇼를 향해 달려 나간다.
루크 쇼가 주춤주춤 뒷걸음질 치면서 거리를 두다가 기습적으로 올리버 버크에게 달려들었다.
촤악!
필드를 가르는 루크 쇼의 다리.
이를 악물고 달려 나간 올리버 버크는 고도의 집중력으로 다리를 놀리면서 루크 쇼를 빠져나갔다.
-올리버 버크!
놀란 듯 해설들이 소리치는 사이, 윤석이 다가오는 것을 확인한 올리버 버크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쟤는 위험해.]루크 쇼와 윤석은 수준이 다르다.
공을 가지고 윤석에게 달려드는 것은 만행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올리버 버크는 과거, 짧은 시간 동안 뼈저리게 느낀 바 있었다.
그는 윤석이 더 가까이 다가오기 전에, 윤석의 긴 다리가 공을 가로막을 수 있는 거리가 되기 전에 그대로 골대 쪽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허공을 가르고 채찍같이 뻗어나가는 공.
그 공은 이카르디가 차지하기 좋은 위치로 정확하게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지난 시간 미친 듯이 연습한 크로스였다.
가볍게 튕겨 오르는 공, 왼발로 가뿐하게 수습한 이카르디는 옆에서 밀어 붙이기 위해 달려들려는 라포르테를 피해 내고는 그대로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촤아아악!
필드를 가르고 낮고 빠르게 뻗어 나가는 공.
야신 존이라 불리는 위치를 향해 때려 넣는 것보다도 막기 어렵다는 공이었다.
-이걸 로메로가 막습니다!
-맙소사!
로메로가 몸을 쭉 펴면서 골라인 바깥으로 공을 걷어 낸 것이다.
잔디를 짓이기고 얼굴에 퍼렇게 잔디 물을 묻히고서도 로메로는 멋들어지게 포효했다.
로메로는 사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생각이었다.
자신을 썩히는 것도 아까웠고, 더 이상 벤치가 아닌 필드 위에서 공을 지키고 싶었다.
어쩌면 맨유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경기.
리그 무패 우승을 노리는 맨유, 그리고 이곳.
[아주 멋진 무대지.]그리고 멋지게 떠난다.
로메로는 그리 생각하면서 씨익 웃으며 자세를 잡았다.
코너킥 상황.
올리버 버크가 코너킥을 준비하고 곧바로 공을 때렸다.
크로스만큼이나 정확한 코너킥이 골대 앞으로 떨어져 내린다.
상대가 없다면 이카르디나 바르보사가 멋지게 헤딩으로 골을 만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골대 앞을 지키는 상대는 맨유의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었고, 그 중심에 공중 볼에서 절대로 패배하지 않았던 사람, 한윤석이 있었다.
-한윤석이 공 걷어 내고 에레라그 그대로 전방으로!
맨유의 역습이 또다시 시작되었다.
깔끔하게 뻗어 나간 공이 포그바의 발 앞에 떨어졌고, 포그바는 몸을 빙글 돌리며 앞을 바라봤다.
측면에는 그리즈만과 정우.
수비수들 사이에는 벨로티가 있었다.
포그바는 그대로 그리즈만에게 공을 패스했다.
그리즈만이 공을 접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무스타피가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그리즈만에게 정확한 태클을 걸었다.
그리즈만이 공을 놓치면서 몸을 돌리는 사이.
어느새 나타난 포그바가 골대를 향해 공을 때렸다.
펑!
빠르게 뻗어 나간 공은 시도는 좋았지만, 지나치게 정직해 버틀랜드가 어렵지 않게 펀칭으로 공을 걷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공은 펀치로 걷어 내서는 안 될 공이었다.
골냄새를 맡고 은밀하게 움직이던 한 선수가 나타나 다리를 쭈욱 뻗어 튕겨 나간 공을 그대로 골대 안으로 욱여넣었다.
-한정우!
-이 선수가 여기에 나타나서 마무리하네요!
정우가 활짝 웃으며 양손을 이용해 50골을 알리는 세리머니를 펼친다.
-그렇죠! 한정우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들었습니다. 50골입니다, 여러분!
-이번 시즌 정우가 넣은 골은 총 75골입니다. 메시의 73골을 뛰어넘어 또 하나의 기록을 홀로 보유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전무후무한 50골의 대기록을 만든 정우를 향해 원정석 팬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쳤다.
역사적인 순간.
그리고 아스날은 점점 무력하게 변해 갔다.
각자 사정과 함께 최선을 다한 경기였지만, 승리의 여신은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웃어 주었다.
삐익! 삐익! 삐이익!
유난히 우렁차게 울려 퍼진 주심의 휘슬과 동시에 맨유의 선수들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2020-21 프리미어 리그! 마지막 라운드가 마침내 끝을 맺습니다! 스코어는 2 대 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스날을 상대로 멋진 모습을 보여 주며 아스날만이 가지고 있던 프리미어 리그 무패 우승의 기록을 거머쥐게 됩니다!
-맨유의 무패 우승!
-유난히 강한 팀들이 많은 지금, 믿을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쩌면 몇 해 전 레스터 시티의 우승보다도 극적이고 영화 같은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맨유는 조심스럽게, 그렇지만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 무패 우승을 달성하게 되었다.
아스날의 팬들은 씁쓸하지만 무패 우승을 기록한 맨유를 향해 박수를 쳐 주었다.
-참으로 힘든 시간이었습니다만, 맨유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고, 무리뉴는 퍼거슨 경도 이루지 못했던 무패 우승을 맨유에게 선물했습니다.
-이 팀이 얼마나 더 위대한 역사를 써 내려갈지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20-21시즌 프리미어 리그를 시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다음 시즌에 다시 뵙도록 하죠!
프리미어 리그는 성황리에 막을 내리게 되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31승 7무 0패로 승점 100점으로 무리뉴가 첼시에서 기록했던 승점 95점의 최다 승점을 경신했고, 토트넘이 60-61시즌 기록한 최다 승 기록과 타이를 이뤄 내면서 스물두 번의 리그 우승을 기록했다.
2위는 첼시, 3위는 이번 시즌 돌풍의 팀 스토크 시티가 승점을 지켜 내며 빅6의 틈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며 우승보다도 값진 3위라 불리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리그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4위를 기록했지만 모든 대회를 무관으로 마무리 지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경질되었고, 5위, 6위, 7위를 기록한 것은 토트넘과 리버풀, 아스날은 감독은 유지하기로 했지만, 대대적인 투자와 함께 내년을 노릴 팀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한편, 리그가 끝나고 화려한 퍼레이드라도 기다릴 것 같았지만, 맨유는 가볍게 축하하는 자리만을 만들고 곧바로 휴식을 취함과 동시에 남은 2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토트넘과 FA컵 결승,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와 챔피언스리그가 맨유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시즌 FA컵은 큰 이변 없이 진행되어 유난히 극적인 자이언트 킬링이 많이 일어나 이를 기대하고 보던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경기였다.
그리고 마주하는 FA컵 결승도 마찬가지.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뻔한(?) 강팀들의 싸움인지라 다소 싱겁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토트넘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 경기를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승점 2점 차이로 아쉽게 리그 5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놓치고 무관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한 토트넘은 FA컵 우승이라도 챙기길 바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트레블, 리그컵까지 포함해 전무후무한 쿼드러플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프리미어 리그 37라운드에서 신나게 두들겨 맞으면서 이번에는 다르리라 생각되었던 토트넘이었건만, 약점이라도 간파당한 것처럼 맨유에게 유린을 당했다.
스코어는 2 대 0으로 마무리되었지만, 놀랍게도 트레블을 노리는 것 같았던 맨유가 주전 선수들 일부를 빼 버리고 맞이한 경기였기에 충격은 더욱더 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FA컵마저 차지해 프리미어 리그의 모든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미니 트레블을 기록하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
바로 챔피언스리그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더블 우승을 했고, 이번 시즌 프리메라 리가 2연패를 달성하면서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열세 번째 빅이어를 들어 올리길 바라고 있었다.
지난 시즌 마찬가지로 리그 우승을 기록했지만, 안타깝게 챔피언스리그에서 빅이어를 놓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이번 시즌에는 기필코 레알 마드리드를 이기고 빅이어를 차지하고자 했다.
서로 목표가 있는 경기.
지금 이 시대에서 최고의 팀들로 손꼽히는 두 팀의 대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