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249)
형제의 축구-249화(249/251)
형제의 축구 249화
숙원
-챔피언스리그! 대망의 결승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여기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 아레나입니다!
-오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서, 아니, 사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늘 그래 왔지만,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찾아와 관중석을 채우고 있습니다.
-리벤디 매치이기도 합니다. 지난 시즌 막판 5분 동점, 역전 골을 허용하면서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던 맨유가 다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빅이어에 도전하게 됩니다.
-오늘의 선발 라인업 보고 가시죠! 먼저 지난 시즌 우승 팀인 레알 마드리드의 라인업입니다.
FW 디발라.
MF 마샬, 코바치치, 베일, 크로스, 베라티.
DF 디뉴, 루가니, 긴터, 카르바할.
GK 스빌라르. 이상입니다.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 2연패를 이뤄 낸 환상적인 베스트 11입니다. 이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입니다.
FW 벨로티.
MF 한정우, 토레스, 그리즈만, 포그바, 한윤석.
DF 쇼, 바란, 라포르테, 헨라취.
GK 로메로. 이상입니다. 지난 시즌과 다르게 선택지가 많아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에레라라는 카드를 대신해서 토레스를 전방에 내세우고 중원을 포그바와 한윤석이라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진으로 구성했습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로메로 골키퍼였는데요, 지난 38라운드와 FA컵 결승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면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데 헤아의 자리를 대신합니다.
-이렇게 보니 정말 별들의 전쟁이군요.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를 가리기 위해 싸웁니다.
해설들이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열을 올리고, 관중들이 각자 응원하는 팀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맨유의 로커 룸은 그 어느 때보다 엄숙했다.
이미 모든 지시를 내린 무리뉴는 괜히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고, 포그바는 음악에 심취해서 홀로 이상한 춤을 추고 있었으며, 그리즈만은 연신 축구화 끈을 묶었다 풀었다를 반복한다.
오늘 선발로 나서지 못한 에레라는 마치 뿔이 난 것처럼 하면서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을 하나하나 건드리고 있었다. 다만, 그것이 악의가 아니라 동료들의 긴장을 풀어 주려는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오늘 이기면 기분이 어떨까?”
정우의 물음에 정강이 보호대를 바라보던 윤석의 시선이 정우에게 향한다.
“글쎄…… 상상도 안 되는데?”
“이기면 기분 죽여줄 거야, 아마. 쿼드러플이라고 했던가? 어마어마한 기록 아니야?”
“그렇겠지. 그런데…….”
“응?”
“일단은 이기고 이야기하자. 한껏 기대해 봤자 만약 진다면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클 거니까.”
정우는 형의 말을 듣고 인상을 구겼다.
“재수 없게 진다는 소리를 왜 해.”
“단지 신중할 뿐이지. 우리가 좀 미끌어졌냐? 속단했다가 다 이긴 경기도 망친 게 고작 1년 전이다.”
“음…….”
정우가 침음을 흘리는 사이 무리뉴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제 시간이 다 된 것 같군. 다들 준비는 잘했나?]무리뉴의 물음에 선수들이 동시에 예, 하고 대답하자 무리뉴는 손뼉을 마주치며 자신에게 시선을 모으면서 말했다.
[자, 가자. 복수? 그게 동기부여가 된다면 복수한다고 생각해라. 승리? 빅이어? 커리어? 우승 상금?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있다면 모두 생각해라. 그리고 반드시 이겨라. 오늘 패배는 용납할 수 없으니까. 너희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레알 마드리드에게 같은 대회 결승전에서 2년 연속으로 진다?
굳이 레알 마드리드가 아니라고 해도 생각도 하기 싫었다.
오랜 시간 패배를 모르고 싸워 오면서 패배라는 것이 두려워졌다.
모두가 그랬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결연한 표정으로 경기를 나서게 되었다.
수많은 관중들의 함성 소리를 들으면서 필드 위로 올라선다.
윤석은 모처럼 주장으로서 필드 한가운데에서 선축과 필드 위치를 정하게 되었다. 동전이 튕겨져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윤석은 필드 위치를 정했다.
바람을 등진 위치.
오늘 따라 유난히 불어오는 바람을 의식해서 선택한 결과였다.
-네, 마침내 경기가 시작됩니다! 주심의 휘슬과 함께 레알 마드리드의 골대로 향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벨로티에게서 그리즈만으로, 그리즈만의 공이 윤석에게 윤석이 라포르테에게 공을 보내면서 전열을 가다듬는 사이 레알 마드리드는 맨유의 공간 안으로 파고 들어오면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맨유는 차분하게 공을 주고받으면서 레알 마드리드를 깊숙이 끌어당겼다.
공을 빼앗기 위해서 그것이 맨유가 수비의 뒤 공간을 노리는 공격을 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레알 마드리드는 거침없이 맨유가 노리는 그대로 라인을 바짝 올리면서 맨유를 압박했다.
무리뉴는 레알 마드리드의 압박이 지난 시즌보다 더 단단하고 거세다는 것을 지켜보면서 느끼고 있었다.
선수의 구성은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지만 선수들이 압박을 심층적으로 훈련받은 것 같았다.
하지만 자신의 맨유도 결코 만만한 것은 아니다.
지공 상황에서 패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느린 템포든 빠른 템포든 어떤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패스만으로도 공을 앞으로 전진시킬 수 있도록 준비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압박이 거셌지만, 맨유는 빠른 템포로 패스를 하면서 점차 공을 앞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점차 앞으로 나선 한윤석.
윤석이 전방에서 공을 차지하고 움직이기 시작하자 레알 마드리드의 압박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윤석은 수비진의 앞에서 지키고 있는 토니 크로스와 베라티의 사이에서도 결코 물러나지 않았다.
-이제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과도 같은 크로스와 뛰어난 선수인 베라티의 틈에서도 윤석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저 피지컬은 정말 사기입니다! 신이 주신 육체라고 해야 하나요?
-대체 불가능! 윤석은 몸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전술적으로도 홀로 경기를 지배하는 선수입니다!
점차 윤석에게 레알 마드리드의 압박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그에게 집중하는 사이, 다른 맨유의 선수들은 공간을 찾고 기회를 틈타기 시작한다.
슬금슬금 레알 마드리드의 빈 공간에서 공격의 기회를 찾는 선수들.
윤석은 그 선수들을 모두 훑어 확인했다.
지나치게 의식을 하는 듯한 그 시선.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의심 없이 윤석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차단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윤석은 그렇게 시선만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빈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윤석의 다리가 크게 휘둘러졌다.
콰앙!
허공으로 솟아오를 듯 뻗어 나가던 공이 크게 흔들리며 급격하게 아래로 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나바스를 제치고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골키퍼를 차지한 스빌라르가 당황하며 몸을 날렸지만 그의 손이 닿지 못했다.
철썩! 데구르르르.
강하게 골 망을 뒤흔든 공이 골라인 안에서 굴러간다.
-고, 골입니다!
-윤석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 맨유의 선제골입니다!
윤석의 벼락같은 슈팅이 팀의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골을 넣은 뒤 그 자리에서 윤석이 포효하고 맨유의 선수들이 그에게 매달리며 득점의 기쁨을 나눈다.
[시작이군.]무리뉴는 감이 왔다.
이 경기는 맨유가 지배하리라는 감.
윤석의 미친 슈팅은 레알 마드리드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 것이다.
막자니 위협적이고, 막지 않으면 슈팅이나 패스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든다.
뭘 해도 윤석이 무언가를 해내리라 생각이 들면 선수들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맨유가 무패 우승을 이어 갈 수 있는 숨겨진 비결이었다.
깊은 수렁 속에 레알 마드리드가 점점 끌려가기 시작한다.
그것은 무리뉴만 느끼는 것이 아니었다.
경기를 지켜보는 지단의 표정도 점점 굳어 가고 있었다.
[뭔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지단은 라인 가까이 서서 경기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압박은 자신이 지시한 그대로 체계적이었지만, 맨유는 그 압박을 받으면서도 수월하게 패스를 이어 가고 있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정답은 금방 나왔다.
선수들이 모두 윤석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었다.
자신이 지시한 것이기도 했지만, 윤석은 자신에게 은연중에 집중되는 견제를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저 선수를 가만히 둘 수는 없었다.
한두 명의 선수들이 전담 마크하는 것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괴물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악순환이다.
한번 기세를 타기 시작하면 맨유는 리듬을 타고 수많은 공격 패턴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형의 움직임을 타고 빈 공간을 파고드는 정우의 돌파와 같은 치명적인 패턴 말이다.
전방까지 올라와 공을 가진 코바치치의 공을 빼앗은 포그바가 윤석에게 공을 밀어 주자 윤석은 가벼운 움직임만으로 자세를 잡다가 그대로 전방을 향해 공을 찔러 넣었다.
늘 그랬듯이 슈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힘이 잔뜩 실린 패스.
이 공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워낙 무거운 공이기에 발만 가져가도 그대로 공이 튕겨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우에겐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었다.
수년, 아니, 수십 년이 넘도록 받아 온 형의 공이었다.
컨트롤하지 못하는 게 이상하다 생각될 정도로 익숙한 공이었다.
정우는 루가니의 뒤에서 공을 챙겨 그대로 레알 마드리드의 골대를 향해 달려 나갔다.
정우에게 특별한 드리블은 필요 없었다.
뛰어난 위치 선정, 그리고 공의 방향을 확인한 침투. 공을 잡는 순간 그 즉시 골대를 향해 나아가는 미친 속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무도 막지 못하는 정우의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한정우!
-고오오오오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두 번째 골입니다. 전반 34분!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맨유는 2골이나 앞서가게 됩니다!
정우는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하다가 달려오는 형과 주먹을 부딪치고 얼싸 안으며 득점의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두 골을 넣은 맨유는 레알 마드리드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면서 전반전을 마무리 지었다.
라커룸 안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흥분하지 않았다.
다 이겼다고 생각한 경기에서 흩어진 집중력으로 인해서 얻은 대가가 얼마나 컸는지 지난 시즌 지금 상대하는 팀에게서 뼈저리게 느꼈다.
대부분 지난 시즌을 겪은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방심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 틈을 타고 동점, 역전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후반전.
맨유는 자신들이 잡은 페이스를 놓치지 않고 경기를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골을 넣기 위해 미친 듯이 맨유를 몰아쳤지만, 맨유는 레알 마드리드의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번번이 그 기회를 모두 차단했다.
그리고…….
-윤석의 패스! 정우가 받고 그대로 슈…… 아니!
슈팅하려는 것처럼 다리를 휘둘렀지만 정우의 오른 다리는 허공을 갈랐다.
그와 동시에 왼다리는 옆으로 공을 밀어 주는 라보나 패스를 만들어 냈고, 벨로티가 그 공을 다이렉트로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철썩!
-골입니다! 정우의 기가 막힌 라보나 패스! 그리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벨로티! 세 번째 골이 나왔습니다! 3 대 0!
레알 마드리드가 무너지고 있었다.
그 흐름은 바뀌지 않았고, 지단 감독이 여러 선수들을 교체하고 변화를 도모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단단한 집중력을 보여 준 맨유는 휘슬이 울릴 때까지 절대로 방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두가 기다리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그 순간.
맨유의 선수들은 그제야 서 있던 자리 그대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너 나 할 것 없이 허공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경기 종료됩니다!
-3 대 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빅이어의 주인이 됩니다!
-쿼드러플! 이번 시즌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맨유가 위대한 업적을 이룩합니다!
-이번 시즌 정말 남다른 모습을 보여 준 맨유! 그들은 오늘 빅이어를 들어 올릴 자격이 충분했어요!
형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던 빅이어를 마침내 들어 올리게 되었다.
꿈만 같은 순간.
갖지 못해서 더욱더 간절했던 빅이어를 차지하게 된 형제는 감격스러운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기분이 어때?”
윤석의 물음에 정우는 환하게 웃었다.
“디진다! 장난 아니게 기분 째질 거 같아!”
정우의 말을 듣고 윤석도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