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48)
형제의 축구-48화(48/251)
형제의 축구 48화
-선수들 다시 필드로 나왔습니다. 전반전 괜찮은 모습을 보여 주면서 독일과 막상막하의 활약을 보여 주고 있어요. 할 수 있습니다!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휘슬과 함께 독일이 공을 돌리기 시작했다.
“어?”
순간 뒤로 돌아간 공을 가지고 독일이 노도와도 같이 빌드 업해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워낙에 빨라 당황하며 한국의 선수들이 분주하게 후방으로 내려가는 사이.
나브리가 공을 받아서 측면 라인을 타고서 빠르게 질주하기 시작하다 이승찬과 한윤석이 나서서 코스를 차단하자 중앙의 마이어에게 공을 패스했다.
윤석이 뒤를 돌아보자 이장민이 마이어에게 붙는 것을 확인했다.
마이어는 등을 진 상태로 공을 받고서 이장민을 축으로 빙글 돌더니 그대로 브란트에게 공을 패스했다.
브란트는 미리 전방을 파악하고서 원터치로 공을 전방으로 띄워 올렸다.
192센티미터의 장신.
다비 젤케가 정승효와 장헌수의 틈을 비집고 뛰어올라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바꿨다.
통, 데구르르르.
-아……. 독일의 두 번째 골. 기습적인 공격으로 후반 시작 후 5분 만에 골을 만들면서 역전합니다.
-이건 어쩔 수 없었어요. 독일이 빨랐습니다. 이런 점이 무서운 겁니다, 독일이.
“대단하네.”
암울한 상황에서 윤석은 혀를 내둘렀다.
이런 걸 쉽게 가능케 하다니 확실히 독일은 독일인 모양이다.
괜히 유수의 구단에서 수천만 원 이상의 주급을 받고 축구를 하는 게 아니었다.
“괜찮아! 시간은 충분해!”
장헌수가 다시 선수들을 독려했다.
“어쩔 수 없었던 거야, 집중하자! 아직 경기 한참 남았다!”
그의 말대로 경기는 이제 시작이었다.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이를 악무는 사이, 독일은 재개된 경기에서 더욱더 올라와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공간이 좁아 상대적으로 발 기술이 떨어지는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다고 상황이 아주 나쁜 것은 아니었다.
윤석이 보기에는 그랬다.
점차 독일의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워하는 게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선수들은 체력 하나만큼은 정평이 나 있다. 어려서부터 체력 위주의 훈련을 받아 온 덕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는 한 시즌을 모두 소화하고 휴식기에 접어드는 상황인 만큼 체력이 거의 고갈된 점이 없지 않아 있었고, 반대로 한국의 올림픽 대표 대부분은 한창 시즌, 그것도 절반의 시즌이 진행되는 가운데였기 때문에 그들보다 경기력이나 체력적으로 앞설 수밖에 없었다.
“음.”
윤석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자신에게 공을 달라고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막내였지만,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나 전술적인 이해도가 가장 높았고 사실 실력도 형들 이상이란 생각을 내심 하고 있던 동료들이 점차 공간이 좁고 어려운 순간마다 윤석에게 공을 몰아주기 시작했다.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다.
공을 가진 사람 근처에 공을 주기 좋은 위치에서 윤석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윤석은 공을 받을 때마다 최대한으로 볼을 간수했다.
그럴 때마다 공을 뺏기 위해서 미드필더들이 몰려들었다.
-한윤석 선수! 볼 간수 능력이 대단합니다. 독일 선수들이 한두 명씩 심지어 세 명이 달려들어도 중원에서 볼을 뺏기지 않고 적재적소에 공을 뿌려 주면서 공을 전진시키고 있습니다. 하프라인 가까이 올라와 압박하던 독일의 선수들이 자꾸 후방으로 물러나고 있어요.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공을 가지고 전진하면서 패스하다 보니 독일이 점점 뒤로 밀려나기 시작하고 한국 선수들의 공간이 늘어났다.
그것을 지켜보며 신태형은 혀를 내둘렀다.
“저거 확실히 난놈은 난놈이야. 독일 애들보다도 볼 터치가 좋아. 아무리 뺏으려 해도 몸이 막고 발이 요란하게 움직이니 뺏을 수가 있나.”
그것뿐이랴?
윤석에게서 공을 차지하기 위해 달려드는 선수들은 힘겹게 몸싸움을 하면서 체력을 소진하고 있다. 가뜩이나 거세게 가하는 압박 때문에 체력적 부담이 있을 독일 선수들의 폐를 윤석이 더욱더 쥐어짜고 있었다.
윤석이 공을 잡을 때마다 한숨을 내쉬며 달려오는 선수들이 보일 정도였다.
“그래, 조급할 거 없지! 잘한다!”
신태형이 고개를 끄덕이는 가운데.
윤석의 눈이 빛났다.
둘로도 어려워 셋이 달라붙어서 자신을 견제하는 가운데 앞으로 전진해 공을 잡으니 벤더 형제와 함께 윙백이 중원을 지원 왔기 때문이다.
측면에 공간이 생겼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윤석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벤더 형제를 힘없는 어린아이로 만들면서 윙백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크로스를 보냈다.
-우측 공간으로 보내는 크로스! 손형민 선수가 기다렸다는 듯 달려갑니다!
그곳에는 손형민이 있었다.
지금 올림픽 대표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
그는 빈 공간에서 가볍게 공을 차지하고 중앙으로 파고들었다.
손형민을 따라 쉴레가 빠르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수비수라고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 요구하는 빠른 주력을 지니고 있어 어렵지 않게 손형민과 나란히 골대를 향해 달려들어 가고 있었다.
사선으로 침투해 들어오던 손형민은 결국 쉴레가 자신의 앞을 막아서자 공을 오른쪽으로 굴리며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려는 시늉을 했다.
쉴레가 거기에 넘어가지 않고 기다리자 손형민은 정말로 오른쪽으로 파고들면서 대각선의 골대를 향해 힘 있게 슈팅했다.
뻥!
근거리에 있던 골대를 향해 뻗어 나간 공은 골키퍼의 손끝을 맞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파고들었다.
철썩!
-골! 골골골! 손형민의 골! 동점입니다!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천금 같은 골입니다!
-독일에서 보여 주던 패턴과 비슷한 골을 만들어 냅니다! 손형민, 익숙한 상대로 익숙한 골이었어요!
“그렇지!”
신태형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런 모습을 보려고 손형민을 푹 쉬게 둔 것이다.
잠시간의 휴식 동안 몸이 풀린 손형민이 한 건 해 줬다.
“짜식, 이렇게 잘하면서 리그에선 왜 그런 거야?”
지난 리그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움직임이었다. 공간도 잘 읽었으며 지원도 보다 적극적이었고,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 준다.
“그래도 역시…….”
시선을 돌리니 윤석이 보인다.
숨겨진 공신은 역시나 윤석이었다. 그가 지금과 같은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그가 바라는 대로 계속 경기를 연출해 나간다면…….
독일이란 강팀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신태형은 애써 침착한 표정으로 필드를 바라봤다.
독일은 골을 먹었음에도 여전히 라인을 바짝 올려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점차 호흡이 맞아가는 것인지 이제는 윤석에게 향하려는 공을 어떻게든 차단하려고 애썼다. 독일도 윤석이 대한민국의 공수를 진두지휘하는 사령탑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걸 가만히 지켜볼 윤석이 아니었다.
윤석은 평소보다 더 분주하게 움직였다.
원래부터 공수를 오가며 많은 활동량을 보인 윤석이 더 많이 움직인다. 아마 다른 선수들이 그렇게 했더라면 벌써 지쳐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타고난 체력부터가 남다른 윤석이었다.
이 정도는 무리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 윤석을 막아서기 위해 지역마다 움직이는 독일의 선수들이 점점 지쳐 갔다.
그중에서 마이어와 벤더 형제가 가장 극심한 체력 저하를 보였다.
중원의 중심이 되어야 할 삼각 편대가 지쳐 가니 그들의 공격이 제대로 이어질 리가 없었다.
보다 못한 독일에서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마이어를 빼고 고레츠카가 투입되었고, 형제 중 체력 저하가 보이는 스벤 벤더를 대체해 크리스티안센이 투입되었다.
예의 주시해야 하는 선수가 나왔다.
살케의 신성, 레온 고레츠카.
막스 마이어와 함께 동년배 최고의 재능으로 손꼽히는 그는 큰 키에 단단한 체격을 지니고 있어 제공권이 좋았고 키핑력과 활동량도 대단히 좋았다. 게다가 테크닉도 준수한 데다가 돌파력과 뛰어난 공격 센스를 지니고 있어 어떻게 보면 윤석과 비슷한 선수였는데, 피지컬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윤석에게 묻히는 감이 있는 마이어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더 좋은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을 선수였다.
다만 고질적으로 부상이 잦은 선수였는데, 오늘 선발로 나오지 못한 이유도 그가 고질적으로 부상을 겪고 있는 어깨에 약간의 고통을 호소했기 때문이었다.
“부상이 심한 게 아니었나?”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이라 평가받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약간이나마 부상이 있는 선수를 내보내리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 상황이 어렵기도 하지만 그를 내보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리라.
“흐음…….”
이제 관건은 윤석이 지금과 같이 그를 누를 수 있냐는 거였다.
“뭐 겉보기엔…… 어림도 없어 보인다만…….”
189센티미터의 장신인 고레츠카였지만, 윤석과 비교하면 확실히 작았다.
윤석도 고레츠카를 흘끔 바라봤다.
자신보다 수십 배는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었고, 일찍이 유수의 빅클럽에서 관심을 보이는 초신성이었다.
“뭐, 마이어나 고레츠카나.”
어차피 자신보다 이름값이 더한 선수들이었다.
시작한 환경이 다를 뿐이다.
“나는 더 높은 곳으로 간다.”
지금은 올려다봐야 할 그런 선수들을 내려다볼 수 있는 그런 위치로.
윤석은 그리 생각하며 어느새 자신의 앞에 놓인 공을 움직였다.
기껏 체력을 빼 온 선수들이 이탈하고 쌩쌩한 선수들이 들어왔지만, 아직 경기 자체에 녹아들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이 틈을 노려야 한다.
흘끔 이장민을 보고서 윤석은 점점 앞으로 나섰다.
저돌적으로 크리스티안센이 공을 가진 윤석에게 달려들었다.
-잉골슈타드 소속의 크리스티안센 선수! 용감하게 한윤석 선수에게 달려듭니다! 하지만 그 벤더 형제도 어찌하지 못한 한윤석 선수예요! 너무 지나치게 붙는다면…….
윤석은 어렵지 않게 드리블을 통해 크리스티안센을 지나쳤다.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버텨 보려고 팔을 들이미는 크리스티안센의 몸을 힘으로 누르며 균형마저 잃게 한 윤석은 그대로 가뿐하게 앞으로 전진했다.
-저렇게 쉽게 무릎 꿇게 됩니다! 한윤석 선수, 이번 올림픽에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라르스 벤더가 쉬이 다가가지 못하고 공격진을 향한 코스만을 차단한다.
숨을 헐떡이는 그를 잠시 바라보던 윤석은 권장훈에게 공을 패스하고는 그대로 올라갔다.
윤석이 공격 진영에 가담하는 사이 권장훈은 그대로 침투해 들어가다 귄터에게 막혀 공을 류성우에게 보냈다.
류성우는 톨리안의 뒤로 공을 찔러 넣으며 톨리안을 제치고 그대로 안으로 파고들다가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선수들이 모여든 것을 보고 크로스를 올렸다.
벤더가 권장훈을 마크하는 사이 쉴레가 윤석의 앞을 가로막고서 등을 기댄 채로 무게를 실었다.
“……!”
생각한 것 이상으로 단단한 육체가 등으로 느껴졌다.
일찍이 K리그에서 선수들이 혀를 내둘렀던 윤석의 강철 같은 육체는 독일의 선수들도 놀라게 할 정도로 단단했다.
그리고 그 단단한 근육은 쉴레가 아무리 무게를 싣고 힘으로 밀어내도 어렵지 않게 버텨 내고 오히려 쉴레를 앞으로 밀어 냈다.
아주 찰나의 순간으로 자유로워진 몸.
윤석은 그대로 뛰어올라 공을 향해 머리를 들이밀었다.
쉴레 덕분에 각도가 맞지 않아 골대를 향할 수는 없었지만, 대신 옆에서 치고 들어오는 손형민에게 공을 떨궈 줄 수는 있었다.
땅에 한 번 바운드되고 튕겨 오르는 공을 향해 손형민이 발을 휘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