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85)
형제의 축구-85화(85/251)
형제의 축구 85화
Es blitz
-라이프치히가 선수 교체를 단행합니다.
-젤케가 고통을 호소하는 부위를 보면 햄스트링 부상이 온 것 같습니다. 교체할 수밖에 없죠. 나오는 선수가…… 한정우군요.
-네, 라이프치히에서 지금 경기 대비 득점력이 가장 좋은 선수입니다. 어쩌면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선수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죠. 빠른 발을 지니고 있고 드리블도 좋고 개인기도 있는 선수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골 결정력도 매우 좋은 선수입니다. 다만 몸싸움이 뛰어나지 못하고 라이프치히가 추구하는 최전방의 압박이 능숙하지 않은 선수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모르겠습니다만, 뮌헨의 거센 압박을 생각하면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결과는 열어 봐야 알겠죠. 과연 한정우가 라이프치히의 구세주가 되어 줄 수 있을지 말입니다.
잠시 후 교체 사인이 나온다.
IN 17
OUT 27
젤케가 나오고 정우가 투입됐다.
촉촉한 잔디를 밟으면서 정우는 크게 심호흡했다.
벼르고 벼르던 순간이 찾아왔다. 비록 동료의 부상으로 인해 얻은 기회였지만, 자신은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필드로 들어오는 정우의 등을 누군가 툭 하니 두들겼다.
“잘해라.”
윤석이었다.
윤석의 말에 정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생각이야.”
“그래, 그래야지.”
윤석은 정우가 오늘 이 순간을 위해 얼마나 많이 준비해 왔는지 잘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나 다름없었다.
단순히 자신의 재능과 센스만으로 축구를 해 온 정우가 처음으로 경기 영상을 보고 자신과 상대 팀을 분석했다.
거기서 무언가 얻은 게 있다면 정우는 필히 좋은 모습을 보여 주리라.
지금의 선수들처럼 뮌헨을 상대로도 기죽지 않는 정우였다.
아니, 오히려 어떻게든 붙어 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으리라.
“뭘 봐, 자식들아.”
지나가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뮌헨의 선수들을 보며 정우는 호전적으로 말하면서 주심을 바라봤다. 벤치에서 지금 이 순간이 찾아오길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 근질거리는 몸을 참아내느라 힘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주심이 휘슬을 분다.
RB 라이프치히의 스로인이었다.
할스텐베르그가 스로인을 준비하는 사이, 정우는 포스베리에게 다가가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했다.
[정신 차려.]포스베리는 정우의 말에 머리를 긁적였다.
벤치에서 얼마나 자신을 한심하게 봤으면 오자마자 저런 소리를 한단 말인가. 평소라면 인상이라도 썼을 말이지만 포스베리는 지금 이 순간 할 말이 없었다.
정신 놓고 경기를 한 건 자신이었으니 말이다.
그 가운데 할스텐베르그가 공을 높이 들었다가 포스베리의 앞으로 공을 보냈다.
공을 받은 포스베리에게 람과 알론소, 그리고 산체스가 압박해 들어온다.
“야! 공!”
정우가 버럭 소리를 친다.
한국어이지만,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포스베리는 즉각 정우에게 공을 보냈다.
다시 톱니바퀴처럼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뮌헨의 선수들이 이번에는 정우를 압박해 들어온다.
앞에는 제롬 보아텡이 있었다.
근래 최고의 센터 백으로 손꼽히는 이 선수는 드리블이며, 패스며 뛰어난 능력을 보여 과연 수비수가 맞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 선수였다. 물론 수비 능력과 반사 신경도 좋았다.
보아텡에게 공을 빼앗기면 그 즉시 역습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옆에서 다가오는 람과 알론소.
이 선수들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세계 정상급의 능력을 지닌 세 선수가 정우를 압박하고 있었다.
게다가 빼앗긴다면 이 셋 모두가 치명적인 패스를 전방에 뿌려 줄 수도 있는 선수들.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우는 달랐다.
공을 앞으로 밀면서 그대로 전진했다.
과감한 그 모습에 보아텡이 자세를 낮췄다.
이 어린 선수가 뛰어난 발 기술과 속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방심하지 말자고 생각하는 순간.
단 몇 걸음 만에 정우가 미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헛!]보아텡이 놀라 헛바람을 삼킬 정도의 순간속도였다.
자신의 옆을 빠져나가는 정우를 확인하면서 보아텡이 다급하게 몸을 돌리는 순간 단 한 걸음의 차이가 있었다. 옷깃을 잡아서라도 멈출 수 있는 거리였지만, 이 선수가 프리킥도 뛰어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골대와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프리킥을 유도할 수도 있으니 골대와 가까운 거리에서는 반칙을 삼가라는 지시를 상기하며 보아텡이 정우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런 보아텡을 지원하기 위해서 람도 뒤따라 달렸으며, 알론소는 베르너를 견제하기 위해 움직이면서 훔멜스가 더 깊숙이 내려와 베르너와 정우를 동시에 견제했다.
그 가운데 보아텡은 놀라고 있었다.
자신도 빠르기로는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우가 점점 격차를 벌리며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자신의 팀 동료 로벤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 가운데 정우는 앞쪽에서 자신을 견제하는 훔멜스를 바라보고 그 뒤를 바라봤다.
골대가 보였다.
정우는 달리는 속도를 죽이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슈팅했다.
빠른 속도에서 대부분 정확한 슈팅이 나오기 힘들지 모른다. 하지만 정우는 유난히 강한 발목 힘으로 버티면서 그대로 공을 감아 찰 수 있었다.
다 깨진 콘크리트의 길 위에서 발목이 부러지지 않은 게 신기한 그 환경에서 공을 차고 커 온 정우였다. 이 좋은 잔디밭 위에서 공을 차는 건 어렵지 않았다.
공이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훔멜스를 지나쳐 골대를 향해 뻗어 간다.
골이 들어가도 손색없는 상황.
하지만 아쉽게도 골대를 지키고 있는 골키퍼가 남달랐다.
지금 시대 최고의 골키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 노이어였다.
노이어는 쭉 팔을 뻗어 공을 건드려 공이 골대 위를 넘어가도록 만들었다.
“우우우우.”
아쉬운 나머지 관중석에서 야유 소리가 흘러나왔다.
노이어는 기막힌 골을 막아 내면서 의기양양한 얼굴로 정우가 있는 쪽을 바라봤다.
하지만 정우는 그를 보고 있지 않았다.
아쉬워하지도 않았다.
“이제 전반이야…….”
아직 시간은 많았다.
기회는 언제든지 또 찾아올 것이다.
그사이 사비처가 코너킥을 준비한다.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이 뒤엉킨다.
윤석도 그 안에 있었다.
공중 볼 경합에서 압도적인 위력을 과시하는 윤석이었다.
그런 만큼 윤석의 주변에는 그를 견제하는 선수들이 수두룩했다.
이 상황에서 정우는 견제를 크게 받는 편이 아니었다.
몸싸움에도 약하고 공중 볼 경합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우는 그것을 알고서 코너킥 위치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를 잡았다. 코너킥이 아니라 단순 패스로 돌파할 것을 우려한 람이 정우의 옆에 붙었다.
그 순간 사비처가 코너킥을 찬다.
퉁!
역시나 확률이 높은 윤석을 향하는 공이었다.
윤석은 앞에서 자신을 밀고 뒤에서 자신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것을 느꼈다. 주심의 시선을 피한 교묘한 반칙을 누가 저질렀는지 모르겠다만, 점프가 여의치 않다. 힘껏 몸을 움직여 점프할 여유를 찾는 가운데…….
“음!”
공은 윤석이 있는 위치까지 닿지 않았다.
나름 신중하게 공을 찼지만 짧게 뻗은 것이었다.
그 위치에 있던 포스베리가 알론소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공이 떨어지는 순간, 포스베리와 알론소가 훌쩍 뛰어오른다.
그때였다.
그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높은 위치로 누군가가 뛰어올랐다.
놀란 두 선수가 눈동자를 굴려 그 주인을 확인한다.
[정우!]포스베리가 놀란 눈을 한다.
조금 떨어진 위치에 있던 정우가 언제 달려왔는지 그들보다 높이 뛰어올라 공을 향해 머리를 가져가고 있었다.
퉁!
정우는 박치기하듯 머리를 뒤로 뺐다가 공을 힘껏 내리찍었다.
힘이 실린 공이 그대로 땅에 한 번 바운드되고 골대를 향한다.
공이 떨어지는 위치에 노이어 가 달려들었지만, 한발 늦은 뒤였다. 노이어를 비켜서 공이 튕겨 오르면서 골라인을 넘어서고 있었다.
데구루루.
그리고 마침내 골라인을 넘어선 공.
모두가 놀란 얼굴로 정우를 바라보는 가운데, 주심이 골을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모두가 모르고 있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정우의 서전트 점프.
몸싸움이 심한 상황에서 높이 뛰어오를 수 없지만, 자신을 견제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 정우는 특유의 강인한 하체와 유연한 근육을 통해 그 누구보다도 높은 점프력을 자랑했다.
작은 키가 무색할 정도로 말이다.
“우아아아악!”
골을 넣은 정우는 그 자리에서 크게 포효했다.
정우 인생의 첫 헤딩 골.
그 상대는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에게서 터져 나왔다.
-전반 46분 라이프치히의 득점입니다. 득점자는 17번…….
포효한 정우가 관중석을 향해 달려가며 자신을 가리켰다.
관중석의 사람들이 미친 것처럼 함성을 지르다 정우를 바라보며 일제히 외쳤다.
“한! 정! 우! 와아아아아!”
마치 라이프치히를 구원하기 위해 구세주가 내려온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렇게 정우의 헤딩골을 마지막으로 전반전이 마무리되었다.
하센휘틀로서는 긍정적인 상황이었다.
암울한 전반전에 한 줄기 희망을 만들고 끝냈으니 말이다.
다급하게 선수들을 불러들여 로커 룸으로 데려간 하센휘틀은 벼락같이 소리쳤다.
[다들 열의를 가지고 축구를 하고 있는 거냐!]그의 외침에 아무도 대꾸하지 못했다.
[이미 순위가 결정되고, 아무 의미도 없는 경기라고 생각해서 열의가 없는 건가? 아니면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이름이 그리 무섭나? 그것도 아니면 나 좀 데려가 달라고 아부라도 하는 거냐? 그것도 아니면 너희들 실력이 원래 그것밖에 안 되는 거였나!]선수들에게 호통을 치던 하센휘틀은 잠시 말없이 선수들을 바라보다 크게 심호흡하고 말했다.
[아직 스코어는 2 대 1이다. 우리는 아직 지지 않았다. 후반전이 남아 있지. 물론 바이에른 뮌헨은 강팀이다. 분데스리가에서 적수가 없을 정도로 말이지. 그 긴 후반전 속에서 우리가 역전하긴커녕 몇 골을 더 얻어맞고 처참하게 패배할 수도 있다. 지난번 싸움에서처럼 말이다.]감독의 암울한 말에 선수들은 지난 싸움을 기억해 냈다.
전반기 바이에른 뮌헨과 싸움에서 라이프치히는 아무런 저항도 해 보지 못하고 무력하게 3 대 0으로 패배했었다.
[하지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비록 우린 젊고 경험 없는 팀일 수도 있어. 하지만 오히려 그게 무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젊은 선수로서 치기는 어디 갔나? 호승심은? 한 번쯤은 바이에른 뮌헨을 무찌르고 콧대를 높이며 자랑스럽게 SNS에 글을 올려야 할 나이가 아니냐, 너희들은. 무서워할 나이가 아니라 도전해서 부딪쳐 볼 나이인 거다!]선수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하센휘틀은 말을 이었다.
[도전해라! 그리고 이겨 내라! 우리는 충분히 강하다! 전술적으로 지시할 것도 없다. 너흰 내가 지시한 것을 단 하나도 지켜 내지 못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정신 차리고 당면 과제에 집중해라. 더 많이 뛰고 다 많이 압박해라! 저 늙은 팀을 젊음으로 이기고 와라! 할 수 있어!하센휘틀의 말에 선수들은 의욕을 되찾았다.
정우의 골도 한몫했다.
고작 1점 차이.
아직 해 볼 수 있는 게 많았다.
감독의 말대로 자신들은 제대로 한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식으로 끝내 놓고 나중에 불평불만을 터뜨리면 그것만큼 한심한 것도 없으리라.
[좋아, 이제야 내가 알던 평소에 너희들로 돌아왔군. 가서 잘할 수 있겠지?] [예!]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기세가 달라졌다.
하센휘틀은 그것으로 만족하며 선수들을 다시 내보냈다.
후반을 준비한 선수들이 결연한 표정으로 필드로 나섰다.
-네, 후반전이 시작됩니다. 라이프치히, 한정우의 기사회생과도 같은 골로 2 대 1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는데요, 후반에는 좀 다른 모습을 보여 줬으면 좋겠습니다.
-라이프치히는 선수 교체가 없이 그대로 경기를 진행하게 되겠군요. 그건 바이에른 뮌헨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 준 선수들을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겠죠. 라이프치히는 좀 의외이긴 합니다. 유난히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할스텐베르그와 포스베리 선수를 교체하지 않았네요. 좀 더 지켜보려는 것 같습니다.
-네, 아, 휘슬과 동시에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이 황소같이 뜁니다.
정우는 뒤로 공을 보내고 전진했다. 티모 베르너 역시 정우와 함께 앞으로 달려간다.
빠르게 선수들을 스쳐 지나가는 가운데 어느새 1선 지역까지 올라온 정우를 보며 공을 받은 윤석이 그대로 롱패스를 보냈다.
뮌헨의 선수들 머리를 스쳐 공이 정우가 침투하는 최전방으로 떨어져 내린다.
보아텡과 정우가 공을 향해 달려든다.
보아텡은 정우가 공을 잡지 못하게 등을 보이며 정우를 가리고 공이 떨어지는 순간 발로 그것을 받아들며 정우에게 멀어지려 했다.
그 순간 등 뒤가 가벼워졌다.
몸싸움을 벌이듯 바짝 붙었던 정우가 보아텡에게서 떨어지면서 옆을 비집고 들어가려 했다.
[옆이야!]람이 버럭 소리를 치자, 보아텡이 그제야 정우의 위치를 파악하며 공을 정우에게서 떨어뜨려 놓으려 했다.
그 순간 정우가 훌쩍 멀리 뛰기 해 공을 향해 발을 들이민다.
툭!
보아텡의 앞에서 공이 골대가 있는 방향으로 굴러간다.
당황한 보아텡은 정우를 힘으로 밀어 내며 공을 향해 다가가려 했다.
가뜩이나 점프해 막 착지한 뒤라 균형을 잡지 못한 상황에서 보아텡의 힘에 밀려 넘어지려던 땅을 딛고 있는 발목에 힘을 주면서 버텨 내면서 다른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보아텡의 옆에서 나란히 달려간다.
[뭐야?]보아텡은 형편없이 굴러도 할 말이 없을 정우가 오히려 악착같이 버텨 내며 따라오자 놀랐다.
아니, 놀랄 틈이 없었다.
정우가 어느새 가속하면서 보아텡을 지나치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아텡은 어깨와 팔을 들이밀며 정우를 가로막으려 했지만, 그 순간 정우가 상체를 숙이며 보아텡의 손길을 피해 내면서 그대로 대쉬했다. 보아텡보다 한참은 작은 정우는 보아텡의 옆구리 사이로 쏙 하니 파고들어 마침내 보아텡보다 앞섰다.
상체를 앞으로 내밀며 정우를 가로막으려던 보아텡이었기 때문에 그 자세에서 태클로 전환해 공을 걷어 낼 틈이 없었다.
‘유니폼이라도……!’
보아텡은 그리 생각하며 정우의 유니폼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정우의 속도가 더욱더 빨라졌다.
간발의 차이로 보아텡의 손이 허공을 가르고, 정우는 바람을 갈랐다.
신속으로 나아가는 정우에게 훔멜스가 대각선으로 달려와 차단하려는 순간 정우는 오히려 훔멜스가 온 방향으로 급격히 몸을 틀어 달려들었다.
젤케가 전반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겪은 상황과 비슷하지만, 정우는 부상을 입지 않았다.
유연한 근육의 힘을 빌어 그대로 말처럼 뛰어들어 간다.
이제 눈앞에는 노이어 가 있었다.
정우의 회심의 골을 막았던 노이어.
헤딩으로 노이어 가 손쓸 수 없는 골을 만든 정우.
두 사람 다 아까의 상황을 생각하며 눈을 빛냈다.
노이어 가 정우의 골 각을 없애기 위해 빠르게 달려온다.
그 순간 정우의 눈에 노이어는 높디높은 담장으로 보였다.
‘담장 너머 현관 앞에 정확하게 신문을 보내는 것도 재미있었지…….’
정우는 그리 생각하며 공을 띄워 올렸다.
노이어의 머리, 아니, 손이 닿을 수 없는 높이로 공이 떠오른다.
골대와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골대까지 넘어갈 수도 있을 정도로 높이 떠오른 공.
노이어도 이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그 생각이 노이어를 한발 늦게 움직이게 만들었고, 놀랍게도 공은 수년간 골대를 지킨 노이어의 경험을 무시할 정도로 짧게 뻗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골대 상단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면서 깔끔하게 골라인 안을 넘어선 것이다.
-고오오오오오올! 맙소사!
-놀라운 로빙슛! 저런 높이에서 공이 우아하게 골대 안으로 들어가네요! 이거 설마 계산한 건가요? 우연이겠죠?
-만약 우연이 아니라면 정말 정확한 로빙슛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노이어도 골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리라 계산한 듯 한발 늦게 골대로 달려갔습니다만, 이미 공은 골라인을 넘어선 뒤네요! 짜증스럽게 화를 내는 노이어의 모습은 오랜만인데요?
-그건 그렇고, 후반 24초! 라이프치히의 한정우가 전반전 뮐러의 골에 복수라도 하듯 빠른 시간에 골을 넣습니다! 그리고 경기는…….
환호하는 라이프치히의 선수들 사이에서 정우는 또다시 포효하고 있었다.
어린 선수가 괴물 같은 활약을 보여 주며 라이프치히를 기사회생시켰다.
해설은 기대감 가득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원점으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