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87)
형제의 축구-87화(87/251)
형제의 축구 87화
시즌 마감
분데스리가에서 해트트릭.
일찍이 손형민이 한국 선수로서 최초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적이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골을 넣은 한국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4골을 집어넣은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이건 비단 한국에서만 국한된 게 아니라 세계적인 선수들도 하지 못한 어마어마한 기록이었다.
그걸 한국 나이로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정우가 해낸 것이다.
당연히 한국에서는 난리가 났다.
-미쳤다, 미쳤어
-한정우는 버로우 타다가도 이렇게 미친 잠재력 보여 줄 때가 있음. 근데 그럴 때는 진짜 오짐.
-이게 꾸준히 터져 나오면 진심 메날두 정도 가능?
└ㅅㅂ 한국에서 메날두라니 ㅋㅋㅋ 오진다 ㅋㅋㅋㅋ 근데 가능할 거 같앜ㅋㅋㅋㅋ
-형도 골 좀 넣으라고 마지막엔 어시스트도 해 줌 ㅇㅇ
-형제가 오짐. 라이프치히 SNS 보면 형제 영입한 거 잘했다고 랑닉 단장 칭찬 쩜 ㅋㅋ
└둘이 합쳐 150억 개이득, 에펨이면 가성비 본좌 ㅇㅇ
└ FM에서 형제 어빌, 포텐 어케 되냐?
└한윤석 132/155, 한정우 111/139
└미친 거 아님? ㅋㅋㅋㅋㅋㅋ 저게 111 어빌이 할 수 있는 거냐? ㅋㅋㅋ
└ㄴㄴ 저 새끼 복돌이인듯. 업뎃되면서 능력치 수정됨.
└그래서 얼만데?
└한윤석 145/165 한정우 132/168
└한국 선수 중에 젤 좋은 포텐인데 이것도 짜게 느껴진다…….
-내가 보기에 형제 어빌 포텐은 이러함. 한윤석 162/192, 한정우 153/199 ㅇㅇ
└199 개오바
└어빌 포텐은 모르겠고, 천재성 20 인정.
└한윤석 몸싸움 20 ㅇㅈ
└몸싸움 20 ㅇㄱㄹㅇ
-겜이 중요하냐, 다음 시즌이 중요하지. 존나 기대된다.
-RB에서 형제 닥주전일듯.
-자랑스럽다, 일본이랑 중국에서는 형제 개부러워서 열폭 쩐다.
└이번 시즌 오카자키 신지, 카가와 버로우 타서 그럼.
-다음 시즌에 한윤석 어시 스무 개, 한정우 득점 20골 넣는 거냐? ㅋㅋㅋㅋ
└진짜 담 시즌 분데스리가 경기 할 때마다 치킨 폭주 예상.
폭발적인 반응은 한국에만 국한된 게 아니어서 독일 전지역에서 형제, 특히 4골을 넣은 정우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그에 대한 SNS 글이나 팬 포럼 댓글들이 폭주하고 있었다.
정우는 이날 경기를 통해서 최연소의 나이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4골을 넣은 선수이자, 분데스리가 최연소 4골의 주인공이 되었고, RB 라이프치히에서 최초로 4골을 넣은 선수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RB 라이프치히는 승격 첫해 리그 3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하고 마지막 경기에 바이에른 뮌헨을 압살하면서 성황리에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성공적인 시즌이었지만, 더 큰 야망을 지니고 있는 라이프치히의 입장에선 갈 길이 멀다.
선수들 모두가 챔피언스리그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인 데다가 챔피언스리그와 포칼컵을 병행하면서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와 같은 강팀과 함께 우승 경쟁을 하기에는 선수층이 젊고 얇았다.
기존의 팀에서 선수층을 더욱 두껍게 할 필요가 있었고,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경험 있고 노련한 선수의 영입이 필요했다.
아무리 젊은 팀을 꿈꾼다고 해도 경험 많은 선수는 필요했다.
RB 라이프치히는 이런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것은 시즌을 앞둔 뒤에 상황이고, 선수들에게는 휴식이 필요했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을 소집한 하센휘틀은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강조하면서 말했다.
[이번 시즌은 성공적이지만, 다음 시즌은 더욱더 성공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얻어 갈 수 있고, 팀은 영광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의 주인공들은 너희가 되겠지. 누군가는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건방지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다음 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분데스리가 우승! 우리도 접시를 들어 봐야 하지 않겠나?]하센휘틀 감독의 말에 선수들은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도 바라마지 않는 일이다.
우승!
그리고 마이스터 샬레!
다른 나라와 달리 접시 모양을 한 분데스리가 우승의 상징.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시간 이 마이스터 샬레를 무려 25회나 들어 올렸고, 도르트문트는 파산 위기를 딛고 최근 두 번을 들어 올렸으며, 정통의 강호인 레버쿠젠은 기나긴 시간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면서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했던 그것이었다.
그것을 이제 2년 차에 접어들 팀이 들어 올린다면?
[그거 생각만 해도 짜릿하네요.]젤케가 생각만 해도 흥분된다는 듯 말했다.
그건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 그렇지. 나도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다. 어떤 기분인지. 내년에는 그 기분을 만끽하게 해 다오. 뭐, 일단은 휴식이 먼저겠지. 이번 시즌 다들 고생했다. 충분히 쉬어 두고 조만간 다시 만나자. 해산이다!]하센휘틀의 말에 선수들이 오오! 함성을 지르며 우르르, 코타베그의 로커 룸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나가는 선수들 중에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큰 선수를 바라보며 하센휘틀은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휴식기엔 조국으로 돌아갈 생각인가?]하센휘틀이 말을 걸자 윤석이 그를 바라봤다.
[한국, 돌아갈 거냐고.]하센휘틀이 말을 쉽게 풀어 말하자 윤석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할머니, 집에 있어. 모르겠다.]하센휘틀도 형제가 자신을 키워 준 할머니를 독일로 데려와 모시고 사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상 이곳 라이프치히가 그들의 완전한 거처인 셈이다.
[근데 잠깐, 다녀온다. 광고, 한다.] [모델?] [그렇다.]윤석의 말에 하센휘틀은 고개를 끄덕였다.
형제가 한국에서는 스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라이프치히 지역에서도 알아주는 스타가 되었다는 것도 말이다.
[다음 시즌, 부탁한다. 잘해 줄 수 있겠지?]하센휘틀의 말에 윤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듬직한 그 모습에 하센휘틀은 웃었다.
어쩌면 내년에는 윤석에게 더욱더 의지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반 시즌을 보냈지만, 윤석은 실력으로나 행동으로나 스태프들은 물론이고 동료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었다. 그는 여러모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었다.
윤석이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또 다른 구심점이 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형제에게 부탁 하나 하지.] [……음?] [독일어, 더 열심히 공부. 완벽하게. 오케이?] [……알았다.]하센휘틀은 형제가 더욱더 독일어에 능숙해져 올 것을 주문했다.
사실 윤석이나 정우나 휴식 기간 동안 독일어를 더 열심히 배워 회화가 충분히 가능한 수준으로 올려 둘 생각이기도 했다.
[그래, 가 보게. 먼저 나간 동생이 기다리겠군.]하센휘틀이 물러서자 윤석은 그제야 로커 룸은 물론이고 트레이닝 센터의 건물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입구에는 정우가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감독님이 뭐래?”
윤석이 나오자 정우가 기다렸다는 듯 물어온다.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 하시더라. 이제 가자.”
“어어. 게르트한테 스케줄은 들었어?”
“무슨 스케줄?”
“당분간 집에서 쉬다가 다음 주에 한국으로 가야 한대.”
아마 광고 때문에 그럴 것이다.
광고를 찍는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긴 하지만 들어온 제의를 거절할 수는 없었다.
“아, 가는 길도 먼데 귀찮다. 돈 버는 일 아니었음 한국 안 들어가고 여기서 있었을 거야.”
정우는 그리 말하며 툴툴거렸다.
형제는 한국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은 크게 없었다.
물론 보고 싶은 사람들도 있고, 송진호 감독도 찾아갈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사실 그게 아니라면 갈 일 자체가 없었다. 그곳에는 가족도 없고 지낼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연고 자체를 한국에서 독일로 옮겼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독일 생활이 힘들거나 불편한 것도 아니다.
모든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인 슈퍼에서 구하기 어려운 식재료도 크게 없었고, 독일 음식도 입맛에 맞았으며 생활하는 것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
한국 사람들이 외국에 와서 답답해한다는 생활 편의 같은 게 전혀 와닿지 않았다.
워낙 없이 살다시피 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달라진 것 같은 이곳에 생활이 너무나도 부유하고 좋았다.
“게르트다!”
잠시 뒤 형제를 데리러 게르트가 왔다.
그런 게르트를 보며 문득 윤석이 말했다.
“아무래도 독일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차를 사야겠어.”
“응? 갑자기 왜?”
“매일 게르트한테 신세질 수는 없잖아. 가끔 쉬는 날이면 할머니 모시고 어디 놀러도 갈 수 있고.”
한동안 휴식이 있는 날은 할머니와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해 라이프치히를 구경 다니거나 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유명세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어려워진 형제였다. 한국처럼 대중교통이 빼곡해 못 가는 곳이 없을 정도로 좋은 것도 아니었다.
점차 차의 필요성이 늘어나자 윤석은 차를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 형을 보고서 정우도 말했다.
“그럼 나도 차 사야지.”
“왜, 하나면 됐지.”
“나도 나만의 사생활이 있거든?”
“얼어 죽을…… 클럽 같은 데 가서 애먼 여자 만나지 마라.”
“그렇게라도 연애 좀 해야지! 말 나온 김에 젤케가 내일 모래 클럽 파티하자고 오라고 하더라. 우리도 꼭 오래. 뭐랬더라? 아가씨 항시 대기……?”
“여자들도 온다는 말이었겠지. 음…… 그건…….”
윤석도 마음이 동했다.
“꼭 가자.”
“히히히히, 그래. 그 전에 오늘하고 내일은 쇼핑 좀 하고.”
“왜?”
“트레이닝복 입고 클럽 갈래?”
형제는 특별히 옷이 없었다.
“음…….”
이럴 때는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윤석도 반대하지 않고 말없이 게르트가 가지고 온 차에 몸을 실었다.
집에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할머니가 기다리고 있었다.
밥 냄새가 식욕을 자극하는 가운데 평소와 다른 점이라면 부엌에서 부랴부랴 음식을 내놓고 있었어야 할 할머니가 부엌이 아닌 거실에 있었다는 거다.
“할머니, 다녀왔어!”
“다녀왔습니다.”
형제가 인사를 하며 안으로 들어오자 그제야 할머니가 고개를 들어 형제를 바라본다.
“그려, 왔누?”
“으응, 뭐 해, 할머니?”
정우가 할머니에게 다가간다.
그런데 할머니 외에 이상한(?) 것이 꼬물거리고 있다.
“우왓, 그거 뭐야?”
정우가 눈을 휘둥그레 뜨자 할머니가 흘흘 웃으며 말했다.
“저 아래 정희네 아누? 그 집 개가 새끼를 낳았지 뭐냐.”
그리 말하는 할머니의 품에는 조그마한 강아지가 꼬물거리고 있었다.
“집에 혼자 있음 적적하기도 하고, 매일 한인회 가는 것도 귀찮고, 한번 키워 볼까 혀서 분양받았다.”
정우는 할머니의 말을 들으며 흥미 가득한 얼굴로 강아지를 안아 들었다.
“우왓, 이거 엄청 귀엽네! 진돗개같이 생겼다, 이 녀석! 형, 얘 봐!”
“으음, 귀엽긴 하네.”
정우의 품에 안긴 강아지를 보며 윤석도 눈을 빛내는 가운데 할머니가 말했다.
“진돗개 같은 기 아니라 진돗개여. 한국서 데려온 거라 하드라.”
“그래요? 잘생겼네, 자식.”
“떽! 암컷한테 잘생깄다 하믄 안 되지!”
“그래? 공주님이었구나! 이름은 정했어, 할무이?”
“그랴! 복순이여, 복순이! 복스럽게 생겼지 않누?”
“복순이? 하하하, 그게 뭐야, 촌스럽게. 근데 이름 참 정감 가네.”
정우는 웃으면서 강아지, 복순이를 안아 올렸다. 조그마한 눈을 떠서 정우를 마주 보는 그 눈길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다.
“이쁘다, 괜찮네. 복순이 키우면 심심하진 않겠다, 할무이.”
“그랴, 에구, 내 정신 좀 보게. 시장들 허지? 할미가 밥 챙기고 있으마, 복순이랑 놀구 있어.”
“으응.”
정우와 윤석은 복순이를 서로 안아 들어 봤다.
윤석의 큰 손안에 복순이가 한가득 들어왔다.
그런 복순이를 보면서 정우가 입을 열었다.
“생각해보니, 어릴 때 강아지 키우고 싶다고 할머니 졸랐던 거 생각나네.”
“그랬나?”
“으응, 형이랑 내가 하두 조르니까 할머니가 혼냈잖아. 생각해 보면 참 철없었어, 그지?”
정우의 말에 윤석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너는 지금도 철이 없어.”
“우 씨.”
형을 흘겨보던 정우는 옛날 기억을 더듬어 봤다. 생각해 보면 지난 시간 할머니에게 떼를 쓴 게 참 많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떼를 쓰면 할머니는 어떻게 들어주려고 노력하긴 했지만, 그렇게 못할 경우에는 참 많이 속상해했던 게 기억이 난다. 지금 그 모습이 기억에 남는 것을 보면 떼를 쓰고도 할머니의 그런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있기는 했던 모양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할머니는 얼마나 많이 속이 탔을까.
새삼 할머니에게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온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오는 형.
잘하기 이전에 가장 큰 문제는 형이다.
“형, 할머니가 형 장가보낸다고 한인회에서 물색하고 있는 거 알아?”
“뭐? 거짓말 좀 하지 마, 자식아.”
“아니야, 진짜야. 나한테 말했어. 그지, 할머니? 형 장가보낼 거지?”
정우의 물음에 할머니가 말했다.
“암! 우리 장손 얼른 결혼시키야지!”
할머니의 대답을 들은 정우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봤지?”
“아니, 왜? 갑자기 뭘…….”
윤석이 당황하자 그걸 들은 할머니가 말했다.
“덩치만 장군감이면 뭐혀! 계집애만 보면 숙맥이 돼 놔서 얼굴이 시뻘겋게 변하는걸! 선이라도 봐야지!”
“할머니! 나 아직 스물한 살밖에 안 되었어요!”
“이 할미라도 안 나서면 서른이 넘어도 결혼 못 할 거 같아서 그런다!”
할머니의 말에 정우는 킥킥 웃음을 흘렸다.
그런 동생이 얄미워 윤석은 정우의 머리에 꿀밤을 때렸다.
그 고통에 머리를 감싸 쥐는 동생을 뒤로하고 윤석은 손바닥 위에 올려진 복순이를 바라보며 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