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ther's Soccer RAW novel - Chapter (97)
형제의 축구-97화(97/251)
형제의 축구 97화
후반전을 맞이해 레알 마드리드는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이번 친선 대회에 교체 인원은 최대 일곱 명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선수들을 교체할 수 있었다.
다닐루의 자리에 카르바할이 들어오고, 코바치치에 자리에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들어왔다. 그리고 바스케스의 자리에는 가레스 베일이, 벤제마의 자리에는 모라타가 들어왔다.
무려 네 명의 선수 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라이프치히도 선수 교체를 했다.
할릴로비치가 빠지고 나비 케이타가 들어왔고, 브란트의 자리에 포스베리가 들어왔다. 그리고 베르너를 대신해 정우가 투입되었다.
양 팀 모두 선수들이 들어오는 가운데 중국에서 RB 라이프치히를 향해 야유를 부리기 시작한다. 같은 아시아 선수라고 해도 중국 국가 대표의 월드컵 진출을 막은 한국의 형제를 향한 야유였던 것이다.
그것을 본 사비처가 어리둥절했다.
[아니, 갑자기 왜 저렇게 야유야?] [우리 때문에 그래.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정우.]모두의 시선이 정우를 향하자 정우는 웃으면서 말했다.
[나에게 A매치 데뷔전 해트트릭을 선물해 준 고마운 나라지.] [야유 받을 만하네.]선수들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래도 그렇지, 자식들 너무하네. 속 좁은 거 티 내나.”
정우는 그리 툴툴 거리면서 자신의 위치로 걸음을 옮겼다.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를 잡고 기다리는 순간 주심이 휘슬을 불면서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공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정우는 의욕적으로 위로 올라갔다.
후방까지 공이 내려가고 레알 마드리드가 전체적으로 진용을 위로 올리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되었다.
페페에게 있던 공이 크로스를 향하고 크로스가 하메스 로드리게스에게 공을 패스하자 로드리게스가 앞을 가로막는 나비 케이타를 피해 가레스 베일에게 공을 패스한다.
포그바가 맨유로 이적하기 전까지 가장 비싼 이적료를 기록한 이 선수는 점차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아 호날두가 독점했던 권력을 이양받고 있는 중이었다. 그만큼 그 기량도 세계 정상에 가까웠지만, 헥토르는 이에 기죽지 않고 과감하게 베일과 몸싸움을 벌였다.
람의 뒤를 잇는 차세대 풀백인 헥토르는 수비적인 면에서 매우 노련하게 베일을 몰아갔고, 베일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에 윤석이가 베일에게 다가온다.
베일은 순간 그림자가 드리워진다는 생가에 고개를 돌리는 사이, 윤석은 손쉽게 베일에게서 공을 빼앗을 수 있었다.
공을 뺏은 윤석은 그 즉시 사비처에게 공을 패스했다.
라이프치히의 빠른 역습이 시작되었다.
공을 가진 사비처는 상대편의 선수들이 자신에게 다가오기 전에 서둘러 정우에게 공을 보냈고, 정우는 페페의 앞에서 좌에서 우로 횡단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페페가 따라오는 듯싶더니 바란이 정우를 바라본다.
그 순간 정우의 눈과 베라르드의 눈이 마주치면서 정우는 달리는 그대로 라보나로 바란의 뒤로 공을 밀어 넣었다.
바란이 자신의 옆을 스쳐 지나가는 공을 발로 막으려다 실패하고 뒤를 돌아보는 사이, 베라르디는 바란의 옆에서 공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침투해 들어가 바란보다 한 박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바란이 따라오기 전에 잽싸게 공을 몬 베라르디가 나바스를 보고 골대의 구석을 노리고 공을 찼다.
나바스도 미처 반응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뻗어 간 공을 바라보며 환희에 젖으려던 베라르디는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간발의 차이로 골대 옆을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추격 골을 성공시킬 절호의 기회를 놓친 베라르디가 신경실적으로 잔디를 걷어차고는 뒤를 돌아보며 정우에게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아, 내 심혈을 기울인 패스를 그리 날려 먹고 엄지손가락이 나오냐?”
베라르디는 정우가 한국말로 투덜거리자 어깨를 으쓱했다. 정우는 할 줄 아는 외국어가 독일어밖에 없고, 베라르디는 모국어밖에 없었기 때문에 대화로 소통이 불가능했다.
“잘해, 자식아.”
정우는 베라르디에게 그리 말하는 사이 다시 공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바스는 페페와 바란의 근처에서 얼쩡거리는 정우와 베라르디를 보고 롱볼로 전방으로 공을 보냈지만, 중원으로 떨어지는 공은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이 받을 수 없었다.
중원에서 공중 볼은 모두 윤석이 장악했다.
게다가 아직 팀에 녹아들지 않아 흐름을 끊었던 할릴로비치나 브란트와 달리 포스베리와 나비 케이타는 팀이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는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윤석이 공중 볼을 차지해 떨어뜨려 주는 곳에 나비 케이타가 기다리고 있었고, 나비 케이타가 공을 잡고 있는 시점에 포스베리가 중원에서 측면 안으로 파고들면서 나비 케이타가 밀어 주는 공을 받았다.
그 속에서 정우는 생각했다.
“벤제마…… 벤제마…….”
벤제마는 어떻게 움직였던가?
연계란 어떤 걸까? 나는 어떻게 해서 팀의 공격을 이어 나가게 해 줘야 할까?
주변을 빠르게 훑었다.
왼쪽에는 어느새 올라온 헥토르가 사비처의 자리를 대신해서 측면을 차지해 다닐루의 견제를 받고 있었고 사비처는 중앙으로 슬금슬금 들어오고 있었다.
이어서 베라르디를 바라봤다.
베라르디는 측면으로 빠져나가면서 바란을 유인해 가고 있었다.
‘그럼 나는 그 자리로…….’
마치 중원을 침투하려는 듯 베라르디와 바란이 만들어 낸 공간으로 움직이는 정우를 바라보며 페페가 정우를 마크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 순간 포스베리의 공이 정우를 향했다.
정우는 공을 받으면서 빙글 돌아 골대와 페페를 등지면서 오른발 뒤꿈치로 공을 자신이 만들어 낸 빈 공간으로 밀어 넣었다.
사비처는 마치 정우가 그렇게 해 줄 거라고 믿고 있었던 듯 다닐루의 눈치를 보다가 헥토르가 다닐루를 가리는 순간 빠르게 그곳으로 파고들어 갔다.
정우가 뒤꿈치를 이용해 공을 페페를 속이고 한 힐패스는 정확하게 사비처의 발끝에 닿아 골대를 향해 뻗어 나갔다.
철썩!
“우우우우!”
중국 관중의 야유 소리와 함께 골을 성공시킨 사비처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레알 마드리드에게 3골을 연달아 허용하면서 전반전을 3 대 1로 마무리 지었던 라이프치히가 후반에 들어서 1골 차이로 바짝 추격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좋아!]하센휘틀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주먹을 쥐었다.
[정우더러 생각하라고 하기는 했지만, 시작부터 저런 걸 보여 주다니.]클로제는 감탄하고 있었다.
정우는 분명 생각하는 축구를 하고 있었다.
공격이 전개되는 순간 주변을 확인하고 선수들과 호흡해 공간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페페가 미처 반응할 수 없도록 은밀하게 보낸 힐패스는 생각과 타고난 그의 센스가 만들어 낸 멋진 어시스트였다.
후반 16분, RB 라이프치히가 기세를 살리기 시작하는 순간 레알 마드리드는 또다시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이스코가 빠지고 모드리치가 들어왔으며, 아센시오의 자리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투입되었다.
두 선수 모두 레알의 핵심 전력이었다.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탈압박 능력과 환상적인 패싱력을 지닌 모드리치는 레알 마드리드 중원의 핵심이었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두말할 것도 없이 당금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다.
두 선수가 있고 없고 차이가 크다는 것을 잘 아는 RB 라이프치히는 추격 골을 성공시킨 기쁨도 잠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런 선수들을 바라보며 윤석은 인상을 찌푸리며 외쳤다.
[지금 그들을 보고 긴장할 때가 아니야! 집중해!]윤석은 그리 말하면서도 모드리치를 의식하고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참고했던 수많은 선수들 중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그의 롤 모델 중 하나였다. 그가 보여 줄 퍼포먼스를 기대하면서도 윤석은 집중하며 선수들을 계속 독려했다.
한편, 정우의 시선도 필드로 들어오는 호날두를 향해 있었다.
지금의 시대는 호날두와 메시의 시대였다.
두 선수가 과거 전설적인 선수들이 만들어 낸 모든 기록들을 뒤집어엎고 자신들의 이름을 세기고 있는 그런 시대.
두 선수 이전의 시대와 두 선수 이후의 시대로 나뉜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시대의 끝자락에 정우는 축구의 역사를 마주하고 있었다.
당당한 체구, 여유롭게 웃으면서 동료들에게 감독의 지시를 전달하며 안으로 들어오는 그를 바라본 정우는 주먹을 쥐었다.
경기는 다시 시작되었다.
RB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은 집중했고, 결코 방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단숨에 RB 라이프치히를 뒤흔들었다.
라이프치히가 오른쪽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유인하고 압박했지만, 모드리치는 중원에서 손쉽게 헥토르와 사비처를 피하고, 다가오는 윤석이 몸싸움을 시도하기도 전에 어느새 위로 올라가는 크로스에게 공을 패스했다.
크로스가 서슴없이 중앙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타와 오반의 가운데에서 모라타가 있었고 충분히 제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무의미한 패스로 보였다.
하지만 한 선수가 나타나면서 그 패스는 위협이 되었다.
어느새 베일이 중앙으로 들어와 모라타가 주는 패스를 가지고 사선으로 달렸다.
오반이 놀라서 베일이 중앙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면서 베일을 측면으로 몰아넣으려 했다. 하지만 그건 실수였다.
교차하듯 호날두가 베일의 옆을 스쳐 지나가면서 베일의 공을 받고 오반이 벌려 놓은 공간으로 파고 들어갔다.
조나단 타가 이를 알고 호날두에게 붙으려 했지만 호날두는 그런 조나단 타를 옆에 끼고서도 너무나도 편안하게 안으로 들어가면서 굴라치가 지키는 골대를 향해 힘껏 슈팅했다.
굴라치가 반응하기 어려운 낮고 빠른 슈팅이었다.
[이런 제길…….]하센휘틀은 멀리서 호날두가 그 특유의 세리머니를 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호우!
중국 관중이 호날두가 펄쩍 뛰어올랐다가 양팔을 벌리는 순간 따라서 동시에 호우라고 외친다.
“이런 미친…….”
집단 광신도 같은 그 모습에 정우는 고개를 저었다.
사실 자신도 따라 호우, 하고 외칠 뻔한 것은 비밀이었다.
스코어는 다시 2점 차로 벌어졌다.
너무 쉽게 골을 먹힌 라이프치히의 선수들은 기가 죽긴커녕 어이없어 하면서 스스로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괜찮아, 또 넣으면 된다! 공격해라! 공격!]하센휘틀이 그런 선수들을 독려했다.
윤석도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이제 와서 수비에 집중하느니 차라리 적극적으로 올라가서 공격하는 게 낫다고 봤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경기에서 윤석은 공을 가지고서 볼을 돌리면서 앞으로 전진해 나아 갔다.
윤석이 사기와 같은 피지컬과 볼 간수 능력을 통해 골까지 넣은 것을 기억한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돌아가면서 윤석에게 타이트하게 붙어 윤석을 압박했다.
윤석이 그렇게 플레이 메이커로서 고군분투하는 사이.
“형!”
윤석은 의외의 선수가 자신의 근처에서 손을 들어 올리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전방에서 어지간하면 내려오지 않던 정우가 내려와서 공을 달라 요청하고 있었다.
“뭔 생각이야?”
윤석은 그리 생각하면서도 정우에게 공을 밀어 줬다.
공을 받으면서 정우는 호날두를 힐끔 바라봤다.
“봐라.”
빙글 몸을 돌려 앞을 바라본다.
크로스부터 시작해서 페페와 바란, 그리고 측면의 풀백들, 동료들.
정우는 그 모든 것을 눈에 담아 두고 앞으로 나아갔다.
갑작스러운 정우의 등장에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이 분주해지기 전 정우는 공을 몰고 빠르게 전진했다.
순간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정우는 4-3-3의 포메이션으로 촘촘한 레알 마드리드의 중앙이 아닌, 측면으로 빠져 올라가고 있었는데, 중원에선 이를 막아설 선수가 없었다.
4-3-3 포메이션의 빈 공간이 측면 라인이 되어 주는 셈이었다.
그렇다고 측면 라인 바짝 붙어서 달리는 것도 아니었다. 언제라도 중앙으로 침투해 들어갈 수 있는 위치에서 정우는 미드필더 진을 유유히 지나 최전방으로 공을 연결하고 있었다.
그 속도가 매우 빨랐기에 크로스는 정우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며 수비진으로 내려가는 것밖에 할 수 없었고, 대신 카르바할이 정우를 막기 위해 분주하게 달려왔다.
‘제칠까?’
정우는 그리 생각하며 흘끔 옆을 바라봤다.
사비처가 카르바할이 있던 측면 라인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서 생각을 바꿨다.
카르바할에게 일부러 가까이 접근하면서 그가 더욱더 타이트하게 자신에게 붙도록 유도했다.
불과 1미터 정도 거리.
카르바할의 뺨에 뾰루지가 있는 것까지 확인하면서 정우는 카르바할의 머리를 넘겨 사비처에게 공을 패스하고 중앙으로 빠르게 치고 올라갔다.
카르바할은 사비처를 따라가기엔 늦었다 생각하며 정우를 따라 달렸다.
하지만 그런 정우조차 따라잡을 수 없었다.
수비 라인을 이탈한 카르바할보다 더 먼저 정우가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에 뛰어들면서 중원으로 침투하고 들어오는 사비처에게 더욱더 많은 공간을 지원하게 되었다.
마르셀루가 베라르디를 견제하고, 바란이 정우를 커버하는 사이 페페가 사비처에게 달려들었다.
‘난 뭘 해야 할까?’
정우는 생각했다.
정우는 흘끔 2선을 바라보고 무언가 생각한 듯 사비처가 있는 쪽으로 달려가 사비처를 지원하는 시늉을 했다.
바란이 뒤에서 달려오는 것을 보면서도 정우는 사비처에게 공을 패스해 달라고 요청했다.
페페의 눈을 속이며 사비처는 정우에게 패스했다.
페페는 사비처가 안으로 들어오는 코스를 차단했고, 공을 잡은 정우에게 바란이 바짝 붙어온다.
정우는 등으로 바란이 바짝 다가와 몸싸움을 시도하는 것을 느끼며 공을 발등으로 띄워 올려 바란의 머리를 넘겨 뒤로 떨어지게 만들면서 바란이 미는 대로 그대로 밀리며 바란의 균형을 앞으로 쏠리게 만들면서 턴해서 바란을 피해 냈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상당히 쏠린 바란이 반응하지 못하는 사이, 정우는 공을 잡고서 골대를 바라봤다.
“에잇!”
정우는 짜증이 확 하고 일어났다.
그 짧은 시간에 크로스가 페널티에어리어 안까지 내려와 정우의 시야에서 골대를 가리고 있었다.
짜증을 부리면서도 정우는 그대로 크로스에게 달려들었다.
크로스는 정우가 발재간이 좋은 선수임을 알아보고 견제했다.
정우는 현란하게 헛다리를 놀리면서 크로스의 시선을 빼앗다가 기습적으로 오른쪽을 바라보며 공을 옆으로 밀며 외쳤다.
“형!”
크로스가 화들짝 놀라 옆을 바라보는 순간, 정우는 발을 쭉 뻗어 공을 다시 안쪽으로 끌고 오면서 크로스의 시선을 피해 왼쪽으로 파고들었다.
패스를 가장한 프리플랩으로 크로스를 완벽하게 속인 것이다.
크로스가 뒤늦게 고개를 돌리고, 바란이 다급하게 따라갈 때에.
정우는 이미 나바스가 잡기 힘든 위치로 슈팅해 골을 성공시킨 뒤였다.
우우우우우!
중국 관중의 야유 속에서 정우는 골대 안으로 들어간 공을 집어 들어 하프라인으로 달려갔다.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달려가는 사이, 호날두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안 정우가 문득 멈춰서 호날두에게 등을 보이며 엄지손가락으로 등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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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W
“봤냐?”
정우는 호날두를 도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