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a human empire by creating a clan RAW novel - Chapter (103)
권속 생성으로 인류 제국 건설 105화(105/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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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게이트를 지나는 순간, 시야가 까맣게 물들었다.
시야는 곧장 밝아지면서 왕궁 홀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
나는 고개를 돌려서 창을 보았다.
창밖의 하늘이 붉은색을 띠고 있었다.
대의제로 향할 때는 아침이었는데.
어느덧 노을이 지고 있었다.
“아버지.”
라헬이 미소를 지으며 곁으로 왔다.
그녀는 내가 대의제에 동행시키지 않은 권속.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공작이 있을 수 있으니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그녀를 올후스에 남겼다.
“별일 없었나?”
“아버지가 자리를 비우신 지 얼마나 됐다고요.”
대의제라면 그 짧은 시간에도 수작 걸고도 남지.
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삼키며 피식 웃었다.
“다들 표정이 안 좋네요. 잘 안 되셨나요?”
그녀는 가신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하나 같이 기가 빠져나간 듯 어깨가 축 처졌다.
평생 한 번 보기 힘든 이종족이 한가득했고, 개개인이 인간으로 치면 왕이나 다름없는 강자였던 데다가, 그들이 나와 살벌한 언쟁을 주고받으며 기세를 다투기까지 했으니.
여러모로 충격적인 경험이 되었을 터.
“아니. 일은 잘 됐다.”
“그런가요?”
“로드가 예고했던 그대로였다. 그렇다면 결과도 똑같지.”
“예고했던 대로라면··· 금지령이 풀렸겠군요.”
“그래.”
대의제는 티아마르의 영향력, 아니 마력이 인간이 거주하는 서남 반도에서 사라졌다고 결론 내렸다.
따라서 이종족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없다고 판단.
천 년 가량을 이어왔던 출입 금지령을 해제했다.
“그리고 내게 대의제에서 영토를 인정받은 것처럼, 서남 반도의 영토를 인정해주는 조건으로 복속을 요구했다.”
“들을 가치도 없는 요구네요.”
나는 고개를 주억였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되죠? 대평원처럼 영토 인정을 받지 않았다면, 이종족이 언제든 사냥을 목적으로 이곳을 침공할 수 있다는 의미 아닌가요?”
“음.”
“사실상 전쟁이군요.”
“걱정할 거 없다. 한동안 전면전은 없을 테니까.”
전면전을 피하고자 로드와 나는 미끼를 던졌다.
블라드와 미케나 제국이라는 아주 탐스러운 미끼를.
“블라드와 그의 제국이 대의제에게 가죽이 벗겨지는 동안에는 내 영토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을 거다.”
행사하더라도 제한적이겠지.
내가 으름장 놓은 것도 있으니까.
적어도 한동안은 직접 손을 쓰지 않을 거다.
“얼마나 갈까요?”
“오래가지는 못해. 우리를 노리는 맹수의 시선을 잠시 돌려둔 것에 불과하니까. 우리는 맹수가 한눈파는 이 찰나의 시간을 다음 전쟁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다음 전쟁을 위한 준비.
그러기 위해서 당장 처리할 일은,
“내부 정리부터 하시죠.”
스카디가 말했다.
“먼저 제르마니아 곳곳에서 벌어지는 봉기와 왈로키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내란. 이종족이 여기에 개입해서 세력이 커지기 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그녀의 말대로다.
봉기와 내란은 대의제가 개입하기에 참 좋지.
들고 일어난 자의 등을 밀어주기만 하면 되니까.
“게하르드, 남은 전력이 어떻게 되지?”
“숫자만 말씀드리면 총원 54,000명입니다.”
권속, 징집병, 북부 왈로키아의 용병, 서드렛 공작령과 뢰제네 후작 및 국경 귀족의 군사를 총합한 숫자다.
“헬무트, 왕국군의 포섭은 얼마나 진행되었나?”
“귀족은 상당수 넘어왔습니다. 넘어오지 않은 이들도 폐하에게 반발해서가 아니라 영내 혼란을 우려해서 불참 의사를 보낸 이들입니다. 나머지 용병은 돈만 주면 이종족하고도 싸울 겁니다.”
왕국군은 70,000명 가까이 살아남았다.
양익 기병대가 섬멸당하자 잽싸게 항복한 덕이었다.
“대충 12만 명은 된다는 소리네.”
파시메아가 하, 소리 냈다.
“숫자만 보면 엄청난데, 이 중 몇이나 유지할 수 있어?”
게하르드는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
“장기전을 생각하면 절반 아래라고 봐야 한다.”
“절반? 그것밖에 안 돼? 이탈자가 그렇게 많다고?”
“헬무트 경의 말대로 영지 보호를 이유로 이탈하는 수도 꽤 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임금하고 보급이지. 금광이 있긴 하나 10만이 넘는 병력을 유지하는 것은 부담이 커. 징집병이라면 모를까, 절대다수가 귀족과 용병이잖나.”
“아, 걔들 몸값이 좀 비싸지.”
“거기에 보급도 문제다. 우리는 이제 막 제르마니아를 정복했고, 왈로키아는 수도와 그 주변 외에 행정력이 미치지 않아. 보급을 유지하려면 현지에서 물건을 사거나 약탈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메뚜기떼가 귀엽게 느껴지겠지.”
스카디가 말을 거들고, 게하르드는 끄덕였다.
“그렇다. 현지 보급을 택한 군대는 메뚜기떼보다 무섭지.”
“많다고 좋은 게 아니네. 그럼 결국 몇 명이 적당하단 거야?”
“많아야 절반. 제르마니아와 왈로키아에 분산 배치할 것을 고려해서 6만 명 정도가 적당하다. 제르마니아에 4만, 왈로키아에 2만, 이 정도면 약탈을 최대한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군을 운영할 수 있다.”
나는 잠시 생각했다.
게하르드 휘하에 왈로키아 용병 8,000명이 있다.
내 휘하에 징집병 6000명, 파시메아에 1,000명이 있고.
여기에 5,000명을 더해주면 얼추 숫자는 맞는다.
“게하르드.”
“네, 폐하.”
“징집병 전원과 제르마니아의 용병대 일부를 더해 주겠다. 파베 쿠스로르프와 함께 즉각 왈로키아로 돌아가서 내란을 진압하라. 그들로 하여금 나를 정당한 통치자로 여기게 하도록.”
“명을 받들겠습니다.”
게하르드 뒤에 선 산상노인 누아딜을 보았다.
“누아딜, 게하르드가 왈로키아로 진격하면 귀족 의회가 반발할 것이다. 그들이 저항하기 전에 처리할 수 있나?”
“언제든 준비되어 있네. 주인이 명령을 내린다면 왈로키아의 귀족 의회뿐만 아니라, 귀족 의회와 대립하고 있는 연합도 명을 달리할 걸세.”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게하르드를 따라 왈로키아로 복귀하라.”
“주인의 뜻대로.”
다음은 서드렛의 가신, 헬무트.
그는 서드렛과 왕국군 포로를 총괄하고 있었다.
“헬무트, 네게 늑대교 봉기 진압의 총지휘를 맡기겠다. 라헬, 율리아는 헬무트를 따라서 봉기를 진압하고 제르마니아를 안정시켜라.”
“네, 폐하.”
“알겠습니다, 아버지.”
가신들이 있기에 언급하지 않았으나 제르마니아에 동원한 전투 특화 권속들도 게하르드와 라헬에게 여럿 편입시켰다.
권속 없이 인간의 힘으로만 봉기와 내란을 진압하려 했다가는 몇 년이 걸릴지 모르고, 내 적이 다시 일어서지 못하도록 무자비하게 대할 필요가 있으니까.
“파시메아는 라헬과 동행해라. 내가 건넨 지도는 가지고 있겠지?”
“응. 자원 산지라고 표기해 둔 것 말이지.”
“철, 금, 은 같은 광물 외에도 앞으로 사용할 가치가 높은 자원을 표기해 두었다. 라헬과 함께 표기된 지역부터 우선 확보하도록.”
그렇게 모두를 보내자 칼리오페와 스카디만 남았다.
“아버지는 어떡하시겠습니까?”
“대평원으로 돌아간다. 그곳의 혼란을 종식하고, 제국의 반석을 다지기 위해 행정을 바로 세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