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a human empire by creating a clan RAW novel - Chapter (106)
권속 생성으로 인류 제국 건설 108화(108/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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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했습니다.”
그리프가 내게 고함과 동시에 퉁, 소리가 났다.
대평원에서 날뛰던 오크, 고블린 무리를 섬멸하고, 죽을 듯 말 듯 쓰러져 있는 오크의 목을 하나하나 도끼로 치며 정리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리프는 패밀리어가 발에 쥔 서신을 읽고 내게 넘겼다.
“게하르드가 보낸 것입니다.”
나는 말 안장 위에서 서신을 받아 읽었다.
“그렇군. 대의제가 과감하게 움직였어.”
서신을 옆에 있는 스카디에게 넘겼다.
그녀는 입에 물고 있던 연초를 질근질근 씹었다.
“왈로키아 남부까지 함대를? 귀쟁이의 본토는 저 북쪽 아닌가요? 회담이 끝나자마자 움직였어도 이렇게 빨리 도착할 수는 없었을 텐데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 회담이 끝나고 고작 몇 주 지났을 뿐.
그동안 나는 오로코 대평원의 혼란을 매듭지었다.
오크, 고블린 무리를 섬멸하고, 제르마니아와 왈로키아의 귀족이 대평원에 개척한 서쪽 지역을 장악하여 영토를 조금 넓히기도 했다.
제르마니아와 왈로키아는 여전히 혼란스러웠으나, 수도에 해당하는 올리머스와 그 주변 영토를 안정시켰으니 미루었던 체제 개편을 시작하면 될 터였는데.
대의제가 움직였다.
“회담이 시작되기 이전에 움직인 거겠죠.”
그리프가 인상을 찌푸리며 답했다.
“그렇겠지. 애초에 회담 자체도 결말을 정해두고 열었으니까.”
대의제는 내게 복속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물었을 뿐.
준비된 의제는 내 의사와 상관없이 전부 통과시키지 않았나.
“대평원의 출입 금지령을 해제한 이후의 활동까지 미리 논하고 움직였어도 하등 이상할 것 없지.”
“골치 아프게 되었군요.”
나는 다시 서신을 받아 읽었다.
서신에는 왈로키아 남부에 있는 소국들이 대의제에게 복속되었고, 대의제의 군사가 왈로키아 남부 국경에 요새를 건설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리고 복속된 소국에서 급변한 정세도.
“제 피땀 어린 노력이 송두리째 날아갔습니다.”
그리프가 후, 한숨을 쉬면서 머리를 감쌌다.
“귀쟁이가 조금만 늦게 왔어도 성공했을 텐데.”
그리프는 남부 소국들에 뒷공작을 해왔다.
봉기와 내란을 진압하느라 여유가 부족했으니까.
소국이 스스로 편입을 요구하거나, 혹은 내부 정리가 끝날 때까지 딴짓하지 못하도록 내부 분란을 일으키는 것이 그리프의 목적이었다.
근 몇 주간 그의 목적은 거의 달성하는 듯 보였다.
막대한 황금과 실적, 여러 이권을 약속했고, 내란을 진압하는 즉시 게하르드를 남부 소국으로 파견해서 제국에 편입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대의제의 과감한 수로 모든 게 틀어졌다.
“제국 관련자는 전원 처형··· 차선으로 내란을 유도해서 개입하려고 한 것도 소용없게 되었습니다.”
대의제에 복속한 소국들은 반대파를 모두 처형했다.
이종족의 군사가 주둔한 마당이라 저항도 없었다.
국왕의 목을 잘라 왕조까지 바꾼 나라도 있었다.
“나쁜 소식만 있는 건 아닙니다만···.”
서신 말미에 좋은 소식도 있기는 했다.
내란이 수월하게 끝나고 있다거나, 내란을 진압하며 몰수한 재산이 막대하다거나, 기분 좋은 소식이었으나 남부 소국에서 일어난 사건이 너무 컸다.
“요새를 건설하는 것을 보면 당장 공세를 취할 의사는 없어 보입니다.”
“음. 전면전은 아니다. 전면전을 할 생각이었다면 남부에 상륙할 필요도 없었으니. 일종의 거점을 만드는 거겠지.”
“거점이요?”
“인간 사냥을 위한 거점.”
제르마니아, 왈로키아는 세계 1, 2위의 인간 수출국이었다.
그런데 내가 두 나라를 정복하고 인간 수출을 막지 않았나.
“종족마다 인간을 수입하는 이유는 다르다. 인신 공양을 위해서, 종족 번식을 위해서, 실험체, 노예병, 온갖 곳에 쓸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니까. 수요 또한 꾸준히 늘어나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 상품의 최대 수출국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하루아침에 변한 상황을 이종족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아, 오늘부터 인간 대신 대체품을 사용하자, 라고 생각할까?
“상납이나 수출을 하지 않겠다면 직접 사냥하겠군요.”
스카디의 말에 나는 고개를 주억였다.
“그래. 녀석들이 남부에 거점을 만든 목적은 세 가지다. 하나는 제국의 확장을 막고, 다른 하나는 인간 사냥터로 삼기 위해서.”
나는 뇌리에 지도를 떠올렸다.
인간의 영역, 서남 반도의 전도.
“국경을 비울까요?”
그리프가 물었다.
“부질없다. 국경을 비우면 더 깊이 들어올 뿐이다. 차라리 우리도 똑같이 요새를 지어서 국경을 강화하는 것이 나아. 사냥꾼이 국경을 넘으면 바로 잡을 수 있도록.”
“하지만 그건—“
나는 손을 들어서 말을 끊었다.
“그래. 문제가 있지. 너희가 사냥꾼을 쉽게 잡을 수 없다는 것.”
엘프, 드워프, 나가, 리자드맨.
이 네 종족은 이전까지 상대한 적과 급이 다르다.
수십의 권속이 수천의 무리를 압도하는 형상은 있을 수 없다.
이종족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서넛이 희생해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사냥꾼도 마찬가지다. 사냥꾼도 너희를 쉽게 잡지 못해. 따라서 나와 대의제는 피해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까지 주고받는 상황에 놓이겠지.”
“소모전이군요.”
“그게 대의제의 세 번째 목표다.”
확장을 막고, 인간을 사냥하고, 소모전에 빠뜨리는 것, 한창 내부의 안정을 꾀하고 내정을 해야 하는 나로서는 상당히 불편한 상황이다.
“걱정할 것 없다. 놈들이 저리 나와도 바뀌는 것은 없어. 거동이 불편하고, 시간이 걸릴 뿐.”
대의제의 전략은 한계가 명확했다.
전면전이 아니니까, 내륙 깊이 들어오지 않으니까.
위협에 노출되고 피해를 보는 것은 국경과 해안가 뿐.
뼈 아플 정도로 고통스럽기는 하나 견딜 수 있었다.
“조금씩 나아질 거다. 놈들이 시간을 낭비하는 동안 조금씩 조금씩··· 인간은 이종족의 바로 아래까지 올라갈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그때가 되면 놈들은 내게 시간을 준 것을 후회할 거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난잡한 행정부터 개선하겠다. 토벌은 이쯤에서 끝내지. 칼리오페를 복귀시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