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a human empire by creating a clan RAW novel - Chapter (114)
권속 생성으로 인류 제국 건설 116화(116/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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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코는 정박지에서 내리자마자 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위원회는 그가 둑길 공사를 막지 못했으며, 함대가 제국의 신무기에 의해 피해를 보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서 입을 벌렸다.
“어찌 그런 무기가 있단 말이오? 기술로 따를 자가 없는 드워프도 그런 무기를 쓴다는 말을 들은 적 없소.”
“하지만 사실입니다. 기함이 그 무기에 피해를 보았습니다.”
그 신무기는 공성포였다.
제국군이 요새를 점령하면서 시범 삼아 한차례 사용한 적 있었지만, 목격자 전원이 포로로 잡힌 탓에 공화국에게 정보가 전해지지 않았다.
위원 중 대신관은 나가에게 도움을 구해서 뒤늦게 대포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제르마니아에서 쓴 적 있는 무기랍니다.”
위원회는 신관이 건넨 보고서를 읽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다르가 제르마니아를 정복하면서 투사체를 발사하는 청동 무기, 대포라는 것을 세 차례 사용한 바 있었으나 여러모로 부족한 무기였다.
굳이 사용한다면 공성전이나 해당 무기를 처음 접하는 적에게 공포를 일으키는 용도로 쓸 수 있다는 평가.
“이 보고서에 있는 내용과 전혀 다릅니다.”
엔리코는 목청을 높여서 변론했다.
“우리 함대를 공격한 무기는 상당히 정확하고 파괴력이 높았습니다. 갤리선의 측면이 뚫려서 침몰할 정도였단 말입니다.”
“으음··· 하지만 그런 것 치고 피해는 크지 않았잖소?”
객관적으로 따져보면 대포로 인한 피해는 적었다.
한 척의 갤리선이 측면이 뚫려서 가라앉고, 그 탓에 묶여 있던 다른 갤리선과 투석기를 상실한 것, 그리고 기함의 갑판이 파손된 정도.
엔리코는 고개를 저었다.
“피해가 적은 이유는 전투가 짧았기 때문입니다. 대포가 몇 개 없던 것 또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만약 전투를 오래 끌고 대포가 계속 늘어난다면··· 막대한 피해를 감내해야 할 겁니다.”
“그 정도라고?”
늙은 위원이 보고서는 다시 보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네. 둑길 공사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무기를 처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막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
위원들은 침묵했다.
쉽디쉬운 싸움이 되리라 생각했는데, 암초에 걸렸다.
그것도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가라앉히고 남을 암초에.
이전까지 보였던 여유롭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사라졌다.
“공작부대를 보낸다면? 저 대포란 것을 부술 수 있겠소?”
“가능성은··· 낮습니다. 제국은 육지에서 적수가 없고, 우리가 대포를 노릴 것을 뻔히 알고 있습니다. 대비가 충분히 되어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달리 방도가 없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가능성이 작다고 했지,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못한 엔리코는 야음을 틈타서 소수의 혼종을 뭍으로 보냈다.
공작부대에 속한 혼종은 아종에 근접한 이들이었기에 아가미가 달려서 물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었다.
따라서 배를 동원할 필요 없이 들키지 않고 해안까지 다가갔다. 어디까지나 해안까지만.
뎅겅!
엔리코의 우려대로 제국군은 공화국이 해안포대를 노릴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권속을 공작에 대비하여 배치했고 공작부대가 땅을 밟는 순간 처리했다.
그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아종으로 변이를 거의 마쳤다 해도 그들이 상대해야 하는 권속은 칼리오페부터 게하르드에 이르기까지 압도적인 강자였으니.
“물고기들아!”
게하르드는 아침이 되자 해안포대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접근한 선박을 향해서 공작원의 목을 들고 소리쳤다.
“너희가 기다리는 자가 이놈들이냐!”
훅!
게하르드는 혼종의 목을 힘껏 던졌다.
목은 정확하게 갑판에 떨어졌다.
“우리는 너희를 정복할 것이다! 그것이 폐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것이니! 너희의 저항이 부질없음을 알고 두려움에 떨며 남은 생을 소비해라!”
공작부대의 실패는 곧 위원회에 전달되었다.
“빌어먹을!”
늙은 위원이 탁자를 세게 쳤다.
“차선책은 어찌 되었소? 수중에서 둑길을 해체하는 작업 말이오.”
“생각보다 진척이 없습니다. 저희가 분해하는 양보다 인부가 쌓는 양이 많습니다. 너비를 저리 넓게 한 이유가 이런 것까지 고려한 모양입니다.”
아가미가 자랄 만큼 변이가 일어난 시민은 수가 적으니.
그들 모두를 동원해서 물속에서 둑길을 해체하려고 해도, 제국은 120m 너비에 인부를 줄지어 세우고 흙과 자갈 등 온갖 자재를 쏟아붓고 있었다.
심지어 공사는 쉬는 시간이 없었다. 동원 인력이 수만 명에 달하기에 새벽에도 교대를 통해서 쉬지 않고 바다를 메꾸었다.
“수심이 깊어짐에 따라 조금씩 공사가 더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앞으로 한 달, 늦어도 두 달 내로 티시레돈이 육지와 연결될 겁니다.”
위원들은 숨을 훅 들이마셨다.
일순간 전신에 소름이 돋은 탓이었다.
상상조차 하지 않은 최악의 상황이 다가왔다.
“일 년··· 일 년만 버티면···.”
위원 중 한 명이 중얼거렸다.
그러나 엔리코는 속으로 부질없다고 말했다.
‘일 년, 아니 몇 년을 버텨도 제국은 무너지지 않아. 제국의 전력을 깎아야 했을 우리 함대가 티시레돈을 지키기 위해서 회군했으니까.’
공화국의 기본 전략, 바다로의 진군은 제국의 전투 수행 역량을 무너뜨리는 초토화 전술이었다. 그러나 이를 실행해야 할 함대가 티시레돈을 지키기 위해 동원된다면?
당연히 제국의 전투 수행 역량은 온전히 지켜지고, 공화국은 일방적으로 제국을 두드리는 입장에서 방어자의 입장이 되어 두드려 맞게 된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피해를 감내하고 견제해야 합니다.”
위원들이 엔리코를 보았다.
“대포는 어쩌고?”
“대포는 명중률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바다 위에서 움직이는 배를 쉽게 맞추지 못해요. 대포의 수가 늘어나면 쏘는 양이 많은 만큼 맞기도 많이 맞겠지만··· 아직 제국은 대포를 충분히 갖추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피해를 감내하고 소모전으로 나간다면 제국도 만만찮은 피해를 볼 겁니다.”
바다로의 진군이 불가능하더라도 제국의 전력은 깎아야 한다.
전력을 깎아서 전선이 붕괴하게 만들어야 한다.
“······.”
침울한 분위기 속에 위원회는 엔리코의 방안을 채택했다.
공화국이 승리하는 방법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으니까.
‘시간을 끈다. 다른 전선에 가야 할 전력을 티시레돈에 투입할 수밖에 없도록 소모전을 일으키고, 세 개의 전선 중 하나가 뚫릴 때까지 시간을 끌면 이긴다.’
방안이 정해지자 공화국은 필사적으로 나섰다.
“최대한 인부를 노려라!”
해안포를 무시하고 둑길 가까이 접근해서 화살을 쏘거나, 후방에 기병대를 상륙해서 자재 보급 부대를 습격하거나, 대포를 탈취하려고 내륙 침투를 시도하는 등···
공화국은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취했다.
그러나 이 모든 수가 실패했다.
“제르마니아도 왈로키아도 이런 역량이 안 됐는데···.”
위원회는 탄식했다.
제국은 북, 서, 남, 삼면에서 국지전을 치르고 있는 국가답지 않게 공화국이 거는 소모전을 압도했다.
하루 동안 네 자릿수의 인부가 죽어도 다음 날이면 충원되고, 보급 부대를 털어도 자재가 모자라지 않았으며, 대포는 계속 늘어났다.
행정체제 개편으로 제국 곳곳에 파견된 권속 관리는 담당 영역의 역량을 바닥까지 긁는 무지막지한 효율을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봉기와 내전, 여기에 상당수의 봉건 영주가 남아 있는데도 제국의 전력은 제르마니아, 왈로키아가 멀쩡히 굴러갈 때보다 높았다.
“소모가 너무 심합니다. 목재가 부족합니다!”
결국, 우려했던 일이 왔다.
부유함으로 따지면 두 왕국 못지않다고 자부했던 공화국이 삼면의 적과 싸우고 있는 제국보다 먼저 역량에서 바닥을 드러냈다.
“나룻배라도 상관없으니 병사를 올릴 수 있는 배를 만들어! 어차피 제국은 해전을 걸어오지 못해! 우리는 멀리서 공격만 할 수 있으면 된다고!”
공화국은 소모를 감당하기 위해서 나룻배나 다름없는 수송선을 만들고 병사를 태워서 보냈다.
펑! 퍼벙!
선박의 높이가 낮아지자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제국이 야전포라 명명한 대포가 토산이 아니라 둑길에 배치되어 나룻배에 탄 공화국 병사를 사냥했다.
배가 크면 해안포에, 배가 작으면 야전포에.
그러나 감당 못 할 소모는 최악이 아니었다.
“그토록 저지했는데도 절반이나···.”
섬과 육지의 거리가 반도 남지 않았다.
거리가 절반도 남지 않았다는 의미는 성벽이 공성포의 유효 사거리에 닿는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펑! 펑! 퍼벙!
제국군은 둑길 끝에 해안포를 배치했다.
해안포는 본래 역할인 공성포로 돌아와서 티시레돈의 성벽을 후려쳤다.
“꺄아아아악!”
“어떻게 티시레돈이!”
“맙소사···.”
이제 티시레돈의 모든 시민이 현실을 깨달았다.
공화국이 절체절명의 상황이요, 적이 코앞까지 왔음을.
“······.”
위원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성벽 위에 올라서 둑길을 내려다보았다. 그들이 내려다보는 와중에도 둑길 인근에서 공화국의 해군이 화살을 쏘며 견제를 시도했다.
그러나 공사는 견제에 아랑곳하지 않고 진행되었다.
둑길과 티시레돈의 거리는 불과 200m 남짓.
“어르신께 도움을 청합시다.”
“어머니께 절대 패하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인제 와서 무슨 면목으로 그런단 말이오.”
“지금 체면을 따질 때가 아니잖습니까!”
위원들이 목청을 높여 다투던 그때.
전신에 소름이 돋아나며 몸서리가 쳐졌다.
핏대를 세우며 다투던 행태를 잊고 고개를 돌렸다.
해군이 패주하는 가운데, 둑길 끝에 한 남자가 섰다.
“저자는···.”
위원들은 고개를 피하거나 손을 들었다.
그에게서 감히 똑바로 볼 수 없는 빛이 일었기에.
그들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조심스럽게 그를 보았다.
이전까지 누구도 그를 직접 본 적 없었으나 그의 정체를 알았다. 그가 인류 제국의 황제, 에다르임을 모를 사람은 적어도 성벽 위에 없었다.
점점 강해져 가는 빛무리 속에서 황제는 조용히, 그러나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고했다.
“항복하라. 인간도 나가도 아닌 족속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