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a human empire by creating a clan RAW novel - Chapter (121)
권속 생성으로 인류 제국 건설 123화(123/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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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오크, 고블린.
판토니아의 초원에서 세 종족이 만났다.
인간은 인류 제국이라는 이름 아래 6만 명의 군사와 3만 명의 포로 이루어진 보급 부대를 두었고, 다른 두 종족은 검은 태양 부족이라는 이름 아래 13만 마리의 전사를 모았다.
【Lv. 44】
【Lv. 33】
【Lv. 38】
【Lv. 41】
【Lv. 42】
【Lv. 36】
나는 선두에 있는 오크의 레벨을 보았다.
판토니아에 있는 무리는 과연, 네루프와 급이 달랐다.
네루프로 쫓겨난 무리는 대부분 하급 전사에 속하는 20대에 불과했는데, 판토니아에 있는 무리는 30대 초반부터 40대 중반까지 다양하게 존재했다.
‘여기에 숫자도 이것이 전부가 아닐 거다.’
오크, 고블린하면 바퀴벌레 같은 번식력 아닌가.
이 족속의 전체 인구가 20만도 되지 않을 리 있나.
놈들도 나름대로 목축은 했고, 농사를 짓는 노예를 두기도 했으며, 약탈로 식량을 취했다.
내 기억으로 우그다쉬가 대재앙의 선봉에 섰을 때, 그 무리가 300만에 달했으니까. 지금은 그때만큼은 아니겠으나 시간이 충분하다면 눈앞에 있는 무리의 몇 배는 동원하고도 남았다.
“검은 태양 부족의 지노릭.”
나와 지노릭은 마주 보고 있는 두 군세의 사이에서 만났다.
칼리오페를 비롯한 근위병 10인이 내 뒤에 섰고, 지노릭 또한 휘하에 70여 마리의 오크를 이끌고 나왔다.
【Lv. 69】
【Lv. 73】
【Lv. 66】
【Lv. 77】
【Lv. 64】
레벨로 보아 단순한 호위가 아니었다.
‘부족장이겠군.’
한 마리 한 마리가 제국 근위병과 비등하거나 그 이상의 강자. 지노릭의 위세가 아무리 높아도 이런 강자를 호위로 부릴 정도는 아니었다.
녀석이 복속시킨 족장들이라고 봐야 옳겠지.
그리고 호위 대신 이들이 동행한 것은 내게 제 위세를 알리고 나를 압박할 속셈이리라. 그러나 나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듣는 이는 많을수록 좋고, 부족장이라면 더 좋지.’
“판토니아는 우리의 땅이다. 왜 왔나. 인간.”
“제안하러 왔다.”
“제안?”
“지금 고민하고 있지 않나?”
지노릭은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또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것일까, 경계하는 것이 표정에 훤히 드러났다. 대의제조차 매번 내게 휘둘렸음을 알 테니 녀석의 반응은 당연했다.
그러나 경계는 부질없다.
나는 녀석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할 거니까.
“더는 안에서 풀 수 없는 힘을 어디로 투사할지, 고민하는 것이렷다. 나는 그런 네게 숙원을 이룰 기회를 주고자 왔다.”
“내 숙원이라고?”
“엘프를 사냥하는 것 말이다.”
엘프.
그 말을 듣는 순간 지노릭은 눈을 크게 떴다.
“너희 욕망 가득한 종족이 가장 바라는 바를 꼽으라면 엘프 아니냐. 다른 종족이 흉하다 여기는 인간을 너희가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이지. 언뜻 보기에 인간이 엘프를 닮아서 아니냐.”
“······.”
“나는 네게 엘프의 대신이 아니라 엘프를 사냥할 기회를 주겠다. 너희가 엘프를 넘보지 못하는 이유를 없애 주겠다. 그렇다면 네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지 않나.”
지노릭은 잠시 침묵했다.
녀석과 동행한 70여 마리의 부족장.
부족장들의 시선이 녀석을 향했다.
“···어떻게 말이냐.”
“너희가 넘지 못하는 엘프의 장벽. 그것을 부술 무기를 주겠다.”
“무기?”
지노릭은 코웃음을 쳤다.
“네가 이상한 무기를 쓰고 있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그게 엘프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인간 주제에. 엘프의 장벽이 얼마나 높고 단단한지 알고서 하는 소리냐.”
알지.
몇 번이고 공략해봤으니까.
지노릭은 내 표정을 보고 비웃음을 거두었다.
농담이 아니란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챈 것이라.
“···그 무기의 이름이 뭐지?”
“화약.”
나는 단연하게 답했다.
“마력이 없어도 모든 것을 부술 수 있는 물질. 내가 너희에게 그것을 주겠다.”
그 대신, 너희는 서로 죽여라.
그것이 내가 너희를 돕는 조건이다.
나는 속내를 입 밖으로 내지 않고 그저 미소를 지었다.
인간 목장(5)
지노릭은 침묵했다.
표정이 거절하고 싶은 투였다.
계산에 밝고 겁이 많은 성격이니까.
‘우그다쉬의 아들, 바구쿠도 내 제안을 거절했었지.’
바구쿠가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보복 때문이었다.
엘프를 사냥하면 그 뒤에 보복을 따를 테니.
욕망을 억누르고 안정을 택한 것이었다.
‘지노릭도 똑같다.’
평범한 오크였다면 고민 없이 제안을 받아들였을 테지만, 지노릭은 바구쿠나 우그다쉬보다 계산에 밝았다. 후폭풍을 생각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그러나 녀석은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부족장을 동행했지.
“제안을 받겠나, 아니면 거부하겠나.”
지노릭은 나를 보면서 인상을 구겼다.
나를 압박하고자 부족장들을 동원했다.
그러나 나는 역으로 족장들 앞에서 엘프라는 숙원을 잡을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지.
오크란 욕망에 휘둘리는 종족이기에, 내 말에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보다 약하더라도 그들의 욕망을 채워준다면 우두머리로 삼을 수 있는 종족이 오크였다.
“······.”
족장들이 내 말에 솔깃해서 지노릭을 보았다.
지노릭은 거부할 방도가 없었다.
녀석이 제안을 받지 않는다면 다른 족장이 받을 것이고, 그리되면 기껏 복속시킨 부족들이 그의 손에서 벗어나리라. 그리고 우그다쉬처럼 그에게 반기를 드는 오크가 나올 테지.
머리 좋은 오크인 지노릭이 이를 모를 리 없었다.
“거짓말이 아니라고 어떻게 믿지, 인간?”
나는 오른손을 들어서 신호했다.
마차 한 대가 제국군의 대열에서 나왔다. 마부는 우리와 멀찍이 떨어진 장소에 마차를 세우고, 그도 멀찍이 떨어져서 활을 들었다.
마부는 촉에 불을 지핀 화살을 마차에 쏘았고, 마차 짐칸에 실려 있던 6개의 나무통 중 하나에 불화살이 맞았다.
퍼버버버버벙!
굉음과 함께 불꽃과 연기가 사방으로 터졌다.
“······!”
오크들은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몸을 수그렸다.
투두두둑···
폭발이 휩쓸린 흙과 자갈이 비처럼 내렸다.
‘약하군.’
나는 폭심지를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요란한 소리에 비해서 위력은 낮았다.
파시메아의 예측대로 기술력의 한계가 뚜렷했다.
“······.”
그러나 내 목적을 이루기에는 충분했다.
오크들은 턱이 빠질 듯 입을 벌리고 동공 지진을 일으켰다.
화약 무기에 관해 이야기만 들었을 뿐인 족속이 보기에, 마법도 아니면서 저 정도 위력을 내는 것이 두려울 테니.
“저것이다.”
나는 속내를 감추며 담담하게 고했다.
“저것이 화약이고, 엘프의 장벽을 무너뜨릴 무기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나?”
지노릭은 수그렸던 몸을 피고 표정을 굳혔다.
“···소리는 요란하지만, 장벽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다. 엘프의 장벽은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단단하다. 장벽 바로 옆에서 터트려도 흠이 가는 정도일 거다.”
“그렇겠지.”
내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자 녀석이 눈썹을 추켜세웠다.
생각나는 대로 던진 반대가 먹혀들자 놀란 모양.
“네 말대로다. 화약을 장벽 옆에서 터트리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투석기로 장벽을 때리는 것보다 조금 나은 정도에 불과하겠지.”
“그렇다면—“
“대신 장벽 아래에서 터트리면 어떨까.”
“뭐?”
“장벽 밑에서 폭발을 일으켜서 지반 침하를 일으키면? 벽이 하늘에 떠 있지 않은 이상 무너지지 않겠나?”
지노릭은 말을 잃고 눈을 깜빡였다.
나는 부족장들을 한 차례 훑었다.
“자. 어떻지? 나는 내 패를 보여주었다. 너희는 내 제안을 받느냐, 마느냐 선택만 하면 된다. 너희가 받는다면 나는 너희를 막는 저 증오스러운 장벽을 무너뜨려 주겠다.”
족장들은 욕망 가득한 눈으로 지노릭을 보았다.
이제 녀석이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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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아아암···.”
장벽 위에서 한 엘프 수비병이 길게 하품을 했다.
“시간이 안 가는구먼.”
수백 년간 장벽 위에서 생활한 그 고참병은 심심하고 지루한 표정으로 경관을 훑다가, 제 창을 대충 벽에 기대어 놓고 옆을 보았다.
고참병의 옆에서 신병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장벽 너머를 감시하고 있었다.
“적당히 해.”
“네?”
“쉬엄쉬엄하라고.”
고참병은 코웃음을 쳤다.
“여기는 돼지 머리들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곳이야. 장성을 올린 뒤에 한 번도 공격받은 적이 없다고. 그렇게 열심히 해봐야 너만 손해다.”
그는 신병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턱짓을 했다.
백여 미터 떨어진 장벽 위에 두 사람처럼 무장한 엘프 수비병 네 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을 느끼지 못하는 듯, 무언가 재미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왁자지껄 떠들었다.
고참병은 그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우리가 없어도 대신 할 놈은 많잖아? 그러니 잠깐 쉬어도 문제없다고.”
“하지만···.”
“하지만 뭐?”
“아닙니다!”
군기가 바짝 든 신병의 태도에 고참병은 머리를 긁적였다.
“맘대로 해라. 난 먼저 내려간다.”
그는 신병이 무어라 말하기 전에 장벽을 내려갔다.
신병은 그의 뒷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무인도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었던 것이라.
하하하하—
멀찍이 떨어진 장소에 그와 같은 수비병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동료가 아니었다.
국적이 달랐고, 불과 며칠 전에는 흉흉하게 다투기까지 하지 않았나.
이를 접어두더라도 최전선이나 다름없는 장소에서 경계는커녕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면 믿음이 자랄 수가 없었다.
끼이—
신병은 한숨을 푹 쉬고 하늘을 보았다.
하늘에는 마침 솔개 한 마리가 활공하고 있었다.
‘내가 너무 예민한가.’
혼자 있으면 늘어나는 것을 생각뿐이라.
그는 고참병이 했던 말을 되새기며 장벽 끝에 섰다.
“······.”
장벽 위에서 지면을 내려다보면 까마득했다.
평균 높이가 27m에 달하는 장벽이었고, 판토니아와 엘프의 영토 사이에 끊김 없이 이어져 있는 장성이었다.
단순히 높기만 한가? 그도 아니었다.
장벽 너머의 마력 흐름을 꼬아 놓아서 마력에 민감한 종족은 작게는 현기증과 방향감 상실부터, 크게는 환각에 이르기까지 방해 공작을 해두었다.
난공불락이란 말은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애초에 내가 감시할 필요도 없고.’
장벽 자체의 방어 외에도 척후 또한 우수했다.
저 하늘 위의 솔개처럼, 후방에서 마법사가 날려 보내는 패밀리어가 있었다. 패밀리어는 판토니아의 하늘을 날면서 오크와 고블린의 준동을 감시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움직임이 보이면 사전에 경고를 보낼 터.
“하암···.”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몸에 긴장이 풀렸다.
고참병이 말했던 대로 그가 없어도 장벽은 안전하지 않나.
그도 선임처럼 창을 대충 기대어 놓고 바닥에 앉았다.
등이 벽에 닿자 눈이 스르륵 감겼다.
끼이—
그런 그의 모습을 솔개가 유심히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