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a human empire by creating a clan RAW novel - Chapter (134)
권속 생성으로 인류 제국 건설 136화(136/185)
인간 목장(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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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을 가르고 만든 길 위에 첫발을 디뎠다.
본디 바닥은 해저에 속하여 갯벌처럼 발이 푹푹 빠졌으나, 바람이 거세게 불고 햇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니 곧 마른 바닥이 되었다.
인간, 말 그리고 대포가 올라도 빠지지 않는 바닥이 된 뒤에야 나는 무리를 이끌고 강을 건넜다.
내 뒤를 권속과 제국군 그리고 목장에서 구조한 인간 무리가 따랐는데, 수가 30만에 이르렀기에 행렬이 길었다. 강의 너비가 수십 미터였어도 길이 꽉 차고 줄은 한참 이어졌다.
“괜찮으십니까.”
칼리오페가 곁에서 물었다.
내가 무리하고 있음을 그녀가 모를 리 없지.
“신경 쓰지 마라.”
마력을 과하게 사용하면 언제나 그렇다.
지긋지긋한 두통에 현기증, 고열 그리고 메스꺼움이 내 정신을 갉아먹었다. 고통스럽다면 고통스러웠으나 견디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공화국에 지은 둑길 정도라면 모를까. 이 정도는 괜찮다.”
체세나 공화국의 수도, 티시레돈.
그곳은 강이 아니라 바다 너머에 있었지.
섬과 육지의 간격은 1km가 넘었고, 수심은 섬에 다다르면 10m를 넘었다. 지금 건너고 있는 강은 그곳에 비하면 길이가 절반도 되지 않다. 수심은 고작 몇 미터에 불과했고.
‘오히려 메르세포네가 더 부담스럽지.’
나는 말을 삼키면서 칼리오페의 품을 보았다.
말을 타고 있는 그녀의 품에 안긴 메르세포네가 고개를 갸웃하면서 나를 보았다.
“······?”
이 조그마한 아이가 품고 있는 능력은 대단했다.
사도 특성은 SSS라는 등급에 걸맞은 능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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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주인의 영혼이 발하는 힘으로 자신을 강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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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발하는 힘, 즉 신앙을 근간으로 삼은 마력.
마력만 충분하다면 최고 레벨 100에도 이를 수 있었다.
쿠이라우를 상대로 레벨이 91까지 올랐으니.
칼리오페와 고작 레벨 2 차이였다.
‘레벨은 누구나 오를 수 있지만, 메르세포네는 오로지 내 영혼의 마력만 있으면 레벨이 오른다는 점이 다르지. 내 영혼은 계속 커지고, 그에 맞추어 마력도 늘어나고 있으니.’
메르세포네는 수련이나 전투를 겪지 않아도 레벨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었다. 그 레벨이 최상위 강자에 속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가치가 높았고.
‘여기에 쿠이라우에 보인 효과도 있다.’
메르세포네의 가치는 레벨 상승뿐이 아니다.
쿠이라우가 그녀를 상대로 어떤 문제를 겪었는가?
제 신도의 영혼을 부리지 못하여 힘을 잃지 않았나.
‘신이 신앙의 힘을 부리지 못하면 반푼이나 다름없지.’
메르세포네의 능력이 쿠이라우 이상의 적을 상대로 가능할지는 확신이 없다. 단 한 번, 눈대중으로 보았기에 상세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신앙이 마력으로 공급되는 것을 끊을 수 있다면 레벨 상승보다 무서운 능력이었다.
내 적은 이종족이면서 그들을 지배하는 신이기도 했으니.
신을 상대로 최상의 무기가 주어진 셈 아닌가.
‘물론, 그만큼 쉽게 쓸 수 없는 능력이지만.’
능력이 뛰어난 만큼 대가도 컸다.
아직은 메르세포네를 적극적으로 기용할 수 없었다.
내 의지가 굳건해도 한계가 있었다. 메르세포네의 특성을 사용하면 의지와 상관없이 나는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상태에 놓여야 했으니. 어찌 마음껏 쓸 수 있겠나.
‘그나마 최상의 상태에서 기용했는데도 이 모양이야.’
나는 겨우 회복을 마치자마자 강을 가르고 있지 않나.
여기서 메르세포네까지? 불가능하지.
“정지.”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이제 막 강 너머의 뭍을 밟은 참.
코아믹의 군대가 저 앞에 포진해있었다.
“군을 배치하겠습니다.”
게하르드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늉만 해라. 코아믹은 싸우지 않을 거다.”
나는 그에게 도강을 맡기고 말에 올랐다.
칼리오페가 수행하려고 했으나 내가 막았다.
“이번은 나 혼자 간다.”
“위험합니다. 에다르 님.”
권속들의 사념이 출렁였다.
혹여 내가 무슨 일을 당할까, 두려운 것이라.
“상대가 망설일 때는 더욱 과감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법이다. 코아믹은 나를 어찌할 생각 못 해. 내가 그리 만들 테니까.”
나는 목함을 건네받고 말을 몰아 앞으로 나갔다.
다각, 다각
코아믹은 내가 강을 가른 직후에 군을 움직였다.
출구에서 300여 미터 떨어진 장소에 군을 늘어놓았는데, 태세는 당장 전투를 치를 듯이 갖추었으나 그것이 허세에 불과함을 나는 알았다.
‘너희는 나를 모르나, 나는 너희를 누구보다 잘 알거든.’
적의 전열에서 몇십 미터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섰다. 창을 던지면 손쉽게 맞출 수 있는 거리, 전열의 도마뱀이 긴장하여 손을 떨고 있음이 또렷이 보이는 거리.
“내가 여기까지 왔거늘 계속 숨어있을 셈인가, 코아믹.”
나는 영혼의 마력을 담은 목소리를 발했다.
강의 길을 유지하느라 무리를 하고 있던 차에 또 마력을 소모하니 머리를 지끈거렸다. 그러나 애써 내색하지 않으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도마뱀은 뇌리에 울리는 목소리에 어깨를 떨었다.
“건방지구나, 인간.”
코아믹은 그리 말하며 내 앞에 섰다.
도마뱀의 표정은 읽기 힘들어도, 녀석이 내게 보이는 감정 두 가지는 분명하게 읽혔다.
가장 확실한 감정은 혐오.
이종족 중에서 인간에게 호감을 느끼는 종족은 오크, 고블린 둘 뿐. 게다가 나는 이미 녀석에게 두 번이나 물을 먹이지 않았나. 좋은 감정이 생기려야 생길 수가 없지.
또 다른 감정은 놀라움.
가축 따위가 저가 불가능한 기적을 보였으니까.
녀석도 무수히 많은 도마뱀으로부터 믿음을 받고 있지만, 믿음을 담는 그릇이 다르지. 로드의 말에 따르면 영혼의 그릇이 작았다.
‘호르비드가 인간에게 믿음을 받고도 대의제의 하수인에 불과하고, 블라드가 그저 강한 흡혈귀에 불과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리자드맨의 화신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화신이란 마력에 민감한 돌연변이에 불과하다.
“나는 약속을 지켰다. 이제 네가 약속을 지킬 차례다.”
“약속이라?”
코아믹은 흥, 콧소리를 내며 이빨을 부딪쳤다.
나는 녀석의 뻔뻔한 태도에 웃음을 흘렸다.
“잊었나. 나는 네게 쿠이라우의 목을 건네주고, 너는 내게 목장에 있는 인간은 주기로 했다. 물론. 너는 생각 같아서는 그깟 것 모른다고 소리치고 싶겠지만 말이다. 안 그런가?”
코아믹이 눈을 꿈틀했다.
“나 또한 그리 말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나는 말 옆구리에 매단 목함을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약속은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 너와 나, 서로 지키지 않을 것을 알고 서로를 이용할 생각밖에 없었으니까.”
그러니 다리를 건너는 순간에 나를 노렸지.
나와 거래를 하는 척 쿠이라우를 불러 협공을 했다.
그 시점에서 그나마 겉으로 맺었던 약속은 파투났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회전을 치러도 이상하지 않다. 네가 원한다면 그리 해주지. 하지만, 그래서 무엇을 얻지? 나는 내 목적을 이루었고, 너는 얻을 것이 많은데.”
“얻을 것이 많다?”
“알고 있지 않나. 나는 이 땅에 하등의 관심도 없다. 인간을 구한 뒤에는 그저 돌아갈 뿐. 그 뒤에 남는 것은 너희가 알아서 할 일이지.”
남는 것이 무엇이겠나.
소치틀락, 쿠이라우의 왕국이다.
주인을 잃고 전력조차 깎인 나라.
“······.”
나는 목함을 코아믹에게 넘겼다.
목함에 담긴 물건은 쿠이라우의 머리.
머리는 미라가 되어 고통에 찬 표정이 선명했다.
코아믹은 숨을 삼켰다. 신이라 자부하는 녀석이니까. 자존심이 드높을 텐데, 자신과 동등하다고 인정한 작가가 목이 잘려 왔으니 섬찟하리라.
“너희가 될까, 아니면 수몬테마가 될까.”
코아믹은 고개를 들었다.
수몬테마는 나와 싸우지 않는다.
코아믹이 나와 어찌하느냐로 리자드맨의 화신이 둘이 남느냐, 하나가 남느냐 결정될 뿐.
“다시 말하지만, 나는 약속을 지켰다.”
코아믹은 나를 보는 척, 내 뒤를 흘겨보았다.
머뭇대는 사이에 제국군의 대다수가 강을 건넜다.
눈대중으로 보면 그들의 수가 많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을 거다. 쿠이라우와 회전을 벌였는데도 제국군이 입은 피해는 수적으로 적었으니까.
권속은 일 백, 제국군은 일 천이 조금 넘는 목숨을 잃었을 뿐이었다.
원정군 전체가 거의 60,000명에 달했다. 이 중 1,000명은 2%도 안 되는 비율. 속을 까보면 내게 가장 값진 전력을 잃은 셈이나, 그것을 코아믹이 알 리 없지.
“코아믹.”
부——
압박을 이어가려는 차에 나팔 소리가 울렸다.
적의 출현을 알리는 신호였고, 내 뒤에서 들렸다.
“소치틀락인가?”
나는 말을 몰아 달려온 칼리오페게 물었다.
“네. 후방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빠르군. 며칠은 걸린다고 하지 않았나?”
“소규모 기병대입니다.”
뒤를 돌아보면 강 너머 먼 곳에서 이는 먼지가 보였다.
멀리 떨어져서 잘 보이지 않았으나, 저리 빠르게 달려오는 무리는 기병밖에 없지. 숫자는 먼지의 면적을 보아 몇백 되지 않았다.
나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추격대군. 이쪽이 강을 건너는 것을 보고 조급하게 달려온 모양이다.”
강 건너에 남은 인간은 없었다.
몇 안 되는 인간이 강을 건너고 있을 뿐.
말을 힘껏 몰아 달려와야 겨우 꼬리나 물겠지.
“게하르드가 출전하겠다고 요청했습니다.”
“가만두라고 전해라.”
나는 눈매를 좁혔다.
빠르게 가까워지는 추격대의 선두가 시야에서 커졌다.
“회군이 늦어서 쿠이라우와 합류하지 못한 녀석 중 하나겠지. 남아 있는 소치틀락의 지휘관이기도 할 테고, 그렇기에 자신의 신을 죽인 나를 두고 볼 수 없어서 달려왔을 터.”
【Lv. 81】
가호가 없는데도 이 레벨.
선두에 있는 녀석은 꽤 강하다.
그러나 그뿐, 게하르드의 상대가 아니다.
그를 보낸다면 쉽게 잡을 수 있겠지.
“부질없는 짓이다.”
나는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곧 강을 가르던 물의 벽이 무너졌다.
강물이 제자리로 되돌아오면서 직전까지 길이었던 해저를 달리고 있던 추격대를 덮쳤다. 수십 미터나 물러 있던 강물이 무너지듯 몰아치자 꽤 요란한 소리가 났다.
콰아아아아아——
추격대는 물길에 휩쓸려 잠겼다가 간신히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수심이 깊지 않았으니까, 그들의 레벨이 높았으니까, 그들 가운데 익사자는 몇 없었다.
강물이 잔잔한 것도 도움이 되었겠지.
물살이 약해서 헤엄으로 뭍까지 도망칠 수 있었으니.
“조급함은 독이 되는 법.”
그러나 그들의 우두머리는 달랐다.
선두에서 힘껏 달린 덕에 반대편 뭍에 거의 다다른 찰나에 강물에 후려 맞았다. 물살이 아무리 잔잔해도 뭍을 채우기 위해 쏟아질 때는 강했으니, 레벨이 아무리 높아도 디딜 곳이 없는 이상 물살에 떠밀리 수밖에 없지.
녀석은 본래 왔던 뭍이 아니라 반대편, 즉 제국군이 있는 뭍으로 떠밀려왔다.
서걱!
그리고 녀석의 목을 게하르드가 쳤다.
“좀 낫군.”
길을 유지하느라 쏟고 있던 마력.
마력 공급을 끊자 두통이 조금 줄었다.
나는 목을 어루만지면서 코아믹에게 시선을 보냈다.
녀석은 가만히 서서 잔잔하게 흐르는 강을 보고 있었다.
“코아믹. 결정하라.”
코아믹은 이를 악물고 대답을 삼켰다.
같잖은 자존심이 그의 대답을 막는 것이라.
“쿠이라우와 같은 꼴을 겪을 테냐. 아니면 쿠이라우가 죽어 주인을 잃은 소치틀락을 삼킬 것이냐. 지금 이 자리에서 결정하라.”
나는 단호하게 대답을 요구하자 녀석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도마뱀의 표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저것이 극도의 분노를 표현하고 있음을 알겠지.
신으로 추앙받으며 살았던 녀석에게 잊을 수 없는 굴욕일 터.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사람도 가축 따위에게 협박받은 꼴이니.
욱, 하고 한 소리 내뱉으려는 투였기에 그보다 먼저 내가 말을 이었다.
“나라면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아.”
“······.”
“수몬테마는 이미 움직였다.”
“뭐?”
녀석이 눈을 크게 떴다.
“수몬테마가 소치틀락으로 향하고 있다. 이유는 너도 알고 있을 터. 쿠이라우가 죽어서 무주공산이 된 소치틀락을 점거하기 위함이지.”
“그게, 참말이냐?”
그래, 사실이지.
왜냐면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나는 속내를 내뱉지 않고 말없이 미소 지었다.
“시간이 없다. 코아믹. 네가 망설이는 매 순간 네 몫이 줄어들고 있어. 언제까지 이도 저도 아닌 고민을 하고 있을 테냐.”
코아믹은 바닥을 차며 소리를 질렀다.
“이 내가 그딴 수작에 넘어가리라 보느냐!”
글쎄.
안 넘어갈 수 있나?
코아믹이 나와 싸워 이기고 얻는 이윤과 나와 싸우지 않고 얻는 이윤을 저울질하면 후자가 압도적이지 않나.
무주공산이 된 경쟁국을 집어삼킬 기회를 버린다고?
심지어 다른 경쟁자가 노리고 있는데?
‘이런 말이 있지. 거절하기에는 너무 크다고.’
지금이 그런 상황이었다.
거절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보상이다.
그러니 녀석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
내게 무사히 길을 내주는 것이지.
‘그리고 다투어라, 너희 둘이.’
쿠이라우의 죽음으로 리자드맨 세력의 균형은 무너졌다.
테오칼, 우아칸, 소치틀락, 세 왕국이 절묘하게 이루고 있던 균형은 소치틀락의 주인 쿠이라우가 죽음으로서 양자 대결이 되었다.
수몬테마, 코아믹, 두 화신은 쿠이라우가 남긴 유산을 얼마나 많이 삼키느냐 경쟁을 해야 했으니, 그 과정에서 갈등을 빚을 것은 당연하지.
무엇보다 두 화신이 리자드맨의 유일신이 되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하나가 남을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으니까.
‘서둘러야겠군.’
나는 속으로 웃다가 마음을 굳혔다.
올리머스에서 흥미로운 소식을 보낸 터라.
‘적이 공성포를 사용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