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a human empire by creating a clan RAW novel - Chapter (144)
권속 생성으로 인류 제국 건설 146화(146/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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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포병을 배치한 고지대로 말을 몰았다.
메르세포네가 내 앞에 앉아 말갈기를 만지는 동안, 나는 전장을 훑다가 저 멀리에 있는 미케나의 수도에 시선을 고정했다.
“수는 얼마 되지 않네요.”
라헬이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
성벽에 있는 수비군은 기껏해야 수천.
패밀리어로 확인해보니 3,000명 남짓이었다.
“수는 얼마 안 되어도 정예다. 방심하지 마라.”
“그런 정예를 도시에 두고 회전을 나갔대요?”
왜기는.
수도가 그만큼 가치가 있으니까.
“그런가요?”
라헬은 고개를 갸웃했다.
“인구만 보면 별 가치는 없어 보이지.”
미케나는 인구가 적은 국가다.
수도조차 인구가 매우 적어서 노예를 포함해서 10만이 조금 넘을 뿐. 노예를 제외하면 흡혈귀와 몬스터 밖에 없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하지만 저 도시가 품고 있는 아티펙트를 알면 다르다. 대의제가 탐낼만한 물건이 수두룩하지. 탐은 내지만, 감히 밖으로 반출하지 못할 정도로 위험한 물건도 있고.”
블라드의 육신을 차지한 성물의 본체도 저곳에 있다.
“혹시 아버지가 수도를 노리신 이유는···.”
“겸사겸사 너희를 위한 선물을 챙길 수도 있지.”
나는 가볍게 농담 삼이 말했다.
권속에게 아티펙트를 주는 것도 좋지.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수입.
“나는 수도를 수복한 것이 아니라 적의 전리품을 빼앗은 셈이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을 뺏은 것이나 다름없는 거다.”
저들 수비군은 그 보물의 문지기인 셈이지.
“나는 저것을 미끼 삼아서 블라드와 연합군이 결전을 치르게 만들 계획이다. 수도, 아티펙트를 되찾으려는 두 세력이 충돌하도록.”
블라드는 회전을 피하고 시간을 끌고 싶었을 터.
하지만 나는 녀석의 뜻대로 사태가 흘러가게 두지 않는다.
양측이 전력을 보존하면서 시간을 끄는 것은 차상이다.
서로 치명상을 입으면서 끝없이 싸워야 최상이지.
그래야 내게 시선을 돌리지 못하니까.
“화약 무기를 넘겨 준 시점에서 우리의 개입은 들킬 수밖에 없다. 너희 권속을 블라드의 혈족, 종복으로 착각하더라도 화약을 착각하지는 않을 테니.”
내가 가급적 정체를 숨겨야 한다고 말한 이유가 그것이다.
반드시가 아니다, 형편이 닿는 대로.
이종족이 인류의 개입에 신경 쓰지 못하도록.
놈들의 시선이 나를 보지 않도록 시선을 돌려놓아야지.
그러기 위해서 나는 항상 상대를 분주하게 만들어 놓았다.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시간. 인류와 이종족의 격차를 줄일 시간이 부족하지. 나는 그 시간을 벌기 위해 왔을 뿐이다.”
나는 언제나 그래왔다. 이번에도 이전과 똑같다.
방법이 다를 뿐. 목적은 항상 일관되었다.
“수도를 점령하고 아티펙트를 미끼로 블라드와 대의제의 결전을 유도한다··· 그러면 분명 양측 모두 큰 피해를 보기는 하겠네요. 하지만, 만약 한 쪽이 안 온다면요?”
“그런 일은 없다.”
나는 메르세포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도시를 보았다.
“내 이전에 말한 바 있었지. 블라드는 신을 자처하지 않고 신의 힘을 빌렸다고. 하지만 그 욕심 많은 녀석이 어째서 신의 자리를 탐내지 않았을까.”
도시의 중심에 있는 황궁을 감싸며 소용돌이가 일고 있었다.
소용돌이는 바람이 아니라 영혼이 도는 것이었으니.
그들의 비명이 내 귀가 아니라 영혼에 울렸다.
“녀석은 신이 되고자 했고, 주제를 넘는 욕심 탓에 성물 따위에게 육신을 빼앗겼다. 그러나 신이 되기 위해 준비했던 끔찍한 장치는 그대로 남아있지.”
그것이 저 황궁에 있는 옥좌다.
필멸자를 신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
영혼을 흡수하여 제 영혼을 키우기 위한 장치 말이다.
“저것을 회수하건 혹은 파괴하건, 어느 쪽을 택하기 위해서라도 도시를 손에 넣어야 한다. 나는 그 기회를 줄 뿐. 하지만 거절이란 선택지는 없다.”
티아마르
펑! 펑! 퍼벙!
성벽을 향해 공성포가 불을 뿜었다.
고지대에 자리 잡은 공성포의 수는 41문.
41문의 공성포에 좀비와 스켈레톤이 붙었다.
달칵, 달칵
백골이 뼈를 달그락거리며 화약 주머니를 포구에 넣었다. 뒤이어 한쪽 팔 없는 시체가 포탄을 밀어 넣자, 또 다른 시체는 점화구에 도화선을 꽂았다.
“준비!”
권속 고문관이 포병 사이를 돌아다니며 조준을 확인했다.
사령술사는 권속을 보면서 손끝에 마력을 모았다.
“쏴!”
동시에 도화선이 점화하며 파지지직, 타들어 가고
퍼벙! 펑! 펑! 펑!
공성포가 연달아 포탄을 쏘면서 퉁겨지듯이 뒤로 밀렸다.
“다시 밀어!”
구더기가 들끓는 시체들이 포에 달라붙어 원위치로 굴렸다.
그리고 다시 포격 절차를 처음으로 돌려서 반복했다.
“젠장.”
그 사이에 권속은 착탄을 확인하고 욕지거리를 뱉었다.
포탄이 성벽에 닿지 못한 탓이었다.
“성벽에 아티펙트를 박아? 무식한 난쟁이 놈들.”
포탄의 사거리는 충분했다.
결코, 화력 부족이 이유가 아니었다.
드워프가 설치한 아티펙트가 탓이었다.
치이이이익—!
나는 포탄이 허공에서 쇳물이 되는 모습을 보았다.
포탄이 성벽에 닿기 직전에 성벽을 감싼 마력에 잡혔다.
마력은 방금처럼 포탄을 녹이거나, 보이지 않는 벽이 되어 포탄을 튕기거나, 그도 아니면 성벽을 통과시켰다가 역으로 포병을 향해 되돌려 보냈다.
퉁— 쾅!
“이런, 썅!”
한 사령술사가 기겁하며 욕을 질렀다.
바로 옆을 되돌아온 포탄이 후려쳤으니.
하마터면 저가 쏜 포탄에 맞아 죽을 뻔했다.
“귀쟁이들이 저런 식으로 방벽을 둘렀다던데.”
키리얀은 그 모습을 보고 쯧, 혀를 찼다.
엘프들이 오크와 고블린을 막기 위해 세운 방벽.
방벽에 두른 마법 또한 수도를 두른 마법과 유사했다.
아니, 그보다 급이 높은 마법을 덕지덕지 발랐지.
“대체 돼지 새끼들이 어떻게 그걸 뚫었나 몰라.”
힐끗, 나를 보며 키리얀이 중얼거렸다.
혹시 내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은 것이라.
“글쎄.”
나는 내색하지 않았다.
실제로 내가 아니었다면 난공불락이었을 터.
내가 허점을 알고 지반을 무너뜨려 무력화시켰기에 망정이지.
무식하게 정면 돌파를 고집했다면 절대 뚫지 못했다.
그보다 못한 아티펙트가 저런 위력을 내지 않나.
“이제 어쩔 거야?”
“계속 쏴라. 아티펙트는 무한하지 않아.”
포병대는 탄착지점을 바꾸면서 포격을 이어갔다.
성벽은 넓다. 고작 3,000명으로 방위할 수준이 아니다.
간이 설치로 저런 성능을 보이는 아티펙트가 몇이나 될까.
아티펙트를 설치하지 못한 지점이 어딘가 있을 터.
“지난 공성전에서 무너졌던 지점이 저곳이야.”
키리얀은 수도 공방전에 참여한 바 있었다.
이 때문에 함락의 원인이 된 성벽 붕괴 지점을 알았다.
그 지점은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었다.
“구멍 한 둘 내봐야 수비군이 막으면 그만이니까. 막지 못하게 구멍을 여럿 냈거든. 쟤들이 그걸 벌써 다 고치지는 못했을걸? 하나씩 노려 봐. 분명 틈이 있을 거야.”
포병대는 그 지점을 하나하나 노려 쏘았다.
쾅!
수차례의 시도 끝에 틈을 발견했다.
“좋았어!”
키리얀은 주먹을 꽉 쥐었다.
아티펙트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성벽.
단 한 번의 충돌로 벽이 무너질 듯 크게 흔들렸다.
“포격 중지!”
“포구를 한곳으로 지향해라!”
권속 티투스가 오른손을 번쩍 들고 빙글 돌렸다.
그러자 시체들이 모든 포신을 그가 지목하는 지점으로 돌렸다.
콰광! 쾅! 콰광!
우르르르——
한 번 무너진 경험이 있는 성벽이다.
제대로 보수도 거치지 못했으니 두 번은 쉽지.
성벽은 수십 문의 공성포가 두드리자 허무하게 무너졌다.
“돌격하겠다. 괜찮지?”
키리얀이 흥분을 억누르고 내 의사를 물었다.
이전 전투에서 내게 기가 꺾인 뒤로 온순해졌다.
혈족의 높디높은 자존심을 생각하면 의외의 모습.
– 제 주제를 아는 것이지.
반지에 담긴 블라드의 영혼이 비웃음을 흘렸다.
나는 반지의 사념을 무시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가라!”
키리얀이 외침에 3만의 군대가 괴성을 지르며 달렸다.
우워어어어어어!
키리얀의 군대는 이전과 비교하면 수가 매우 감소했다.
이전 전투에서 5만가량을 동원했는데, 지금은 3만 남짓.
내가 연합군이 예비대를 소모하기까지 기다렸고, 측면과 후방으로 권속과 총병대를 우회하느라 시간을 소모하는 사이에 일방적으로 밀렸기 때문이었다.
내 언데드 군대까지 더해야 5만에 가까운 수였다.
“막아라! 막아!”
수비군은 무너진 성벽이 만든 언덕 위에 진을 펼쳤다.
방패를 앞세워서 벽을 만들고 장창을 빼곡하게 세웠다.
퍽! 퍼벅!
스켈레톤, 좀비와 같은 허접스러운 무리는 접근을 못 했다.
무너진 성벽의 틈이 좁았기에 수적 우위를 내세우지 못했다.
틈으로 들어가는 족족 꼬챙이에 꿰어질 뿐.
콰광!
그러자 공성포가 다시 포탄을 쏘았다.
“커헉!”
“저, 저 비겁한!”
포탄에 방진이 흐트러지자, 대형 몬스터가 끼어들었다.
우워어어어억!
오우거, 트롤 같은 대형 몬스터.
제 몸에 창이 박히건 화살이 박히건 신경 쓰지 않았다.
단지 종복이 만든 분노에 사로잡혀 앞으로 나갔다.
“이놈!”
번쩍!
한 드워프가 망치를 휘두르자 빛이 터졌다.
빛은 보라색이었고, 망치는 오우거의 복부를 쳤다.
전류가 파직, 튀면서 오우거가 먼지처럼 바스러졌다.
“너희는 이 도시를 정복할 수 없다!”
드워프는 망치를 치들면서 고함을 쳤다.
그를 따라 수비군도 함성을 지르며 의지를 불태웠다.
“쉽지 않겠는데.”
키리얀이 인상을 찌푸리고 손톱을 깨물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서 티투스에게 손짓했다.
티투스는 곧장 포구를 돌렸다.
펑! 퍼벙!
입구가 좁다면 입구를 여럿 만들면 된다.
아티펙트의 보호를 받지 않는 성벽을 계속 두드렸다.
지켜야 할 입구가 늘어난다면 적은 없는 병력을 쪼개야 할 터.
반면에 이쪽은 숫자만 보면 적의 열 배가 한 참 넘었다.
“주력을 앞세우지 말고 시간을 끌어라.”
“체력을 소모 시키라는 말이지?”
“그렇다. 언데드를 모두 잃어도 좋다. 전방위에서 공세를 끊임없이 이어가면서 적을 분산시키고 체력을 소모 시켜라.”
우리는 북쪽에서 공세를 가하고 있었다.
이 탓에 적도 북쪽에 수비군을 집중해서 막는 상황.
나는 남, 동, 서로 군을 일부 보내어 공격하는 시늉을 했다.
수비군은 안 그래도 없는 전력을 쪼개어 방어에 나섰다.
“지금이다.”
주력은 노을이 지기 시작할 무렵에 돌입했다.
정오가 되기 전에 발한 전투는 이때까지 쉴 새 없이 진행되었다.
적은 넷으로 분산되어 주력이 있는 북쪽에 2,000명도 되지 않는 수비군을 배치했고, 이들은 체력을 완전히 소모한 상황.
“헉, 허억···!”
드워프들은 거친 숨을 토하며 방어에 나섰다.
우리를 막겠다는 의지는 여전히 굳건했다.
하지만 육신이 의지를 따라가지 못했다.
퍼억!
부웅, 하고 메이스가 날아오는 순간에 드워프의 시선은 정확하게 메이스의 움직임을 읽었다. 그러나 몸은 제때 피하지 못했다.
라헬이 휘두른 메이스가 머리를 내려찍기까지 피로라는 사슬에 묶여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으, 꽤 단단하네.”
라헬은 저리는 손을 꽉 쥐고 눈살을 찌푸렸다.
드워프가 착용한 투구의 재질은 미스랄이었다.
철제였다면 투구와 함께 머리를 깨부수었을 텐데.
투구를 찌그러뜨린 것이 고작이었다.
“이런 거로 전신을 감싸면 머스킷으로 상대하기 쉽지 않겠어.”
그녀는 혼잣말하며 뒤로 물러났다.
“죽어!”
오우거를 태워 죽인 망치를 든 드워프.
수비군의 지휘관으로 보이는 난쟁이가 달려들었다.
라헬은 맞상대하지 않고 몬스터의 뒤로 숨었다.
“꺼져라!”
파지지직!
전류가 사방으로 튀면서 몬스터를 휩쓸었다.
마력은 여전히 방대해서 망치에 닿은 몬스터는 까맣게 타고 바스러졌다.
“허억, 헉··· 허—“
하지만 사용자의 체력은 방대하지 않았으니.
뎅겅!
바스러진 몬스터의 뒤에 숨어 있던 칼리오페가 칼을 뻗었다. 망치를 든 드워프 또한 미스랄 갑옷으로 전신을 보호했으나, 신의 광물이라도 그녀의 손에는 종잇장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그 직후에 칼날이 견디지 못하고 부러졌지만, 그녀는 주검이 된 드워프에게서 망치를 빼앗아 휘둘렀다.
우르릉— 콰광!
맑은 하늘이 일그러지며 벼락이 내리쳤다.
“혀, 혈족이 어떻게 저것을···.”
“물러나라! 도시를 포기해라!”
성벽이 돌파당하자 드워프들은 등을 돌렸다.
고작 반나절 밖에 안 되었는데, 적이 도심에 돌입했다.
오기로 버틴다고 버틸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을 터.
드워프들은 조직적으로 분산해서 탈출을 시도했다.
“모두 죽여라!”
“죽은 자만이 아버지의 백성이다!”
키리얀은 선두로 나서서 드워프들을 추격했다.
전리품을 챙기느라 굼떴던 이들은 모두 사냥당하고, 겨우 제 몸만 챙겨서 도망친 이들은 가까스로 도주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들은 몇 안 되었다. 3,000명의 수비군 중 절대다수는 성안에서 뼈를 묻어야 했다.
그들은 사후에 키리얀의 군대에 편입되었다.
“들통날지도 모르겠어.”
전투를 마친 뒤에 키리얀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우려가 담겨 있었다.
“지난 전투는 생존자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꽤 많아. 저것들이 화약 무기의 사용을 봤으니, 네가 개입했다는 것도 알고 있을 텐데. 어떡하지?”
“괜찮다.”
“괜찮다고?”
“내 개입을 알아도 나를 잡지 못하게 만들면 돼.”
들키지 않는 거짓말은 어렵다.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없는 거짓말이다.
그렇기에 들키더라도 잡히지 않도록 멀리 도망쳐야지.
내가 계속 사건을 일으키는 이유가 그런 이유 때문이고.
“그러기 위해 이곳을 확보한 것이니.”
그리스 신화의 신은 각각 주관하는 영역이 있다.
제우스를 예로 들면 하늘, 번개 그리고 질서가 있고, 하데스를 예로 들면 죽음과 지하 세계가 있듯이 말이다.
만약 이들처럼 내게도 주관하는 영역이 있다면 나는 거짓이나 계략 따위의 신이지 않을까.
나는 속으로 웃으면서 황궁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