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a human empire by creating a clan RAW novel - Chapter (171)
권속 생성으로 인류 제국 건설 173화(173/185)
인간은 다시 노예가 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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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토니아 중부 평야에 노란 연기가 일었다.
거센 바람이 잔잔하게 변하던 때였다. 옛 신의 마력을 품고서 제국군을 덮치던 바람이 물러나는 듯싶다가 제국군 곳곳에서 독가스가 일었다.
퍼벙! 펑!
“아아아아악!”
가스에 노출된 인간들이 비명을 질렀다. 온몸이 가렵기 시작하더니 피부에 누런 물집이 차올랐다. 물집은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터졌고 고름이 흐르며 극심한 고통을 일으켰다.
옷을 두껍게 입어도 소용이 없었다. 연기에 닿고 수십 초가 지나자 화상을 입은 것처럼 피부가 변했다.
“끄윽···!”
비명을 지를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조금이라도 가스를 폐로 들여 보낸 이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으니까.
폐가 손상되고 그 안에 물이 찼다. 할 수 있는 것은 꺽, 꺽,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는 것뿐.
“산개! 산개하라!”
“연기에서 멀리 떨어져!”
병사들은 장교의 호령에 다급하게 연기와 거리를 벌렸다.
“마, 망할! 연기가 따라오잖아!”
허나 잔잔해지고 있던 바람이 다시 강하게 불었다. 적이 마법으로 바람을 다스려서 연기가 제국군을 덮치도록 한 것이었다.
대열이 이리저리 뒤섞이며 소란이 일었다.
“진정하시오!”
혼란 속에서 공교회의 사제들이 움직였다.
“사, 살려···”
사제들은 방치된 부상자들에게 다가갔다. 노란 연기가 자욱하여 평범한 인간은 몇 분도 버티지 못할 공간에 뛰어들었다.
“큭···.”
권속도 인간이기에 가스가 살에 닿자 피해를 보았다. 몸이 불타는 것처럼 고통이 일었다. 그러나 곧 은은한 빛이 사제들을 감싸며 상처를 치유했다. 빛이 그들 주위의 연기를 밀어내기까지 했다.
“아버지, 당신의 성령이 우리와 함께 하사—“
쓰러진 병사에 손을 뻗었다. 손이 병사에게 닿자 빛이 병사에게 퍼졌고, 고통에 일그러진 표정이 빠르게 가라앉았다.
“······.”
군무대신 게하르드는 구릉 위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옆에서 인간 장교가 망원경으로 전황을 살피는 것과 달리 그는 맨눈이었다. 맨눈으로도 망원경보다 멀리 볼 수 있었고, 적의 눈동자 색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고통에 잠겨 죽어 가는 병사가 또렷이 보였다.
으드득···
끓어 오르는 화에 이를 깨물었다.
“쓰레기 같은 놈들.”
욕지거리를 내뱉고 등을 돌렸다.
“파시메아! 아직도 멀었나!”
뒤에서 마법사들이 마력을 모으고 있었다. 농상공대신 파시메아가 이들의 마력을 이끌어서 바람의 방향을 바꾸었다.
바람이 적을 향해 불었다. 노란 연기가 인간을 덮쳤던 것처럼 이종족을 덮쳤다. 게하르드는 그 모습을 보면서 혀를 찼다.
“별 효과가 없군.”
이종족은 평온했다. 독가스가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왜지?”
“옛 신인지 뭔지 하는 나부랭이의 영향이야. 저 도마뱀 새끼들을 보라고. 변온동물인데도 이 추위에 끄떡없잖아.”
적이 다시 마법을 부려서 바람을 일으켰다. 양측의 바람이 맞부딪히면서 회오리가 일었다. 짙은 노란색의 회오리였다.
“다른 방도는 없나?”
“없어. 라헬이 보낸 사제들이나 에다르가 힘을 써주는 것밖에.”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보병들을 뒤로 물려라. 대열을 재정비한다.”
“괜찮겠습니까?”
인간 장교, 요나스 도르프가 물었다.
게하르드는 괜찮을 리 있냐고 말하려다가 삼켰다.
“이대로 싸우면 피해가 너무 커.”
적이 진군을 시작했다. 그 수가 20만에 달했는데 대열이 흐트러진 인간들이 맞설 수 있을까? 게하르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티투스! 계속 쏴라!”
게하르드는 제국 포병대에게 소리쳤다.
펑! 펑! 퍼벙!
포대가 구릉에 방렬하여 적을 향해 포탄을 쏘았다. 제국군이 적보다 머릿수가 밀릴지 몰라도 대포의 수는 압도했다. 1,000문에 이르는 대포 중 박격포, 공성포가 목표물을 가리지 않고 불을 뿜었다.
콰광! 쾅—!
“무얼 맞춰도 상관없다! 빨리 쏘고 맞추기만 해!”
포탄 중 일부가 마법에 막히기도 했다. 공간이 일그러지며 포탄을 집어삼키거나, 엘프의 머리 앞에서 턱하고 멈추거나.
허나 절대다수의 포탄이 적을 후려갈겼다. 포탄을 막으려 한 엘프의 머리가 터지는 경우가 압도적이었다. 철구가 바닥에 맞아서 통통 튀며 이종족의 대열에 구멍을 뚫었다.
“쉽지 않겠군.”
적은 비처럼 내리는 포탄을 맞고도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정예였다. 여러 문제가 있어도 여태까지 제국이 싸운 적 중에서 가장 강한 적이었다.
“제1연대가 선두에 선다.”
“연기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만···.”
요나스가 짙은 연기를 가리켰다.
인간이 저 안에 들어가면 몇 초나 버틸까.
“상관없다.”
“예?”
게하르드가 코웃음을 쳤다.
“우리는 폐하의 자식이다. 저깟 연기 따위 아무것도 아니야.”
그가 손을 들자 기병들이 움직였다.
“코드키비츠! 가서 시간을 최대한 끌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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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제1연대의 연대장, 코드키비츠가 게하르드의 지시에 환호했다.
“게하르드가 웬일로 마음에 드는 소릴 하는군요.”
“그럼! 첫 번째는 당연히 우리 1연대지!”
그는 좌우익에 있는 제5, 12연대를 보았다.
– 빌어먹을 게하르드.
– 너무 한 거 아니야? 우리도 기회를 줘야지.
인간들 앞이기에 담담한 척하고 있지만 사념이 요동쳤다. 5, 12연대는 1연대가 잡은 기회에 질투하면서 욕을 실컷 퍼부었다.
“방금 폐하께서 말씀하셨지. 과거가 만든 결과라고.”
– 망신이나 당하지 마라!
코드키비츠는 하하, 웃으면서 연대원들을 보았다.
“형제들아!”
859명의 권속이 그를 보았다.
“우리가 폐하와 함께 싸우고, 우리가 폐하의 선봉을 맡게 되었다. 너희 중에 이 기쁨을 버릴 머저리가 있더냐?”
“없소!”
“우린 머저리가 아니야!”
“그렇다면 모두 말에서 내려!”
연대원들은 말에서 내렸다. 독가스가 깔린 전장에서 말은 가치가 없었으니까. 애용하는 랜스도 버리고, 각자 무구를 쥐었다.
“우리는 황제 폐하의 징벌이다! 형제자매들아, 돌격!”
“황제 폐하 만세!”
코드키비츠의 제1연대가 독가스를 헤치고 적에게 돌격했다. 이에 질세라 다른 연대도 따라붙었다. 1만의 권속이 20만의 이종족을 향해서 넓게 포진하여 들이쳤다.
권속은 보병이 재편성하는 동안 20배에 달하는 적과 난전을 벌였다. 100배가 넘는 적과도 싸워 이겼던 권속이었다. 애당초 두려움이 없는 그들이었기에 고작 20배의 차이에 의지가 꺾일 일은 없었다.
하물며 적은 여러 문제가 있었다.
엘프, 드워프, 나가, 리자드맨, 네 종족 모두 블라드의 미케나 제국과 수년간 전쟁을 치렀다. 그 탓에 크고 작은 손실을 보았으며, 황제의 계략으로 내란 혹은 침공을 당하기도 했지.
드워프만이 미케나 제국에서 전력을 소모한 것 외에 피해가 없었을 따름이었다.
“언제까지 보호받고 살 것이냐! 나약한 것들아!”
타당! 타다다다당!
재정비를 마친 제국군도 합류했다. 독가스, 라는 경험 못 한 무기의 위력에 잠시 당황했을 뿐, 조직이 와해 될 만큼 미숙한 군대가 아니었다.
공교회의 사제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면서 독기를 몰아내자, 장교들이 혼란을 진정시키고 병사들을 이끌었다.
“제국의 전사들이여! 폐하의 앞에 영광스럽게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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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이종족의 결전이 막을 열자 하이엘프가 움직였다.
– 노예들이 너무 약해.
– 우리가 나서야 한다.
알레온이 만든 변종이 앙상한 몸뚱이를 이끌고 전투에 참여했다. 이들은 키가 크되 깡말라서 나약해 보이는 인상과 달리 권속과 합을 겨루어도 쉬이 밀리지 않았다.
– 정면승부는 피한다.
– 인형의 시선이 노예에게 쏠린 틈을 노린다.
하이엘프는 영악했다.
“1연대에게 뒤처질 셈이냐!”
제5연대의 연대장, 니벨이 거대한 양날 도끼를 휘둘렀다.
촤악—
똑같이 양날 도끼를 든 드워프를 도끼와 함께 토막을 내고, 그 옆에 있던 세 마리의 리자드맨마저 찢어 놓았다.
“우리의 능력이 모자라지 않음을 보여줘라!”
니벨은 사자후를 터트리며 앞으로 내달렸다.
– 저거다.
하이엘프가 보기에 영락없이 미끼에 눈이 팔린 모습이었다. 변종들은 그를 포위한 다른 종족의 틈바구니에서 존재를 감추다가 틈이 보이자 팔을 뻗었다.
우뚝!
니벨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마력이 그를 옭아매었다.
푸욱!
뒤이어 기다란 독침이 그의 눈을 깊이 찔렀다.
“······!”
니벨은 곧장 몸을 틀어서 자신을 구속한 마력을 털어냈지만, 독침이 눈에 박힌 뒤였다. 침에 바른 맹독이 그의 몸을 타고 흘렀다.
“쿨럭!”
몸 안에 돌고 있던 마력의 흐름이 뒤엉기면서 피를 토했다. 그를 포위한 무리가 한 걸음 물러났다. 독이 효력을 나타내는 것을 보고 맹수가 약해지기를 기다리려는 것이었다.
– 원숭이가 강해도 원숭이일 뿐이지.
– 에테모스가 실험체가 필요하다고 했잖아. 잡아갈까?
니벨을 기습한 하이엘프들이 사념으로 키득거렸다.
“이 비겁한 놈들이···.”
– 비겁? 당한 게 잘못이지. 원숭아.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지 못한 사실이 있었다. 니벨은 권속이었다. 황제의 가호가 닿는 존재였다. 그가 제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자 빛이 발하여 독을 가라앉혔다.
“······!”
놀란 변종들이 물러나려 했을 때는 늦었다.
니벨은 왼쪽 눈에 침이 박힌 채로 이종족을 마저 도륙했다. 존재를 드러낸 하이엘프는 다시 숨지 못했고, 그들을 쫓는 도끼를 피해지 못하여 절명했다.
– 힘이 부족하다.
– 인간의 신처럼 우리도 가호가 필요해!
– 신들의 힘을 빌리자.
엘프의 변종들도 저를 만든 존재와 같은 괴물이 되었다. 차이가 있다면 알레온은 자신이 괴물이 될 줄 몰랐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고 거리낌도 없었다.
으득, 으드득···
변종 엘프가 괴물로 변하면서 일으킨 마력의 흐름이 주변으로 퍼졌다. 그 영향으로 이종족의 모습도 변했다. 이 전장에 있는 이종족 중에 옛 신의 마력을 조금이라도 받지 않은 종족은 인간뿐이었으니까.
이제 그 값을 치를 때였다.
“폐하의 말씀대로군.”
“예, 시작되었습니다.”
게하르드는 눈매를 좁혔다.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쾅쾅, 하고 수많은 벼락도 내리자, 파시메아가 두 손을 높게 들어서 제국군의 머리 위에 투명한 막을 만들었다.
우르릉—
“스카디! 메르세포네!”
게하르드는 구릉에서 대기하고 있던 두 권속을 불렀다.
스카디는 제국재상으로서 쥐고 있던 업무를 내려놓고 제국 근위대를 이끌었다. 메르세포네는 수녀의 품에 안겨 있던 아이의 모습을 버리고 수도사들을 이끌었다.
두 권속과 그 무리가 구릉을 내려가, 옛 신의 노예로 전락한 이종족과의 싸움에 쐐기를 박았다.
우르릉—
천둥이 쉴 새 없이 쳤다.
“겁먹지 마라! 황제께서 우리 곁에 계신다!”
“봐라! 저것이 죄를 용서받지 못한 자들의 최후다!”
인간들은 눈앞에서 괴이하게 변한 적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지만, 황제의 전사들이 괴이와 싸우는 모습에 투지를 되살렸다.
“태초에 우리는 노예였으나 천명이 우리에게 내리셨도다!”
사제들이 목놓아 부르는 찬가가 전장에 울렸다.
“갖은 핍박에도 우리는 더욱 굳세질 것이고—“
“너희는 인간을 지배하지 못하리라!”
하늘에서 황제의 광휘를 품은 메르세포네가 빛을 내렸다. 짙게 깔린 먹구름에서 빗발이 매섭게 쏟아지는데 지상은 빛 더없이 따뜻하고 밝았다.
“인간은 지배할지언정 지배받지 않는다!”
“인간은 다시 노예가 되지 않으리라!”
전장에서 본래 모습을 지키고 있는 종족은 인간뿐이었다. 수십만에 이르렀던 무리 중에서 오로지 인간만 모든 것을 가졌다.
인간 외에 모든 종족이 본래의 모습을 잃었고, 이지도 잃었고, 자유도 잃었다. 그리고 그들은 무엇을 잃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가랑비에 젖어 드는 것처럼 사악한 힘을 끌어다 썼던 어리석은 자들이 그 대가를 치렀고, 오직 인간만이 악에 맞서서 싸우는 전장 한가운데.
황제와 그의 기사가 세 마리의 괴물, 한 마리의 용과 대치했다.
“······.”
끄륵—
머리 하나가 잘린 리자드맨의 화신이 고꾸라졌다. 황제는 남은 머리를 밟고 섰다. 그의 육신에서 광휘가 뿜어졌고, 그 빛은 메르세포네가 발하는 것보다 강렬했다.
솨아아아—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가 광휘와 닿자 증기가 되었다.
“다음은 어찌할 것이냐.”
황제가 고하자 세 마리의 괴물이 으르렁거렸다. 짐승처럼 세차게 울부짖던 그들 중에서 그웬돌린이 뱀처럼 제 몸을 날렸다.
“죽어!”
그웬돌린은 두 개였던 팔이 분열하며 6개가 되었고, 머리카락끼리 뭉쳐서 20개의 뱀이 되었다. 그녀의 입에서 흘리는 침은 산성을 품고 있어서 빗물에 젖은 돌바닥에 닿자 치이익, 소리를 내며 구멍을 만들었다.
“어리석은 것.”
황제는 수몬테마의 머리를 밟은 채로, 오른손에 쥔 검을 대각선으로 내린 채로, 왼손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마력이 삽시간에 그의 손끝에 모이더니 그웬돌린을 덮쳤다.
“소, 용, 없, 어···!”
그웬돌린은 황제의 마력이 저를 감싸는 것을 느꼈으나 그 이상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그녀를 구속하려 했으나 실패한 것이리라. 그리 판단하며 비웃었다.
“떨어져라.”
그녀는 자신이 틀렸음을 곧 눈치챘다. 마력이 그녀를 잡은 것은 맞지만 그녀의 육신을 잡으려 한 것이 아니란 것을.
서걱!
황제의 검이 나가의 몸을 베었다. 아래에서 위로 절단된 그웬돌린의 육신이 맥없이 쓰러졌다. 그웬돌린은 제 몸의 죽음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끼에에에에에—
그러나 그녀의 비명을 들을 수 있는 존재는 넷뿐이었다. 그녀는 영혼이었으니까. 황제의 손길에 의해 육신과 영혼이 분리되었으니까.
육신을 잃은 그웬돌린은 제 몸의 죽음을 지켜보며 산 자가 듣지 못할 비명을 지르는 수밖에 없었다.
황제는 그녀의 비명이 멈추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뻗었던 왼손을 꽉 쥐고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녀의 영혼이 황제의 광휘에 빨려 들어갔다.
비명이 끊어지고, 알레온과 고타바였던 괴물이 침묵했다.
황제는 두 괴물을 보다가 그들 뒤에 있는 용에게 말했다.
“다음은? 언제까지 지켜보고 있을 셈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