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a human empire by creating a clan RAW novel - Chapter (183)
권속 생성으로 인류 제국 건설 185화(185/185)
영원히(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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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열차가 정차합니다. 해당 역은 관광지가 아니므로 하차하지 않도록 주의 부탁드립니다.“
파란 머리 안내원이 열차 복도를 지나며 말했다.
“벌써 다음 역이네요?”
“그러게. 하긴··· 여행 목적이니까.”
“종일 열차 안에 있으면 지루하긴 해요.”
열차는 자주 정차했다. 딜런은 대륙 횡단, 이름에 혹해서 온종일 달리는 열차를 떠올렸다. 그러나 실제로는 몇 시간 간격으로 정차했다.
역이 많았고, 역과 역 사이 거리도 짧았다. 열차는 새벽에 달리고 낮에 정차하는 식이었다. 역에 도착하면 여행 안내원을 따라 관광을 즐겼고, 짧게는 저녁에, 길게는 며칠 뒤에 열차 객실로 돌아왔다.
괜히 넉 달이 넘는 여정이 아니었다.
“앉아도 되겠나?”
딜런은 고개를 돌렸다. 노신사가 소녀와 함께 딜런 부부의 테이블 옆으로 왔다. 식사 시간에 늦은 탓에 자리가 없는 것이라. 머쓱하게 요청하는 그에게 딜런이 답했다.
“아, 예. 앉으세요.”
“고맙네.”
마주 보며 앉았던 부부가 자리를 옮겨서 붙어 앉고, 노신사와 소녀가 부부와 마주 앉는 형태로 동석했다.
“바로 옆인데도 대화를 나눈 건 이번이 처음이군?”
“그렇군요.”
그 말대로 딜런 부부와 노신사의 침대칸은 맞붙어 있었다. 허나 막상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 이유는 딜런에게 있었다. 노신사를 보면 잊고 있던 기시감이 스멀스멀 오르는 지라, 이를 꺼림칙하게 여기어 피하고 있었다.
“여행은 즐거운가?”
“예. 즐겁습니다. 관광지라는 게 그냥 도시와 뭐가 다를까 싶었는데 확실히 다르더군요.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다행이야.”
노신사는 가볍게 웃으며 고기를 썰었다. 그리고 아, 하고 벌린 소녀의 입에 넣어주었다. 아이가 볼을 부풀리고 먹는 모습이 귀여워서 부부는 자연스레 미소를 지었다.
“이름이 뭐니?”
딜런의 물음에 아이가 고기를 꿀꺽 삼키고 답했다.
“메르.”
“메르? 귀여운 이름이네.”
그치? 하고 아내를 보자 어색한 미소가 돌아왔다.
“자네는 아직 아이가 없고?”
“그렇게 됐습니다.”
씁쓸함이 입가에 맴돌았다.
부부에게 아이가 없는 이유는 복잡했다. 두 사람이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겪은 사건을 시작으로, 아이를 갖기 힘든 상황이 이어졌으니까.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시간이 너무 걸렸다. 아내의 나이가 마흔을 넘었다. 난산이 흔한 시대다. 아무리 아이를 갖고 싶어도 아내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첫 대화에서 어찌 풀겠나.
딜런은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고, 노신사를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마치 속내를 알고 있다는 투로,
“걱정할 거 없다. 그대가 우려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테니.”
그걸 어찌 아느냐고 물으려다가 멈추었다. 마주하는 노신사의 눈동자에 황금빛이 감돌았다. 그는 머뭇거리다가 말을 돌렸다.
“어르신께선 아는 게 많아 보이십니다.”
“글쎄, 그럴 수밖에 없지.”
노신사가 식사를 마치자 종업원이 나무 그릇을 가져다주었다. 그릇 안에 땅콩이 가득 쌓여 있었고, 노인은 하나씩 집어서 껍질을 깠다.
“제국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나.”
난데없는 물음에 딜런은 눈을 깜빡였다.
“질문을 잘못했군. 지금 제국이 무얼 하는 것 같나?”
“모르겠군요. 제가 생각할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국은 또 다른 싸움을 하고 있지.”
싸움?
옛 신과 이종족 외에 또 다른 적이 있다는 소리인가?
“이 세상에 생명이 탄생하던 순간부터 시작된 싸움이지. 옛 신, 이종족, 이들과의 싸움은 이것과의 싸움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영원히 이루어질 싸움이고.”
“그건···.”
“행복 말이야.”
노신사가 피식, 웃으면서 답을 밝혔다.
“행복을 쟁취하기 위한 싸움이지.”
김이 빠졌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눈길을 보내자 그가 고개를 젖혀 웃었다.
“우스운 이야기지. 하지만 정말 중요해. 황제가 말하지 않았나. 더는 전쟁이 없으리라. 더는 인간을 위협할 적이 없다고. 외부에 적이 없는 제국은 제 역량을 어디로 투사해야 할까?”
“······.”
“제국은 어른의 몸에 어린아이의 정신을 가진 것과 같아. 생존을 위해서 몸을 키웠으나 내실은 부실하지. 올리머스를 떠올려 봐. 자네라면 잘 알고 있겠지?”
딜런은 수도 올리머스의 풍경을 떠올렸다.
제국의 심장, 이라 불릴 만큼 온갖 공장이 늘어선 도시였다.
끊임없이 석탄을 태워 연기를 뿜어내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망치를 두드려서 요란했지.
전쟁이 끝나자 생활 환경 조성으로 나아졌지만, 도시를 찾는 이들은 여전히 살벌한 풍경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만약 황제가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변화를 바라지 않았을 터. 외부의 적이 있노라, 호도하여 내부 불만을 억누르고 통치를 유지하려 했을 거다. 하지만 황제가 그럴 필요가 있나?”
딜런은 없다고, 했다.
“왜?”
“그분께선 어떤 신보다 강하시고, 권속이란 자손을 만드셨기 때문이지요. 누구도 그분을 거역할 수 없고, 누구도 그분의 자손보다 잘나지 않았는데 인간이 불만을 표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식당 종업원을 보았다. 그녀는 권속일까, 순수한 인간일까. 직원 중 순수한 인간은 몇 없다고 생각했다. 차장, 역장은 분명 권속이겠지.
제국은 그런 국가였다. 권속이 받치고 있는 국가였다.
황제가 영주로서 오로코 대평원에 왔을 때부터 그랬다. 권속은 인간보다 몇 단계나 높은 지식을 품었으니까. 고작 물레방아 하나 고치지 못하는 촌락민과 다르게, 답을 알고 있는 것처럼 시행착오도 없이 척척 제국을 건설했다.
이틀 전에 정차한 열차를 고친 여성도 권속이었다. 때가 얼굴에 들러붙은 그녀는 투덜거리면서도 정비를 이어갔는데 그 재주가 대단했다. 딜런은 보고 따라 할 엄두도 못 냈다.
이런 존재가 권속이었다.
인간도 일을 했다. 그러나 사회 핵심은 권속이었다. 인간을 배척해서가 아니었다. 인간이 하지 못하기에 권속이 하는 것이었다. 사회가 권속 없이 굴러가지 않았다.
외침이 없어도, 권속이 사라지면 사회가 붕괴한다. 권속은 황제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했으니, 인간이 없어도 황제와 제국은 존재할 수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폐하께서 인간을 어찌 여기실까.’
황제에게 인간은 필요 불가결 존재가 아니다. 없으면 없고, 있으면 있는 존재다. 전쟁 중에는 권속을 보조하고자 필요했어도 이제 전쟁이 없지 않나.
불안이 용솟음치는 그때,
“답은 이미 나오지 않았나.”
딜런은 노신사를 보았다. 노인은 눈웃음을 지었다. 그가 의문을 품기 바란 듯이, 그의 생각을 읽은 듯이 입을 열었다.
“그래, 황제는 다른 권력자와 달라. 아무것도 필요 없지. 그렇기에 그대들에게 아부 떨 이유도 없어. 황제는 그 자신과 권속만 있으면 되니까.”
하지만, 이라고 덧붙였다.
“해야만 하는 이유가 없는데 한다면? 그 이유는 단순하지. 그저 바라니까. 그러고 싶으니까 하는 거야.”
노신사는 유리창을 툭툭 쳤다.
“이 열차를 만들 이유조차 없어. 이게 얼마나 큰 비용이 들었다고 생각하나? 노선을 깔고 유지하는 것에 얼마나 큰 비용이 드는지 짐작이 가나?”
천문학적인 단위의 비용이 들었겠지.
딜런이 신문으로 본 바에 의하면, 이 노선은 오로지 여행을 목적으로 만들었기에 다른 열차가 운행되지 않았으니까. 실제로 지금까지 반대편에서 오는 열차를 한 대도 본 적이 없었다.
“황제는 이미 행동과 결과로 보여주었다. 무엇을 위해, 라고 설명할 필요도 없어. 그저 받아들이면 되는 거야. 베푸는 이유를 찾으려 하지 마라.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니.”
열차가 멈추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안내원이 식당칸으로 들어왔다.
“이번 역은 관광지가 아닙니다. 여행이 목적이신 분은 하차하지 마시고, 열차 안에서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몇몇 승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도로 앉았다. 안내원은 그들을 확인하면서 노신사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노신사에게 작은 목소리로 전했다.
“에다르 님. 내리셔야 합니다.”
에다르,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딜런은 눈을 크게 떴다.
“당신은···.”
노신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벌떡, 따라 일어서려는 딜런을 오른손으로 눌러 도로 앉히고, 미소를 지으며 마주 보았다. 노인의 눈에 황금빛이 감돌았으니, 그가 한때 보았던 그 빛과 같았다.
기시감의 정체가 이것이었다. 그의 직감이 황제를 알아채고 목 놓아 부른 것이라. 아내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떨지 않았다. 놀라지도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가 마음 깊숙한 곳에 숨었을 때, 그 빛을 보고 두려움을 이겨내 밝은 세상으로 나왔기에. 그녀는 황제가 늙은 엘프의 껍질을 뒤집어쓰고 제 앞에 나타났음을 알아챘다.
“폐, 폐하···.”
바르르, 몸을 떠는 그에게 에다르가 고했다.
“딜런. 키슬러의 친구. 행복하게. 내가 바라는 것은 그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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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대기 시킬까요?”
그리프가 물었다.
“됐다. 괜한 짓이다.”
“아쉽군요. 아직 갈 곳이 한참 남았는데.”
“너야 편했으니까 그렇지.”
파시메아가 뒤따르면서 투덜거렸다. 그녀는 연신 옷을 들추며 킁킁 냄새를 맡았다. 그리프처럼 여행객으로 위장했지만, 열차 정비가 미흡하다며 직접 점검한 탓에 냄새가 밴 것이라.
“그러게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서 고생입니까? 정비는 저쪽에서 알아서 할 텐데 괜히 나서서 고생하기는.”
“못 미더우니까 그런 거잖아.”
“아이고, 댁이 미덥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다고?”
파시메아가 흥, 하고 고개를 돌렸다.
“에다르 님, 전원 모였습니다.”
칼리오페가 남은 권속을 이끌고 합류했다.
대부분 내 호위를 목적으로 참석한 이들이었다. 산상노인 누아딜을 필두로 여행객 혹은 직원으로 위장해 열차에 탑승했다.
참고로 칼리오페는 여행 안내원, 이라는 그녀답지 않은 보직을 맡기도 했지. 말재간 없는 그녀가 겉으로 내색하지 않으면서 진땀 빼는 모습이 꽤 재밌었다.
“안내 잘 받았습니다. 누님.”
근위병 라이몬도가 깍지 낀 손을 뒤통수에 대며 씨익 웃었다.
“······.”
칼리오페가 말없이 그를 보자 시선을 피했다.
“진짜 보냈네.”
그리프가 긴 숨을 내쉬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다음에 가면 되지. 왜 그리 실망이야?”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죠. 나중에 오면 못 보는 것도 많다고요. 이 팸플릿을 봐요.”
“눈 축제, 가면무도회, 박람회··· 별거 없잖아.”
“그 밑에도 봐야죠.”
“최초의 동력 비행기 시연, 최후의 면죄부··· 판매?”
파시메아는 도끼눈으로 메르세포네를 보았다. 공교회의 우두머리는 라헬이었지만, 그녀는 워낙 얼굴이 알려져서 스카디, 게하르드와 함께 올리머스에 남았다.
도리도리—
메르세포네는 어린아이인 척 입을 꽉 닫고 내 뒤로 숨었다.
“사이비가 또 뭔 짓을 꾸미는 거야?”
“아, 자, 잠깐만!”
파시메아는 한쪽 입꼬리만 올리고 팸플릿을 부욱 찢었다. 그리프가 비명을 지르면서 막았으나 두 사람의 격차가 워낙 큰 터라 그는 바닥에 고꾸라졌다.
나는 말 없이 쓴웃음을 지었다.
“미련 없이 가자고.”
성큼성큼 앞서가는 그녀를 따라 우리는 역을 지났다.
성묘 가는 길이었다.
드래곤이 묻힌 묘지로 가는 길이었지. 로드 아일레트리오네의 잔해와 티아마르의 시신, 그들의 동족이 묻힌 장소였다. 로드가 만들고, 룬드링겐이 가꾸고 있던 곳이었고.
둘을 묻은 뒤에 나는 한 번도 찾은 적이 없었다.
오직 티아마르만 성묘를 갔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가 나를 불렀다.
저벅, 저벅···
초원에 잔잔한 바람이 불었다.
묘, 라고 했으나 묘를 나타내는 표시는 단순했다.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석판 하나를 바닥에 내려놓았을 뿐. 누군가 이곳을 지나면 풀이 무성하구나, 생각하고 끝이겠지. 석판의 정체를 알아볼 수 없을 터.
“늦어.”
인간 티아마르는 무성한 풀밭에 홀로 서 있었다.
“빨리 오란 말도 없었잖아.”
파시메아가 말을 받아치며 티아마르에게 다가갔다. 티아마르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고개를 내리며 석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언뜻 보면 애환에 잠긴 듯 보이지만, 그녀는 슬퍼하는 것이 아니다. 호기심을 짙게 품고 있었지.
“뭐야 이게?”
석판이 엎어져 있었다.
석판 아래에서 새싹이 자라고 있었다. 싹은 하나였으나 굵기가 사람 허벅지보다 굵었다. 또한, 은은하게 마력이 느껴졌다. 모든 생명이 마력을 품으나 이토록 짙은 마력은 흔하지 않았다.
“세계수.”
“세계수···?”
티아마르는 줄기에 밀려서 엎어진 석판을 옆으로 치웠다.
“아마도, 나나 아버지가 원인이 되어서 자랐겠지.”
“골때리네.”
세계수는 엘프의 멸망과 함께 불타 죽었다. 옛 신의 마력을 먹고 망가진 나무였고, 고칠 이유도 없었으니까. 뿌리 하나 남기지 않고 불태웠다.
“이것 때문에 부른 거야?”
“응. 어떻게 할까?”
모두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흠.”
나는 무릎을 굽혀서 싹 위로 손을 뻗었다. 세계수의 싹이 품은 마력이 내게 반응하여 제가 품고 있는 마력을 발산했다. 그 마력은 로드와 티아마르, 그들의 동족이 품고 있던 마력과 유사했다.
티아마르가 혼자서 처리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 있겠지. 그녀가 손을 쓰자니 또 동족을 죽이는 느낌이 들었을 테니까.
“파시메아.”
“어.”
“올리머스 광장을 더 넓혀야겠어.”
“혹시 심으려고?”
파시메아는 허, 하고 웃었다.
“좋네. 마침 올리머스도 재건설할 거니까. 저 지긋지긋한 스모그를 정리하기에 딱 좋아. 세계수에 공기 정화 능력도 있잖아?”
“세계수를 그런 용도로 쓰겠다고?”
“그럼? 다시 귀쟁이 열매 맺게 하려고?”
티아마르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었다.
스르륵···
세계수의 싹이 살짝 자라서 내 손바닥에 닿았다.
마치 나를 잡으려는 듯 손바닥을 타고 오르는 모습.
나는 싹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모든 생명에는 영혼이 있지. 육신을 잃은 영혼은 살았던 시절을 잊어버리지만, 영혼은 바스러지는 순간까지 몇 번이고 삶을 찾아 방황한다.”
“······.”
“또, 나는 우연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세계수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나 그 안에 품고 있는 마력이나.”
지금 내게 보인 모습이나.
“엘프의 세계수는 만 년을 살았지. 인간의 세계수는 얼마나 살까. 나는 궁금하다. 영원을 믿지 않으나 영원을 향해 사는 자로서.”
티아마르가 내 어깨에 두 손을 얹고 속삭였다.
“내가 말했잖아. 넌 다를 거라고. 우리와 달라, 에다르.”
나는 천천히 일어서 권속을 한 명 한 명 훑어보았다. 그들은 말 대신 사념으로 내게 한 마디 한 마디 건넸고, 오직 한 명, 칼리오페만 사념을 발하지 않았다.
“에다르 님.”
내 첫 권속, 나와 시작과 끝을 함께한 그녀.
그녀는 차가운 얼굴을 따스하게, 빙긋이 미소 지었다.
“앞으로도 영원히 제가 곁에 있겠습니다.”
“그래. 나도 너희 곁에 있겠다.”
나는 대답했다. 룬드링겐이 아닌 에다르로.
인류 제국의 수도, 올리머스의 황궁에서 인간의 황제요, 인간의 신으로서, 나는 옥좌에 앉아, 세상을 밝히는 빛을 발하며 내 목소리로 대답하였다.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