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a human empire by creating a clan RAW novel - Chapter (58)
권속 생성으로 인류 제국 건설 60화(60/185)
월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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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젠킨 공작은 침묵했다.
그는 물끄러미 기사를 내려다보았다.
보고를 듣고도 믿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기사는 그의 무거운 시선에 식은땀을 흘렸다.
“···트렐라와 로프스카가 죽었다고?”
묻는 말에 기사는 말없이 고개를 주억였다.
공작은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될 정도로 힘껏 주먹을 쥐었다.
얼굴이 삽시간에 붉게 물들고 눈에 핏줄이 터졌다.
“이, 애송이가! 누구를!”
제 분을 못 이겨 발을 내리찍었다.
마력을 머금은 발이 바닥을 찍자 경기장이 흔들렸다.
경기가 한창인 와중에 지진이 일자 환호성이 뚝 끊겼다.
서로의 몸에 날을 찌르던 노예들도 행동을 멈추었다.
“지, 진정하십시오.”
기사가 휘청이며 공작을 다독였다.
“너라면 진정하겠느냐!”
쩌렁쩌렁 목소리가 경기장에 울렸다.
상석 가까이에 앉았던 관중이 귀를 부여잡았다.
멀리 떨어진 곳에 앉은 관중은 지진의 원인을 깨달았다.
서로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럽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목소리 더럽게 크네.’
파시메아가 사념으로 투덜거렸다.
일순간 그녀의 마력이 나를 감싸지 않았다면 나도 귀를 부여잡고 있었을 터.
“어떻게 죽은 것이냐? 정말 죽은 게 맞느냐?”
“암살입니다. 공작님의 지시에 따라 회담을 알리러 저희가 갔을 땐 이미··· 방 안에서 살해당하신 뒤였습니다.”
“······.”
공작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끓어오르는 화를 삭이려는 것이라.
전신이 부들부들 떨리고 얼굴은 붉었다.
그는 잠시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그리 서 있었다.
“다른 이들은?”
“다른 세 분은 무사하십니다. 앞서 상황을 파악하시고 암습에 대비하신 덕에 위험을 피하셨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누구도 범인이 누구냐고 묻지 않았다.
흘러가는 상황이 범인을 또렷이 가리키고 있었으니까.
“망할··· 미리 언질을 줬어야 했어.”
후회를 뱉으며 얼굴을 쓸었다.
“어떡할까요?”
“어떡하긴! 녀석들에게 이야기는 전했을 거 아니냐! 왕궁으로 가야지! 회담을 이어가야 한다. 빌어먹을 애새끼를 죽여버리게!”
공작은 내게 몸을 돌리고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자네도 따라와!”
“저도 말입니까.”
“후고, 혈족과 자네도 얽혔잖나!”
그리고 파시메아를 보았다.
“자네 스승의 힘도 필요하고.”
파시메아는 스승이란 말에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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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젠킨 공작의 호위 하에 우리는 왕궁으로 향했다.
왕궁과 투기장은 정반대에 가까울 정도로 멀리 떨어졌다.
투기장의 소란이 왕궁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겠지만, 후고와 혈족의 위협을 받는 지금은 그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졌다.
“공작님!”
호위가 다급하게 외쳤다.
공작은 몸을 틀어서 화살을 피했다.
고작 한 뺨 길이의 화살이 건물 벽에 박혔다.
“이놈···!”
공작은 화살을 뽑아 날아온 방향으로 던졌다.
건물 옥상에서 몸을 숙이고 있던 습격자의 머리가 꿰뚫렸다.
【Lv. 17】
‘종복이군.’
뚫린 이마에서 새어 나오는 허연 연기.
연기는 상처를 중심으로 퍼지며 피와 살과 뼈를 태웠다.
타고 남은 자리엔 반투명한 결정이 흔적으로 남았다.
그가 흡혈귀 혹은 그 종복이었다는 증거였고, 혹자는 이를 소금 결정이라고 말했다.
“감시가 늘고 있습니다.”
“혈족은 아니야. 그렇게 강해 보이지 않아.”
칼리오페와 파시메아가 사념으로 말했다.
도심에서 전투가 일어나 사방이 혼란했다.
수십만이 사는 도시 곳곳에서 화염과 비명이 일었다.
후고와 혈족은 공작과 나만 노리는 것이 아니었다.
소도모라 전역에서 위협이 될 상대를 모두 노렸다.
건물 안으로 숨거나 이리저리 도망치는 시민들.
종복은 그 사이사이에 숨어 공작 일행을 습격했다.
“아니 뭐 바퀴벌레도 아니고 이게 뭐야?”
파시메아가 투덜거렸다.
“멈추지 마라!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다!”
공작의 경고가 무색하게 호위의 피해는 계속되었다.
인파 속, 골목길, 하수도, 온갖 곳에서 종복이 덮쳐왔다.
그들은 겉은 평범한 인간이었으나 심성은 괴물이었다.
약에 취한 광신도처럼 괴성을 지르며 기습했다.
“으아악!”
종복이 된 시민에게 안긴 호위가 비명을 질렀다.
그의 드러난 목을 송곳니가 움푹 파고들었다.
쭈웁, 피 빠는 소리가 주변에 들릴 정도로.
“이 모기 새끼가!”
성난 기사가 종복을 반토막 냈다.
종복의 레벨은 대부분 낮디낮았다.
한 자릿수부터 끽해야 10대 중반까지.
그러나 수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허억··· 허억···!”
공작이 만반의 준비를 했음에도 피로는 막을 수 없었다.
‘권속과 인간의 차이지.’
나는 일행 뒤로 줄지어 널브러진 종복의 시신을 훑었다.
“대체 몇이나 숨어있는 거야? 미친 거 아냐?”
“확실히. 예상 이상이군.”
파시메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권속들이 혈족의 거점을 여럿 부수었을 텐데.
거점에 있던 종복을 그토록 잃고도 이만큼이나 있다고?
예상을 한참 넘는 수가 소도모라에 뿌리를 내렸다.
“위험하군.”
“지금 바로 그리프랑 게하르드를 부르지? 미루지 말고.”
“내가 걱정되나?”
흠칫, 파시메아가 시선을 돌렸다.
“···별로.”
그 모습을 보는 칼리오페가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파시메아는 꽁지머리를 만지며 말을 돌렸다.
“아무튼! 이러면 공작이 너무 불리한 거 아니야?”
“그렇지.”
“그럼 당신 계획이 어긋난 거네?”
공작과 백작이 서로 죽고 죽이게 하려던 계획.
한쪽이 지나치게 우세하면 공멸이란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아니.”
고개를 저었다.
“대어를 낚았다.”
나는 성벽 너머에서 드리우는 검은 안개를 보며 말했다.
공작은 호위의 상당수를 잃고서야 왕궁에 도착했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서 안에 있는 귀빈실로 향했다.
안에 이미 세 명의 대귀족이 와 있었다.
“늦었소, 공작.”
“미안하오. 상황이 상황인지라.”
후우, 공작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품위를 지킬 여유도 없이 의자에 털썩 앉았다.
그의 나이가 예순이 넘었을 터.
지구력이 많이 떨어진 듯 보였다.
‘순간에 발하는 힘은 레벨이 오르고 마력이 증가함에 따라 커지지만, 육신이란 그릇이 견디지 못하는 것이지.’
이전 회차에서 공작이 아가톤에게 패한 이유가 그것이었다.
한두 번의 합으로 승패가 결정 나지 않았으니까.
합을 길게 주고받으면 지치는 것은 공작이었다.
마력으로 육체를 강화하는 것은 도핑과도 같은 것이라.
그 또한 오래 갈 수 없고 한계가 있기 마련.
‘역시 손을 따로 써야겠군.’
이대로 라면 공작이 패할 터.
다른 귀족들도 나와 같은 생각인 듯 안색이 굳어졌다.
【Lv. 59】
【Lv. 58】
【Lv. 59】
그들 또한 대귀족답게 인간 중에 최상위 강자였지만, 이 자리에 오기까지 공작과 똑같은 일을 겪어 지친 기색이었다.
“우리 중 둘이 죽었고, 하나가 배신한 거요?”
“후고 차이켄. 그 애송이.”
“제 아비의 반도 못 따라가는군.”
허, 탄식이 흘렀다.
대귀족은 세습되는 특권이었다.
귀족 의회에 안건을 상정할 수 있는 권한.
그것을 가진 일곱 명의 최고위 귀족은 의회가 설립된 이래로 숫자는 줄지도 늘지도 않았고, 해당 귀족도 거의 변함이 없었다.
대의제의 의석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그래서 그들의 끈끈함은 남다른 편이었다.
비록 서로 경쟁하는 관계였어도 말이다.
‘한데 이들 중 가장 어린 녀석이 둘을 죽였다.’
탄식 속에 격정이 섞여 있었다.
말없이 화를 끓이던 이들은 문득 나를 보았다.
나는 공작 뒤에 가만히 서서 그들을 보고 있었다.
“그쪽은?”
“이번 소란의 시발점이오.”
“아, 북부를 먹었다던?”
“서드렛의 사생아.”
공작은 나와 후고의 관계를 설명했다.
내가 공작에게 말했던 내용을 그대로.
세 귀족은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를 버리고 흡혈귀를 택했다라···.”
“욕심 많은 녀석.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이미 오랫동안 준비한 것 같군.”
숙덕이는 세 귀족 앞에서 공작은 탁자를 탕탕 쳤다.
“여러분.”
시선이 모이자 공작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쉬고 있는 순간에도 후고는 혈족과 행동을 하고 있을 것이오. 우리를 죽이고 왈로키아를 손에 넣기 위해서.”
“놈이 영지로 돌아갔을 가능성도 있지 않소?”
“이 혼란의 원흉이 누군지 만인이 다 아는데, 영지로 돌아가서 무얼 하겠소? 우리가 합심해서 공적으로 선포한다면 영지에서 군을 모은들 무슨 의미가 있겠소?”
“그건 그렇지.”
뚱뚱한 귀족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러면? 공작은 무얼 생각하고 계시오?”
“귀족 의회를 긴급 소집합시다.”
“지금? 이 혼란한 상황에서?”
“그렇소. 당장 수도에 머무는 동지들을 모아 의회를 열어야 하오. 그리고 공적으로 선포해 다 같이 대응합시다.”
세 귀족은 서로의 눈치를 보았다.
후고의 이적에 대해 분노하던 것과 전혀 다른 반응.
그들은 서로를 보면서 머뭇대며 중얼거렸다.
“으음··· 그게 의미가 있을지.”
“심정은 이해하지만, 혈족과 직접 맞붙는 건 좀···.”
“혈족에게 상처를 입혔다간 괜히 화를 입을 수도 있소.”
공작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혈족과 싸우자는 것이 아니오. 싸우지 않기 위해서 뭉쳐야 한다는 거요.”
공작은 왈로키아 전체가 뭉치면 혈족이 쉬이 행동하지 못할 것이고, 후고가 혈족의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나 또한 혈족에게 상처 하나 입히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소. 그러나 이대로 왕궁 안에 숨죽이고 있으면 결과는 뻔하잖소?”
파시메아가 속으로 코웃음 쳤다.
아가톤이란 혈족을 죽인 것이 그녀였다.
혈족인 것이 들통나지 않게 시신을 불태웠지.
‘내가 혈족을 죽였음을 알면 내게 모든 죄와 책임을 떠넘기려 할 테니.’
그래서야 공작이 백작과 제대로 싸울 리 없었다.
“으음··· 라에라곤님에게 부탁하는 방법도···.”
“그쪽은 고타바님과 연이 있잖소?”
“우리가 매번 상납을 바치는 이유가 이럴 때를 위한 것 아니오? 그분들에게 도움을 구합시다.”
공작은 신경질적으로 탁자를 쳤다.
“답답한 소리 하지 마시오. 다들 알면서 그러시오? 소도모라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 왕궁이라 한들, 우리가 왕궁에서 버티며 시간을 끈다 한들 그분들이 우리를 도와줄 정세가 아니라는 것을.”
“······.”
“또한, 황제 블라드께서 직접 힘을 행사하시는 것도 아니오. 그분의 혈족과 종복이 후고를 지원하는 것이니 우리가 힘을 합쳐 막아내면 적당한 선에서 물러날 거요.”
세 귀족은 침묵하며 서로의 눈치를 보았다.
그들 중 누군가 주도하기를 원하는 눈빛을 서로에게 교환했다.
그 한심한 행태에 공작은 이마에 주름을 깊게 새기고 입을 열었다가
“꺄아아아아악!”
문밖에서 들리는 비명에 고개를 돌렸다.
“뭔 일이냐!”
뚱뚱한 귀족이 손짓했다.
귀빈실 안에서 대기 중이던 기사 몇이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온갖 소리가 객실 안으로 들어왔다.
부딪히고, 찢기고, 터지고, 온갖 괴음과 비명.
궁이 울릴 정도로 강한 충격까지.
“컥!”
촤악—!
활짝 열린 문에 핏물이 튀었다.
“사, 살려···!”
문을 나갔던 기사 중 한 명이 바닥을 기며 돌아왔다.
허리 아래로 육신을 잃은 그는 두 팔로 바닥을 짚었다.
그의 뒤로 그림자가 진하게 드리웠다.
콰직!
“네, 네놈!”
【Lv. 51】
기사의 머리를 밟아 터트린 후고 백작이 미소를 지었다.
놀라서 벌떡 일어난 귀족들을 보며 살짝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다들 여기 계실 줄 알았소. 소도모라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니까. 겁많은 댁들이 여기에 숨을 게 뻔했지.”
후고는 얼굴에 튄 피를 손등으로 닦고 혀로 핥았다.
투기장에서 보였던 당혹감은 온데간데없이 여유로운 분위기.
뚱뚱한 귀족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삿대질했다.
“이놈! 네 아비가 널 이리 키웠더냐!”
“키우다니 뭘 말이오?”
“네 아비의 친구였던 사람들을 죽여놓고 무슨 낯짝으로 온 거냐!”
“내가 죽인 게 아니오.”
후고는 어깨를 으쓱였다.
“개소리!”
공작은 검을 빼 들고 후고에게 달려들었다.
후고는 뒷걸음질 치면서 벽에 붙었다.
칼날이 도망갈 곳 없는 그의 심장을 노리며 뻗어왔다.
쾅—!
그 순간 새하얀 손이 벽을 부수고 튀어나왔다.
“읏!”
공작은 반사적으로 몸을 틀었다.
손이 손톱을 길게 세우고 목을 노려 찔러왔다.
급하게 세운 검으로 손톱을 막자 쇳소리가 났다.
“누구냐!”
물러나며 노성을 지르는 공작.
적은 벽을 부수고 객실 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이었고 피부가 지나치게 창백했다.
공작은 그들의 정체를 깨달아 입술을 깨물었다.
“···혈족.”
두 명의 혈족이 공작을 노려보며 그 앞에 섰다.
【Lv. 70】
【Lv. 71】
둘 다 공작보다 높은 레벨.
공작은 레벨을 볼 수 없어도 기세로 차이를 느꼈으리라.
검을 쥔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혈족이 왜··· 왜 이렇게까지 개입하시는 겁니까.”
혈족은 질문에 코웃음 쳤다.
“이유? 막내가 놀고 싶다길래.”
“막내?”
“아가톤.”
움찔
“아가톤?”
아가톤이 혈족? 이라고 중얼거리는 공작.
공작을 보면서 혈족은 손톱을 매만졌다.
“그래. 그리고 너희가 죽였지.”
공작은 숨을 삼켰다.
혈족을 앞에 두고도 고개를 천천히 내게 돌렸다.
경악으로 크게 뜬 눈동자가 나와 파시메아를 보았다.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눈으로 묻는 것이라.
“너.”
혈족은 공작의 시선을 따라 나를 보았다.
나 또한 혈족이 보고 있었기에 시선은 허공에 부딪혔다.
혈족은 움찔, 어깨를 떨었다가 이맛살을 구겼다.
“너 불쾌한 기운을 흘리는군.”
“이름이 뭐냐, 인간.”
나는 미소를 지었다.
“에다르 룬드링겐.”
혈족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아버지가 말했던 피 주머니.”
“네가 막내를 죽였구나.”
나는 대답 대신 입꼬리를 더 높이 올렸다.
혈족들은 손가락을 꼼지락하면서 나를 노려보았다.
“넌 용서 받지 못할 죄를 지었다.”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다.”
나는 낮게 웃으며 물었다.
“네깟 것들이, 나를 벌하겠다는 것이냐.”
“우리가 아니다.”
“아버지가 너를 벌할 것이다.”
두 혈족은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자 멀리서 들려오던 괴성이 잦아들었다.
소리가 사라진 것처럼 갑자기 정적이 내려앉았다.
쿵···
왕궁이 흔들렸다.
“지진?”
뚱뚱한 귀족이 탁자를 잡고 몸을 지탱하며 중얼거렸다.
한 차례 왕궁을 흔든 진동이 다시 일었다, 더 세게.
쿠궁···
천장에서 돌가루가 후두두 떨어졌다.
마치 그 위에서 누가 내리찍는 것처럼.
천장이 들썩이며 왕궁이 크게 떨렸다.
“뭐, 뭐냐고!”
당황한 귀족이 소리치는 그 순간, 천장이 무너졌다.
콰과과과과광!
벽돌이 쏟아지며 굉음이 귀를 가리고,
분진이 피어오르며 눈을 가리고,
무너지는 천장과 함께 누군가 내려왔다.
뿌연 먼지에 시야가 가려 구분되는 것은 사람의 형상뿐.
나는 그들 머리 위에 떠 있는 메시지를 보았다.
【Lv. 78】
【Lv. 81】
【Lv. 79】
【Lv. 84】
【Lv. 80】
【Lv. 80】
【Lv. 81】
【Lv. 82】
나는 목깃에 손을 넣었다.
“에다르!”
동시에 귀를 찢는 괴성이 터졌다.
“에다르 룬드링게에에에에엔!”
화악, 바람이 불어 분진을 사방으로 퍼트렸다.
무너진 벽 밖으로 분진이 내몰리고 시야가 돌아왔다.
천장 잔해 위로 열 명의 혈족과 한 명의 황제가 있었다.
【Lv. 90】
흡혈 제국의 황제.
블라드 폰 홀슈타인.
“네가 감히! 네가 감히! 아가톤을 죽여!”
블라드가 피를 토하는 분노에 젖은 외침을 내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