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a human empire by creating a clan RAW novel - Chapter (63)
권속 생성으로 인류 제국 건설 65화(65/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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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짧았다.
혈족 중 온전한 이가 몇 없었고, 권속은 수가 너무 많았다.
피해를 무시하고 달려드는 무리를 이길 방도는 없었다.
중과부적으로 블라드와 혈족은 내몰렸다.
“커, 허억!”
블라드는 피를 토했다.
지친 몸이 격하게 숨을 내쉬면서 피가 역류했다.
“버러지들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곁에 서 있는 혈족은 단 하나.
맏이 콘라트뿐이었다.
“쿨럭, 쿨럭!”
콘라트의 몰골은 그보다 더했다.
온몸에 화살과 검 그리고 창이 여럿 박혔다.
서 있는 것조차 가슴을 관통한 창이 바닥에 꽂힌 덕이었다.
창에 기대듯이 서서 입으로 피를 줄줄 흘렸다.
블라드는 숨을 고르며 콘라트에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아버지··· 괜찮, 허억!”
새하얗고 기다랗고 날카로운 송곳니가 콘라트의 목을 물었다.
꿀꺽, 꿀꺽···
블라드는 맏이의 피를 힘껏 빨아 마셨다.
콘라트는 어, 어, 소리를 내며 흰자위를 드러냈다.
기력이 쇠하여 저항조차 못 하고 바들바들 떨었다.
피부가 순식간에 미라처럼 뼈에 말라붙었다.
반면에 블라드의 육신은 상처가 빠르게 아물기 시작했다.
털석
더는 빨아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자 블라드는 입을 뗐다.
입을 떼자 몸을 지탱하던 창이 옆으로 기울며 쓰러졌다.
창에 건어 같이 걸린 콘라트의 육신은 땅에 닿기도 전에 소금 결정으로 분해되었다.
“후—.”
블라드의 표정에 안타까움은 없었다.
극심한 허기를 채운 것처럼 만족스러운 표정.
꺼억, 소리 나게 트림까지 더했다.
“가족 놀이는 끝났나.”
에다르가 그 광경을 보고 물었다.
약간의 놀람도 없이 당연한 것을 보듯 눈빛이 아주 차가웠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었다. 그렇다면 제 아비를 위해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하지.”
“방금 것이 희생이었다고?”
블라드는 입을 다물고 에다르를 노려보았다.
상처가 회복되면서 떨어진 기력도 돌아오고 있었다.
숨을 고르게 쉬며 굽힌 허리를 펴고 손톱을 길게 늘였다.
“······.”
칼리오페가 그의 앞에 섰다.
혈족의 반절을 죽인 그녀를 보는 눈동자가 떨렸다.
그녀가 한 걸음 내딛자 그는 한 걸음 물러났다.
그러나 두 번째 걸음에서는 물러나지 못했다.
권속이 그를 포위하고 있었으니까.
물러나도 거리를 벌릴 수가 없었다.
“망할···.”
블라드의 발아래 검은 안개가 일었다.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면서 이를 드러냈다.
칼리오페에게 달려들듯 자세를 취한 순간,
그는 몸을 돌려 에다르에게 손을 뻗었다.
“에다르 룬드링겐!”
격정과 함께 오른손에서 마력이 일었다.
“네놈만은!”
손끝에 모인 마력이 쏘아졌다.
마력은 에다르를 향해 직선으로 뻗어 나갔다.
“읏!”
그리프와 파시메아가 급하게 마력을 끌어올렸다.
전면에 아지랑이처럼 투명한 막이 생겨 마력과 충돌했다.
쩌적, 금 가는 소리가 나고 틈으로 마력 일부가 관통했다.
쉭!
“······.”
에다르는 목을 어루만졌다.
마력이 긁고 간 자리에 벤 자국이 길게 이어졌다.
상처는 깊지 않았으나 목이 베이면서 끊어진 것이 있었다.
툭—
줄이 끊어진 펜던트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
펜던트 중앙에 박힌 보석.
티아마르의 영혼이 담긴 보석.
그것을 본 블라드가 몸을 격하게 떨었다.
“그것은···.”
눈이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입은 턱이 빠질 듯 벌리고 어, 어, 멍청한 소리를 냈다.
“네놈··· 그것을 어떻게···?”
에다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허리를 굽혀 펜던트를 줍고 그를 향해 미소 지을 뿐.
그 미소는 노림수가 먹혔을 때 짓는 표정인데도, 경악으로 떠는 블라드는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티아마르의 유혹에 영혼이 타락한 이는 알아챌 수 없었다.
“그게 왜 네 손에 있는 것이냐—!”
비명에 가까운 외침.
동시에 칼리오페가 달려들었다.
칼날이 블라드의 목을 노리고 뻗어왔다.
그는 안개로 변해서 칼날을 흘리려 했다.
그러나 파시메아가 먼저 손을 뻗었다.
그녀의 마력이 그가 안개로 변하는 것을 막았다.
서걱!
블라드의 머리가 땅을 굴렀다.
“——!”
목이 잘리고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머리가 비명을 질렀다.
무어라 말하는 것이 분명한데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시선은 에다르, 아니 보석에 쏠려 욕망을 드러냈다.
콰직!
칼리오페의 발이 머리를 밟았다.
머리가 소금 결정이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생명을 완전히 잃은 육신 또한 분해되었다.
그리고 분해된 육신에서 희미하게 마력이 일었다.
죽음이 찾아왔다면 흩어져야 할 마력이 모이고 있었다.
파시메아가 이를 느끼고 흠칫했다.
“에다르, 잠깐—”
“블라드가 죽지 않은 것 같다고?”
파시메아가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알고 있어?”
“놈이 오로지 제 혈족만 남기기로 했을 때, 무수히 많은 저항이 있었고 죽음의 위기도 겪었지. 그때 녀석은 죽어도 되살아날 수 있도록 안배를 해두었다.”
에다르는 노을이 지는 하늘을 보았다.
파시메아는 감각으로 느낀 마력의 흐름.
그의 눈에는 반투명한 영혼으로 보였다.
영혼은 비명을 지르며 점점 모습이 사라졌다.
“곧 제국에서 혈족의 몸을 빌려서 일어날 거다.”
“다시 살아 돌아온다는 거야? 이 난리를 쳐놓고?”
“걱정할 것 없다. 놈은 이제 나를 지켜야 한다.”
펜던트를 품 속에 넣었다.
“티아마르의 영혼이 내게 있음을 보여주었고.”
말을 하면서 블라드가 남긴 결정 속에서 손을 넣었다.
손에 반지 하나가 잡혔다.
중심부에 루비처럼 붉은 보석이 박힌 반지.
“놈의 조각이 여기 있으니까.”
파시메아는 반지를 보며 눈매를 좁혔다.
“조각? 티아마르의 영혼, 그런 거야?”
“비슷하지.”
티아마르의 영혼이 담긴 보석과 비슷하면서 달랐다.
펜던트의 보석은 아무리 살펴보아도 보석에 불과했지만, 반지의 보석은 가까이하면 마력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불길한데”
“불사를 위해 조각낸 영혼의 일부가 담겨있으니까. 약간의 의지를 품고 있는 반지이기도 하지. 달리 말하면 의지가 약한 사람이라면 육체를 뺏길 수도 있고.”
“그럼 그거···.”
“하지만 내겐 소용없다.”
에다르는 검지에 반지를 끼웠다.
일순간 반지에서 마력이 일어 그를 감쌌다.
그러나 마력은 그를 감쌀 뿐, 스며들지는 못했다.
마력은 곧 다시 반지 속으로 수그러들었고 그는 손을 들었다.
노을에 보석이 반사되도록 앞으로 뻗고 속삭였다.
“이 땅에 있는 종복들아. 나, 블라드 폰 홀슈타인의 주인이 말한다. 재로 돌아가라.”
그러자 반지가 붉은빛을 발하였고, 도시에 고요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