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a human empire by creating a clan RAW novel - Chapter (91)
권속 생성으로 인류 제국 건설 93화(93/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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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수도는 쉬이 바뀌지 않는다.
여러 봉건 귀족이 다스리는 나라여도 그렇다.
수도는 대개 관습적으로 왕위와 함께 붙어 있으니까.
왈로키아의 경우를 보면, 왕이란 작위에 도시 소도모라의 소유권이 딸린 식으로 왕위를 얻음과 동시에 수도 소도모라도 얻게 된다.
혹자는 이 말에 반대할 수도 있다.
“아닌데? 제르마니아는 수도가 매번 바뀌는데?”
···라고 말이다.
맞다. 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환경에 따라 여러 차이가 있을 수 있지.
허나 보통, 역사가 깊은 국가는 수도를 옮기는 일이 드물다.
왕조가 바뀌었다고 수도와 그 주변 핵심 지역을 새로 정하는 것보다 이미 개발 끝난 핵심 지역을 왕위와 함께 차지하는 것이 시간도 비용도 노력도 덜 드니까.
“제르마니아의 수도요? 올후스죠.”
“올후스라니? 키루나지!”
앞서 말했듯, 제르마니아는 이런 방식을 따르지 않는 국가다.
왕조가 바뀌었다? 그러면 수도도 덩달아 바뀌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전 왕조를 뒤엎고 왕위를 얻은 게 아니잖아. 고귀한 종족분들께서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로 왕위를 얻는 나라인데, 영원한 수도라는 게 어딨어?”
하여 제르마니아의 수도는 매번 바뀌었고.
수도를 물으면 자기 고향을 말하는 사람이 흔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제르마니아의 수도는 올후스였다.
로젠베르크 왕조의 최대 도시, 올후스.
그곳이 당대의 수도였다.
“실패했다고?”
한때 영주관이었던 건물을 개축해서 만든 왕궁.
그 왕궁 알현실에 앉은 국왕 크리스티안이 물었다.
연신 눈을 껌뻑이면서 부복한 한 귀족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궁정 귀족으로 자작의 작위를 이은 자였다.
“다시 말해 보라.”
혹시 자신이 잘못 듣지 않았나 갸웃거리는 고개.
방금 묻고도 내가 물은 게 맞나 확신 없는 표정.
자작은 퉁, 퉁, 이마를 바닥에 찧고 다시 말했다.
“보고에 따르면 배교의 도시 키루나에서 일으킨 마법은 별다른 소득 없이 소멸하였다고 합니다. 따라서 키루나를 절멸시키려던 계획은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하라. 키루나가 어떻다고?”
두 번 듣고도 국왕은 눈을 껌뻑일 따름이었다.
듣지 못해서가 아니라, 이해가 가지 않는 사실인지라.
그의 깊은 신앙으로 감히 떠올릴 수 없는 현실이었으니까.
건국절을 앞두고 전국의 귀족이 수도에 모여들고 있는 오늘.
축제의 분위기가 송두리째 사라지는 소식이었다.
꿀꺽
알현실에 침묵이 깔렸다.
스무 명이 넘는 궁정 귀족과 그 배에 달하는 근위병 있었음에도 숨소리 외에 알현실에 들리는 소리가 없었다.
그만큼 이야기가 충격적인 것도 있었으나, 옥좌에 앉은 왕의 눈이 점차 분노로 끓어오르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키루나에서 발동시킨 마법은 실패했으며, 서드렛 공작위는 배교자 에다르 룬드링겐에게 넘어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허어, 하는 탄식.
믿을 수 없다는 중얼거림.
알현실의 침묵이 한순간에 웅성거림에 밀려났다.
“조용!”
마력이 담긴 노성에 귀족들이 입을 다물었다.
“다음은? 그 배교자가 어찌 움직이던?”
“전대 서드렛 공작의 군대를 그대로 흡수하고 바로 이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대평원에서 동원한 수와 합하여 거의 6만에 이릅니다.”
“6만!”
“맙소사···.”
귀족들이 다시 웅성거렸다.
“조용! 내 말을 허투루 들은 것이냐!”
크리스티안은 부릅뜬 눈으로 귀족들을 훑었다.
그들은 왕의 시선에 고개를 깊이 숙였다.
드드드드···
크리스티안의 주변에서 진동이 울렸다.
격정으로 마력을 주체 못 하고 흘리는 것이라.
“한 번만 더 내 말을 거역하면, 궁을 곱게 나가지 못할 것이다!”
그의 선언에 그들은 더욱 깊이 고개를 숙였다.
“······.”
그는 이를 악물고 몸을 앞으로 빼고 물었다.
“왜지? 왜 실패했지?”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말을 하던 자작은 급하게 입을 다물었다.
옥좌 바로 옆에서 그를 향하는 시선.
심장을 꿰뚫는 차가운 시선을 알아챈 것이라.
시선의 주인은 추기경 롤란트였다.
“······.”
시선이 어찌나 매서운지.
자작은 물론 다른 귀족들조차 말을 삼켰다.
추기경의 태도가 뜻하는 바를 모를 사람은 없었다.
묻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불경스러운 일인 것이라.
“크흠···.”
크리스티안은 인상을 찌푸리고 한숨을 쉬었다.
의혹은 여전히 그의 마음 한 편에 남아 쿡쿡 찔렀다.
그러나 그도 더 물을 수 없는 처지였다.
그의 옥좌를 지켜주는 자가 추기경이었으니까.
“···소집령은? 병력은 제대로 집결하고 있는 건가?”
“그것이···.”
“그것이?”
“집결은 서드렛보다 먼저 이루어질 예정입니다만, 이탈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탈? 그게 무슨 소리냐.”
난데없는 소리에 목청을 높였다.
“키루나의 소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소식을 듣고 머뭇대며 집결을 미루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병사 대신 재정 지원을 제안하는 경우도···.”
“이 불경한 자들이!”
크리스티안은 벌떡 일어나며 목에 핏대를 세웠다.
“그 불경한 족속에게 파발을 보내라! 이단은 곧 죽음이라고! 위기 속에서 발하는 믿음과 위기가 지난 뒤에 발하는 믿음 중 어떤 것이 중할지 다시 생각해보라고 전해!”
“예, 전하.”
“그리고? 그 외에 더할 말이 있나?”
자작은 입을 다물었다.
크리스티안은 손짓으로 그를 쫓아냈다.
자작이 나가자 남은 궁정 귀족도 눈치를 보며 자리를 떴다.
왕의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은 근위병과 추기경뿐.
“그대 말이 맞았소. 롤란트.”
크리스티안은 옥좌에 등을 기대고 중얼거렸다.
목소리는 낮게 깔렸고 기운은 없었다.
추기경 롤란트는 고개를 가볍게 숙였다.
“저 또한 이리될 줄은 몰랐습니다. 전하.”
“창부의 자식이 처음 국경에 나타났을 때, 내게 저것이 노리는 바가 서드렛이 아니라 왕위라는 것을 일러준 사람이 그대 아니오? 내가 그대의 말을 듣지 않았더라면 이대로 왕위를 내줘야 했겠지.”
물론, 지금도 위태하지만.
그는 뒷말을 웃으며 흘렸다.
“나는 저것이 노리는 바가 서드렛이라고 생각했소. 저를 쫓은 아비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군을 끌고 돌아왔다고 생각했지. 그것은 서드렛 공작도 마찬가지였을거요.”
상식적으로 누가 감히 왕위를 노린다고 생각했을까.
만 명도 되지 않는 병사로 서드렛을 노린다는 것부터 우스운데.
서드렛 공작조차 평생에 걸쳐서 앉지 못 한 옥좌를 노린다니?
추기경이 경고 했을 때도 터무니 없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대가 소집령을 내리라고 단호하게 말하지 않았다면, 교국에서 책임을 지겠다고 하지 않았다면, 내 어떤 꼴을 당했을 지 생각만해도 끔찍하오.”
방심하고 있는 그에게 추기경은 교국의 이름을 빌어 군을 소집하도록 제안했고, 망설이는 그에게 만약 아무런 일도 없으면 재정적 책임을 지겠다고까지 했다.
그로서는 손해 볼 일이 없는 터라 받아들였을 뿐.
“저것이 뢰제네 후작령에서 저지른 짓을 들었을 때, 나는 경악했소. 어찌 감히 신전을 약탈하고 부순단 말인가. 서드렛은 망해야 마땅했소. 감히 저런 것을 낳은 죄, 저런 것에게 가문을 넘겨주려 한 죄.”
크리스티안의 귀에도 뢰제네 후작령의 소식은 들렸다.
그리프가 심은 세작이 호르비드의 징벌을 에다르가 막아냈다는 것 외에도 늑대교가 황제의 저주를 퍼트리고 있다는 것까지 소문으로 흘렸으니까.
“그런 짓을 무마하려고 더러운 소문까지 퍼트리고.”
그러나 그는 믿지 않았다.
그 뿐만 아니라 수많은 귀족들이 믿지 않았다.
수 대에 걸쳐 충성한 대상이 자신들에게 그런 짓을?
대체 왜? 그들이 무언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교국이 즉각 에다르를 이단으로 지정함에 따라 그들은 단순명쾌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배교자라고.
소문은 배교자가 퍼트린 거짓이라고.
“키루나를 소멸시키지 못한 것은 유감이오. 이단의 싹을 잘라 본보기를 보였으면 좋았을 것을···.”
“아닙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이지요.”
“시작이라고?”
“예. 시작입니다.”
시선을 마주 보았다.
심장이 얼어붙는 차가운 시선.
크리스티안은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이단에게 제르마니아를 쉽게 넘겨줘야 하겠습니까? 저희는 이미 준비를 마쳤습니다.”
“준비를 마치다니?”
“성하께서 이 땅에 있는 모든 신도에게 봉기를 지시하셨습니다. 호르비드 님에게 칼을 겨누거나 호르비드 님을 섬기기 망설이는 자들은 모두 믿음의 분노를 받을 것입니다.”
“허어.”
안도가 살짝 표정에 일었다.
이 땅에 호르비드를 믿지 않는 자가 없으니까.
사제의 주도로 봉기를 유도하면 이끌리지 않을 자도 없겠지.
“봉기를 막기 위해 군사를 돌려야겠군. 그러면 이쪽으로 오는 군사가 상당히 줄어들겠어.”
그런데도 불안은 여전히 컸다.
상대는 호르비드의 징벌도 이겨내지 않았나.
병사 일부를 물리게 만든다고 승산이 크게 오를까.
그의 생각을 읽은 듯이 추기경이 말했다.
“또한, 교국에서 기사단을 파견했습니다. 수도에 전하의 군대가 집결하는 날에 당도할 것입니다.”
“기사단? 기사가 아니라 기사단을?”
“황금 늑대 기사단, 철의 기사단, 성 호펜 기사단. 세 기사단이 전하를 돕기 위해 출진했습니다.”
“오오!”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반응.
크리스티안은 추기경의 손을 꽉 잡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교국의 기사단은 특별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호르비드의 가호를 직접 받은 이들.
그 수는 매우 적으나 개개인이 이종족에 버금가는 무위를 가졌으니, 기사단원 한 명이 수십 명의 평기사보다 우월했다.
“교국에서 성전이 아니라면 절대 내보내지 않는 기사단을 셋씩이나···.”
크리스티안의 얼굴에 드리웠던 어둠이 사라졌다.
추기경은 손을 맞잡은 채 빙긋이 미소 지었다.
“저희의 예상으로 최소 3배 이상의 병력 차가 날 것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충분하지. 어찌 모자라겠소.”
“이는 성전입니다. 제르마니아를 구원하는 것을 넘어서 인류가 악의 손에 넘어가지 않기 위한 성전. 저희는 제르마니아가 온 힘을 다해 악에 맞설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고맙소! 정말 고맙소!”
크리스티안은 확신했다.
이 싸움에서 패배란 있을 수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