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 of the Spear RAW novel - Chapter (244)
낭선기환담-243화(244/600)
낭선기환담 – 243화
[건방진…!!]허나 지금 보이는 신통은 전혀 건방지지 않았다.
인과 척의 법칙으로 엮어낸 푸른 태양은 천지원기를 순식간에 끌어모은 강력한 신통이다.
이곳이 유무간이라 그런 것도 있으나 술자의 기교가 나무란데 없이 높은 수준이었기에 가능했다.
어찌 고작 영원에 다다른 놈이 저리 원숙한 솜씨를 부리는지 알 길은 없으나 괘씸하기 짝이 없었다.
[감히 어느 앞이라고!]구영의 머리들이 쩌억 아가리를 벌리자 원기가 응집되기 시작했다.
아홉의 머리가 모으는 천지원기는 폭풍우 속에서 북을 치듯 굉음이 터져 나왔고 와류가 사방으로 퍼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산군은 눈가를 좁히고 한쪽 손을 하늘 높이 들었다.
쿠우우우웅.
하늘을 비추는 푸른 태양이 산군의 손에 들렸다.
콰르르르릉!! 뇌전이 천방지축으로 사방을 터트린다.
“와라.”
그때 산군이 작게 읊조리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탐화가 달려들어 위주호연갑을 변했다.
촤라라라라라락!!
땅 밑으로 탐화의 사슬 수십 개가 뚫고 나와 구영의 목을 노렸다.
[같잖은 게.]구영은 사슬은 보지도 않고 콧바람을 날려 그것들을 튕겨냈다.
콧바람이 얼마나 강한지 탐화의 사슬은 힘없이 튕겨나갔다.
잔뜩 비웃음을 머금던 구영의 낯빛이 순간 딱딱하게 굳었다.
자신의 수염에 묶여 있던 백요보련의 계집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어느새 눈을 돌리니 태양의 주인이 계집을 안고 진득한 살기를 흩뿌리고 있었다.
[날 앞에 두고 계집을 신경 써?]신선조차 아닌 놈이 대체 무슨 만용이란 말인가!
이런 치욕은 겪어본 적도 없다.
수선이라도 제 상대가 되지 못함이 분명한데 감히 하계의 영원 나부랭이가 자신을 이리 대할 줄이야!
[죽어라!!]이내 구영의 입에서 거대한 광선이 쏘아지고 산군도 손을 내렸다.
푸른 태양과 구영의 신통이 맞부 딪치는 순간.
퓨융.
콰아아아아아아앙!!
“크윽!!”
콰가가가가가각!!
엄청난 반발과 함께 흘러나온 여파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했다.
구영과 산군의 신통이 눈이 멀듯 번쩍거렸고, 천지가 요동치듯 격하여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
[뭐 이런…!]허나 그마저도 직접 상대하고 있는 구영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는 어처구니가 없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놈의 태양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광선과 부딪친 태양은 꿰뚫리지도, 밀리지도 않고 오히려 자신의 신통을 흡수하여 점점 크기를 키우고 있었다. 상대방 신통이 천지원기를 흡수하고 있는 작용을 하는 듯했다.
고작 영원에 달하는 놈이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신통이 아니었다.
‘최소 향선에 가깝지 않던가!’
상계의 중간 경지라 불리는 향선들이나 가지고 있을 경지였다.
지닌 기교는 향선을 능가한 수준!
쿠그구구구궁!!
오백 장에 다다랐던 크기는 천 장이 넘어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뿐일까.
태양의 주변에 자리한 뇌전은 살아 움직이듯 독기를 뿌리고 무차별적으로 뇌기를 흩뿌리니 섣불리 다가가기도 쉽지 아니했다.
그 예상치 못한 모습에 구영도 슬슬 전력을 다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신선도 아닌 놈에게….’
전력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는 수치나 다름없었으나….
‘어쩔 수 없지.’
인정해야만 했다.
[네놈의 실력은 상계의 수선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순간 구영의 기운이 달라졌다.
오만방자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진중한 낯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와 동시에
콰득 콰드득!!
구영의 머리들이 서로를 향해 이를 드러내며 뜯어먹기 시작했다.
그 이상 현상에는 산군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하나 자아가 있었던 머리들인데 갑자기 서로를 뜯어먹으니 경계 심이 높아지는 게 당연했다.
산군은 곧장 수결을 맺었다.
쿨럭!
허나 입가에 흐르는 피와 덜덜 떨리는 손이 그의 상태를 말해줬다.
“쯧.”
그가 지금 자신의 경지를 뛰어넘는 신통을 부릴 수 있는 것은 모두 유무간의 특수한 환경 덕분이다.
천지원기의 밀도가 높은 이곳이기에 본래의 선력(仙力) 즉, 대력(大力)이 없음에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허나 그렇다 해도 그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정신의 세상에서는 아무런 반동도 없었으나 현실은 아니었다.
애초에 자신의 경지를 뛰어넘는 신통을 발휘하는 중이다.
꾸역꾸역 탐화의 대력을 빌려 쓰고 있기도 했으나, 그러해도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었다.
‘오래 끌면 내 필패다.’
애초에 구영은 자신이 이길 수 없는 존재다.
무슨 짓을 하는지는 몰라도 저리 가만히 놔둘 이유가 없다.
쿠구구구구궁!!
커헉!
산군이 그만 고통을 참지 못하고 피를 왈칵 뱉었다.
허나 그와 동시에.
뭔가 익숙해 보이는 수결에 관망하던 당춘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 하던가.
“말도 안돼!! 어찌 균천거검을!”
당춘의 기겁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는 유무운을 꿰뚫고 날아드는 수십 개의 거검.
꽃을 닮은 듯 아름다운 외견의 거검이었으나 날에 서린 섬뜩함은 차마 아름답다 말할 수 없었다.
푸욱!!
[캬아아아악!!]순식간에 내리꽂힌 거검 스무 자루에 온몸이 찢긴 구영.
허나 그럼에도 놈은 자신의 머리를 뜯어먹고 하나가 남을 때까지 그 짓을 반복했다.
그 모습에 산군은 급히 수결을 바꾸고 거검을 푸른 꽃잎으로 바꾸어 놈의 몸속을 찢고 베었다.
[끄아아아악!!]비명을 내지르는 구영의 살점과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와 동시에.
놈의 눈앞에 푸른 태양.
태천외양신공의 태천외양이 놈의 눈앞에 다다랐다.
“뒤져버려.”
콰아아아아앙!!
그야말로 거대한 폭발.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눈부신 푸른빛은 눈이 멀 정도로 강력했고, 태양의 열기는 모든 것을 재로 만들 정도로 뜨거웠으나 더불어 이상하리만치 차분하기도 했다.
‘태천외양신공이라….’
산군의 신통을 알아본 봉은 측은지심이 깃든 눈으로 그것을 보았다.
모든 것을 집어삼킨 태양.
그것이 터져나간 뒤에는 사방에 푸른 기운이 휘날려 새까만 유무간이 온통 푸르게 보일 정도였다.
그뿐일까.
어마어마한 폭발 탓에 원래 본래의 지형은 찾아볼 수도 없게 되었고,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난 정도.
절대로 하계의 수도자가 만들어낸 신통이라 부를 수 없었다.
대체 목겁을 치루며 어떤 수행을 했기에 이런 것이 가능한 걸까.
봉은 산군의 힘을 보며 묘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괜찮나.”
“예. 하지만….”
담담히 입가에 피를 닦아낸 산군이었으나 봉은 눈가를 좁혔다.
‘상태가 좋지 않군.’
진수명화하자마자 바로 전투에 들어선 몸이다.
경지를 제대로 안정시키지도 않았는데 저런 거대한 신통을 부렸으니 몸속이 진탕되었을 게 뻔했다.
원래라면 곧장 안정을 취하는 것이 제일이지만….
“쉬지도 못하겠군.”
산군의 신통은 가히 놀라울 정도였으나 긴장을 풀 수 없었다.
거친 모래먼지가 걷히자 그 안에는 작은 그림자가 하나 엿보였다.
“구영….”
“놈은 누굽니까.”
“놈은 구영이라 하는 흉수다. 본래 대라계에서 추방당해 영락한 신수나, 어쨌거나 지금은 유무간에 갇혀 있는 놈일 뿐이지. 본래 태생이 정상적인 놈이 아니라 그런지 놈은 죽여도 죽지 않는 놈이다. 그렇기에 제 머리를 서로 뜯어먹는 거지.”
그 이유뿐만은 아닐 것 같다.
“제 머리를 집어 삼킨 건 아마 제 힘을 하나로 집중시키기 위해서다.”
놈은 죽여도 죽지 않는다.
머리를 잘라도 다시 자라나고, 꼬리를 잘라도 다시 재생한다.
몸뚱이 또한 마찬가지.
“구영의 본체는 머리가 아홉이다.
그러니 힘이 항상 분산되어 있다.
허나 제 머리를 삼키면 분산된 힘은 하나로 집중되고 놈은 큰 힘을 행사할 수 있는 게다.”
그 힘은 강력해진 산군이라도 차마 대항할 수 없을 것이다.
[날 진심으로 만든 이상, 쉽게 죽여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건 봉악 네놈 또한 마찬가지다!!]휘이이이잉!!
바람이 거칠게 불어 닥쳐 모래먼 지가 사라지고 구영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전의 거대한 본체와는 달리 탈형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박쥐와도 같은 날개와 뱀의 그것과 같은 노란 눈이 인상적인 사내.
저것이 바로 구영이리라.
“네놈들을 죽이기 위해 천 년을 모은 대력을 사용했으니 내 즐거움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게다. 하하핫!!”
산군의 낯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제 나름대로 혼신의 힘을 담은 신통이었거늘, 구영은 아무런 타격조차 없어 보이는 모습이다.
게다가 죽지 않는다니….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구영은 분열의 법칙을 정통으로 수행한 놈이다. 그렇기에 어떤 상처라도 쉽게 재생시킬 수 있는 게다.”
“그럼 어떻게 이길 수 있는 겁니까.”
“그런 놈이기에 대라천의 신선들도 놈을 그저 유무간에 가둬놓은 게다. 익힌 공법과 더불어 놈의 법칙과 육체가 삼위일체하여 여간 성가신 놈이 아닐 수 없다.”
봉의 말은 놈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소리와 같았다.
“그럼 방법이 없는 겁니까.”
“그건 아니지.”
싱긋 웃은 그는 고개를 돌려 기세등등한 구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천 년의 대력을 사용했다 했나?”
“그렇다. 지금의 네놈과 네 제자로는 날 절대로 막지 못한다.”
허나 봉은 참을 수 없다는 듯 실실 웃으며 답했다.
“그 천 년. 공으로 날려먹게 되서 안타깝겠어!”
“…뭐?”
그때였다.
키이잉!!
돌연 지면에서 빛이 나며 선축문들이 두둥실 떠오르기 시작했다.
멈칫한 구영은 하나 둘 떠오르는 선축문들과 진의 형태를 보고는 얼굴이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졌다.
진법의 형태는 모를 수가 없다.
오묘한 부적과도 같은 형태.
공간 이동술의 진이었다.
“멈춰라!!”
“미안하군, 멈추는 법은 배우지 않아서 말이야.”
후우웅!!
공간 이동술의 빛이 대차게 차오르며 산군과 봉의 모습이 흐려졌다.
구영은 축지를 밟아 봉의 멱살을 잡으려 했으나….
후웅.
잡힌 것은 허공뿐.
그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까드득.
이를 짓씹은 구영의 얼굴에 힘줄이 표표히 솟았다.
섬뜩한 살기가 사방에 드리운다.
“봉악 네 이노옴!!”
콰아아앙!!
구영의 기운에 지면이 쩌저적 갈라지고 모래 먼지가 폭발했다.
피가 날 정도로 주먹을 말아쥔 구영은 이내 한 놈을 떠올렸다.
자신에게 봉악의 존재를 알린 신선.
당춘을.
“뭐야.”
허나 신기하게도.
당춘의 기운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 있었다.
“이런 제기랄 놈들!!”
구영은 제 화를 참지 못해 한참이나 난동을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