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 of the Spear RAW novel - Chapter (339)
낭선기환담-338화(339/600)
낭선기환담 – 2부 48화
셋으로 나눠진 삼면귀선 중 둘은 곤 가주와 후 가주를 상대로 온갖 기괴한 마공을 선보였다.
그들의 팔과 다리가 수십 개로 불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것은 약과였다.
몸의 길이마저도 순식간에 늘어나고 줄어들었고, 베고 베어도 분열되었다가 다시 하나로 붙어 얼핏 보면 불사의 몸이라 봐도 무방했다.
그렇다 보니 곤과 후 가주는 삼면귀선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중이고 범은 그저 멀찍이 떨어져 그들의 전투를 견식하고 있었다.
“나무의 열매가 점점 많아지는군.”
호준성의 뒤로 자리한 나무와 그 가지에 맺힌 열매의 수가 많아진다.
저 열매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좋은 일이 생기지는 않으리라.
시간은 자신의 편이 아니다.
구경하는 것도 여기까지.
오대세가의 가주 둘도 호준성을 어찌하지 못한다.
어찌됐든 이곳에서 빠져나가려면 가주들과 합세하는 것이 맞다.
“봉도 묵묵부답이니….”
평소라면 벌써 튀어나와 조언을 해주고 싶어 안달이 나있을 텐데, 왜인지 모르게 답이 없다.
어쩔 수 없다.
범은 곧장 금색 빛줄기로 화해 날아갔다. 그의 주위에 금색 꽃잎이 쉼 없이 모여든다.
손을 펼치자 꽃잎이 모여들어 하나의 검이 생겨났다.
“제정신인 겐가!? 개죽음일 뿐이야!”
“이런….”
곤 가주와 후 가주는 좌선하고 있는 삼면귀선에게 뛰어드는 범을 보며 경악성을 내질렀다.
고작 상선인 자가 향선.
그것도 삼면귀선의 마귀에게 달려들 생각을 하다니!
죽고 싶어 환장한 것이 아니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쯧!”
아쉬움에 혀를 찼으나 이미 늦었다.
그와 동시에 범이 검을 집어던졌다.
쇄애액!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화란의 모습에 좌선하던 삼면귀선이 눈을 뜨고 손을 뻗었다.
툭.
범이 던진 검을 가볍게 손가락 사이로 잡아챈다.
“그리 잡으면 후회할 텐데, 내 여자는 손속이 퍽 매섭거든.”
그때였다.
돌연 검이 수만 개의 꽃잎으로 화하며 사방 천지로 퍼졌다.
흠칫 놀란 삼면귀선은 수결을 맺으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퍼져나간 꽃잎은 한데 모여 꽃봉오리로 화해 그를 가뒀다.
-할 수 있겠느냐.
-외도 좀 하고 오겠습니다.
어이없는 소리에 범의 입꼬리가 히죽 올라간다.
범은 곧장 수결을 맺고 입을 달싹였는데 화란으로 만든 꽃봉오리에서 커다란 충격과 굉음이 퍼졌다.
쾅, 콰앙!
허나 꽃봉오리는 아직 멀쩡했다.
범은 봉오리에 손바닥을 가져가대고 금화를 피워 올렸다.
‘안에서는 한창 화란이 환계를 펼쳐 놈을 공격하고 있다.’
하니, 자신이 할 일은 봉오리가 터지지 않도록 기운을 불어넣고 외부의 공격에서 버티는 일뿐이다.
“아마 이놈이 나머지 둘에게 힘을 전해주고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좌선하고 있었을 리 없죠. 하니, 기회는 지금뿐입니다!”
그리 외치니 호준성의 낯이 일변하고, 가주들의 호쾌한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하하하! 여간내기가 아니라 생각은 했지만 정말 보통이 아니지 않은가!”
“…저게 가능한가?”
곤 가주는 기쁨에 웃어재꼈고, 후 가주는 말도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들도 힘겨운 삼면귀선 중 하나를 저리 쉽게 가둬버렸다고?
“방심한 탓이겠지요. 우리도 좌선하고 있는 놈 하나가 이상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 않습니까. 저 셋 중 가장 약한 게 저놈이었으니까!”
쾅!
그의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삼면 귀선 중 하나가 날카로운 공격을 날렸다. 곤 가주는 부채로 놈의 손톱을 튕겨내고 거친 바람을 흩뿌렸다.
후우웅!
바람은 나선형으로 몰아쳐 회풍을 만들어냈고, 회풍 속에서 하늘을 뒤덮을 만한 붕새가 나타났다.
한 쌍의 날개를 펼치면 하늘의 절반이 가려질 것만 같은 붕새로 변한 곤 가주는 부리를 벌려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뱉었다.
고막이 찢길 것 같은 굉음에 삼면귀선의 움직임이 잠시 멈춘다.
이내 거대한 회풍 수십 개가 사방에서 휘몰아치기 시작하고 붕새가 날개를 펄럭이니 강렬한 푸른 돌풍으로 일대의 운무가 전부 걷힌다.
“어딜!”
그때를 틈타 후 가주가 상대하던 삼면귀선 하나가 범에게 향했다.
허나 그를 두고 볼 리 없던 후 가주가 단박에 치고나와 발차기를 먹였다.
“역시 약해졌군!”
퍽!
소리와 함께 날아간 삼면귀선을 향해 후 가주가 품에서 푸른 그물을 던졌다.
그물은 삽시에 거미줄처럼 퍼졌고, 사방을 에워쌌다.
삼면귀선은 곧장 빠져나가려 했으나 그때 그물이 날치 떼로 변해 삼면귀선을 덮쳐들었다.
“놓칠 것 같으냐!”
호기로운 그의 말처럼 날치 떼에 한 번 파묻히자 속절없이 힘을 쓰지 못한 삼면귀선은 정신차려 보니 그물 속에 잡혀 버둥거렸다.
“곤 가주, 아직이신가!”
후 가주가 소리치자 푸른 바람으로 변해 회풍 속을 휘젓고 다니던 곤 가주가 붕새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내 다시 중년인의 모습으로 변해 회풍을 흩어버리자 하늘에서 조각조각난 삼면귀선이 떨어져 내렸다.
“봉인하지 않고 되겠는가?”
불사신처럼 자르고 잘라도 다시 재생하는 놈들이다.
후 가주가 잔뜩 경계하며 묻자 곤 가주는 손아귀에 불길해 보이는 울퉁불퉁한 돌을 내보였다.
“몸속에 이런 게 있더군요. 무슨 원리인지는 몰라도 아마 핵이 되는 물건이겠죠. 삼면귀선이라 불리어도 결국 마귀의 형상을 한 괴뢰를 조종하던 것이니.”
그렇다면 그 핵이 있고, 이것을 부수면 끝날 일이다.
“아까 전에는 도통 보이지도 않고 느낄 수도 없었는데, 상선이 놈을 봉하자마자 느껴지고 보이더군요.”
콰직.
핵을 부숴버리자 기괴한 귀곡성이 들려오며 마귀의 기운이 옅어졌다.
“호오, 그렇군.”
그 모습을 본 후 가주도 조그마한 그물 안에 있는 삼면귀선을 보았다.
인형처럼 작은 크기로 변한 삼면귀선을 손으로 짜부러트리고 핵을 꺼내 부수자 먼지로 변해 사라졌다.
“자네가 아주 큰일 해주었네. 자네가 아니었으면 난처해질 뻔 했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아니까 이리 말하는 것 아니겠나.”
곤 가주는 범을 크게 칭찬했다.
후 가주는 영 못마땅해 했으나 인정할 건 인정하는 사내였다.
“잘했다.”
“이해하게, 후 가주의 아들내미가 자네의 주먹 한 방에 나가떨어졌으니 부모된 입장으로서 심기가 불편한 거야 당연하지.”
“거, 참. 안 해도 될 말을 하시오.”
“틀린 소리는 아니지 않습니까.”
“크흠. 그건 그렇고 도와주지 않아도 되겠는가?”
후 가주는 말을 돌리며 화란이 만든 꽃봉오리를 보았다.
“예, 두 분께서 놈들을 없애주신 덕분에 힘이 많이 약화되었습니다.”
범은 봉오리를 만개시켰다.
꽃봉오리가 만개하여 활짝 피어나자 그 안에는 삼면귀선이 먼지가 되어 흩날리고 핵이 부서져 내렸다.
화란은 다시 작은 꽃잎으로 변해 그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별난 본선법패로군.”
후 가주의 감상이다.
곤 가주는 눈가를 가늘게 뜨며 범의 신통에 무언가 걸리는 게 있는 듯했으나 굳이 묻지는 않았다.
“이번 일이 무사히 끝난다면 자네에게 큰 상을 내리도록 하지.”
“우리 곤가에서도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거니 기대하게.”
허나 그것들은 모두 현 상황을 모두 타파했을 때나 가능한 소리다.
삼면귀선의 마귀를 물리쳤으나 아직 형편 좋은 상황이 아니다.
아직 호준성이 멀쩡하고, 그의 결계 또한 완전하다. 지금 해야 할 일은 그의 결계를 깨트리고 잔잔경정도를 되찾아야 하는 것.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사행(四行) 결계에 각기 다른 기운의 극산이로군.”
“꽤 공들인 녀석이오. 쉽게 깨트리지는 못하겠어.”
거대한 산 네 개가 결계 안에 자리하여 굳건하다.
쉽게 깨트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허나 그들에겐 시간이 없다.
어려워도 해내야만 했다.
“다행히 오행 극산이 모인 것은 아니니 해볼 만하겠습니다.”
“그나마 사행인 것이 다행이기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쉽게 깨지는 못할 것이다.
“방도가 있습니까.”
범이 물었다.
“방도야 여러 가지가 있지. 결계라 해도 어차피 영원토록 이어지는 것은 없어. 언젠가는 깨지기 마련이지. 힘이 다하던가, 아니면 깨질 때까지 두드려 본다던가 하는 걸로 말일세.”
“하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없지요.”
하니 그 방법도 좁혀질 수밖에.
“하면….”
“죽느냐 사느냐가 달렸는데 어쩔 수 없이 무리를 좀 해야겠어요.”
“곤 가주, 원신통을 쓸 것인가?”
원신통!
원신의 힘을 끌어다 쓰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향선의 경지에서는 자신보다 원신을 제어하고 그의 수행을 늘리는 것이 더 우선적이다.
원신의 힘을 쓴다는 것 자체가 향선들에게는 단순한 시간뿐만이 아니라 쏟아 넣은 노력이 흩어지게 되는 것이니 당연히 껄끄러워했다.
“그것 말고는 방도가 없습니다.”
“크흠… 하기사 이곳에서 죽는 것보다는 그게 낫겠지.”
후 가주는 아깝다는 듯 혀를 쯧 차고는 자신의 입에서 이빨을 뽑아 내 선술을 외우고 내던졌다.
그러자 이빨이 꿈틀거리더니 어느새 작은 여자 아이로 변했다.
곤 가주 또한 입으로 구슬 하나를 뱉어내자 그것이 사내아이로 변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모두 그들의 원신인 것이다.
“내가 처음 두 겹을 뚫어낼 테니, 후 가주가 나머지를 놓으시오.”
곤 가주가 원신을 붙들고 머리에 부적을 붙였다.
이내 원신의 움직임이 줄어들고 내포되어 있던 기운이 흘러나왔다.
“저 극산을 부수지 못하면 결계는 바로 복구될 텐데?”
“천 수선이 있지 않습니까.”
“자네 제정신인가? 저 상선이 지금껏 보여준 무용은 확실히 대단했으나 그렇다 해도 상선이네.”
극산을 부수는 것이 가능하다해도 결계 안에 있는 호준성이 가만히 그걸 두고 볼 리 없다.
그는 향선의 경지에 있는 자.
상선인 범이 당해낼 리 없다.
“하면 방법이 있습니까?”
“그건….”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
원신통으로 향선의 힘을 십분 발휘한다 해도 오랫동안 대비해 왔던 사행 결계를 깨기란 요원하다.
게다가 시간 또한 없으니….
“저희의 보물 하나씩을 주고 극산을 원기를 상하게 만들면 될 겁니다. 그 정도는 상선도 할 수 있어요.”
“저놈이 가만있겠소? 단번에 천 수선이 죽을 수도 있소.”
“우리가 쥐어준 보물도 뺏기게 되겠지요.”
“알면서 그런 말을 하시나?”
후 가주는 결계 안에 자라나는 붕 마의 나무를 보았다.
가지는 점점 울창해지고, 해골과도 같이 보이는 열매의 수도 많아졌다.
시간이 촉박하다.
후 가주는 진중한 낯으로 천범을 보았다.
“할 수 있겠나. 자네의 손에 수계의 사활이 걸려있는 걸세.”
성공한다면 모두가 산다.
허나 실패하면 모두가 죽는다.
그런 대사를 이제 등선에 오른 상선에게 맡기기란 너무 무거운 짐이다.
“아마 저놈은 저 붕마의 나무에 때문에 쉽게 몸을 움직이지 못하겠지. 그러니 놈의 공격이 그리 매섭지만은 않을 게야. 자네가 잘만 해준다면 가능성이 그리 희박하지 않아.”
“할 수 있겠나.”
잔잔경정도에 자리한 수많은 수선들의 목숨.
그것이 그에게 달렸다.
그리고.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기탄없이 말해보게!”
범은 잠시 고민하다 답했다.
“극산이 아니라 호 수선을 먼저 처리하면 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