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l of the Spear RAW novel - Chapter (6)
낭선기환담-5화(6/600)
낭선기환담 – 5화
영험함이 가득한 백산의 꼭대기에 자리 잡은 거대한 동굴 천호군(天虎君).
그곳을 보금자리 삼아 누워있는 산군은 자신의 안일함을 반성하고 있었다.
‘언골마을에 가져다 버려도 근시일 내로 초아는 다시 왔을 거야.’
생각해보니 그리 먼 거리도 아니라 거머리 같은 녀석이 찾아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아이라고 생각해 너무 무시한 바도 없지 않았다.
초아는 산군의 생각처럼 호락호락한 아이가 아니었다.
꼬박꼬박 서방님이라고 부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 시대가 아무리 조강지처, 현모양처가 모든 여성들의 꿈이라 해도 초아는 그것이 조금 심했다.
“서방님 초아가 따온 산딸기에요 잡숴보세요! 자, 아~”
게다가 초아의 나이는 일곱 살.
제 나이 또래가 으레 그렇듯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아는 나이지만 초아에게선 그것을 넘어 묘한 집착마저 느껴졌다.
[치워라. 안 먹는다.]아무튼.
굳이 손을 쓰지 않아도 며칠 내로 찾아와 지금처럼 귀찮게 했을 것이다.
“새콤달콤 달아요! 자, 아~”
지금처럼.
[아, 안 먹는다니까! 범이 산딸기를 왜 먹어!]짜증을 부리며 호통을 치는 순간, 초아는 벌려진 산군의 입으로 산딸기를 던져 넣었다.
꿀꺽.
“맛있죠?”
[…….]산딸기가 왜 맛이 없겠는가.
범으로 변했고 그에 따른 식성의 변화도 겪었지만 산딸기는 맛있다.
산군이 뚱한 얼굴로 아무 말도 않았지만,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듯 초아는 배시시 웃으며 다시 산딸기를 산군의 입 가까이 가져갔다.
먹여주는 게 퍽 마음에 들었는지 저는 먹지도 않고 그를 먹이는 데만 힘쓰고 있었다.
‘따왔으면 지나 먹을 것이지.’
아기자기한 고사리 같은 초아의 손은 산딸기를 따느라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 손이 영 마음을 약하게 해, 못 이기는 척 입을 아~ 벌렸다.
쩝쩝.
갓 따온 거라 그런지 새콤달콤해 맛있다.
‘뭐, 먹을 만하네.’
“히힛.”
넙죽넙죽 받아먹는 게 이뻐 보였는지 초아가 산군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하지 마라. 내가 동네 똥강아지인 줄 아느냐.]산군은 도리도리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굴 한 면을 가득채운 김부자 댁에서 뺏어온 쌀가마니와 비단 옷감, 그리고 각종 재물들을 힐긋 보고는 터덜터덜 산속을 걸었다.
재물들은 산군에게는 그다지 필요치 않은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뺏어온 것은 단순히 괘씸해서. 동굴은 넓으니 저런 재물들이 있다 해도 별로 상관은 없었다.
‘언젠가 쓸 일이 있겠지.’
지금은 범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산군의 신통력이 늘어나면 훗날에는 둔갑술을 펼쳐 인간의 모습으로 화할 수도 있으니까
“어디가셔요?”
[마실 나간다.]“저도 갈래요!”
헐레벌떡 뛰어오는 초아를 무시하며 산군은 생각했다.
어찌하면 이 철거머리 같은 꼬마를 떼어 놓을 수 있을까.
이대로 가만히 옆에 둔다면 초아 덕에 온갖 사건에 휘말려 갖은 고초를 겪게 될 수밖에 없었다.
평탄한 삶을 원하는 산군에게 그것만은 반드시 피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럼 어쩔까.’
잠시 생각한 산군은 더 멀리 보내는 수밖에 없다 생각했다.
초아를 품기에 자신의 그릇은 작고 행사할 수 있는 무력 또한 조족지혈이다.
그는 초아를 보호할 힘은 물론, 그럴 이유 또한 없다.
그러니 보내는 수밖에.
언골마을에서 백산의 꼭대기까지는 인간 걸음으로 반나절이면 온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이니 이번에는 더 멀리 보내는 것이다.
‘한 7일 거리 정도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 거리라면 꼬맹이 걸음으로는 보름이 더 걸릴 테고, 쉽사리 올 생각을 하지도 못할 테니 말이다.
게다가 7일 거리라면 적당한 마을도 있다.
‘화장(花裝)마을.’
언골마을과는 달리 그곳은 마을도 꽤 큰 편이고 인구수도 많으니 먹고 사는 데 썩 나쁘지 않을 것이다.
마을 이름처럼 온 동네가 꽃으로 둘러싸인, 퍽 아름다운 마을이다.
그 때문에 풍류를 즐기는 선비들도 많고 마을 자체 인심도 후하니 초아를 데려다 놓기도 나쁘지 않다. 초아도 그곳이라면 산군을 잊고 제 운명대로 살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뭐든 빨리 배우고 빨리 잊어버리기도 하니까.
“아이코!”
철푸덕.
산군은 넘어진 초아를 보며 착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 힘없는 소녀가 지닌 가혹한 운명을 동정하기는 하지만 그렇다 한들 어쩌겠는가.
산군은 이 세상을 살아가며 많은 것과 연을 맺었고, 그들이 덧없이 사라지는 것을 많이 보았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 또한 있는 법.
게다가 영물이 된 그와는 다르게 초아는 인간이다. 애초에 사는 방식도 다를 뿐더러 앞으로 살아가야 할 수명 또한 지극히 다르다.
이 시대에 인간의 수명은 길어봐야 70년이고, 오백년을 넘게 살아갈 산군의 수명에 비하면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시간이다.
그리고 그마저도 장수했을 때의 이야기.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이 시대는 감기에 걸려도 제때 치료를 못 해 죽는 일이 태반이다.
그리 간단히, 그리고 덧없이 죽어 버리는 게 인간이라는 생물이다.
“초아 갠차나요, 피도 안 나써요!”
벌떡 일어난 초아는 자신의 치맛단을 툭툭 털며 히죽 웃었다.
저 해맑은 미소를 언제까지 지을 수 있을까. 산군은 낮게 가라앉은 눈으로 소녀를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다.
[누가 물어봤더냐.]“근데 어디가요?”
[……네게 줄 것이 있다.]“줄 거?”
산군은 입을 다물고 말없이 걸었다.
초아는 너무너무 궁금했지만, 말이 많은 여인은 지아비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고는 두 손으로 제 입을 감싸며 따라 걸었다.
수풀이 많았지만 산군의 덩치가 크다 보니 수풀들을 자근자근 밟고 나아가 초아가 걷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초아는 은근히 자신을 신경 쓰는 서방의 모습에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희뿌연 안개가 드리우고 녹음이 뱉는 향이 짙어지고 청량한 공기에 기분이 좋아질 무렵.
[다 왔다.]산군이 걸음을 멈췄다.
“우, 와아!”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작은 호수가 있는 곳이었다.
주위에 안개가 깔려있고 그 위에는 녹색의 반딧불 같은 것들이 제각각 묘기를 부리듯 날아다니는, 마치 신선이 있을 법한 고풍스러운 곳이었다.
초아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주변을 둘러보다 호수로 다다다 달려갔다.
고사리 같은 두 손으로 호수 물을 떠 한입 마셔보았다.
“캬아! 시원하다!”
물은 맑고 청량했다.
마신 물은 목구멍을 지나 산행에 더워진 몸을 차갑게 식혔다.
기분 좋게 호수 물을 꿀꺽꿀꺽 마시던 초아는 문득 호숫가에 드리워진 거대한 그림자에 화들짝 놀랐다.
“힉!!”
후다닥 산군의 품으로 뛰어들어 벌벌 떤 초아는, 평온한 얼굴의 서방을 보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호수에서 얼굴을 드러낸 거대한 잉어의 모습에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힉! 저, 저게…?”
웬만한 늑대보다 더 커다란 몸과 황금빛으로 빛나는 비늘, 그리고 등 위에는 붉은 이끼가 자라 있는 신묘한 모습의 잉어였다.
등위의 붉은 이끼는 마치 타오르는 것처럼 은은하게 붉은 빛을 내뿜고 있어 예사 잉어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다.
호수의 주인이라도 되는 걸까?
초아는 무서운 감정이 앞서면서도 호기심에 제 서방의 털을 툭툭 잡아 당겼다.
[태양화리(太陽火鯉)다.]잉어가 변한 영물 중 하나로서 극양의 기운을 품고 있는 영수다.
태양화리의 내단을 섭취하면 양기의 기운을 몸에 품을 수 있어 일반인이 먹으면 장수하고, 도인이 먹으면 수행을 늘릴 수 있는, 쉬이 볼 수 없는 이름 높은 영물이다.
온갖 영약들의 위치를 알고 있던 산군도 처음에는 그저 영약으로 취급하며 취하려 했지만, 영성을 지닌 영물이 단순한 영약 취급당하는 모습을 동정한 산군이 데려다 놓은 것이었다.
생각을 하며 말을 하는, 자신과 같은 영물. 지능도 높고 심성도 착한 잉어 영물을 산군은 제 이기심만으로 죽이기 꺼려졌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백산의 주인이시여.
[그래. 살만하더냐.]-예, 산군의 안배 덕분이지요. 그 덕에 편안한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우와아…… 잉어가 말을 한다.”
잉어가 말하는 것이 신기했는지 초아가 연신 눈을 빛냈다.
[나도 말을 하는데 그것은 신기하지 않더냐?]“네? 서방님은 서방님이잖아요!”
대체 무슨 논리인지. 산군은 헛웃음을 흘리다 흐뭇하게 미소 짓고 있는 태양화리를 보며 명했다.
[네게 맡긴 것을 하나 찾아야겠다.]-예, 저 아이……. 아니, 산비라고 불리 우시는 분에게 드리려 하는 것이겠지요.
[쓸데없는 소릴.]김 부자 댁을 털어버린 이후, 소문내기 좋아하는 영물들의 헛소리가 태양화리에게까지 들어간 모양이다.
산군은 마음에 안 든다는 얼굴로 수염을 씰룩였다.
-후훗, 잠시만 기다리시지요.
태양화리가 호수 속으로 들어가고.
“산비?”
초아가 두 손으로 양 뺨을 감싸며 어깨를 흔들었다. 무슨 뜻인지 모를 줄 알았는데 용케도 알아 들은 모양이다.
“헤헷, 산비래요 산비!”
부끄럽다는 듯 양 뺨을 붉히고 몸을 배배 꼬는 초아.
[시끄럽다.]그런 초아를 보며 징그럽다는 듯 바라본 산군은 눈살을 찌푸렸다.
“왜요! 산비 맞잖아요!”
[산비는 누가 산비냐. 헛소리 마라.]“아냐! 맞아!”
이 자식.
대드는 게 갈수록 심해진다.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이 색시라는 것에는 일절의 물러섬이 없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어딜 바락바락 대들어!]“머리에 피 마름 죽어요!!”
큭큭.
-정다우십니다.
언제 돌아온 건지 큭큭 웃으며 놀리는 태양화리에게 산군은 앞발로 흙을 뿌렸다.
[흥, 허튼소리 할 거면 줄 거나 주고 들어가라.]가볍게 흙더미를 피한 태양화리는 옅게 웃으며 작은 목함 하나를 입으로 뱉어냈다.
노란 부적 하나가 감싸여진 고급스러운 목함이었다.
산군이 고개를 작게 끄덕이자 초아는 곧장 부적을 찢고 목함을 열었다.
“우왕!”
고급스러운 장식으로 치장된 목함을 열자, 진한 복숭아 향기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향긋한 복숭아 향에 심취하다 정신을 차린 초아가 목함 안에 있는 것을 꺼내들었다.
“비녀?”
[천년된 복숭아나무로 만든 도모잠(桃慕齊)이라 하는 녀석이다.]복숭아나무에서 님을 그리던 도사가 만들었다는 사연 깊은 비녀이지요.
나무로 만들었다는 것과 달리 비녀의 색은 하얗고 반질반질했다.
문양 또한 고풍스러워 이전에는 꽤 귀한 여인이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물건이었다.
킁킁 냄새를 맡아보니 그윽한 복숭아 향이 물씬 뿜어져 나와 절로 입꼬리를 올라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복숭아는 예로부터 악귀를 쫓는 힘이 있다고 하죠.
그렇다.
게다가 천년된 복숭아 가지로 만는 보물이라 그 힘은 더 배가되어 있으니 웬만한 잡귀나 전에 나타난 창귀들도 초아를 해하지 못할 것이다.
피 몇 방울 흘리면 악귀들이 쫒아오는 초아에게 이보다 더한 선물은 없었다.
산군에게는 필요치 않는 물건이기도 했고, 애초에 다른 물건을 가져오다 덤으로 얻은 것이라 주는 데 아까움은 없었다.
“서방님…….”
초아가 비녀를 두 손으로 꼬옥 쥐고 그윽한 눈으로 산군을 바라봤다.
그동안 자신의 서방은 무뚝뚝하고 감정에 솔직하지 않은 범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자신을 생각하고 위했던 것이다! 초아는 두근두근 벅차오르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였다.
어지간히 감동한 모양인지 점점 산군에게 가까이.
“소중히 할게요!”
그리고 몸을 날려 와락! 껴안으려는 찰나.
콰당!
“우캭!”
바닥을 뒹굴었다.
초아가 안기려하자 산군이 급히 몸을 틀어 피한 것이다. 초아는 자신을 피한 지아비를 향해 원망의 눈초리를 날려 보냈다.
“흐이잉! 나빠!”
[흥! 그만가자.]-아참, 산군이시여.
[왜.]-보잘 것 없으나 가져가 주십시오.
금빛으로 빛나는 손톱만한 구슬 다섯 개였다.
[응? 이건 네 처의 알이 아니냐??]-맞습니다. 아쉽게도 태어나지 못한 아이들입니다.
[헌데 이것을 왜.]-산군님께서 취하신다면 필시 도움이 되겠지요. 취하지 않으신다하셔도 어차피 흙으로 돌아갈 녀석들입니다. 받아 주십시오.
체외수정하는 물고기 특성상 수정되지 않은 알들이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태양화리의 알이니 그냥 먹기만 해도 약으로 쓸 수도 있고 보신할 수도 있는 영약인 셈.
태양화리의 내단보다야 효과가 덜하겠지만 이것만해도 충분히 귀하다.
산군은 잠시 그를 내려 보다 입을 열었다.
[…… 준다니 받으마.]-제 부인도 좋아할 겁니다.
[그래, 안부 전해줘라.]-다음에 오실 때는 제 아이들도 보실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때는 이름을 지어주시겠습니까?
[뭐……, 그래. 봐서.]태양화리의 알들을 초아에게 들게 한 산군은 곧장 몸을 돌렸다.
“앗! 가, 같이 가요!”
급히 산군을 쫓으며 달려가는 초아는 양껏 미소를 매달고 그가 선물한 비녀를 꼬옥 쥐었다.
* * *
그리고 다음날.
여지없이 자신의 품에서 침을 질질 흘리며 자고 있는 초아를 바라본 산군은 몸을 일으켰다.
“흐갹!”
화들짝 놀란 초아가 허둥대며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두리번거리다, 산군이 있는 걸 확인한 후에야 안심하며 입가에 흐른 침을 닦았다.
“츄릅, 이, 일어나셨어요?”
[갈 길이 멀다. 간단히 채비하고 따라 오거라.]“떠, 떠나요? 어딜요?”
[화장(花裝)마을로 갈 것이다. 일주일은 내리 걸어야 하니 그리 알고 따라와라.]“넷!”
산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초아는 보따리에 식량과 옷가지 등을 싸기 시작했다.
그는 콧노래를 부르며 짐을 싸는 초아를 말없이 바라봤다.
-꼭 그리 하셔야겠습니까.
그때 문득 그의 귓가에 미려한 음성이 들려왔다.
산군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저 아이의 운명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산비가 된 것도 저 아이의 운명이라고는 생각지 않으십니까.
산군의 비가 되는 것도 아이의 운명이지 않냐는 말에 그는 마땅한 답변을 찾지 못했다.
자신의 개입으로 한 인물의 운명이 바뀌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그로인해 초아와 자신이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아직도 연을 맺는 것을 두려워하고 계시는 겁니까.
[닥치거라. 그런 것이 아니다.]-그럼 어째서 내치시는 겁니까. 운명이라는 것을 진저리 칠 정도로 혐오하시는 건 당신이지 않습니까.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인간은 인간의 울타리에 있는 것이 맞기에 그러는 것뿐이다. 그리고 난……. 귀찮은 건 너 하나로 족하다.]-하지만…….
[시끄럽다. 참새마냥 시끄럽게 조잘대는 것은 나이를 처먹어도 변하질 않는구나.]-흥! 나이 드신 것은 산군도 마찬가지이지요. 범은 나이를 먹을수록 영특하고 영리해진다던데 그것도 다 헛소문인가 봅니다! 어찌 이리 꼬장꼬장한 늙은이처럼 변하신 것인지……, 나이를 똥구멍으로 쳐드셨나 봅니다!
[뭐야!? 이게 진짜……!]“다 했어요!!”
타이밍 좋게 달려온 초아 탓에 산군은 말을 하려다 말고 울분을 삭혀야만 했다.
한참을 입을 벙긋벙긋거리던 산군은, 간신히 분을 삼키고 조금 기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가자.]“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