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d Academy 1st Hit Instructor RAW novel - chapter 119
그중 신하연은 2학년 실전 듀얼의 톱으로 올라섰고, 꼬맹이는… 마음에 안 든다.
그나마 나은 게 바로 진슬아다.
“이리이리 온! 착하지?”
흔들흔들.
고양이는 강아지풀을 흔드는 진슬아를 세계에서 가장 경멸 어린 눈으로 노려본 다음 훌쩍 자리를 옮겨버렸다.
“아. 가버렸네.”
“저기.”
“왜?”
“그게. 파티원….”
파티원 있나?라는 물음을 꺼내려던 여한설의 입이 멈칫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은 아카데미 최고의 인재이며 청노두의 예비 CEO다.
그런 자신이 누군가에게 숙이며 들어가며 파티에 들어와달라고 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아니. 신경쓰지 마라.”
“뭐야. 실없게 이야기를 하다 말아. 바보같이.”
여한설은 눈을 감았다. 눈 앞에 있는 바보가 자신에게 ‘파티에 넣어 주세요!’라고 부탁하게 할 만한 방법을 고안해야 했다.
##웨이브 대비 (2)
[시레나! 물 맛없어! 물 맛 이상해!]“담수라서 그래. 조금만 참아.”
[여깄는 물고기 이상하게 생겼어!]“물고기가 다 비슷하게 생겼지 뭘.”
[아니야! 전익현 눈알 이상해! 전익현 인간 눈알!]인간 눈알은 칭찬이냐 욕이냐. 연못의 물이 마뜩찮은지 불평불만이 많다. 어항 증축 및 물풀 관리 주 1회 추가라는 카드가 먹혀들었는지 집에 가겠다는 말은 안 하네. 포인트를 물처럼 퍼부은 보람이 있다.
이곳은 아카데미의 중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는 조그마한 연못이다. 중앙에 있는 웃기게 생긴 청룡의 이름을 따서 학생들은 청룡탕이라고 부르는 곳.
이곳에 시레나를 풀어놓는 이유는 단순하다. 여기에 몬스터 웨이브가 터지기 때문이다. 스핑크스가 지키고 있는 북쪽의 출입구도 몬스터 웨이브가 몰려오는 곳이다.
“덱 확인은 다 했어?”
[응! 이 덱 재미있어 보여!]내가 짜 준 대對몬스터용 전용 덱이 마음에 들었는지 시레나가 힘차게 지느러미를 파닥인다. 좋아해 주니 기쁘네. 내가 물 갈아줄 때는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밖에 안 하더니.
“자기야. 저 사람. 물고기랑 말하고 있는 거야?”
“위험해 보이니까 다른 데로 가자.”
그 와중에 주변에서 수근거림이 커진다. 이야기를 오래 하면 안 되겠네. 나는 묵묵히 가져온 물고기 밥을 뿌렸다.
“여유로워 보이는군.”
익숙한 목소리. 흑일삭이다. 얘는 또 왜 여기 있는 거야.
“다시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거야 네 바람이고. 나는 네가 꽤 마음에 들었거든. 너에 대한 정보들을 꽤나 수집했지.”
그거 스토킹이야 인마. 등에서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내 정보들을 알아서 도대체 어디 써먹겠다는 건지. 설마 듀얼에서 너무 많이 졌다고 내 신상을 캐서 퍽치기라도 하려는 건 아니겠지.
“이곳에는 무슨 일이지?”
“근래 침식도가 폭등하고 있다. 제로에 가깝던 침식도의 농도의 증가폭이 엄청나게 높아. 아마도 ‘균열’이 발생할 모양이다.”
“그런가.”
“놀라는 척도 하지 않는군. 뭐, 사람 몇백 쯤 죽는 일은 네게는 일상이겠지만.”
뭔 개소리를 하는 거야. 사람 몇백명이 죽는 일상을 살아가는 인간은 도대체 어디 사는 누군데?
나를 바라보는 눈은 왜인지 애환이 들어차 있다.
아무리 봐도 얘는 정상이 아니다. 하긴, 그 위험천만한 탑을 막 오르고 있을 때부터 알아봤지만. 아마 레귤러 캐릭터가 아닌 이유도 정상이 아니라서 그런 것이 분명하다.
나는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 안전거리를 확보했다. 저 품 안에서 칼 같은 게 나와도 도망칠 수 있도록.
“그래서, 웨이브를 막아내려고?”
“그래. 균열은 침식도가 높은 곳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지. 현재 침식도가 기묘할 정도로 올라가는 곳은 다섯 군데다. 다섯 군데에서 게이트가 발생하는 것은 확정이지만. 균열은 다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20%의 확률이지.”
“그런데 왜 굳이 여기로 온 거지?”
“네가 여기에 있으니까. 네가 여기 있다는 뜻은 균열이 이곳에서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말만 들으면 내가 말썽이라도 몰고 다니는 인간처럼 들리잖아. 말해두지만 내가 여기 있는 것과 웨이브가 발생하는 것은 아무 관계 없다고.
인과관계는 틀렸지만 아카데미에서 웨이브가 발생한다는 결론은 맞았다. 신기한 녀석일세.
“네가 거의 언제나 혼자서 움직인다는 것은 이미 확인이 끝난 상태다. 혼자서 움직이는 이유도 어느 정도는 이해한다. 수만 번의 배신이 있었을 테니까.”
인생을 살면서 수만 번 배신당했다면 그건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는 인간이 아닐까. 하루에 한 번 꼴로 배신을 당한다면 그건 분명히 본인 잘못이라고.
그리고 나는 남에게 배신당할만큼 나쁜 짓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인간은 타인을 믿지 않으면 안 된다. 등을 맡길 사람 없이는 세계를 구할 수 없으니까.”
우정이니 뭐니 할 생각은 없지만 흑일삭이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하다. 이번의 몬스터 웨이브는 막아야 할 구멍이 꽤나 많은 탓이다.
나는 머릿속으로 웨이브를 막아야 하는 곳이 어디가 남았는지를 떠올렸다.
“그러면 서쪽에 있는 고대 듀얼관의 수비를 부탁해도 될까?”
“맡겨 두도록.”
사실 고대 듀얼관 쪽은 내가 가고 싶은 곳이다. 나오는 몬스터들도 다채롭고 특색이 강한 데다가 보상도 짭짤하니까.
이곳 청룡탕도, 스핑크스가 있는 곳도 죄다 괜찮은 사냥터인데. 입안이 쓰다. 소울을 쓸어담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사냥을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사실이 가슴아프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어쩔 수 없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이스터 에그를 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 * *
우으으. 진슬아는 찌뿌드드한 몸을 풀었다. 아카데미는 다 좋지만 운동할 곳이 마땅찮다. 체력단련실에 있는 기구들은 심하게 가볍다. 폭포 오르기를 할 만한 폭포도 없고, 듀얼근 수련을 할 만한 절벽도 없다.
운동이 부족하니 몸이 계속 찌뿌드드해진다.
“그래도 듀얼은 많이 할 수 있으니까 다행인 건가.”
아카데미에는 자신을 배려해 그녀를 전익현이 있는 특별반에 넣어 줬다. 역시 아카데미는 와호장룡의 장소다. 특별반에 있는 학생들인데도 듀얼 실력이 말이 안 되는 수준이었다.
‘아마 이번달은 패수가 좀 더 많겠지.’
그녀는 우울하게 책상에 걸터앉았다. 이길 때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은 체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반쯤 쓰러져가는 상대를 듀얼로 이기는 것은 정정당당하지 못한 일이다.
단판전, 혹은 3판 2선승이었다면 그녀의 승률은 바닥을 치고 있었을 것이다.
좀 더 강해지고 싶다. 최소한 중위권은 돼야 집에 가서 부끄럽지 않을 테니까.
아카데미에서 듀얼 실력이 가장 빨리 느는 방식은 역시.
“팀플을 하는 거겠지.”
하지만 자신은 2학기에 입학한 탓에 아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 이미 다른 학생들은 팀이 다 있다. 대충 훑어봐도 스터디그룹을 따로 하지 않는 학생들은 여기에 있는 네 명 말고는 없었다.
그렇다는 건 여기 있는 네 명으로 스터디그룹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의 듀얼과 감평회를 조금 더 잦게, 자주 할 수 있는 스터디 그룹.
“문제는 얘들이 협조가 너무 안 된다는 건데.”
진슬아는 머릿속으로 특별반의 세 명을 떠올렸다. 남연철은 항상 뭐가 그리 바쁜지 듀얼만 딱딱 하고 사라져버렸다. 숨기고 있는 비밀도 꽤 있어 보이고, 위험한 냄새가 났다. 수라장과 전장을 헤쳐 온 냄새.
그러니 일단 보류.
다음은 신하연. 언뜻 보기에는 만만해 보이지만 이 중에서 가장 마이웨이다. 전익현의 말을 너무 곧이곧대로 듣는 경향이 크다. 전익현의 조언을 빙자한 말로 후려패기를 듣는 건 주 1회로 족하다.
“그러면 남는 건 여한설뿐이네.”
덱 자체도 힘을 기반으로 찍어누르는 스타일이라 정석적인 운영을 배우기 좋다. 가지고 있는 덱의 종류도 세 종류. 어둠, 빛, 광암덱 세 가지다. 눈 뒤집히면 꺼내드는 세 번째 덱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덱은 그나마 상대할만 했다.
문제는 여한설이 누군가와 파티를 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점인데….
“무슨 고민 있냐?”
“깜짝이야! 언제 왔어요!”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진슬아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내뻗을뻔 했다. 자신의 기감을 속이고 이렇게까지 접근하다니. 아니. 자신의 잘못이다. 생각에 빠져서 주변의 경계에 소홀해지다니. 무도武道 듀얼리스트로써 실격이다.
오늘은 주변 경계에 실패한 벌로 손가락 팔굽혀펴기 500회다.
“강사 좋다는 게 뭐냐. 걱정 있으면 털어놔 봐. 뭐든지 대답해 줄 테니까.”
“그래도 돼요?”
“그래. 선생이란게 그러라고 있는 직업이잖아.”
“같이 팀플을 하고 싶은 애가 있으면 어떻게 해요?”
“…덱 튜닝 고민 아니었냐?”
듀얼에 관련된 고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자 전익현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린다. 이 사람의 머릿속에는 뇌 대신 카드들이 들어 있는 것 아닐까.
“누구랑 팀플레이 하려고?”
“그건 비밀이에요.”
“어떤 애야?”
“요새 만날 일이 좀 많아졌는데 스타일이 저랑 잘 맞을 것 같아요.”
“그래?”
“좀 사람들한테 까칠하기는 한데, 천성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사람들 대하는 게 많이 서툴긴 하지만.”
“관심이 많이 가나 보네.”
“딱히 그런 건 아니에요. 관심은 없지만. 그래도 팀플을 같이 하면 이것저것 서로 도울 일이 많으니까. 관심은 없지만.”
전익현이 묘한 미소를 짓는다.
“좋아. 잘 찾아왔어. 내가 또 ‘팀플’에는 전문가거든.”
“찾아온 건 강사님인데. 그리고 강사님 맨날 혼자 밥 먹잖아요.”
“어른이 되면 알겠지만 어른들은 바빠. 자기 혼자서 밥 먹는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잠시 주저리주저리 혼밥의 위대함에 대해 떠들고 난 전익현이 헛기침을 하고는 입을 뗐다.
“그 ‘팀플’을 위해서 중요한 건 적당한 거리감이야.”
“거리감이요? 그냥 솔직하게 팀플하고 싶다고 말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아니. 그러면 안 돼. 너. 「철의 피라미드」라는 카드 아냐?”
들어본 적 없는 카드다. 그보다 이 사람은 이 와중에도 예시로 드는게 카드라니. 중증이다 정말.
“철의 피라미드가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이 엄청 열광했어. 한정판으로 이벤트를 만족하면 주는 카드였거든.”
“특정한 조건을 만족해야만 얻을 수 있는 카드였나 보네요.”
“그게 그렇게 되나. 아무튼간에 철의 피라미드를 얻은 사람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어. 대충 이삼백 명 정도쯤이었나. 형평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 효과가 너무 좋다는 평가가 많았거든. 쉽게 구할 수도 없는 카드인데 효과가 너무 사기적이다. 그런 이야기가 돈 거야.”
그럴만도 하다. 부르주아와 평범한 사람들의 덱 파워에 대한 문제는 언제나 나오는 이야기였으니까.
“처음 한두 달동안 철의 피라미드는 메타의 주도 카드였어. 사람들이 죄다 철의 피라미드 덱을 쓰거나 철의 피라미드의 카운터 덱만 쓰는 거야.”
“그럴 만도 하네요.”
“그런데, 다음 확장팩에서, 짜잔. 「철의 피라미드」가 정규 부스터팩에 추가가 된 거야. 이제 개나소나 철의 피라미드를 덱에 넣고 굴릴 수 있게 된 거지. 자. 그 다음엔 어떻게 됐을까?”
“어떻게 됐나요?”
“「철의 피라미드」는 아무도 안 쓰는 카드가 돼 버렸지. 새로 나온 부스터팩에서 좋은 카드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말이야.”
“왜요? 좋은 카드였다고 그랬잖아요.”
“생각보다 철의 피라미드가 좋은 카드가 아니었던 거지. 사람들은 속은 거야. 구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이른바 쇼윈도 효과라고나 할까.”
그런 카드도 있었구나. 가만 보면 이 사람은 카드의 역사에 대해서 굉장히 해박하다. 모르는 카드들도 거의 없고. 여러 모로 특이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게 팀플이랑 무슨 관계에요? 아무 관계 없어 보이는데.”
“요지는. ‘팀플’에서는 마냥 거리를 좁히려는 것보다 튕기는 게 관심을 끌기 더 좋다는 거야. 가지기 힘들어 보이는 것에 사람들은 더 큰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거든.”
여한설과 팀플을 하고 싶다면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뜻이다.
진슬아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듀얼에 관한 지식 말고는 아무 쓸데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도움이 되는 조언이었다.
역시, 어른은 어른인 이유가 있다.
##웨이브 대비 (3)
총장실에는 전에 없던 살기가 감돌고 있었다. 평소의 분위기와 지금이 다른 것은 심각하게 올라가 버린 침식도의 상승률 때문만은 아니었다.
총장실의 분위기가 살벌한 것은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는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군.”
고르디우스의 수장 자리에 있는 ‘제왕’ 흑일삭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이었다.
“뭐. 걱정해 주신 덕분이겠지요.”
이현일은 언제나처럼 나긋하게 대답했다. 처음에 흑일삭이 총장실을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했을 때는 당황했지만, 오랜 시간동안 풍파를 맞고 나면 평온을 가장하는 법 정도는 배우게 된다.
그리고 구태여 기세를 뿜어낼 필요는 없었다. 이현일의 옆에 있는 권보람이 자신을 대신해 살기를 뿜어내주고 있었으니까.
손가락이라도 까딱하면 바로 듀얼 신청을 할 태세가 만전이다.
“좋아요. 흑일삭. 왜 우리를 굳이 찾아온 거죠?”
“친구를 만나러 오는 길에 들러 봤어.”
“테러리스트에게 친구도 있었던가요.”
테러리스트라는 비아냥에 흑일삭은 반응하지 않았다. 노골적으로 신경을 긁으려는 태도에 반응해 줬다가는 이 주변에 깔려 있는 수십 명의 교직원들을 상대해야 할 터다. 그가 달려들지 않는 것은 다분히 명분이 없어서일 뿐이었으니까.
여차하는 사태가 터질 때를 대비해서 준비는 해 놨지만. 전력이 무의미하게 소모되는 것은 흑일삭도 피하고 싶다.
“이번 침식도의 증가. 어떻게 보고 있지?”
“아카데미의 내부 기밀은 외부로 유출할 수 없어. 특히나 테러리스트에게는 더더욱.”
“권보람 씨. 괜찮아요.”
흑일삭쪽이 먼저 침식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들의 정보 공개도 어느정도 하겠다는 뜻이다. 평소처럼 정보를 숨길 이유가 없다.
“침식도의 증가세가 심각하게 가팔라요. 곧 대규모로 게이트가 열리겠죠. 각국의 지도층에는 이미 정보를 전달해 놨어요.”
“역시 발빠르군.”
평소라면 사태가 어찌 되건 고르디우스와 집행자 간에 협상이 일어날 일은 없다. 두 집단 간에는 뛰어넘을 수 없는 ‘간극’이 존재했으니까.
고르디우스는 심장과 함께 탑이 사멸하는 것을 바란다. 그러나 ‘탑의 소멸’이 우주에 끼치는 영향이 어떨지는 누구도 짐작할 수 없다. 탑의 소멸은 세계의 질서의 붕괴를 의미한다.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카드의 힘이 소멸할 가능성도 있다.
카드가 어떤 소울도, 혼의 교감도, 물질적인 영향력도 없는 세계. 그런 세계가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누구도 대답할 수 없는 영역의 질문이었다. 카드가 법칙으로 작동하지 않는 세계를 상상하는 것은 네모난 원을 상상하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