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d Academy 1st Hit Instructor RAW novel - chapter 150
“…해왕이? 갑자기?”
심장이 꿈틀거렸다. 명백하게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는 모습. 카이엔은 얼마 전에 심장에게 네 번째 탑주가 패배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그렇다는 것은 곧 이 아틀란티스를 공략하고 자신을 죽이기 위해 인간들이 올라온다는 뜻.
하지만 시간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다. 해왕이 이렇게 죽는 것은 완전히 예상 외라는 이야기다.
[「얼음미로」또한 파괴되었다고 심장이 이야기합니다.]“…이 층계에 온 인간은 도대체 몇 명인 것입니까.”
[1.]떠오른 숫자 뒤에 다른 숫자가 더 나타나는 것을 기다렸지만, 더 이상 숫자는 올라가지 않았다.
“고작 한 명. 놈이 온 날짜는?”
[1.]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숫자는 올라가지 않았다. 단 하루. 심장에게 힘을 받았던 「해왕」와 심장이 만들어낸 「얼음미로」가 파괴되는 데 걸린 시간.
‘어처구니가 없는 존재로군.’
재액災厄이나 다름없을 정도의 속도다. 탑주들이 속속들이 무너져내린 것도 이해는 갔다.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짐작조차 가지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탑을 공략하고 있는 자는 천재지변이나 그에 준하는 괴물과도 같은 존재라는 점.
“그러나 심장이시여. 놈은 저를 이길 수 없습니다. 제 패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심장은 반문하지 않았다. 다만 깊고, 깊게 연산에 빠져들었을 뿐.
충분한 연산이 끝나자 카이엔의 눈 앞에 글자가 한글자씩 떠올랐다.
[카이엔이 공략당한 횟수 : 7회]카이엔은 눈 앞에 떠오른 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 그가 이런 힘을 받고도 패배했던 세계선의 횟수를 뜻하는 것이리라.
심장은 말하고 있었다. 패배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그의 오만에 불과하다. 무언가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세계 바깥에서 온 자들은 그런 존재들이다. 규격 외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방법으로 탑을 공략해 오르는 자들.
“……저의 오만을 반성하도록 하지요.”
[「심장」이 카이엔에게 더욱 큰 힘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묻습니다.]카이엔은 입꼬리를 올렸다. 어차피 패배하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지만. 더 큰 힘을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카이엔은 고개를 끄덕였다.
[「심장」이 당신에게 힘의 조각을 나누어줍니다.] [다섯 번째 층계, 「아틀란티스」의 법칙이 개변합니다.]카이엔의 몸에 창에서 튀어나온 검디검은 기운이 몰려들었다.
두득! 두드득!
카이엔의 거대한 몸이 우득거리며 재구축됐다. 어둡기 그지없는 심장의 힘은 카이엔의 몸을 뒤틀고, 부수고, 재구성하고, 이내 충만하게 만들었다.
모든 재구성이 끝난 카이엔은 자신의 「특이성」을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확신했다. 그가 패배하는 일은 절대로 없으리라는 것을.
그리고 이번의 확신에는 심장또한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탑#5 (7)
나는 마리아나 해연의 여관의 물침대에 누워 골똘히 계산에 잠겨 있었다. 내 옆에는 라단이 소파에 앉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라단은 나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내 주변을 머물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듀얼로 누구에게 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여관비와 비싸 보이는 저녁비를 전부 지불했기 때문에 참았다.
“대충 80% 정도일까.”
“무엇이?”
“내가 이길 확률.”
아무리 생각해도 카이엔을 공략하는 데 있어서 그 이상 확률을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합리하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카이엔」의 특이성은 랜덤성이 너무 크다. 예측할 수 있는 범주 내에서의 랜덤성은 나의 승률을 올려준다. 하지만 인간은 모든 것들을 예측할 수 없다. 예상의 폭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할 수 있는 플레이의 수는 줄어든다.
“카이엔의 특이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기는 한 건가?”
“모든 카드를 「발견」하게 하는 특이성이잖아.”
카이엔과의 듀얼은 「발견」카드들만으로 이루어진다. 카드의 효과, 능력치, 마나가 모두 랜덤인 듀얼. 물론 「발견」의 특성상 세 장 중 한 장을 골라내는 형식의 듀얼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랜덤성이 너무나도 크다.
물론 그 대가로 카이엔또한 덱의 모든 카드가 「발견」으로 이루어진다는 디메리트가 있지만….
“놈의 강함은 자신의 카드를 편파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것도 알아.”
“그런데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러면.”
나는 길게 하품을 하며 대답했다. 랜덤성이 너무 높은 듀얼을 머릿속으로 굴리면 산소가 부족해진다. 머리로 굴리는 랜덤성은 완벽하게 랜덤이 아니기도 하고.
승률에도 분명히 오차는 생겼을 거다. 대략 1% 내외쯤의 차이겠지만.
조금 더 높은 승률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후회에 불과한 일이다.
카이엔과의 듀얼에서 쓸 특이성은 물론 신하연의 「마나 토템」이다.
발견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1마나를 얻는 그녀의 「마나 토템」은 귀중하기 그지없는 자원이다. 「타임 워커」는 여전히 장착 불가능하다. 뭐, 장착 가능하다고 해도 쓰지 않았겠지만.
나는 「선택의 카드」를 꺼내들고 거꾸로 튕긴 다음, 관계성 칸을 확인했다.
+
「2. 신하연(관계성 : 매우 높음)」
「마나 해일 토템 : 발견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마나 2를 얻습니다.」
「당신과의 관계 진전으로 신하연의 특이성이 개화했습니다.」
+
“…?”
뭐지. 원래의 신하연의 특이성은 발견 카드를 사용할 때마나 1마나를 돌려주는「마나 토템」이었을 텐데.
어느 순간 특이성의 이름이 「마나 해일 토템」으로 변해 있었다. 발견 카드 한 장 쓸 때마다 마나를 2 돌려준다니.
“…개사기잖아. 이거.”
마나를 1 돌려주는 것과 2 돌려주는 것에는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의 차이가 있다. 단순히 1마나가 더 늘어났다고 봐서는 안 된다.
간단한 예시로 콤보를 쓸 때에 1마나만을 돌려줄 때에는 0마나 발견 카드를 두 장 써야 2마나를 쓸 수 있지만, 2마나를 돌려준다면 0마나 발견 카드를 한 장만 쓰는 것으로 2마나를 충당할 수 있다.
루프 콤보를 쓴다고 해도 1마나 마법과 2마나 마법의 숫자에는 거의 배 이상의 차이가 나는 데다가, 총 핸드수 제한도 있어서 「발견」의 루프 콤보에 제약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니, 이런 자잘한 이론들은 집어치우자. 나는 머릿속에 있는 모든 듀얼 필드에서 랜덤 덱을 돌리고 있는 상태다. 지금 쓰지 않을 덱들을 제대로 검토하기에는 뇌 용량이 다소 부족하다. 나중에 일이 끝나고 나서 검토해도 충분하다.
그보다, 대체 언제 특이성이 개화된 거지.
“그러고 보니 은행강도를 만난 때 이후로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더라니….”
대충 그때쯤이군. 히든 카드를 숨겨놨다가 나중에 나한테 한 방 먹일 생각이었던 게 분명하다. 가르치는 사람한테는 이런 것 정도는 알려줘야 되는 거 아니야? 스승에 대한 존경심은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신하연의 특성상 마나 효율 템포를 빠르게 당기는 루프 템포 미라클덱을 가져올 게 분명하다. 카운터 덱을 준비해놔야겠네. 아무래도 「발견」으로 핸드가 넘쳐날 테니 핸드 파괴 덱이나 상대의 패의 매수에 따라 코스트가 감소하는 「음유시인」덱 쪽으로….
…젠장! 지금 이걸 생각할 때가 아니잖아! 내 머릿속에서 나가!
나는 머리를 흔들어 신하연이 새로 만들어 올 덱들을 머리에서 떨쳐냈다.
뭐. 아무튼 나에게는 호재다. 머릿속으로 굴려본 듀얼 상황으로 보건대 승률은 80%가 아니라 90%까지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저녁밥으로 나온 회를 집어올려 씹었다. 산지직송이라 그런지 천상의 맛이다.
“…생선의 맛이 떨어지는 것은 이해해 다오.”
“뭐래. 맛있기만 한데.”
“아니. 이런 퀄리티의 생선을 내놓는다는 것은 우리들로서는 수치나 다름없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쓰레기만도 못한 물고기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런 저질 생선을 먹고도 맛있다고 느낄 리가 없지. 그런데도 맛있다고 해 주다니. 빈말이라도 고맙기 그지없군.”
니가 그렇게 말하면 맛있게 먹은 내 혓바닥은 뭐가 되냐. 나는 회 한 점을 더 덜어 입안에 집어넣고 우물거렸다.
「아틀란티스」는 언뜻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어둠이 있는 곳이다. 하긴, 탑 안에 있는 세계 치고 어둡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겠냐만은.
그러고 보니…
“탑이 사라지면, 이 세계는 어떻게 되는 거지?”
이 세상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네. 내가 돌아가고 난 뒤의 「소커아」세계에 대해서 굳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를테면 동화와 비슷하다. 벌거벗은 임금님이 수치를 당한 이후에 비웃은 국민들을 사형했는지, 신데렐라는 결혼한 다음 시댁살이를 어떻게 했는지, 여우는 신포도를 먹지 못한 다음 신포도로 포도주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이 세계가 완전히 게임이라면 나도 클리어한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계는 게임이 아니었다. 도덕에 대해서 운운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무리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탑이 사라지면 안에 있던 층계들도 같이 사라지지. 당연한 것을 묻는군.”
“사라진다는 건…?”
“종말을 이야기하는 거다.”
내 눈이 가늘어졌다. 아니. 그러면 내가 심장을 처치하고 집에 가고 싶다는 소원을 빌면, 이 탑에 있는 모든 존재들이 죽는다는 이야기야?
“하지만 그 정도는 모두가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있다. 탑 안에 있는 층계들은 서서히 심장에게 잠식되어 버리니까.”
“「숲」처럼?”
“그래.”
1층에서 10층 사이의 「숲」의 층계는 자아가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다른 층계보다 일찍 먹혔기 때문인 거겠지.
갑자기 이렇게 무거운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그냥 물어보지 말 걸 그랬나. 그냥 오늘 필름 끊길 때까지 술 마셔서 못 들은 셈 칠까. 기억을 못하면 죄책감도 없는 거 아니겠어?
아니면 망치로 라단의 머리를 후려갈겨서 이 모든 대화를 없는 걸로 만들어버리는 방법도 있다. 나는 품 속에 넣어놨던 요술망치를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우리를 걱정하는 얼굴이군. 하지만 괜찮다. 탑이 완전히 공략되기까지는 적어도 십수 년은 걸릴 테니. 그 정도면 마지막을 준비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지. 생의 마지막을 이어나가는 데 십수 년. 나쁘지는 않은 결말 아닌가.”
공략 끝까지는 길어 봐야 세네 달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진실을 말해 주면 믿지도 않겠지. 설령 믿는다고 해도 더 큰 문제다. 15년 뒤에 세상이 망하는 것과 3개월 뒤에 세상이 망하는 것은 천지차이니까.
당장 나를 막겠다고 막아서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그보다 죄책감 자극하는 설정을 갑자기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지 마란 말이야. 입에서 절로 끙, 하고 앓는 소리가 튀어나온다.
내가 앓는 소리를 내자 라단이 핫. 하고 웃었다.
“왜 웃냐?”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뭔데.”
“탑을 끝까지 올라간 자는 소원 하나를 빌 수 있지.”
“그래. 알아.”
“탑을 끝까지 오른 승천자가 모든 층계의 해방을 빌면 된다.”
나는 그럴 생각 없는데.
“그것만으로도 이 탑에 있던 층계들은 원래의 세계로 복귀할 수 있겠지. 본래의 삶으로 돌아가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근데 탑을 올라간 인간이 그런 소원을 빌까?”
“아무래도 무리겠지. 평범한 인간이라면. 자신의 이득따위는 바라지도 않고, 이 세상의 평화를 바라는 인간이 탑을 공략해 모든 층계를 해방한다. 꿈과 같은 이야기다.”
뭔가를 바라는 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지 마. 안 한다니까? 나는 집에 간다니까? 내 소원은 여기에 온 순간부터 단 한 번도 바뀐 적 없다니까?
“…하지만. 누가 아나. 어떤 가오리 탄 초인이 와서 그런 꿈같은 일이 벌어질지.”
라단이 ‘가오리’에 힘을 꾹꾹 눌러담으며 나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렸다.
개 같은 거.
나는 침대에 몸을 푹 파묻었다. 안 그래도 생각할 게 많은데 이딴 서브 퀘스트까지 주는 게 말이나 되냐?
보통 동화나 게임같은 건 마지막 보스를 깨면 모든 것들이 원래대로 돌아가잖아! 그리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엔딩이 나오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게 보통이잖아!
머리가 지끈거린다. 아무리 내가 원래의 지구에 돌아가야 된다고 해도 수천 수만명의 죽음을 무시한 채 집에 돌아갈 정도로 냉혈한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구에 돌아가는 것을 포기할 수도 없다.
둘 다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당장 떠오르는 방법은 없다. ‘소원을 백 가지로 늘려 주세요’같은 소원 같은 건 소울 사 측에서도 막아놨을 테고. ‘나를 지구에 돌려보내주고 모든 층계를 해방시켜주고 개발자들 머리에 벼락 떨어지게 해 주세요.’ 같은 소원도 아마 안 될 거다.
계속해서 고민하던 내 머릿속에 하나의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나는 픽 웃었다.
“…쓸데없는 고민이었네.”
이 모든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그 때의 내가 찾을 것이다.
즉, 지금의 내가 알 바 아니라는 이야기다. 예수님이 그랬던가. 내일 걱정은 내일의 내가 할 테니까 신경쓰지 말고 살라고.
그 때 방법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그건 미래의 내 잘못이지 지금의 내 잘못이 아닌 것이다.
‘잘 부탁한다. 미래의 나.’
나는 주먹을 꼭 쥐며 미래의 나에게 부담감과 죄책감, 그리고 해답에 대한 고민을 토스했다. 고구마를 먹다 사이다를 삼킨 것처럼 급격히 마음이 편안해졌다.
오늘의 내가 할 일은 내일 카이엔을 박살내는 일이다.
…생각해 보니까 그것도 내일의 내가 할 일이네. 이것도 지금의 내가 할 걱정은 아니었군. 잘 부탁한다. 내일의 나.
모든 부담감에서 해방된 나는 침대 위에 몸을 쭈욱 펼쳤다.
해연 여관의 물침대는 정말로 포근하고 폭신했다. 걱정이라고는 하나도 할 일 없는 최고의 수면이었다.
##탑#5 (8)
“으어어.”
나는 좀비처럼 웅얼거렸다. 어제 잠을 너무 오래 잔 탓에 얼굴이 부었다. 빌어먹을 어제의 나 같으니라고. 할 일도 똑바로 안 하고 하루종일 잠만 잘 생각으로 쳐박히다니.
“용궁도시로 가려면 오래 걸리는데, 이래서야 제 시간에 도착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그건 걱정할 필요 없다.”
나는 고개를 들어 라단을 쳐다봤다. 라단은 멍청이를 쳐다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어제 네가 얼음미로를 부수고 바닷길을 내지 않았나. 그 길은 용궁도시로 향하는 길이다.”
…아. 맞다. 그러고보니 그러네. 라단은 내 표정을 보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네놈은 똑똑한 건지, 멍청한 건지 알 수가 없군.”
“사람이 살다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는 거지. 이 세상에서는 듀얼에서만 제대로 하면 대부분의 문제들은 해결된다고.”
“…그럴 리가 없다. 최소한 이 아틀란티스에서는 아니다. …지구라는 세계의 인간은 다 너처럼 피 대신 카드가 흐르는 건가?”
시끄러. 카드밖에 모르는 세상의 인간들이 왜 이렇게 나한테 구박을 하는 건지 모르겠네.
“아무튼, 그 해로로 간다면 최단 경로라는 거지. 가오리를 타고 가면… 대충 10시간정도면 되려나?”
가오리를 탈 수 있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니. 기쁜 일이지만 아쉬운 일이다. 가오리는 여러 번 말했다시피 우아하고 아름답게 유영하는 존재다. 게다가 같이 생사고락을 겪으며 정이 들 대로 들어버린 탓에 헤어지는 것도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