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d Academy 1st Hit Instructor RAW novel - chapter 152
+
발견 카드를 발동하자 넘실거리는 물결이 주변을 휘돌았다. 물결은 주변의 형태를 왜곡시키고 뒤틀어 환영을 만들어냈다.
[발견 선택지] [1. 「수병」2. 「톡 쏘는 해파리」
3. 「물총 사격꾼」]
“「물총 사격꾼」을 선택한다.”
1마나의 물총 사격꾼이 핸드에 생성되었다. 그리고 환영처럼 사라져 버리는 「발견」카드.
본래 그가 가지고 있던 「대해의 지배자」는 별 것 없는 특이성이다. 어떤 좋은 덱을 가지고 있는 자라도 동등한 조건에서 듀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카이엔은 이 세계의 정점에 이르고 싶었다. 모든 자들의 위에 군림하며 지배하고 싶다는 욕망. 그 욕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건 바칠 수 있다.
카이엔은 아틀란티스가 탑에게 패배하자마자 자신의 영혼을 「심장」에게 팔았다. 그리고 그는 영혼을 판 댓가로 이 「아틀란티스」에서 가장 강한 존재가 되었다.
+
【랜덤의 지배자】
【「발견」카드를 사용한 뒤, 「발견」한 카드를 강화합니다.】
【덱에 있는 모든 「발견」카드를 사용하면, 「해신의 창 트라이돈」을 덱에 섞어넣습니다.】
+
심장이 자신에게 준 「랜덤의 지배자」라는 특이성은 무적이었다. 랜덤한 카드들의 밸류들이 올라가기에 자연스럽게 상대에 비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덱의 모든 「발견」카드를 지우면 얻게 되는 트라이돈까지.
이 특이성으로 그는 자신을 방해하는 모든 자들을 처치하고 왕, 아니, 신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심장」이 이 모든 루프를 끝내는 날, 그는 신의 자리에서 영원토록 존재할 수 있게 될 터였다.
“턴 종료.”
「심장」님을 제외한다면 자신은 무적이다. 카이엔은 그렇게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이 특이성들을 가지고 있는데도 자신은 다른 세계에서 일곱 번이나 패퇴했다. 어떻게?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의 카이엔 자신이 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카이엔은 눈을 들어 심장에게 받은 자신의 세 번째 특이성을 바라봤다.
+
【System error : 알 수 없는 오류(시스템에 존재하지 않는 특이성입니다.)】
【심해의 혼돈】
【숨김 처리된 특이성입니다.】
【상대가 「발견」할 수 있는 카드들을 공격력 0의 소환수만으로 제한합니다.】
【System error : 알 수 없는 오류(시스템에 존재하지 않는 특이성입니다.)】
【System error : 알 수 없는 오류(시스템에 존재하지 않는 특이성입니다.)】
+
절로 웃음이 터져나왔다. 공격력 0인 카드들만으로 만들어진 덱. 그런 덱으로 승리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전익현에게 돈 피라니가 가지고 있던 「데스티니 드로우」소울 스톤이 넘어갔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봤자다.
「데스티니 드로우」로 가져올 수 있는 카드는 단 한 장, 그것도 한 번 쓰면 리사이클되지 않고 소멸되는 카드다.
눈 앞의 인간은 패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카이엔은 웃었다.
자신의 승리는 확정적이기에. 눈 앞의 인간을 어떻게 죽일지만 생각하면 충분했다.
아니, 어떻게 죽일지도 정해져 있다.
심장에게서 받은 권위. 그가 위대한 신이라는 증표. 「트라이돈」으로, 끝장을 낼 것이다.
* * *
[당신의 턴입니다.]나는 카드를 뽑아들었다. 이 「발견」룰의 듀얼은 「발견」카드를 사용해서 필요한 카드들을 확보하고, 게임을 한다는 점에서 과거에 했던 부스터 드래프트 룰과 비슷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세 가지 있다.
“나는 2마나의 발견을 발동.”
+
【발견 : 2 마나】
【2 mana】
【이 카드의 마나 코스트와 같은 카드를 발견합니다. 발동한 「발견」은 소멸됩니다.】
+
첫째는 이 「발견」카드를 사용하는 데에도 마나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카드 한 장을 쓰기 위해서는 발견 카드를 사용하는 과정과, 이 발견 카드를 사용하는 두 단계로 사용해야만 한다.
카드 한 장에 들어가는 마나가 두 배라고 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발견」듀얼은 템포가 많이 느려질 수밖에 없다.
[발견 선택지] [1. 「무신경한 가오리」2. 「수호의 서기관」
3. 「제로의 수역마」]
나는 발견 선택지를 확인했다. 소환수만으로 3장이 나오다니. 마법, 무기, 지속물같은 종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걸 감안하면 꽤 특이한 상황이다. 게다가 공격력도 모두 0.
여기서는 도발 능력과 잔여 소환수 효과가 있는 「제로의 수역마」로 갈까.
나는 카드를 선택했다.
[「마나해일 토템」의 효과 발동 : 마나가 2 차오릅니다.]나는 그대로 「제로의 수역마」를 필드위에 소환했다.
+
【제로의 수역마】
【2 mana】
【도발, 유언 : 1/1의 도발 토큰을 소환합니다.】
【0/2】
+
확실히 괜찮은 특이성이다. 이 「발견」룰에서는 1티어 능력이라고 봐도 괜찮을지도. 물론 카이엔이 들고 있는 「랜덤의 지배자」만큼은 아니지만.
“턴 엔드.”
[「해신 카이엔」의 턴입니다.]“이쪽도 턴 엔드다.”
카이엔은 빠르게 턴을 종료했다. 핸드에 발동할 카드가 없었는지도 모르지만. 손과 눈의 움직임으로 보건데 그렇지는 않아 보였다.
확실히 이 룰만으로 게임을 해서 그런지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고 있는 모양이다.
「발견」룰의 두 번째 특징은 「발견」자체가 주는 특수성에 있다.
「발견」으로 만들어낸 카드는 그대로 덱에 편입된다. 그리고 사용한 「발견」카드는 소멸한다. 덱에 있는 「발견」카드는 발견을 하면 할수록 줄어든다는 말이다.
무턱대고 발견 카드를 사용한다는 것은 덱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동시에 상대방에게 예측할 가능성을 내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때문에 상대의 움직임을 먼저 확인하고, 카드를 뽑는 것이 유리하다.’
내가 예전에 부스터 드래프트 룰에서 욕망의 단지를 선택해서 상대의 덱의 카드들을 읽어낸 것과 같은 행동이다. 그래도 그 꼬맹이보다는 카이엔이 훨씬 낫구만.
“꽤 이 룰에 익숙한 모양이군.”
“내게 도전하는 모든 반란군을 이 룰로 죽였으니까.”
“뭐, 그것도 오늘이 마지막이야.”
“…내 승리는 예견되어 있다. 그런데도 거칠게 플레이하지 않는 것은 「심장」님이 너를 인정하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다.”
그놈의 예견된 승리, 예견된 승리. 귀가 따갑다. 이 세계의 자식들은 좋은 특이성 쥐고 좋은 덱 들고 좋은 카드들 쓰면 이긴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라서 좀 짜증나기는 하지만.
나도 사기 특이성 가지고 싶다. 신하연의 「타임워커」나 여한설의 「리빙 데드」, 진슬아의 4속성 쿼드러플 소울 같은 거. 금속 덱의 S급 특이성인 「기계장치의 신」같은 것도 나쁘지 않고.
왜 나만 쓸데없는 시간강사 같은 특이성이 있는 거냐고.
나만 운없어. 나만.
“턴 엔드.”
“턴 엔드.”
턴은 계속해서 느리고 깊게 흘러갔다. 서로 먼저 움직이지 않는다. 자신의 덱을 보여주기 싫기 때문이다. 평상시의 발견 룰이다. 가장 느리게 진행되는 「테테전」보다 더. 깊디깊은 심해 속에 잠긴 것처럼 늘어지는 템포.
하지만 이 숨을 영원히 멈출 수는 없다.
“드로우.”
[「해신 카이엔」의 패가 가득 찼습니다.] [패가 가득 찬 다음 드로우하는 「발견」카드는 자동으로 발견됩니다.]핸드가 가득 찬 이후부터는 강제적으로 카드들이 발견되어 덱에 들어간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자동으로 발견된 카드의 예상 밸류는 선택한 카드에 비해서 월등히 떨어진다.
그러니 카드를 써야만 한다. 한 장의 카드를 쓴 나보다 카이엔이 먼저 「발견」카드를 사용했다.
“「물총 물고기」를 소환하지.”
+
【물총 물고기】
【3 mana】
【소환 : 상대 소환수에게 데미지를 2 줍니다.】
【1/3】
+
촤아악! 물총 물고기가 필드에 소환되며 내 수역마에게 물줄기를 내뿜었다. 내 수역마가 물총에 적중되어 쓰러졌다.
물총 물고기라. 좋은 선택은 아니다. 좋은 카드가 없었나 보네.
발견 룰의 세 번째 특징. 「발견」룰의 극단적인 느린 템포는 필연적으로 콤보 파츠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필살의 콤보를 만들수 있느냐 없느냐가 승부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저런 쓰잘데기 없는 소환수는 쓰레기다.
“뭐 강한 척 하더니 그다지 좋은 카드들도 못뽑네.”
“마음대로 지껄여라. 버러지.”
시무룩.
좋은 카드가 아니라는 말에 물총 물고기가 시무룩해한다. 좋았어. 상대방 소환수의 기를 꺾었다. 평소에 내가 쓰던 카드만 욕했는데, 앞으로는 자주 상대편 카드들을 비하해야지.
물론 카드의 성능이 바뀐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쟁은 기세부터라고 하지 않는가.
“자, 마이 턴.”
나는 핸드에서 5마나의 발견을 발동했다. 이번에 나온 선택지는 「문어인간」, 「씨 호스 리더」, 「동귀어진 수초」였다.
이번에도 세 장 모두 다 공격력이 0인 소환수다. 나는 자폭 능력이 있는 「동귀어진 수초」를 선택해 소환했다.
“발견 카드 사용.”
“턴 종료.”
“발견 카드 사용.”
“턴 종료.”
그 다음 턴, 그 다음 턴, 계속해서 「발견」은 누적되어 가기 시작했다.
발견을 아무리 누적해도 내가 발견으로 찾을 수 있는 카드는 공격력이 ‘0’인 소환수들 뿐.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카드는 단 한 장도 나오지 않았다.
여섯 번째의 발견이 끝난 후에 나는 잠시 손을 멈췄다.
“드디어 깨달았나 보군.”
첫 번째도 위화감을 느꼈고, 두 번째에 확신하기는 했지만. 나는 손을 멈추고 카이엔을 바라봤다.
“인간. 심장님께서 내게 주신 특이성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말도 안 되는 특이성이기는 하네. 공격력이 0인 소환수밖에 못 고르게 하다니.”
“이제와 애걸복걸해봤자다. 네놈의 죽음은 결정되어 있다.”
“애걸 안 해.”
“이 순간에도 얼굴이 무너지지 않은 것만은 칭찬해 주지. 너는 확실히 강한 듀얼리스트다. 하지만, 나에게는 결코 이길 수 없다! 이 몸의 특이성은 무적이란 말이다!”
카이엔이 다시금 커다란 웃음을 터트렸다. 승리를 확신한 자의 얼굴, 절대 자신이 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하는 얼굴이다.
나는 놈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모든 집중력을 다 사용해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러지 않으면 카이엔의 웃음보다 커다란 미소가 터져나올 것만 같았으니까.
##탑#5 (10)
라단은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의 카이엔조차도 무적에 가까운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능력마저도 배가됐다.
아니, 배가됐다는 표현만으로도 부족했다. 상대의 모든 발견을 무위로 돌리는 힘이라니.
‘…지는 게 불가능한 상황.’
라단은 카이엔을 공략할 방법이 있는지를 떠올렸다. 카운터 덱? 불가능하다. 처음부터 카이엔과의 듀얼은 「발견」카드만으로 이루어지게 되어 있으니까. 듀얼 플레잉을 통한 승리? 이것도 불가능하다. 발견으로 만들어내는 모든 카드들은 공격력이 0인 카드들뿐이니까. 남는 것은 카드와 덱을 제외한 「소울 스톤」과 「특이성」뿐이다.
하지만 소울 스톤과 특이성은 어디까지나 듀얼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할뿐이다. 최상위권의 소울 스톤이나 특이성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어떤 준비를 해 오더라도 이길 방법이 전혀 없다. 카이엔은 무적이다. 그는 영혼을 바침으로서 이 아틀란티스의 신이 된 것이다.
라단은 절망에 빠져 중얼거렸다.
“…괴물….”
“그래도 머리가 돌아가는 놈을 데려오긴 한 모양이군.”
흐아암.
카이엔이 무슨말을 하거나 말거나 전익현은 카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라단은 전익현에게 조언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이라도 항복하는 것을 추천한다. 인간. …그러면 최소한 평온한 죽음 정도는 맞이할 수 있다. 용궁에서의 패배 선언은 즉사를 보장한다. 고통은 없을 거다.”
“싫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