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d Academy 1st Hit Instructor RAW novel - chapter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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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는 매 턴 상대방 전체에게 3 데미지를 주는 기술이다. 발동 뒤에는 계속 유지되고, 중첩되기 때문에 시간을 오래 끌면 끌수록 귀찮아지는 특이성이 바로 「원시의 울부짖음」인 것이다.
귀찮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청나게 강하지는 않다.
[당신의 턴입니다.]“나는 「버려진 고철기계」를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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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고철기계】
【1 mana】
【종족 : 기계】
【소환 : 패에 「고철」을 두 장 추가합니다.】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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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긱! 고철기계가 몸을 일으켰다. 「고철 로봇」카드들은 모두가 「고철」
카드들을 패에 추가하는 능력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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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1 mana】
【효과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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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카드들은 능력치가 없는 카드들이다. 마나를 사용해야 핸드에서 지울 수 있는, 핸드를 차지하는 디메리트 카드. 핸드 순환을 방해하는 카드들이다.
핸드 순환을 방해하는 디메리트가 있는 만큼, 그만큼 고철 기계 카드들은 마나 코스트 대비 강력한 능력치나 효과를 가지게 된다.
이 때문에 고철 로봇 덱의 승리 플랜은 단순하다. 핸드가 고철로 메워지기 전에 상대를 부수는 것.
현존하는 어그로(Aggro)덱의 원형이 바로 고철 로봇 덱인 것이다.
갸오오!
내 턴이 종료되자마자 원시 비룡이 울부짖었다. 내려가는 버려진 고철기계의 체력.
[당신의 턴입니다.]나는 필드에 필드 전개를 담당하는 「고철 수집가」를 소환한 뒤 고철기계로 원시 비룡을 후려갈겼다.
빡! 빠아악! 비룡의 몸이 휘청거렸다. 이후의 듀얼은 단순했다. 비룡이 내 필드를 한칸씩 지우고, 나는 가속한 필드로 비룡을 후려갈기는 전개.
네 번째 턴. 그러니까 「포효」가 시작되기 직전에,
뻐어어억!
[원시 비룡의 hp : 0]비룡의 체력이 0이 되었다. 역시, 그래도 「클래식」룰에서 가장 템포가 빠른 덱이긴 하다. 다섯 턴 만에 20의 체력을 깎아낼 수 있다니.
원시 비룡이 머나먼 바다로 천천히 추락했다.
풍덩. 하는 소리도 나지 않는다.
나도 비행기가 추락하면 저 꼴이···아니. 낙하산이 있으니 괜찮을 거다. 그렇게 믿도록 하자.
[히든 미션의 조건 : 「클래식 룰」으로 비룡을 처치하셨습니다. (1/15)]5턴째에 처리했다면 최속으로 처리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걸린 시간은 1분도 채 되지 않는다.
역시, 오랜만에 굴려보는데도 손에 착착 감긴다. 지금부터는 기계적인 승부가 중요하다. 최대한 시간을 쓰지 않고 모든 원시 비룡을 처치하는 승부.
“다음!”
파지지직!
빠르게 카드를 뽑고, 빠르게 턴을 종료하고, 빠르게 후려패서 처리! 생각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듀얼.
“다음!”
“다음!”
“다음!”
쾅! 쾅!
한 마리씩 비룡들이 처치되어 갈 수록 비룡들의 공세는 조금씩 약해졌다.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지만 다행인 점은 무인 비행선의 강도가 일반 비행기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점이었다.
역시 대한민국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다!
끼이이이!
쾅!
콰아앙!
마지막 남은 「원시 비룡」의 공격에 비행기의 날개 일부가 뜯어져 나갔다.
젠장. 비싼 돈 받고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비행기가 약해빠진 거야.
나는 대한민국의 연구비 착복에 대해 불평하며 바로 듀얼을 선언했다.
파지지직!
마지막 원시 비룡이 필드에 구속됐다. 이걸로 비행기가 당분간은 추락할 일이 없다고 봐도 될 것이다.
[사용할 덱을 선택하십시오.]나는 숨을 골라쉬었다. 남은 「원시 비룡」은 한 마리. 그리고 비행기의 엔진 하나는 날아간 상황.
그리고,
[ 히든 미션의 조건 : 「클래식 룰」으로 비룡을 처치하셨습니다. (14/15)]다시 선택의 시간이다. 원시 고대룡은 클래식 룰의 ‘같은 덱’으로 15마리를 모두 처치해야만 나타난다. 이후 나타나는 원시 고대룡은 마지막에 사용한 덱으로만 처치할 수 있다.
뒤집어 말하면, 이번 원시 비룡을 클래식 룰로 처치하지 않으면 원시 고대룡을 사냥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확실하게 살아남을 수 있지만 탑 공략이라는 궁극적 목표가 멀어지는 선택과, 불확실하지만 목표가 가까워지는 선택.
카드 게이머는 수없이 많은 선택지 앞에 선다. 그리고 매번 선택의 기로 앞에 서서 고민한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타당한 상황에서 듀얼리스트의 성향이 나타난다. 안전을 지향하느냐, 도박을 지향하느냐.
평소의 상황과 다른 점이라면 목숨이 걸려 있는 상황이란 것 정도일까.
“···언제는, 목숨을 안 걸었나.”
역시. 이런 상황에는, 웃게 된다. 나는 덱을 바꾸지 않았다. 바꿀 생각도 없었다.
“듀얼이다!”
그리고 네 턴 뒤. 마지막 듀얼에서 원시 비룡을 바닥에 쳐박을 수 있었다.
[퀘스트를 특정 조건을 만족하며 해결하셨습니다.] [히든 미션이 시작됩니다.]게이트가 열리고, 자신의 수하들인 원시 비룡들을 잃은 「원시 고대룡」이 나타났다.
캬오오오오!
원시 고대룡이 비행기 위에 나타나마자 무게의 영향으로 비행기가 휘청거렸다.
저 발톱 크기 좀 봐. 비행기 정도는 간식으로 처치할 입 크기는 어떻고.···다시 생각해 봤는데 역시, 몇 턴만 물러 주면 안 될까?
캬오오오!
역시. 물러 줄 리가 없지.
“듀얼!”
[몬스터가 감지됐습니다.] [필드가 세팅됩니다.]파직! 파직! 몬스터를 구속해야 하는 필드의 전력이 들어왔다 나갔다 한다.
너무 많이 듀얼을 해서 그런가.
불안하기는 하지만···믿는 수밖에. 나는 내가 할 것들만 보면 된다. 나는 원시 고대룡의 능력치를 확인했다.
[원시 고대룡의 hp : 150]비행형 몬스터치고 높은 체력이다.
펄럭! 펄럭! 원시 고대룡이 필드가 세팅되는 순간 비상을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날개가 퍼덕거리는 소리가 크지는 않다. 원시 고대룡의 특이성인 「광풍날개」가 발동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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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날개】
【8턴 이후부터, 매 턴 적 몬스터를 하나만 남기고 모두 처치합니다.】
【8턴 이후부터, 매 턴 상대에게 10 데미지를 입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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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고대룡」은 듀얼리스트의 덱이 데미지를 얼마나 줄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몬스터다. 데미지의 총계가 정해져 있는 어그로 덱은 뚫어내는 것이 힘들다. 카드의 제한이 심각한 「클래식」룰 하에서는 더더욱 그렇고.
이길 확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집중해야 하는 것은 「광풍날개」가 발동하기 전에 최대한 많은 데미지를 집어넣는 것이었기에.
통상적인 PVP와 PVE 듀얼 간에는 다소 다른 점이 있다. PVP 듀얼에서는 상대가 필드를 지속적으로 지워내기 때문에 최대한의 데미지를 뽑아내는 필드를 구축하기만 하면 된다.
반면 필드를 지우지 않는, 타임어택형 몬스터를 상대할 때에는 마냥 필드를 전개하는 것은 때때로는 악수가 된다.
풀 필드가 되면 더 이상은 소환수를 소환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어떤 소환수를 필드에 남길까도 신중하게 고려해 가며 소환해야만 한다.
요약하면, 어그로 덱이라도 첫 턴을 쉬는 것이 때로는 정답이 된다는 뜻이다.
[턴 종료.] [광풍날개가 한층 거칠어집니다.]뭐, 아무래도 상관없는 경고문이다. 남은 턴은 일곱 턴. 그 안에 최대의 데미지를 뽑아내야 한다.
“「고철 크롤러」를 소환!”
고철 크롤러는 필드의 「고철」소환수들에게 지속 버프를 주는 소환수다. 평소라면 소환 우선순위가 늦은 피니셔 역할을 맡는 카드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먼저 소환하는 게 이득이다.
다음 턴, 다다음 턴, 나는 필드에 차곡차곡 몬스터를 쌓고, 원시 고대룡을 향해 공격을 쌓아 나갔다.
“고철 분류 로봇으로 직접 공격!”
조잡한 크롤러를 달고 움직이는 로봇이 비실거리며 고대룡을 향해 달려들었다. 조잡한 로봇이 조잡한 몽둥이를 원시 고대룡에게 휘둘렀다.
철퍽! 팅!
[Hp – 4]공격을 하고 난 「고철 분류 로봇」이 뒤로 되튕겨져 나왔다.
“봐도 봐도, 공격 모션은 더럽게 후지다니까.”
내 말에 로봇이 슬픈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틀린 말을 하지 않았기에 로봇의 눈을 마주 노려봤다. 불쌍한 척 해 봤자 모션 구린게 좋아지진 않아.
[상대의 턴입니다.]고오오오오!
펄럭! 펄럭! 펄럭!
원시 고대룡의 날개가 커다란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비행기에서 튀어나온 고정 장치가 내 몸을 붙잡고 있지 않았다면 날아갈 뻔 했다.
[광풍날개가 맹렬한 풍속을 만들어냅니다!] [「광풍날개」의 첫 번째 능력 발동까지 1턴 남았습니다.]이번 턴이 필드를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턴이다. 다음 턴부터는 매 턴마다 내 필드에 있는 소환수는 한 마리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거대한 폭풍에 쓸려 나가게 될 것이다.
상관없다. 이제 내가 필드에 소환물을 소환할 일은 없을 테니까. 나는 숨을 가다듬고 마법 카드를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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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체」-고철 로봇】
【7 mana】
【내 필드의 모든 「고철 기계」들을 합칩니다. 능력치는 모두 HP에 합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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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이이잉! 고철로봇들이 한 점을 향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동시에 내 좌석앞에 모여든 고철들이 [Warning!!]이라고 적힌 버튼을 만들어냈다.
[합체 승인 요청!] [합체 승인 요청!]나는 쓸데없는 모션들을 싫어한다.
필드를 가득 덮는 모션이나 카드들을 뒤집어 버리는 모션들은 사양이다. 불타 오르는 화염은 눈이 아파서 싫고, 얼어붙는 모션은 추워 보여서 싫다.
하지만 이 「합체」시리즈 카드를 사용하면 나오는 합체 승인 버튼만큼은 예외다.
남자가 합체 승인 버튼을 누르는 걸 싫어한다면.
심장이 없는 것이기에.
“합체 승이이이인!”
나는 주먹을 들어올리고 호쾌하게 합체 승인 버튼을 눌렀다. 콰앙! 승인 버튼을 감싸던 보호 플라스틱이 산산히 부서지며 비산했다.
[합체 승인 완료!]뜻 모를 계기판이 회전하며 기계들이 뒤섞이기 시작했다. 키리리링! 철컥! 낡은 기어와 기어가 맞물린다. 이내 거대한 소환수가 필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전히 멋진 모션이다. 그리고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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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합체 로봇】
【속성 : 금속】
【공격할 수 없습니다.】
【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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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게 쓸모없는 능력치다. 공격력이 0에, 공격할 수 없다는 디메리트까지.
애초에 「합체」카드들이 죄다 쓸모없는 소위 ‘로망’카드들이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고철 로봇의 합체 카드는 그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실용성이 떨어지는 카드다.
물론 단순히 로망 카드였다면 나는 이 카드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이 카드를 굳이 덱에 넣은 것은, 이 카드가 「원시 고대룡」을 사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카드였기 때문이다.
“턴 종료.”
[「광풍날개」가 발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