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at day RAW novel - Chapter 240
치팅데이 240화
47. 슈가맨(11)
“슈가맨 엔터테인먼트는 독립된 자본으로 설립되었으며 짐꾼, 반찬가게, 반야식경, 우지니어스 네 개 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본식이 시작되자 묵은지가 내빈객을 상대로 슈가맨 엔터테인먼트를 소개했다.
회사 구조가 어떠한지 설명한 뒤 슈가맨 엔터테인먼트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설명 중이다.
“주요 사업으로 콘텐츠 제작, 자회사의 유튜브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출판, 굿즈 제작 및 공공사업이 있습니다.”
묵은지 뒤로 ‘I love you’라는 문구가 비쳤다.
“유튜브,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원과 WH전자, 카카오페이지, 도브 등의 협찬을 받아 실시한 공익 사업 행복해져라는 유튜브 추산 국내 160만 명이 참가하여 올바른 인터넷 문화 성립에 기여했으며 외신을 통해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슈가맨 엔터테인먼트는 앞으로도 악플을 포함한 사이버 불링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묵은지는 우리가 그동안 진행했던 백승용차, 걸어서 저 하늘까지, 행복해져라를 소개하면서 슈가맨 엔터테인먼트의 공공성을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도시락에는 쿡쿡이, 국토대장정에서는 WH전자, 행복해져라에서는 도브 등의 광고 효과를 언급하면서 슈가맨의 공공 활동이 마케팅 도구로서 가치가 있음을 알렸다.
슈가맨 엔터테인먼트가 단순히 좋은 일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업체로 인지시키기 위함이다.
이미 많은 업체가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묵은지는 그러지 않은 업체가 많기에 WH전자를 비롯한 몇 개 업체만 광고를 진행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업체에서 지원받기 위해서라도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슈가맨 엔터테인먼트의 주력 사업을 소개하겠습니다.”
묵은지는 평소처럼 차분한 어투와 분명한 발음으로 PR을 이어갔다.
“현재 슈가맨 엔터테인먼트는 유튜브 구독자 총 9,111,558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슈가맨 프로젝트를 제작 중에 있습니다.”
짐꾼 3,551,550명. 반찬가게 1,917,811명. 반야식경 1,856,729명. 우지니어스 1,785,468명.
중앙 스크린에 각 채널 로고와 구독자 수가 기재되었다.
“슈가맨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 혈당 관리 서바이벌 예능입니다. 개그맨 유정상, 배우 고일규, 유튜버 백우진 등 국내 유명인 다수가 참가하여 화제성을 확보하였습니다.”
중앙 스크린에 혈당 관리의 중요성을 나타낸 연구 자료가 보였다.
“현재 보고 계신 자료는 혈당이 비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설명하는 연구 자료입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당뇨 위기인구가 2,000만 명을 넘긴 시점에 슈가맨 프로젝트는 화제성, 시의성이 확보된 콘텐츠라 할 수 있습니다.”
투자 및 협찬 받은 기업 로고가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을 인정받아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제작비 46억 원 중 20억 원을 넷플릭스로부터 투자받았으며 그 외 WH라이프, 라코스트, 쿡쿡이로부터 협찬 계약을 맺었습니다.”
몇몇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다.
“슈가맨 엔터테인먼트가 자체 제작한 슈가맨 프로젝트의 본 촬영은 5월부터이며 7월 말부터 넷플릭스에 독점 순차 공개될 예정입니다.”
묵은지가 드물게 힘 주어 말했다.
“우리 슈가맨 엔터테인먼트는 4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여 경험을 쌓은 인재와 방송국, 영상 제작사 등 여러 업체에서 근무한 이력을 가진 베테랑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묵은지가 옆으로 한 걸음 나와서 고개 숙여 인사하니 직원들이 환호했고 내빈들이 박수를 보내주었다.
* * *
[슈가맨 엔터테인먼트 창립 소식] [국내 거대 유튜브 채널 합자회사 발표] [남사당패, 콘텐츠 제작사로 발돋움] [혈당 관리 서바이벌 예능. 향후 전망은?] [슈가맨 프로젝트 예고편 공개] [슈가맨 프로젝트 참가 명단 유출]유튜버 차지찬(짐꾼), 반찬용(반찬가게), 백우진(우지니어스), 주지승(반야식경) 네 사람이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슈가맨 엔터테인먼트가 올 7월 런칭 예정인 의 참가자 명단이 유출되었다.
명단에는 국내 유명 방송인 다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개그맨 유정상, 최유경, 송연화, 박민, 배우 고일규, 인터넷 방송인 백우진, 동동구리, 뷔페가는남자, 당당남 등 현재 화제를 끄는 유명인 다수가 보여 이목을 끈다.
한편 슈가맨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있으며 명단에 포함된 이들 역시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슈가맨 프로젝트는 5월 촬영에 돌입하여 7월 말 넷플릭스에 독점 공개될 예정이다.
└스케일 미쳤닼ㅋㅋㅋㅋㅋㅋ
└와 일반인 제외하면 이름 한 번쯤은 다 들어본 사람들이네
└다 한 먹성 하잖앜ㅋㅋㅋㅋㅋ
└혈당 높은 사람들인가 보다
└명단이 어떻게 유출된 거지?
└바이럴이지 뭨ㅋㅋㅋㅋㅋ
└동동구리한테 물으니까 말로는 아니라고 하는데 5월부터 바빠진다고 함ㅋㅋㅋㅋ
└그럼 맞넼ㅋㅋㅋㅋㅋ
└슈가맨 일 잘한다 바이럴인 거 알지만 일단 기대되네
└님 댓글이 더 바이럴 같음
└헉
└연예인도 많이 나오는데 일반인 비중이 꽤 높네
└요즘은 방송인 아닌 사람들 나오는 예능도 재밌더라
└근데 혈당 관리하는 게 무슨 재미임? 진짜 모름
└먹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구르고 못 먹는 거 보면 얼마나 꿀잼이게요?
└반찬용 때문에 한 번 맛 본 맛임ㅋㅋㅋㅋㅋㅋ
└젊은 층은 자기 좋아하는 사람 나와서 볼 테고 장년층은 혈당 정보 때문이라도 보지 않을까?
└슈가맨도 그러길 바라겠지 실제로 어떨지는 모르지만
└근데 주지승, 차지찬, 반찬용은 왜 참가 안 함?
└걔들은 혈당이 이미 안정되어서 참가 자격이 안 된다고 함ㅋㅋㅋㅋ
└그럼 백우진만 혈당관리가 안 된 거임?
└ㅠㅠ 꽤 열심히 하는 것 같던데 잘 안 되는 모양이네
└백우진 바빠서 관리할 시간이 없대. 저기라도 참가해서 빼야지
└난 주지승, 차지찬, 반찬용이 백우진 어떻게 괴롭힐지가 궁금하던뎈ㅋㅋㅋㅋ
5월이 다가오면서 슈가맨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자는 슈가맨으로 부르기로 했는데 슈가맨인 백우진을 제외하고 셋이서 회의를 거듭했다.
식단 조교 주지승의 식단표를 보던 운동 조교 차지찬이 걱정스레 말했다.
“형, 이렇게 먹이면 폭동날걸?”
“그 정도는 해야 해. 혈당 관리에서 제일 중요한 게 초반이잖아.”
“반찬이 이렇게 먹다가 난리쳤잖아.”
“어차피 자율배식이니까 양 자체는 마음대로 먹을 수 있지. 얼마나 먹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어야 분별력도 생길 테고.”
“흠. 니 생각은 어때?”
차지찬과 주지승이 날 보았다.
촬영 첫날 점심 메뉴는 곤약밥에 두부지짐, 콩나물, 미나리 무침, 된장국이고 저녁은 고등어구이와 콩나물국, 현미밥이다.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고등어 빼고 닭가슴살 주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와. 얘 봐라. 넌 경험도 있으면 어떻게 그리 잔인하냐? 이 사람들 이거 먹고 운동도 해야 해.”
“형이 사람 잡을 정도로 운동시키려니까 부족해 보이는 거지. 일반식으로는 문제 없어 보이는데?”
“이거 당류는 하나도 안 쓸 거 아니야. 올리고당, 설탕, 등등.”
“밥이 탄수화물인데 그런 걸 넣을 리가 없지.”
“와. 그럼 드럽게 맛없겠다.”
“우리도 관리할 땐 그렇게 먹잖아. 그리고 시청자들한테도 당류 제한식 제대로 설명해 줘야지. 탄수화물이 당이라는 사실도 모르시는 분들 많은데.”
“흐음. 그래. 뭐. 다들 각오했을 테니.”
차지찬이 결국 주지승이 만든 식단을 받아들였다.
“그 각오가 나 죽여주세요는 아닐 텐데.”
내 말에 차지찬이 눈썹을 들어올렸다.
“이 정도는 해야지. 무게부터 치면 다칠까 봐 맨몸 운동으로 준비했잖아.”
“발벌려 뛰기 100회, 버피 100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 같아?”
“목표치니까. 못 하는 사람은 그만큼 혈당이 덜 떨어질 테고. 더 많이 하는 사람은 혈당 관리도 되니 괜찮을 것 같은데.”
“아니. 무리해서라도 가능한 수치여야지. 운동 안 하던 사람이 저거 하면 쓰러져.”
“찬용이 말도 일리가 있다. 횟수는 첫 날 상태 보고 조정하는 게 어때?”
“음. 좋아. 근데 목표치 달성 못 하는 사람한테는 페널티 주고 달성한 사람한테는 어드밴티지 주는 건 그대로 간다?”
“으음.”
“솔직히 우승 상금이 1억인데 이 정도는 해야지.”
“그렇긴 해. 아, 백우진 우승 어떻게 막지.”
명목은 슈가맨 진행 회의지만 항상 백우진을 어떻게 떨어뜨릴까로 이어진다.
당화혈색소가 8 이상인 사람만 참가할 수 있는데, 우리 모두 그 조건에 해당되지 않아 백우진만 상금 1억 원에 도전하게 되었다.
백우진은 살도 빼고 혈당도 관리하고 1억 원을 벌 생각에 벌써부터 룰루랄라 신이 나 있었고.
우리는 백우진의 우승만은 막아야 한다는 기치 아래 똘똘 뭉쳤다.
“나만 믿어. 내가 아주 조져놓을게.”
차지찬이 말했다.
운동을 배울 때는 원수도 그런 원수가 없었는데, 백우진을 괴롭힌다고 하니 더없이 믿음직스럽다.
“조지다니. 형이 우진이 생각해서 하는 일인데.”
“아. 그치. 이게 다 우리 우진이 건강해지라고 하는 일이지.”
차지찬이 백우진 이름을 적고 그 옆에 곱하기 2 표시를 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2배는 더 괴롭힌다는, 아니, 신경 써 준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렇게나 우애가 좋다.
“우진이 국은 따로 만들까. 간 안 해서.”
“……나트륨이랑 성인병 크게 관련 없다는 논문 있지 않았어?”
“응.”
“근데?”
“맛이 없어지잖아.”
나와 차지찬만 진심인 줄 알았는데 주지승이야말로 진정 무서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운동이야 잠시 힘들 뿐이지만 맛없는 음식은 정말이지 인간으로서 버틸 재간이 없다.
“악마다.”
“악마네.”
“생각해 봐. 우진이가 우승하면 조작이라는 얘기 안 나오겠어?”
눈을 굴리며 고민하니 대충 납득이 간다.
“맞네. 우진이가 우승하면 위험할 수 있겠다.”
“아. 진짜 어쩔 수가 없네. 우진이는 떨어뜨리자.”
“그래. 그래. 어쩔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