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at day RAW novel - Chapter 6
치팅데이 6화
1. 하늘이 무너져도 먹을 순 있다(5)
“찬용이 비빔밥 좋아하나?”
“응. 좋아하는데 고기는 들어가야 해.”
비빔밥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에는 고기가 들어가야 한다.
“오늘은 고기 없고 고추장도 없는 비빔밥이야.”
주지승이 장갑을 끼며 무서운 말을 꺼냈다.
“그게 어떻게 비빔밥이야? 고기랑 고추장은 비빔밥의 아이덴티티야.”
“안 들어가는 비빔밥도 있어.”
주지승이 씩 웃고는 카메라를 보았다.
불안하다.
“오늘은 저나 찬용이처럼 당뇨 있는 분들한테는 진짜 좋은 비빔밥 만들어 볼게요.”
최미카엘이 테이블 위에 식재료를 하나씩 옮겼다.
“우선 밥부터 앉힐 건데. 찬용아, 너 요새 밥 안 먹더라?”
“응.”
“왜 안 먹어?”
“당이 너무 많이 오르니까.”
“그치. 흰 밥이 혈당을 진짜 많이 올려.”
고개를 끄덕였다.
흰밥의 혈당지수(GI)는 80으로 매우 높은 축에 속한다.
“쌀은 탄수화물이 풍부한데 이 탄수화물이란 단어 자체가 포도당, 엿당, 과당 같은 당류 유도체를 의미하거든. 즉 쌀은 당이 많이 들어 있어.”
탄수화물이란 단어가 모든 당류를 총칭하는 말인 줄은 몰랐다.
“그래서 맛있네.”
“끄흐흫. 그렇지. 그럼 쌀이 유난히 혈당을 많이 높이는 이유가 뭐냐.
흡수가 잘 돼서 그래.”
“흡수”
“응. 벼를 수확하면 도정을 하잖아.”
“껍질 벗기지?”
“그래. 겨를 완전히 벗긴 게 백미. 흰쌀이고 겨를 조금 남긴 게 현미. 근데 이 겨가 우리 몸에서 쌀이 흡수되는 걸 방해한단 말이야.”
“아, 그래서 껍질 없는 흰쌀은 소화가 잘 돼서 당도 빨리 오르는 거야?”
“그렇지. 그러니 우리처럼 당뇨가 있거나 살을 빼고 싶은 사람은 현미를 먹어야 하는 거지.”
주지승이 현미를 보여주었다.
“이 현미에 남아 있는 껍질. 겨가 섬유소로 이루어져 있어. 식이섬유라고 들어봤지?”
“응.”
“다이어트할 때 식이섬유를 많이 먹어야 하는 이유가 이거야. 식이섬유는 몸 안에 들어온 음식이 흡수되는 걸 방해하니까. 그래서 같은 양을 먹어도 식이섬유랑 같이 먹으면 살이 덜 쪄. 혈당도 덜 오르고.”
“아.”
“문제는 이 식감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지. 맛도 백미가 더 좋고. 그래서 오늘은 백미 4에 현미 3 그리고 귀리 3 비율로 밥을 할 거야.”
“귀리?”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귀리를 먹는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이것도 식이섬유랑 복합당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당 조절에 좋아. 복합당이 단당보다 흡수가 덜 되거든.”
단순당보다는 복합당이 흡수가 덜 되는 모양이다.
주지승이 백미, 현미, 귀리를 4:3:3 비율에 맞췄다.
“미카엘, 쌀 좀 씻어서 안쳐 줘.”
최미카엘이 주지승에게 쌀을 받아서 부엌으로 향했다.
“그럼 이제 나물을 무쳐야 하는데. 다른 건 미리 준비해 뒀고 지금은 시금치만 하자.”
주지승이 시금치가 담긴 바구니에 손을 턱 얹었다.
“시금치 좋아해?”
“아니.”
“왜?”
주지승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채소니까.”
왜 당연한 걸 묻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눈만 깜빡이는데 주지승도 당황한 눈치다.
서로 쳐다보기만 하다가 주지승이 웃고 말았다.
“오늘 쉽지 않겠는데.”
└ㅋㅋㅋ그치 채소는 맛없지
└당당하넼ㅋㅋㅋㅋ
└주지스님 위기
“먼저 시금치를 데치고 찬물에 씻은 뒤 물기를 짜줄 거야.”
주지승이 불을 올렸다.
“찬용이 원래 뭐 좋아했지?”
“고기는 다 좋아해. 과일도 좋아하고 면류도 좋아하고.”
“오늘 하나 추가되겠네.”
“아니야. 시금치는 아니야.”
세상이 두 쪽이 나도 시금치가 맛있을 순 없다.
“이거 진짜 맛있어. 시금치가 원래 겨울에 맛있거든. 얼었다가 녹았다가 반복할수록 달아져.”
“시금치가 달다고?”
“추우면 잎이 얼잖아? 그걸 이겨내려고 당도를 높이거든. 그래서 겨울 시금치가 진짜 맛있어.”
“당이 높아지면 안 좋잖아.”
“그 점이 좋지. 단맛을 느낄 수 있는데 시금치의 혈당지수는 15로 엄청 낮아. 게다가 당뇨 합병증 치료제 성분 중에 알파리포산이란 게 있는데 그게 시금치에도 있어.”
주지승이 끓는 물에 넣었던 시금치를 금방 건져 올렸다.
찬물로 헹구더니 꼭 짜내서 물기를 제거했다.
“자, 여기 미리 만들어둔 맛간장을 넣을 건데 비율은 자막으로 올려드릴게요.”
방송 모니터를 보니 최미카엘이 맛간장 레시피를 이미지로 올려주었다.
간장, 다시마, 마늘, 양파, 청양고추, 표고버섯, 통후추를 넣고 끓이면 되는 모양이다.
“맛간장에 다진 마늘을 넣습니다. 아, 찬용아. 마늘은 꼭 이렇게 다지거나 얇게 잘라서 먹어.”
“이유가 있어?”
“마늘엔 알린이란 성분이 있는데 마늘이 손상되면 알리신이라는 성분으로 변하거든. 근데 이게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을 개선해 줘.”
“오.”
“그래서 마늘은 꼭 이렇게 가공을 해야 한다~”
“해야 한다~”
주지승이 시금치에 참기름을 둘러 버무리곤 깨를 뿌려 마무리했다.
“먹어봐.”
그냥 시금치를 데쳐서 맛간장하고 참기름만 둘렀을 뿐인데 맛이 있을까 싶다.
하지만 저당 케이크처럼 이번에도 뭔가 이유가 있으리라.
젓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는 순간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비강을 채운다.
그 아래 마늘향이 치고 올라오면서 풍미를 돋우고 비로소 맛간장의 감칠맛이 혀를 농락한다.
“맛있어. 그리고…….”
달다.
채소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진짜 맛있어.”
황당해서 눈만 깜빡이다가 물었다.
“왜? 왜 맛있어?”
“끄흐흫. 맛있지?”
주지승이 싱글벙글 웃으며 물었다.
└시금치가 저렇게 맛있다고?
└아니 뭔ㅋㅋ 시금치가 아니라 소고기 먹은 사람인 줄 알겠다
└오바 ㄴㄴ
└주작주작주작주작
└이제 먹방 유튜버 데려놓고 맛있다고 우기시네 ㅋㅋㅋㅋㅋ
“아이고. 이 화상들아. 제가 왜 친한 동생 데리고 조작을 해요. 얘처럼 착한 애가 어디 있다고. 봐요. 어디 거짓말할 사람으로 보여요? 이렇게 선하게 생겼는데?”
반야식경 구독자 애칭이 화상이다.
└얼굴만 보고 그걸 어떻게 알아
└이 아저씨 짜장면에 솜사탕 넣을 때부터 봤는데, 따라할 사람 없으니까 무조건 맛있다고 하는 거임.
└ㅋㅋㅋㅋㅋㅋㅋ
└해명해! 해명해!
“와. 정말 억울하다. 이거 진짜 달다니까요?”
주지승이 억울해할수록 시청자들이 더욱 놀려댄다.
주지승도 시청자들도 이러면서 노는 것 같다.
이제 이 방 분위기를 좀 알겠다.
“제가 딱 한 마디만 드릴게요.”
주지승과 시청자들이 내게 집중했을 때 당당하게 말했다.
“절 보세요. 제가 음식 가지고 거짓말할 사람처럼 보이십니까?”
배를 쓰다듬었다.
“지금은 비록 야위여서 132㎏지만 개인 최고 기록 138㎏ 찍은 프로 중에 프로예요. 저보다 먹는 거에 진심인 사람 한국에 별로 없어요.”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
└완벽한 논리다
└가불깈ㅋㅋㅋㅋㅋㅋ
└인정합니다
고개를 돌리니 주지승이 웃음을 터뜨렸다. 최미카엘도 마찬가지다.
“맛있는 거 먹었더니 이제 진짜 못 참겠다. 밥 언제 먹어?”
“지금. 미카엘, 밥이랑 나물 좀 가져다 줘.”
최미카엘이 웃음을 참으며 밥솥과 반찬통 여럿을 가져왔다.
“자, 오늘 먹을 비빔밥은 안동식 비빔밥입니다.”
주지승이 밥을 퍼 그릇에 담았다.
그러고는 반찬통에서 나물을 조금씩 집어 밥을 빙 둘러 놓았다.
방금 무친 시금치를 비롯해서 당근, 고사리, 무나물, 콩나물, 도라지.
평소에 안 먹는 나물이 여섯 종류나 들어 있는데 저들끼리 옹기종기 모인 모양새가 제법 정갈하다.
그리 선호하는 음식은 아니나 조금 전 시금치를 맛본 터라 기대된다.
“안동식 비빔밥 먹어본 적 없지?”
주지승이 비빔밥 가운데에 수란을 올려주며 말했다.
너무 반갑다.
“응. 처음이야.”
“안동에선 고추장 없이 이렇게 나물하고만 비벼 먹거든. 먹어 봐.”
고추장도 당을 많이 올린다고 들었다. 고추장에 들어가는 물엿과 찹쌀이 문제다.
하지만 고추장 없는 비빔밥이라니 과연 맛이 있을지 의문이다.
└고추장 없이 비빔밥을 먹는다고?
└이것도 맛있다고 해봐라
└ㅋㅋㅋㅋㅋㅋㅋ진짜 말도 안 되는데 저 사람이 말하면 믿을 수밖에 없음
시청자들도 믿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오늘 보여준 것이 있으니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다.
배가 너무 고프기도 하고.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적당히 비벼서 입에 넣었다.
씹을 때마다 여러 종류의 나물이 각각의 식감을 자랑한다.
아삭아삭한 콩나물을 느끼기가 무섭게 도라지가 특유의 향과 식감을 뽐낸다.
질색하던 고사리가 나물 사이사이를 헤치며 유영하고 채 썰어 볶은 당근이 절묘하게 얽히는데.
나물이 이렇게 맛있었나?
나도 모르게 씹는 속도가 빨라진다.
씹을 때마다 입 안에서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은은히 피어 오른다.
혀 끝에 감기는 감칠맛은 분명 간장일 터.
개성 강한 식재료들이 저마다 서로 잘났다고 소리 치는데, 고소한 참기름과 감칠맛 도는 간장이 흥을 돋우고.
계란 노른자가 밥알 사이사이, 나물 틈 속에 녹아들어 그들을 하나의 음식으로 엮어냈다.
안동식이라더니.
꽹가리, 징, 장구, 북이 신명 나게 잔치를 벌이는 풍물패가 입 안으로 들어왔다.
“어때?”
주지승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물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맛이다.
“맛있지?”
입 안에 음식이 남아 대답하기 힘든데 주지승이 거듭 물었다.
└ㅋㅋㅋㅋㅋㅋ이젠 대놓고ㅋㅋㅋ
└아닠ㅋㅋㅋ 속이는 척이라도 하라곸ㅋㅋㅋㅋ
└강요하지 맠ㅋㅋㅋ
└얼마 받았어요?
└표정이 찐인데?
└어디 연기학원 다님?
“여러분 마음 이해해요. 진짜 맛없게 생겼잖아요. 솔직히 도라지 누가 좋아해.”
음식을 삼키고 입을 여니 주지승이 눈을 끔뻑끔뻑거린다.
“근데 진짜 먹어봐야 알아요.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어렸을 때 저 밖에 나가는 거 진짜 싫어했거든요. 근데 부모님이 자꾸 계곡에 놀러 가자고 하는 거예요.”
└갑자기 뭔 소리야
└?
└나도 바다, 산, 계곡 가는 거 극혐했음. 게임해야 하는데.
“그래서 가기 싫다고 버티고 있다가 혼이 나니까 어쩔 수 없이 나왔어요. 대들진 못하니까 자동차 안에서 입을 이렇게 쭉 내밀고 시위를 했단 말이죠?”
맞은편에 앉아 있는 최미카엘이 눈썹을 모으고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계곡에 도착하고 나니까 또 놀게 되고. 어? 생각보다 재밌는 거야. 친척 동생들하고 물장구도 치고 헤엄도 치고 다슬기도 잡고. 그렇게 한참 놀고 나오니까 엄마가 물어요. 나오니까 재밌지? 라고. 근데 자존심이 있잖아요. 오는 길 내내 입 내밀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재밌다고 해. 근데 재밌었어. 누가 봐도 신났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고개만 그떡이게 되는 그런 느낌이에요.”
비빔밥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진짜 이런 절밥 같은 음식 안 먹거든요? 맛없잖아. 근데 이 안동식 비빔밥은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맛있어. 진짜.”
└뭔 소리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근데 알 것 같앜ㅋㅋㅋ 무슨 기분인지 알 것 같앜ㅋㅋㅋㅋㅋ
└아니 그게 무슨 맛인뎈ㅋㅋ
└이 아저씨도 정상은 아닌 듯
장담하는데 이보다 이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할 순 없다.
내가 좋아하는 비빔밥은 육회나 제육볶음, 불고기 그것도 아니라면 볶은 간고기라도 들어 있어야 했다.
고추장이 없는 비빔밥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 고추장과 고기가 없는 비빔밥은 맛이 없으니까.
그런데 이 안동식 비빔밥은 분하게도 너무 맛있다.
채소에 수란 하나 얹었을 뿐인데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될 수 있다니, 그동안의 고생이 억울할 정도다.
허기를 참을 수 없어서 방송이고 뭐고 허겁지겁 비빔밥을 먹기 시작했다.
* * *
“수고하셨습니다.”
“고생하셨어요.”
2시간 정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뒤 1부를 마쳤다.
1부에서 어지러워진 주변을 정리할 겸 잠시 쉬고 밤에 2부를 이어갈 예정이다.
식당의 브레이크타임 같은 느낌인데 반야식경이란 채널 이름에 걸맞게 2부는 야식이다.
“너무 잘 먹던데?”
“진짜 대박이었어. 이렇게 맛있게 먹은 거 너무 오랜만이야. 고마워, 형.”
주지승이 씩 웃는다.
“찬용아.”
“엉?”
“앞으로 종종 와서 밥 먹고 가. 채널 홍보도 하고.”
“에이. 나도 염치가 있지 어떻게 그래. 오늘도 충분히 고마워.”
주지승이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나 방송 잘 안 되고 편집도 못 해서 헤멜 때 도와줬잖아. 부담 가지지 말고 배고플 때 와서 밥도 먹고 요리도 배워.”
“……형.”
“그리고 빨리 반찬가게도 키워야지.”
너무 고마우니 정작 고맙다는 말이 잘 안 나온다.
“그리고 이거.”
주지승이 냉장고에서 저당 케이크와 반찬통을 꺼내 종이가방에 담아 주었다.
“케이크랑 나물 반찬이야. 가지고 가서 먹어.”
“…….”
정말 힘든 일주일이었다.
힘내보려고 애썼지만 날이 갈수록 마지막 희망마저 잃어버렸단 생각이 사고를 잠식해갔다.
이대로 가면 우울증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던 시점에 이렇게 큰 도움을 받을 줄 미처 몰랐다.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그리고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마. 젊었을 때 당뇨 판정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오래 산대.”
“그게 무슨 말이야?”
“심각성을 인지하고 젊었을 때부터 관리하면 건강한 사람보다 오래 산다고.”
“진짜?”
“진짜. 열심히 관리하다 보면 당화혈색소가 안정되는 시기가 와. 그때부터는 가끔 먹어도 괜찮아. 그게 다시 버릇이 들면 위험하지만.”
평생 맛있는 건 못 먹을 줄 알았는데 희망을 얻었다.
“그리고 열심히 하다가 가끔은 상도 줘. 그래야 오래 관리할 수 있어. 당뇨 관리는 장기전이니까.”
“무슨 상?”
“치팅데이라고 들어봤지?”
고개를 끄덕였다.
“2주에 한 번이든 1주에 한 번이든 한 끼는 메뉴 가리지 말고 먹어. 폭식하면 안 되고 딱 일인분만.”
“그래도 돼?”
“당이야 오르지. 근데 참다참다 폭식해서 그대로 관리를 포기하는 것보단 훨씬 나아. 나도 그렇게 관리했어.”
주지승이 씩 웃었다.
“내가 당뇨병 판정받고 제일 행복했을 때가 언제인 줄 알아?”
“당화혈색소 6.0% 찍었을 때?”
주지승이 고개를 저었다.
“저혈당 왔을 때.”
“그거 위험하잖아.”
의사가 저혈당이 오면 쇼크사할 수 있다며 항상 주스 같은 걸 챙겨다니라고 했다.
“위험하지. 그러니까 빨리 혈당을 높여야 하고.”
바로 이해하지 못해서 머뭇거리다가 눈과 입을 크게 벌리고 말았다.
“저혈당 왔을 때 바로 라면 끓여 먹었는데. 크. 그 맛 못 잊어.”
다시는 못 먹을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안동식 비빔밥과 저당 케이크처럼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이 있고.
가끔은 예전에 먹던,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음식들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희망이 보이는 듯하다.
“오늘 진짜 고마워, 형.”
“고맙긴. 어서 가서 쉬어.”
“응. 또 봐. PD님, 안녕히 계세요. 오늘 감사했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주지승, 최미카엘과 인사를 나누고 밖으로 나섰다.
두 손에 든 케이크와 나물 반찬이 제법 묵직해서 마음이 든든하다.
버스를 탔는데 다행히 자리가 남아 앉아서 유튜브를 열었다.
합방 동안 확인 못 한 댓글을 살피려는데 뭔가 이상하다.
반찬가게
@bancha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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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
*안동비빔밥.
참고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나물을 직접 버무리려다가 번거로워 포기.
동네 반찬가게에서 재료를 사다가 비벼 먹었다. 고추장이 없어도 간이 잘 된 나물에 슥슥 비벼 먹으니 꿀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