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ating Captain RAW novel - chapter (1)
1화 프롤로그
우주.
너무나도 검고 공허하기에, 그 빈 곳을 온통 상상력으로 채워 넣을 수 있는 공간. 이는 창작자에겐 최고 최대의 소재나 다름없다.
그래서인지 우주를 배경으로 한 게임은 넘쳐나 머리까지 푹 파묻힐 수준이다.
그 장르구분 또한 광대하기 그지없다. 은하를 다루는 대전략 게임부터 행성을 테라포밍하거나 여러 행성을 다니며 채집하는 게임까지.
그렇게 많은 종류의 수작, 명작들이 내게 츄라이츄라이를 지껄이며 손짓을 해왔으나.
내가 결정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란 바로-
2D 횡스크롤 도트 채굴 게임, ‘갤럭시바운드’였다.
이 게임에 붙은 태그는 다음과 같다.
오픈월드/생존제작/샌드박스/어드벤처/호러/SF 등등등…..
요약하자면, 일종의 우주판 테X라리아라고 할 수 있다.
2D 횡스크롤 도트라는 레트로 감성 가득한 인터페이스에, 그걸로 하는 게 우주를 쏘다니는 거다? 그것도 모험 건축 의뢰 사냥을 하면서?
모험, 채집, 가공 등의 파밍 시스템을 갖춘 샌드박스 광부 게임에 미쳐 있던 나는 우오오옷 하는 비명을 지르며 결제창에 마우스를 가져다 댈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게임 제작사였다.
업데이트는 미친 듯이 느리고 버그투성이라는 악평으로 자자했다.
그러더니 결국, 직원 임금 체불 문제로 사건이 터지더니 그대로 업데이트가 완전히 끊겨 버렸다.
업데이트가 끊긴 게임.
그건 곧 죽은 게임이란 얘기다.
하지만 그 업데이트가 끊긴 망겜에 나는 여전히 손을 대고 있었다.
게임성은 망겜이 아니니까.
악평이 많단 얘기는 곧, 그걸 하는 사람이 많단 얘기다. 불평을 내뱉으면서도 하는 사람이 많은 게임이란 게 뭘 뜻하겠어.
우주라는 소재는 확장성을 무한대로 끌어올렸다.
그 탓에 미련을 가진 모더들이 악착같이 들러붙어 산소호흡기를 매때 갈아주고 있었다.
나도 백 개가 넘는 모드를 덕지덕지 붙여가면서 죽어가는 게임의 골수까지 빨아가며 즐겼고.
도트겜이란 것이나 2D 횡스크롤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특성이라고 몇몇은 평했지만, 난 그딴 건 상관하지 않는다.
게임의 목적이 뭐야. 재밌으려고 하는 거잖아?
나한테 재밌으면 고티(GOTY)겜이고 갓겜이지!
거기다 모드를 이용해 내가 추구하는 현실성 가득한 우주 활극을 모니터 내에서 내 손으로 구현하고 즐길 수 있으니, 참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게임임이 분명했다.
단.
즐기는 이가 아닌, 겪는 이가 되기 전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