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onma Wants to Live Quietly RAW novel - Chapter (272)
하루의 업무도 끝나고 밥도 먹고, 이제 잠깐 쉬다가 자면 되는데, 자신은 진짜 하루를 이제부터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그만큼 벽태산과의 수련이 힘들었다. 아니, 이건 그냥 힘들다고 표현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더구나 얼마 전부터 수련 강도가 대폭 올라갔다. 그냥 미묘하게 올라갔으면 그런가보다 했겠지만, 너무 노골적인지라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사해방과 손잡은 걸 눈치 챘나보구나.’
갑자기 수련 강도를 높여서 자신에게 보복을 하는 이유는 그것 외에는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사마위홍은 의심스럽다고 해서 대놓고 묻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이 있을 뿐, 진짜 그런 게 아닐 수도 있으니까.
만일 잘못 짚은 거라면 그 대가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가늠할 수도 없었다.
“저······ 공자님.”
사마위홍이 앞장서서 걸어가는 벽태산을 불렀다.
벽태산이 슬쩍 고개를 돌려 사마위홍을 쳐다봤다. 걸음은 굳이 멈추지 않았다.
“왜 그러느냐.”
“요즘······ 수련 강도가 너무 높아져서 몸이 버틸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됩니다.”
벽태산이 피식 웃었다.
“걱정할 거 없다. 수련 중에는 절대 죽지 않도록 손을 쓰고 있으니까.”
사마위홍은 말문이 막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이대로 얘기를 끝낼 수는 없었다.
“저기······ 혹시 제게 뭔가 못마땅하신 일이 있으신 건 아니지요?”
벽태산은 고개를 저었다.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수련 강도를 조절할 때도 있지만, 네게는 그런 적 없다.”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 버리니 또 말문이 막혔다.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수련 강도를 올린다는 건, 아까 했던 보복의 가능성이 높다는 뜻 아닌가.
‘한데 내게는 그런 적 없다고?’
벽태산은 그런 걸로 거짓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당당하게 그렇게 했다면 그렇게 했다고 말한다. 방금도 겪었으니 그 부분은 확실하다.
‘그럼 대체 왜 나한테 이러는 거지?’
수련 강도가 올라가도 너무 올라가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연무장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지옥에 발을 들일 시간이다.
사마위홍은 심호흡을 하며 벽태산을 바라봤다.
벽태산은 그런 사마위홍은 유심히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사마위홍은 심장이 덜컥 떨어지는 듯했다. 왜 자신을 보고 저런 표정을 짓는단 말인가.
‘내가 뭘 못마땅하게 했지? 역시 아까 그 질문이 기분 나빴나? 아니, 그랬으면 그때 바로 반응했겠지. 저건 지금 뭔가 일이 터진 건데?’
사마위홍의 머릿속이 맹렬히 돌아갔다.
“수련에 만전을 기할 상태가 아니로구나. 집중해도 시원찮을 판에.”
벽태산은 사마위홍의 혼백의 상태를 보고 그렇게 말했다. 정신이 흩어져 있으면 혼백 주변에 영력이 흩어진다.
그 상태로는 수련을 해봐야 효율이 절반도 나오지 않는다. 힘만 들고 성과는 못 얻는 상태였다.
벽태산은 아까 사마위홍이 했던 말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수련 강도를 올려서 의심이 생긴 모양이구나.”
사마위홍은 뜨끔했지만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었다. 죽으려면 뭔 짓을 못하겠는가.
“아닙니다.”
“아니긴. 혼백 흔들리는 게 뻔히 보이는데. 의심을 가지게 둘 수는 없지. 잘 들어라. 오늘부터는 수련 강도를 더 올릴 생각이다.”
“예?”
사마위홍은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대체 왜! 아니, 그보다 여기서 더 올리면 그걸 사람이 버텨낼 수는 있을까?
“무명 놈들과 싸워봤느냐?”
갑자기 무명 얘기를 하니 사마위홍은 어리둥절한 생각이 들었다.
“비각주와 싸워봤습니다.”
“그놈은 엄밀히 따지면 무명 놈이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다. 진짜 무명에서 나온 놈은 보통이 아니지. 넌 그런 놈들과 싸워야 한다.”
사마위홍의 표정이 확 굳었다. 그런 식으로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아니, 그보다 난 천무련주인데, 내가 왜 앞장서서 싸운다고 생각하는 거지?’
답은 너무나 뻔했다. 저 사람은 천마니까. 그리고 천마는 언제나 그래왔으니까.
“무명 놈들이 정정당당하게 싸워줄 거라고 믿고 싶으면 그렇게 믿고 관둬라. 나도 할 마음 없는 놈까지 데려갈 생각 없으니까.”
사마위홍은 할 말이 참으로 많았지만, 참았다.
자신이 듣기로 천추신의나 일침괴 같은 경우 굳이 할 마음이 없는데도 강제로 끌고 간다는 얘기를 불과 오늘 아침에 들었으니까.
그 두 사람의 푸념을 들어주느라 오전에 처리할 일을 다 처리하지 못해 오후에는 쉴 시간도 없었다.
“그만두겠느냐?”
벽태산의 물음에 사마위홍은 당연히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하겠습니다.”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지만, 벽태산의 질문에 대답하는 그 찰나의 순간, 사마위홍은 어마어마하게 머리를 굴렸다.
안 하겠다고 할 경우 자신이 무슨 꼴을 당할지, 그리고 하겠다고 즉답했을 때, 벽태산의 기분이 어떨지, 그 모든 걸 계산하고 내린 결론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벽태산의 입가가 슬그머니 올라갔다.
“훌륭한 각오다. 여기서 수련을 한다고 해서 네가 급격히 강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씨앗을 심어주마. 향후 어떤 노력을 기울였느냐에 따라 제법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느니라.”
“괜찮은 결과라 하심은······.”
“무림맹주 정도는 가볍게 밟아야 하지 않겠느냐. 천무련주라면 말이다.”
사마위홍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그리고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렸다.
무림맹주가 얼마나 강한지는 바로 옆에서 오랫동안 지켜본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안다.
한데 그런 무림맹주를 이길 수 있다니 어찌 가슴이 뛰지 않겠는가.
“좋은 눈이다. 그럼 수련을 시작해볼까?”
벽태산의 말에 사마위홍은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대답했다.
“예!”
물론 그 뒤에 이어진 수련은 사마위홍의 심장을 다시 차갑게 식히기에 충분했다.
* * *
사공예랑은 무명에 소속된 몇 안 되는 여자 무인이었다.
무명의 세작이나 외부활동을 하는 무인이 아닌, 무명 내부에 있는 무인들은 굉장히 치열하다.
사공예랑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를 다 써서 무명에서 버티고 또 버텨냈다.
여자의 몸으로 무명에서 버티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녀는 그걸 해냈다.
사공예랑은 그 뒤에도 치열하게 성장한 끝에 인정을 받게 되었고, 그걸 토대로 이번에 천무련을 맡게 되었다.
사공예랑이 꼭 맡고 싶었던 일이었다.
이번에 맡은 임무는 천무련과 드러내놓고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는 일이었다.
이쪽이 밀린다 싶으면 자신이 직접 나서서 적을 밀어내고, 적이 너무 밀린다 싶으면 살짝 빠져서 전황을 고착화 시키는 것이 이번 임무의 요체였다.
그 말은 자신의 이름이 여기저기 많이 회자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이번 임무를 진행하면 할수록 점점 더 유명해질 것이다.
이름값이 높아진다는 건 향후 무슨 일을 하든 중요한 도움이 될 것이다.
그걸 알기에 이번 일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고, 결국 임무를 맡게 되었다.
그녀가 데려온 자들은 무명의 정예 무사 이백 명이었다.
그 중 백 명은 수십 년에 걸쳐서 제작한 강시였고, 나머지 백 명이 진짜 정예 무사였다.
또한, 소모품으로 쓸 놈들을 따로 오백 명이나 데려왔다.
그리고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병력을 더 추가할 수도 있었다. 주변 모든 무명과 관계된 자들이 이번 일을 도울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완벽한 상황인데도 사공예랑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렇게 둘이 오붓하게 다니니 참으로 기분이 좋소. 소저는 안 그렇소?”
사공예랑은 그 말을 하는 사람을 힐끗 쳐다봤다. 대답은 굳이 하지 않았다.
어차피 직위는 같으니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었다.
사공예랑의 기분이 좋지 않은 건 바로 저 사내, 심성락 때문이었다.
이번 임무를 자신에게만 맡겼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심성락이라는 자와 함께 맡아야 했다.
보통은 한 사람을 위에 둬서 지휘체계를 확립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두 사람에게 똑같은 권리를 주고 서로 협의해서 일을 처리하도록 했다.
“허어, 이렇게 소통이 안 되어서야, 어찌 임무를 제대로 이행하겠소.”
“임무에 관계된 대화가 아니니 할 필요를 못 느끼겠군요.”
심성락이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건 소저가 잘못 생각하는 거요. 사소하고 일상적인 대화를 자주 나눠야 위급한 순간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지는 거요. 그러니 임무와 관계없는 대화라고 여기지 않았으면 하오.”
“하아.”
사공예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심성락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기에 나오는 한숨이었다.
그가 원하는 건 자신의 몸이었다. 아니, 그보다 더했다. 자신을 그의 아래에 두고 싶어 했다. 시키는 건 뭐든 하는 노예를 원하는 것이다.
비단 몸만 취하는 게 아니라, 위기 상황에 자기 대신 목숨을 내던질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다.
사공예랑은 심성락이 어떤 자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계속 피해 왔는데, 이렇게 같이 임무를 맡게 될 줄은 몰랐다.
‘아마 뒤에서 손을 썼겠지.’
무명 내에서도 유력한 가문이 따로 있었다.
에를 들면 혁련가가 있다. 그들은 무명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가문이었다.
혁련가는 말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것이지 실제로는 무명 제일의 가문이었다.
그 바로 아래에 심가와 악가가 있었다.
심성락이 바로 심가 소속이었다.
이번 일을 주도하는 것이 바로 심가였으니 심성락이 원한다면 이런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건 당연했다.
‘정신 바짝 차려야 돼.’
심성락은 정신에 간섭하는 특수한 무공을 익히고 있었다.
당연히 혈령마공에서 파생된 무공이었다.
사공예랑은 심성락을 볼 때마다 그거 하나가 그렇게 부러웠다. 그녀는 아직 혈령마공을 익히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절대 심성락에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이번 임무를 잘 해내면 결국 혈령마공을 익힐 기회가 올 테니까.
“나와 좋은 관계가 되면 아마 우리 가문에서 내려오는 혈령마공을 익힐 수 있을 거요. 물론 직계가 익히는 것과는 좀 다르겠지만, 사실 큰 차이가 없소.”
심성락은 은근한 어조로 그렇게 말하며 사공예랑을 바라봤다.
사공예랑은 정색하고 말했다.
“제게 이번 임무는 정말 중요합니다. 사사로운 관계를 맺느라 임무에 소홀할까 두렵습니다. 그러니 절 내버려 두셨으면 합니다.”
그 말에 심성락이 피식 웃었다.
“위에서 우리에게 뭘 얼마나 기대하고 있을 것 같소?”
사공예랑이 멈칫하더니 심성락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번 일, 우리가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소?”
“무조건 성공할 거예요.”
“내가 알기로 얼마 전에 이쪽으로 혁련가에서 사람을 보냈소.”
“혁련가가 말인가요?”
“정확히 무슨 임무였는지는 모르지만, 천무련과 관계된 임무였소. 혁련가에서 무사대 세 개를 책임지는 자라고 하더군.”
사공예랑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사대 세 개를 책임진다는 건 혁련가 내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뜻이었다.
“한데 어찌 되었는지 아시오? 투입한 인원 전원 실종이오. 이제 천무련이 어느 정도로 위험한지 알겠소?”
사공예랑이 어금니를 꽉 물었다.
무사대 세 개를 책임지는 자가 나섰다면, 자신과 심성락이 동시에 달려들어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사공예랑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우리는 실패해도 그만이오. 천무련의 방심을 유도할 수 있을 테니까. 중요한 건 목숨을 부지하는 일이오. 그래야 뒤가 있지 않겠소?”
심성락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영력을 슬그머니 움직였다. 사공예랑이 슬슬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으니 정신을 흔들 수 있으리라.
하지만 사공예랑은 그 순간 결연한 표정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쯧.”
심성락은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찼다. 아직 영력을 다루는 수준이 떨어져서 저렇게 정신을 차리면 영력이 튕겨 나온다.
“그래도 전 무조건 성공할 거예요. 그러니 할 마음이 없으면 빠지세요. 오히려 방해 되니까.”
사공예랑의 말에 심성락이 어깨를 으쓱 했다.
“내가 그럴 리 있겠소. 소저가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소이다.”
심성락은 그렇게 말하고는 얼른 사공예랑에게 다가가 재빨리 귓속말을 했다.
“그리고 우릴 보호하기 위해 심가의 어르신 두 분이 따라오셨으니 큰 걱정할 것 없소. 아마 그분들이 임무도 도와주실 거요.”
사공예랑은 심성락의 목소리가 귓속으로 들어올 때, 마치 뱀이 귓구멍으로 파고드는 것 같아 소름이 오싹 돋았다.
마음 같아선 한 대 후려쳐 날려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말한 내용은 그렇게 날려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느새 살짝 떨어진 심성락을 사공예랑이 잠시 쳐다봤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어서 임무를 시작하고 싶었다.
* * *
벽태산은 침상에 앉아 지그시 눈을 감고 있었다.
얼마 전 혈령마공을 들여다보면서 얻은 깨달음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얻은 깨달음 자체는 별 거 아니었는데, 그걸 시작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로운 깨달음이 계속 이어졌다.
그걸 전부 받아들이고 소화하다 보니, 시간이 제법 걸렸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벽태산이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눈을 뜬 벽태산의 입가가 슬쩍 올라갔다.
“피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구나.”
원래 와야 할 놈들이 낙양에 들어온 모양이었다.
끝
“으허헉!”
사마위홍은 가위에 눌려 끙끙대다가 기겁하며 잠에서 깨 벌떡 몸을 일으켰다.
“허억! 허억! 허억!”
정말 지독한 꿈을 꿨다. 자신이 벽태산 휘하로 들어가 함께 무한으로 가는 꿈이었다.
가는 내내 밤마다 수련을 하는데, 자신이 수련으로 바닥을 박박 기는 모습을 벽태산 일행들, 그 아름다운 여인들이 빙 둘러 서서 미소 지으며 구경했다.
한데도 모멸감이나 수치심이 들지 않았다. 그런 감정을 느낄 만한 여유가 없었으니까.
지금까지 벽태산과 한 수련은 어린애 장난 같이 느껴질 정도로 지독한 수련이었다.
“하아아아.”
사마위홍은 길게 숨을 내쉬며 들끓는 감정을 가라앉혔다.
그동안의 경험 덕분인지 순식간에 안정을 찾았다.
안정을 찾고 나니, 꿈에서 했던 수련이 뇌리에 맴돌았다. 거기에서 바로 이어져 아슬아슬한 깨달음의 가닥 하나가 눈앞에서 살랑거렸다.
한동안 깨달음의 자락을 고찰하던 사마위홍은 벼락이 정수리에서 꼬리뼈까지 쭉 관통하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감각이 흩어지며 무한한 가능성의 폭풍에 휩싸였다.
이내 모든 것이 차분하게 정리되었다.
어느새 자신이 눈을 감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고, 이내 눈을 떴다.
“으허헉!”
사마위홍은 눈을 뜨자마자 기겁해서 뒤로 후다닥 물러났다.
바로 눈앞에 벽태산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무, 무, 무슨 일이십니까.”
벽태산이 무심한 시선으로 사마위홍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사마위홍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정신적인 압박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마치 그 실력으로 잠이 오느냐는 듯한 눈빛 아닌가.
사마위홍은 반사적으로 창밖을 내다봤다. 아직 깜깜했다.
“준비해라.”
“예?”
“와야 할 놈들이 왔다.”
사마위홍의 눈빛이 순식간에 변했다. 방금 벽태산이 한 말을 듣고 상황을 파악한 것이다.
벽태산이 그것을 어떻게 알아냈느냐는 중요치 않았다. 하오문을 이용했든, 아니면 벽태산이 가진 힘을 이용했을 테니까.
중요한 건, 이제부터 천무련과 무명의 전쟁이 시작된다는 사실이었다.
“저 먼저 가보겠습니다.”
사마위홍은 얼른 침실에서 나갔다.
그리고 이내 천무련 전체가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했다.
* * *
“상황이 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