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w the ground RAW novel - Chapter (105)
그라운드를 씹어 먹다-105화(105/184)
105화 운명의 선택은(2)
정태용은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들을 보았다.
그는 현역 시절 항상 축구를 잘하는 선수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국가대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A 매치에는 여러 번 뛰었지만, 월드컵에서 최종 명단에 뽑힌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 자신이 이제 월드컵 대표팀을 끌고서 4강에 진출한 셈이었다.
2002년 히딩크호에 승선을 못했을 때, 선배, 후배, 동료들이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루었을 때 여러가지 기쁘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는··· 여러 감정이 들어서 화장실에서 한동안 울기도 했었다.
“프랑스와의 4강전이다. 프랑스는 최고의 강적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프랑스가 한국을 꺾고 결승에 간다고 하지만, 이 세상 어떤 것도 100%라는 확률은 없다.”
선수들이 고개를 들어 정태용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할 것이다. 우리가 수비 축구를 한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하나도 없다. 확실하게 프랑스의 공격을 막고, 몇 안되는 확실한 기회에 골을 창출해야 한다.”
정태용은 5-4-1 전술을 가지고 나왔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엄청난 성장을 한 젊은 선수들··· 최준호, 강민재, 곽승규, 양희찬, 문재성은 최강 프랑스를 상대로도 자신감을 담담하게 내비쳤다.
그런 젊은 선수들의 분위기 때문인지 박홍민, 공자철, 진성용, 진신욱 같은 베테랑 선수들도 결과를 예측해서 적당히 뛰는 분위기가 아니라 한 번 해볼까라는 분위기로 바뀌어 있었다.
그렇기에 정태용은 프랑스전에서 졸전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구사한다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완벽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최준호와 박홍민의 연계 플레이는 언제든지 점수를 낼 수가 있었다.
특히 수비라인을 올리는 팀들에게는 두 명의 조합은 언제나 유효한 득점 옵션이었다.
그만큼 박홍민의 스피드와 골 감각은 현재 절정에 달해 있었고, 약간의 공간만 주어진다면 최준호는 언제든지 상대 뒷공간에 치명적인 킬 패스를 넣을 수 있었다.
“가서 동아시아의 축구 맹주가 얼마나 매운지 제대로 보여주자.”
정태용의 힘입는 멘트에 선수들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네.”
“프랑스의 벽을 넘어가면 결승전이다.”
그 말에는 다들 입을 굳게 닫았다.
모든 축구 선수에게 꿈의 무대인 월드컵에서···그것도 결승전 진출은 정말 꿈이었다.
“가자!”
**
프랑스 국가대표 감독 디디에 데샹은 매우 실리적인 축구를 하는 인물이었다.
그에게는 정해진 포메이션이 없었다.
상대를 분석해서 가장 좋을 것 같은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한국의 약점은 풀백들이지.’
과거에는 풀백이라는 포지션의 중요성이 크게 없었지만, 현대 축구에서 풀백의 포지션은 매우 중요해졌다.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고 중앙으로 들어와 빌드업에 도움을 주고.
그런 면에서 한국의 풀백은 다른 포지션에 비해서 수준 이하였다.
‘그렇다면 약점을 파고들어야지.’
순간 속도 39km/h에 달하는 킬리안 음바페와 그에 준하는 스피드를 가진 우스만 뎀벨레를 측면 공격수로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방법이었다.
이 둘의 속도는 심지어 한국의 박홍민보다 훨씬 빨랐다.
여기에 한국의 센터백들은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없어 보였다.
몸싸움과 헤더가 세계에서 첫 번째인 올리비에 지루라면 한국의 수비진을 충분히 무너트릴 수 있었다.
엄청난 활동량과 지능적인 수비로 EPL의 몸값 비싼 공격수들을 담가버린 은골로 캉테라면 신성 최준호를 충분히 셧다운 시킬 수 있을 것이었다.
‘질 수 있는 이유가 없다. 이길 수 없는 이유를 찾는 게 더 쉽겠어.’
그만큼 디디에 데샹은 자신이 있었고, 선수들 역시 자신감이 넘쳤다.
그런 이유로 그가 들고나온 전술은 4-2-3-1.
“한국은 경기 초반에 수비 조직력을 갖추지 못해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 초반에 숨통을 끊는다. 난 절대로 요하임 뢰브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 너희들도 경기 중에 자만하지 말도록.”
조별 예선에서 한국에게 패해 떨어진 독일을 끄집어내어 조롱하는 디디에 데샹은 말은 그렇게 하지만 스스로 한국을 깔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는 못하는 모양이었다.
**
또다시 이루어진 월드컵 4강 신화.
러시아에 가지 못했지만, 이 열기를 함께 느끼고 싶은 많은 국민들이 거리로 쏟아졌고 광장마다 온통 북새통이었다.
수많은 경찰들이 다 동원이 되었고, 인파로 인한 사고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였다.
그들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한 손에는 맥주를 한 손에는 닭다리를 들고는 거대한 전광판에 비친 화면을 응시했다.
전반전 선공은 한국.
박홍민과 양희찬의 센터서클 앞에서 대기하는 모습이 보이자 다들 환호성을 터트렸다.
“가자!!! 결승으로!!”
스피커에서 나오는 응원단의 외침에 다들 닭다리를 허공으로 올리며 외쳤다.
“가자!!! 결승으로!!”
우주 항해사인 콜먼은 손가락으로 창밖을 가리켰다.
“···저곳은 화재가 난 것일까요?”
한반도의 땅이 유독 붉게 물들어 있었다.
“글쎄.”
파트너인 제임스가 우주선에 설치된 망원경을 그곳으로 돌렸다.
“무슨 일인지 볼까?”
제임스의 눈동자가 망원경의 렌즈를 타고 한반도로 떨어질 무렵.
판교에서 동네 주민과 함께 4강 월드컵 경기를 보던 최현식은 휴대폰을 펼쳤다.
– 축하합니다. AFC C급 지도자 과정에 합격하셨습니다. 다음주 월요일인 6월 28일에 대한축구 협회로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이야얍!!!”
밤낮으로 화물일 쪽잠 자면서 공부했던 결실이 드디어 맺어졌다.
옆에 있던 그의 친구 박홍기 역시 문자를 슬쩍 보고는 기뻐하는 최현식을 얼싸안았다.
“축하한다! 현식아!”
“고마워! 홍기야!”
그때였다.
– 한국 역습입니다.
둘의 시선과 주변에 있는 동네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스크린으로 향했다.
– 최준호 선수의 예리한 롱 크로스가 프랑스 뒷공간에 떨어졌습니다. 박홍민 선수 이를 악물고 달려갑니다. 사무엘 움티티 선수 쫓아가지만 거리가 좁혀지지 않습니다. 요리스 선수 뛰어나옵니다!!!! 박홍민 선수!!! 슈우우우우우웃!!!!
강원도의 한 요양 병원.
21, J.H Choi 가 새겨진 커다란 유니폼을 입은 승현이가 티비를 보다가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 골!!! 골입니다!!! 한국의 선취 득점입니다!! 믿을 수 없는 골입니다!!!!
“우아아아아!!!”
힘이 전혀 실리지 않은 음성이 승현이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 모습에 승현이의 부모는 안타까운 눈빛으로 서로를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 똑똑.
철컥.
승현이가 있는 병실의 문이 열리고 승현이 담당 의사인 송문식과 두어 명이 같이 들어왔다.
“오셨어요.”
승현이의 부모가 반기자 송문식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쪽은 잘 아시죠?”
“그럼요. 잘 지내셨죠? 동현 씨?”
“하하하. 그럼요. 승현이도 잘 있죠?”
“덕분에 한국으로 되돌아와서는 항상 웃고, 힘들어도 투정도 부리지 않아요.”
“다행이군요.”
“그런데 여긴 어쩐 일로?”
승현이의 부모는 김동현 옆에 서 있는 외국인 남성에게 눈길이 갔다.
그리고 그 대답은 송문식이 하였다.
“이쪽은 미국의 HRCA 소속 마이클 무어 의사입니다. 소아 백혈병 연구를 하는데, 이번에 개발된 표적 치료제를 승현이에게 적용시키고 싶다고 하는군요.”
“···치료제가 없는 걸로···”
“여기 동현 씨가 어떻게 찾아냈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검토해본 결과 완치까지는 모르겠지만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확률이 충분히 높았습니다.”
두 부모의 눈이 김동현에게 향했다.
“최준호 선수가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 뭐라도 찾아보라고 했습니다. 감사는 최준호 선수에게 하시죠. 해당 치료 비용은 전부 최준호 선수가 감당하겠다고 했습니다.”
“···예?”
“인연은 늘 소중하다고 거절하지 말라고 전해주라고 하더군요.”
“허윽···”
두 부모는 흘러나오는 눈물을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강원도의 한 병원에서 놀라운 희망이 오고 갈 때, 충북 청주에 있는 작은 빌라에서는 늙은 노부부와 휠체어에 앉은 이동민이 거실에서 축구를 보고 있었다.
한국의 선취골이 들어갔음에도 이동민이 멍하게 tv만 보고 있자, 걱정거리가 늘어난 노부부가 물었다.
“동민아 무슨 일이냐? 어디 안 좋은 거야?”
이동민은 물음에 부모님을 가만히 보았다.
자신이 허리를 다친 이후에 부모님은 하나뿐인 자녀인 자신을 돌봐주느라 저렇게 늙었음에도 남은 삶을 제대로 누리고 있지 못했다.
주변의 친구 자녀들이 결혼한다고 청첩장이 날아올 때마다, 자신이 볼 수 없도록 몰래 숨겨놓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힘들게 일하셔서 은퇴를 하셨는데 그들의 관심은 여전히 자신뿐이었다.
40 중반이 넘어서도 한 사람의 몫을 할 수 없는 건···.
“저 아버지, 어머니···”
“그래 불편한 거 있으면 말해 보거라.”
“저, 독일에 갈까 합니다.”
30년 가까이를 부모님의 보살핌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곳을 떠나는 것은 너무나 두렵고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민은 자신을 위해서 또 부모님의 여생을 위해서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무슨 소리냐? 그 몸으로 외국을 어떻게 간다고!”
“괜찮습니다. 생각해보니 이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안주하며 계속 움츠러들었던 것 같습니다. 더 늦기 전에 이 몸으로도 무엇이든 해봐야겠습니다.”
“동민아.”
“저 때문에 여행 한 번 가시지 못하셨잖아요? 밤낮으로 저 똥오줌 가리는 거 봐준다고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요.”
동민은 눈시울이 붉어진 부모님을 보고 입을 열었다.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으렵니다.”
**
“아아···.”
민선아는 머리를 움켜쥐고 탄성을 질렀다.
전반 5분 만에 한국이 선취골을 따내며 시작이 좋았지만, 10분 동안 올리비에 지루의 헤더골,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나온 앙투앙 그리즈만에게 중거리 슈팅을 내어주며 1-2 로 끌려가고 있었다.
여기에 전반전 끝나갈 무렵에 또 터진 프랑스의 추가골이었다.
프랑스는 가두리 양식처럼 그물망을 촘촘하게 쳐서 한국을 완전히 가두어 둔 다음 계속 패기 시작했는데, 선수들이 몸을 던지며 육탄 방어를 하면서 골문을 겨우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뤼카 에르난데스의 측면 크로스를 곽승규가 펀칭한다는 것이 폴 포그바에게 연결이 되었고, 폴 포그바가 다이렉트 중거리 발리 슈팅으로 한국의 골문을 갈라버렸다.
“···답이 없네요.”
민선아가 풀이 죽은 채 의자에 철푸덕 앉았다.
“그럴까?”
“경기력 보면 답이 없잖아요?”
양창명은 민선아의 생각에 크게 동의하지 않았다.
물론 당장 경기만 보면 한국이 압도적으로 밀리긴 했지만, 프랑스는 현재 7장의 엘로우 카드를 수집한 상태였다.
간간히 터지는 박홍민의 역습을 막기 위해서 센터백은 사무엘 움티티와 라파엘 바란이 한장씩 수집하였고.
최준호의 도발에 빡이 친 킬리안 음바페가 공도 없는 곳에서 최준호를 가격하는 바람에 노란 카드를 하나 수집하였다.
은골로 캉테가 최준호를 전담 마크하다가 깊은 태클을 날려 노란 카드를 받았고.
강민재와 신경전을 벌이던 올리비에 지루도 카드를 수집하였고.
폴 포그바도 공자철이 계속 거친 플레이를 하자 공자철을 밀치고 욕설을 퍼붓다가 노란 카드를 받고.
이런 분위기 넘어간 오른쪽 풀백 덩달이 뱅자맹 파바르가 괜히 강철에게 심한 태클을 했다가 노란 카드를 받았다.
신기하게도 한국이 수집한 노란 카드는 2장뿐이었다.
폴 포그바와 같이 노란 카드를 받은 공자철과 뱅자맹 파바르의 거친 태클을 되돌려준 강철 뿐이었다.
‘마치 선수 전원이 노란 카드를 끄집어내려고 애를 쓰는 모습 같아.’
그도 그럴 것이 폴 포그바의 골에 고개를 떨구는 한국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
“한국의 점유율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어.”
“그래봤자 19%에서 21%가 된 것뿐이잖아요.”
프랑스의 최대 단점은 선수들의 기복이 심하다는 것과 그들의 스포츠맨 정신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젊은 선수들은 킬리안 음바페처럼 혈기에 쉽게 휘둘렸고.
“7명이 노란 카드를 받았기 때문에 이제부터 플레이에 제동이 걸릴 거야.”
워낙 흥분해서 보는 통에 민선아는 카드 갯수를 따로 새지는 않았었다.
“7명이나?”
그러면 완전히 말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민선아가 표정을 고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
– 형들! 게으름 피지 말고! 스위칭 좀 더 자주해요.
이번 골을 먹고 최준호에게 한마디씩 들은 박홍민과 진신욱.
‘야, 씨 누가 게으름 피냐?’
‘더 움직여야 하나?’
전반전에 1-3으로 벌어졌으면, 힘이 빠질만도 한데 팀에서 가장 막내가 돌아다니며 마구 쪼고 있으니 선배로서도 그럴 수가 없었다.
‘져도 후회 없이 지자!’
그렇게 생각한 두 사람은 더 격렬하게 스위칭을 하기 시작했고, 두 선수를 마크하는 사무엘과 바란은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다.
‘영양가 없는 움직임은 뭘 그리 많이 가져가냐? 어차피 질 거 덜 힘들게 하라고.’
후반 거의 종료 직전.
강민재가 올리비에 지루와의 힘겨운 헤더 경합에서 간신히 이겨 앞에 있는 최준호에게 공을 떨궈주었다.
최준호는 공을 받기 전에 진신욱 쪽을 슬쩍 보았다.
시선이 마주친 진신욱은 순간 자신이 무엇을 할지 생각해냈고, 재빨리 박홍민을 보았다.
진신욱과 시선이 마주친 박홍민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에게 붙어 있는 수비수를 보았다.
사무엘보다 느린 바란이 자신에게 달라붙어 있었다.
‘아! 이래서 스위칭을 하라고 한 거였군.’
박홍민의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은골로 캉테에게 압박당하던 최준호가 크로스를 올렸다.
캉테의 방해 때문에 완벽한 택배 크로스는 아니었지만, 진신욱은 183cm의 사무엘 움티티를 몸싸움으로 밀어제끼며 자리를 선점하였다.
그리고는 점프를 뛰어 날아오는 공을 헤더로 프랑스 최종 수비 라인 뒷공간으로 보냈고, 상대적으로 느린 라파엘 바란을 상대로 박홍민이 돌아 뛰면서 스피드를 올렸다.
– 투투..팟!
순간적으로 라파엘 바란을 앞서며 공을 가져간 박홍민!
바란은 본능적으로 박홍민의 유니폼을 잡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가 거둘 수밖에 없었다.
‘···아 젠장! 엘로우 카드!’
그 작은 움직임 때문에 박홍민과 라파엘 바란의 거리가 좀 더 벌어졌다.
하지만 바란이 박홍민을 제대로 막을 수 없다는 걸 눈치챈 사무엘 움티티가 느린 진신욱을 버리고 골대로 빠르게 뛰어갔다.
“형!”
진신욱은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잠시 고개를 돌렸다.
최준호가 은골로 캉테를 달면서 뛰어오고 있었다.
‘컷백?’
순간 진신욱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았고, 슬며시 은골로 캉테의 진로를 향해 몸을 살짝 넣었다.
최준호는 진신욱을 스치듯 지나갔지만, 168cm의 은골로 캉테는 진신욱의 몸에 걸려 허둥대면서 결국 최준호를 놓치고 말았다.
박홍민은 페널티 에어리어로 집입하다가 사무엘 움티티에게 걸려 공을 한 번 접었고, 뒤에서 따라온 바란까지 달라붙으며 고립되었다.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올려서 양희찬에게 보내야 하나 고민하던 박홍민의 시야에 홀로 뛰어 들어오는 최준호 들어왔고.
– 툭.
자신을 덮치려는 두 선수 사이로 박홍민이 스루패스를 넣어주었다.
‘굿 패스!’
최준호는 풀백인 뤼카 에르난데스가 자신을 향해 백업 수비를 오늘 걸 확인하고는 무서운 눈빛으로 골문을 스캔하였다.
뤼카가 앞에서 황급한 표정으로 몸을 미끌어트리며 태클을 하였고, 사무엘 움티티가 눈을 크게 뜬 채 몸을 돌려 골대로 뛰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위고 요리스가 자세를 낮추고 무서운 눈빛으로 노려보는 것까지!
순간 최준호는 빠르게 발을 바꿔 오른발을 디뎠다.
– 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