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w the ground RAW novel - Chapter (107)
그라운드를 씹어 먹다-107화(107/184)
107화 운명의 선택은(4)
강팀과 약팀의 차이.
디디에 데샹은 그 차이에 대해서 명확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바로 교체 선수들의 퀄리티 차이지.’
프랑스의 선발 선수와 교체 선수 간의 퀄리티 차이는 거의 없었다.
다들 유럽 최고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들이었으니까.
전술에 따라서 골라 쓰는 것일 뿐.
그러기에 디디에 데샹은 월드컵 경기를 진행하면서 로테이션을 굉장히 많이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여유롭게 승리를 할 수 있었다.
가혹할 정도로 선발 라인을 풀로 돌린 한국과는 전혀 다르게.
덕분에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은 풀 게임을 뛴 한국보다 훨씬 나은 상태였고.
여기에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의 퀄리티 역시 떨어지지 않다 보니 오히려 한국을 밀어붙이는 상황이었다.
– 위험합니다! 킬리안 음바페 슈웃!!! 아, 최준호 선수 몸을 날려서 블러킹을 합니다!
“빌어먹을! 좀 꺼져줘!”
음바페가 헉헉거리며 숨을 한 번 토하고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중얼거렸다.
최준호만 없었으면 역동작에 걸린 골키퍼는 아무것도 못했을 텐데!
공격을 전개의 핵심인 최준호가 최종 라인까지 내려가 수비를 하는 상황은 분명 감독이 원치 않는 상황이겠지만, 디디에 데샹에게는 최고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디디에 데샹이 모르는 게 있었다.
‘호흡이 조금 돌아왔네.’
사실 최준호는 이제 만 17살이 되어가는 어린 소년이었다.
그의 정신세계는 베테랑일지 모르지만, 그의 몸은 여전히 충분한 휴식과 많은 영양이 필요한 성장기였다.
당연하지만 피지컬 적으로 완성된 상황이 아닌 데다가, 이번 월드컵에서 모든 경기를 거의 풀 출전하는 강행군을 한 여파 때문인지, 경기 후반에 심한 체력 저하를 느꼈다.
그래서 활동량을 크게 줄이고 뒤로 물러나서 수비만 하는 중이었다.
물론 그게 누군가의 눈에는 지워졌다고 생각되었겠지만.
수비만 한다고 해도 뛰는 건 여전했기 때문에 호흡을 고르고 한 두 번 정도 스프린트 할 수 있는 체력을 쟁여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한국은 모든 교체 카드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 컨디션으로 계속 뛸 수밖에 없었다.
양희찬 대신 새로 들어온 백의조가 열심히 뛰고 있긴 하지만, 스피드가 느려서 단단한 프랑스의 수비를 뚫지를 못했다.
최준호는 수시로 전광판을 보았다.
추가 시간이 적용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제부터는 기껏해야 2~3분일 것 같았다.
‘시간이 없어.’
지친 것은 최준호 뿐만이 아니었다.
후반에 교체된 선수들을 제외하곤 다들 허리에 손을 올리고 숨을 고르느라 정신이 을 정도로 지쳐 있었다.
‘이만 하면 됐지. 여기까지 하자.’
우승 후보 프랑스를 상대로 이만큼 싸웠으면 됐지··· 라는 생각이 선수들의 뇌리를 지배하고 있었고, 그들은 쉽사리 공격에 나서지를 않았다.
당연하지만 엄청난 개인기도, 스피드도 없는 백의조가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좀만 더 뛰자!”
백의조가 소리를 지르며 한국이 공을 잡을 때마다 침투하려는 움직임을 가져갔지만, 한국 선수들은 당장 눈앞에 들어오는 압박을 피하느라 백패스만 하였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그 어떤 기회도 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덤벼드는 프랑스 선수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듯이, 핵심 선수인 킬리안 음바페 쪽에서 구멍이 생겼다.
음바페는 세계 최강의 운동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의 지구력과 체력은 훌륭하지 않았다.
리그에서 뛸 때도 평균 8km 정도를 뛰었는데, 오늘은 최준호를 의식해서 그런지 벌써 10km나 넘게 뛴 상태였다.
파리 생제르맹이었으면 이미 후반 30분쯤에 교체가 되었겠지만, 프랑스 역시 교체카드를 모두 쓴 상황.
새로 투입된 이민우가 악착같이 음바페를 압박하다가 지친 나머지 터치가 길어져 버린 그의 공을 가로채 버렸다.
오늘 득점 상황에 크게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왼쪽을 가루가 되도록 부숴버릴 정도로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프랑스 선수 그 누구도 음바페가 1:1에서 공을 뺏길 줄은 예상을 못 했다.
– 투다닷!
그리고 갑작스러운 최준호의 민첩한 움직임에 은골로 캉테가 제대로 대처를 못 하고 뒤늦게 최준호를 쫓아가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지친 게 아니었어?’
캉테 역시 공수 양면으로 지원을 하다 보니 상당히 지친 상태여서 스피드가 나질 않았지만, 전력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
공을 뺏긴 음바페 역시 온 힘을 다해 이민우를 따라붙었고, 이민우은 음바페의 태클에 걸리기 전에 최준호가 달리는 방향을 패스를 보냈다.
‘이거 마지막 기회다!’
다만 그 패스가 굉장히 부정확했기에, 최준호는 정말 이를 악물고 남겨두었던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스프린트를 시작했다.
결국 달려온 라파엘 바란보다 두어 발 더 빨리 공을 터치했고, 반칙으로 끊으려는 바란의 움직임을 읽은 최준호가 방향 전환 드리블로 그를 제쳐버렸다.
– 촤르륵!
하지만 그 찰나에 따라붙은 캉테의 태클이 들어왔고, 최준호는 캉테의 태클에 걸렸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른 발로 공을 툭 차며 스프린트를 하는 백의조에게 연결을 시켰다.
캉테의 발에 걸려 몇 바퀴나 구른 최준호는 번뜩 생각이 들었다.
‘이 상황에 의조 형이면 분명 중거리 슈팅을 때릴 건데···’
최준호는 심장이 뽀개질 것 같은 호흡 난조와 다리의 고통을 참으며 좀비처럼 다시 몸을 튕겨 달리기 시작했다.
뱅자맹은 백의조가 공을 몰고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까지 오자 파울로 끊을 생각을 버렸다.
여기서 프리킥 찬스를 준다는 건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으니까.
백의조는 어떻게든 앞에 있는 뱅자맹을 제치려고 했지만, 민첩성이 떨어지는 그가 빠른 뱅자맹을 따돌리기는 어려워 보았다.
뒤에서 수비수들이 차례대로 달려오는 것을 본 백의조는 이를 악물고 골대를 보았다.
‘수비수들이 다 들어오면 끝이야!’
백의조는 뱅자맹의 오른쪽으로 드리블하는 척하다가 공을 한 번 접었지만, 뱅자맹이 그 움직임을 읽고 말았다.
– 뻥!
백의조의 장기인 중거리 슈팅이 터졌지만, 뱅자맹이 발을 들었고, 공은 그의 발을 맞아 굴절되어 골대로 날아갔다.
‘멍청한 새끼!’
굴절된 공 때문에 역동작에 걸린 위고 요리스가 다급하게 몸을 틀었다.
그리고는 중력을 무시하듯 몸을 던졌고, 가까스로 공을 손으로 건들 수가 있었다.
– 틱!
위고 요리스의 손에 맞은 공은 굴절되어 골대 상단을 맞으며 멀리 튕겨 나갔고, 위고 요리스는 땅에 떨어지면서 한숨을 가볍게 내뱉었다.
하지만 그의 눈에 비친 경악스러운 장면 때문에, 호흡을 끊고 다시 몸을 벌떡 일으키려고 했다.
‘젠장! 왜 니가 거기에 있는데!’
공이 높게 날아오는 것을 본 순간.
백의조가 뱅자맹에게 잡혀 움직이지 못하고, 사방에서 자신을 향해 달려든다는 것을 인식했다.
공을 잡는 순간 반드시 뺏길거라는 것도.
여기서 끝을 내지 않으면 이 경기에 대한 희망도 끝이라는 것을.
최준호는 자연스럽게 몸을 뒤로 돌려 왼쪽 무릎을 올리면서 점프를 뛰었다.
확률은 매우 낮겠지만, 이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 뻥!
페널티 에어리어 라인 밖에서 최준호가 바이시클 킥으로 슈팅을 때렸다.
제대로 얻어맞은 공이 총알같이 날아와 몸을 일으키려는 위고 요리스 앞에서 바운드가 되었고, 혼신의 힘을 다해 뻗은 그의 두 손 사이를 뚫고 골대 그물을 흔들어 버렸다.
– 철렁!
상트 페테크부르크 스타디움에서는 우뢰와 같은 환호 소리가 터져 나왔다.
경기 종료 직전 나온 그림 같은 극장 동점골.
심지어 축구를 많이 보는 팬들도 1년 한 번 보기 어렵다는 바이시클 킥이었다.
– ㅅㅅ
– 으악!
– 으아아아아!
– ㅇㅇㅇㅇㅇ
– 미 ㅊ
– 신이다!
– 와 눈부시다!
– 빛준호!
···
몇몇의 기지국이 마비될 정도로 순간적으로 엄청난 데이타들이 통신망을 타고 흘렀고, 한국은 지진이라도 난 듯 들썩거렸다.
마치 이 경기장처럼!
그라운드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괴성을 지르며 킥을 하고 그라운드에 쓰러진 최준호에게 달려들었고, 최준호는 가쁜 호흡을 쉬며 누워서 두 손을 번쩍 들었다.
프랑스 선수들이 모두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고, 특히 이 골을 막지 못한 위고 요리스는 엄청나게 열이 받은 표정으로 연신 골문 안의 공을 차 버렸다.
VAR 실과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던 심판은 프랑스의 골문을 찍고는 곧바로 은골로 캉테를 불렀다.
귀여운 얼굴이지만 겁에 질린 표정으로 고의가 아니라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심판은 주저 없이 노란 카드를 하나 꺼냈고, 이어서 레드 카드를 꺼냈다.
은골로 캉테가 울먹이면서 절대 고의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지만, 주심은 냉혹한 표정으로 나갈 것을 명령했다.
골을 먹었을 때만 해도 차분했던 디디에 데샹은 은골로 캉테가 레드 카드를 받자 하늘을 멍하니 보다가 옆에 떨어져 있는 빈 물통을 차 버렸다.
‘빌어먹을 연장전!’
한 명이 부족한 상태로 뛰는 건 너무 불리한 상황이었다.
다만.
신나서 스태프들을 끌어안고 방방 날뛰던 한국팀 감독이 심각한 표정으로 빨리 가보라는 듯 의료진을 재촉하는 장면을 보고는 디디에 데샹은 끓어오르는 혈기를 잠시 다스렸다.
‘부상인가?’
한국 역시 교체 카드를 다 사용한 상황.
부상으로 못 뛴다면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10명이 뛰는 거니까.
“이 발목으로 그런 슛을 어떻게 한 거야?”
최준호는 다그치는 팀닥터의 말에 고통을 참으며 미소를 지었다.
“오른발로 찼어요. 왼발은 안 썼다고요··· 부러진 건 아니죠?”
팀닥터가 최준호의 왼쪽 발목을 살펴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부러진 건 아니고 심한 발목 염좌 같아. 일단 인대 상태를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더 뛸 수···”
“통증 때문에 걷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뛰려고!”
그렇게 말하고 팀닥터가 벤치를 향해 두 팔로 크게 ‘X’ 자를 그렸다.
최준호는 들것에 실려서 나오면서 한숨을 깊게 쉬고는 팔뚝으로 눈을 가렸다.
“···젠장···”
더 뛸 수만 있다면 연장전에 어떻게든 프랑스를 무너트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안타까움에 눈물이 흘렀다.
**
프랑스와 한국은 연장 전후반을 진행하였다.
10명 대 10명.
최준호가 보여준 투지 때문인지 모든 것을 끌어낸 한국은 프랑스의 맹공을 막아내면서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한국은 세계 최고의 선방능력을 가진 위고 요리스에게 막히면서 결국 결승전에 나가는 것은 실패하고 말았다.
경기 직후 디디에 데샹 감독은 인터뷰를 했다.
– 월드컵 결승전에 나간 것을 축하한다. 오늘 경기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
– 사실 오늘 경기가 결승전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격렬하고, 힘들고,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우리가 이긴 것이···사실 믿겨지지가 않을 정도다. 한국의 21번이 부상으로 경기장 밖으로 나가지 않았더라면 결승전에 진출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었을 것이다.
– 그 발언은 한국을 높게 평가한다는 뜻인가?
– 많은 전문가들과 도박사들이 그들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여기까지 올라올만큼 강팀이었다. 절대로 약팀이 아니었다. 4년 후에 저들은 어쩌면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는다면?
– 그 질문을 누구에게든 물어봐도 똑같을 것이다. 21번의 두 번째 골이라는 것을. 사실 그 골 장면보다··· 심한 부상을 당했음에도 골을 만들어 낸 그의 의지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 부디 심한 부상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중원의 핵심인 은골로 캉테가 결승전에 나오지 못한다. 크로아티아를 맞이하여 불리한 것이 아닐까?
– 오늘 경기로 우리 선수들은 앞으로 그 어떤 경기에도 자만하지 않을 것이다. 월드컵 우승컵은 분명 우리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프랑스는 디디에 데샹의 인터뷰처럼 은골로 캉태가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크로아티아를 맞이하여 4-1로 여유로운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우승컵을 다시 들어올렸다.
3-4위 결정전에서는 토트텀의 박홍민과 해리 케인 더비가 벌어졌지만, 한국은 영국에게 1-3으로 패배하면서 결국 4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인 골든볼.
크로아티아를 결승으로 올린 영웅 루카 모드리치를 제치고 최준호가 선정이 되었다.
실버볼은 루카 모드리치.
브론즈볼은 앙투앙 그리즈만.
골든 부츠는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크로아티아를 무너트린 킬리안 음바페가 최고 득점자로 선정되며 가져갔고, 골든 글러브는 프랑스를 위기에서 구해 낸 위고 요리스가 가져갔다.
여기에 영플레이상까지 최준호가 가져가면서, 이번 월드컵에서 최준호는 일약 월드스타가 되어버렸다.
**
– 골든 부츠를 수상한 소감이 어떠한가?
킬리안 음바페는 자신의 손에 들린 트로피를 보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 아무래도 트로피를 도둑맞은 느낌이다.
– 그게 무슨 뜻인가?
– 이게 아니라 골든볼이어야 했다.
– 그렇다는 건 이제 최준호 선수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뜻인가?
– 당연하다. 그는 이제 명실상부한 나의 라이벌이다. 그와 나는 메시와 호날두 같은 관계가 될 것이다.
– 그렇다는 건 준결승 전 맞대결 패배를 인정하는 것인가?
그 질문에 킬리안 음바페는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가운뎃손가락을 올리고는 기자 회견장을 빠져나왔다.
“하암!!”
최준호는 유튜브를 통해 킬리안 음바페의 인터뷰를 보다가 노트북을 닫고는 하품을 했다.
아무래도 병원에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은 너무나 괴로운 일이었다.
물론 밖에 나가는 순간 진을 치고 있는 기자를 상대하는 일은 매우 귀찮은 일이었고.
최준호는 하얀 천장을 보다가 한 장면을 떠올렸다.
“···내가 왜 그랬을까?”
은골로 캉테가 태클을 들어왔을 때 분명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끊기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의 스파이크에 채이는 걸 감수하면서 백의조에게 공을 패스하였다.
그 짧은 선택의 결과는 발목 뼈에 금이 가고 인대 손상이 커서 3달 동안 회복 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얼마 후 휴대폰이 울렸다.
도르트문트의 마르코 로제 감독이었다.
– 잘 됐군. 이참에 푹 쉬는 것도 나쁘지 않아.
– 설마 영원히 쉬라는 건 아니죠?
– 지금까지 너무 무리하게 뛰었으니까, 이참에 충분히 쉬라는 거야. 특히 인대는 정말 잘 관리 해야 해.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인대 부상을 달고 살아야 하니까. 물론 컨디션까지 휴가 보내면 곤란하지만.
– 빨리···
– 빨리가 아니라. 완벽하게 치료하고 와. 그렇지 않으면 안 쓸 거야.
– 저런! 저 몸값 비싼데요?
– 그건 구단 사정이지 내 알 바는 아니야.
마르코 로제는 자기 할 말만 하고 뚝 끊었고, 최준호는 피식 웃으며 휴대폰을 보다가 다시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적어도 생일은 아버지와 함께 보낼 수 있겠네.’
– 똑똑똑.
“네?”
“접니다.”
“들어오세요.”
최준호가 몸을 일으켜서 간이 침상을 꺼내었다.
문이 열리고 이동민이 휠체어를 타고서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가져온 서류 더미를 간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오늘은 샬케 04에 대한 분석보고서인데 괜찮겠죠?”
“그럼요. 당장 몸을 쓰지 못하니, 머리라도 써야지요.”
“알겠습니다.”
최준호가 강한 의욕을 보이자, 이동민도 웃음을 지었다.
“자, 그럼 오늘도 제대로 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