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w the ground RAW novel - Chapter (108)
그라운드를 씹어 먹다-108화(108/184)
108화 복귀(1)
2018 월드컵을 끝으로 스타가 된 한국 선수들은 매우 많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한 최준호 선수는 많은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만17세가 되는 날 도르트문트와 재계약을 맺으며, 팀 내에서 일곱 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게 되었다.
최준호 선수는 17세의 나이에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되었으며 심지어 2위와는 4배나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바이아웃이 1억 5천만 유로로 되어 있지만, 수많은 빅클럽은 다음 시즌 그를 영입하기 위해서 충분히 지불 할만한 금액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며 여전히 그를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18/19 시즌이 끝난 이후 도르트문트가 최준호 선수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단언하였다.
그 다음으로 가장 큰 관심을 얻은 선수는 전북 현대의 수비수 강민재였다.
티모 베르너, 올리비에 지루 같은 선수들을 무참하게 지워버린 수비력과 헤딩 경합력, 그리고 엄청나게 빠른 스피드와 지능적인 플레이로 한국을 4강으로 올린 핵심 멤버로 손꼽혔다.
월드컵 베스트 플레이어 11에 최준호와 함께 뽑힌 강민재는 군 면제까지 받으며 유럽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고, 많은 유럽 팀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다만 강민재는 어릴 적부터 원했던 팀이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득점 랭킹 3위에 오른 박홍민은 레알마드리드와 리버풀에서 굉장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토트넘의 회장 레비는 <그를 보낼 생각이 없다. 그는 토트넘의 레전드가 되어야 한다.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맞춰 줄 준비가 되어 있다.> 라며 박홍민 사랑을 과시하였다.
한국의 오른쪽 공격을 담당하며 많은 기회를 창출한 양희찬은 RB 라이프치히와 상당히 좋은 계약 협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진신욱 선수는 EPL의 스토크 시티와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꿈의 무대였던 EPL에 진출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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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준호 선수가 부상으로 인해서 10월 이후에나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져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월드컵 10대 미남에 선정되며 월드컵 기간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최준호 선수에게 부상을 일으킨 은골로 캉테 선수는 캉요미(캉테+귀요미)의 이미지 대신 캉데블로 불리고 있는 중이다.
– 양창명 기자.
**
2018년 7월 도르트문트는 조금 더 일찍 프리 시즌을 시작하였다.
마티아스 귄터, 제니스 부르니치, 스벤 벤더, 미켈 메리노, 우스만 뎀벨레, 엠레 모르, 세바스티안 로데, 크리스천 풀리식, 율리안 바이글이 이적으로 빠진 상황에서 마르코 로제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최준호가 도르트문트로 다시 돌아오자, 그와의 경쟁이 겁난 카가와 신지가 베식타스 JK로 이적을 선택하였다.
도르트문트와 연결이 되어 있던 바르셀로나 출신의 세르히오 고메스도 월드컵이 끝난 이후 도르트문트가 아닌 벨기에의 RSC 안데를레흐트로 발을 돌렸다.
영입은 엘링 홀란드 한 명인데 엄청나게 많은 선수들이 빠져나갔기에 마르코 로제는 도르트문트 스쿼드를 다시 짜야 할 상황에 처했다.
율리안 바이글이 나가고, 소크라티스마저 아스날로 발을 돌린 상황, 여기에 핵심 센터백인 마누엘 아칸지의 부상 위험이 높아지면서 괜찮은 후보 센터백이 필요했다.
최준호를 통해서 아시아 선수의 가능성을 충분히 경험한 마르코 로제는 이번 월드컵에서 베스트11에 뽑힌 강민재에게 접촉을 해봤지만, 그는 독일 리그보다는 이탈리아 리그에 관심이 많다며 거절을 했다.
그런 그의 시선을 사로잡는 선수가 있었는데, 다름 아닌 김우영이었다.
마르코 로제는 이번에 도르트문트의 수석 스카우터가 된 케빈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그라운드에 시선을 돌렸다.
18세에 196cm의 키에 88kg의 무시무시한 피지컬.
저번 시즌 도르트문트 II에 합류하여 39경기를 뛰면서, 평점은 3.21(6점 만점으로 낮을수록 잘한다는 뜻) 5골, 3도움.
몸싸움에도 능하고, 헤더는 압도적이었으며 발도 빠르고 공도 수준 있게 다룰 줄 알았다.
도르트문트 II 프리 시즌 경기에서 그는 덩치가 큰 상대 공격수를 아예 지워버린 상태였다.
김우영이 붙기라도 하면 기가 죽은 표정으로 슬금슬금 피하는 게 마르코 로제의 눈에 들어왔다.
“저런 친구가 왜 아직까지 1군에 합류를 못 한 거지?”
“저번 시즌 후반기에 포텐이 터졌어. 물론 1군에 좋은 센터백들이 많았기 때문에 올릴 필요성도 못 느꼈고. 토마스 투헬은 1군으로 올려서 벤치에 앉히는 것보다 더 많은 경기를 보장해 주는 게 좋겠다고 했지.”
“좋은 선택이었네.”
마침 헤더 경합이 좋은 선수가 필요한 참이었다.
빌드업 능력이 뛰어나고 수비력이 좋은 마누엘 아칸지의 유일한 단점은 공중볼 경합이었다.
그의 파트너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 마르코 로제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 1군에 합류시켜야겠군. 프리 시즌 중에 가능성을 좀 봐야겠어.”
**
마르코 로제는 2018년 인터내셔널 챔피언 컵 3경기를 포함하여 7경기의 프리 시즌 경기를 통해서 도르트문트의 스쿼드를 확정지었다.
– GK : 로만 뷔르키(1옵션), 마르빈 하츠, 에리크 욀슐레겔
– CB : 마누엘 아칸지(1옵션), 아드부 디알로, 단악셀 자가두, 김우영, 외메르 토프라크
– LB : 라파엘 게헤이루(1옵션), 마르셀 슈멜처
– RB : 아슈라프 하키미(1옵션), 우카시 피슈체크
– MF : 마리오 괴체(1옵션), 최준호(1옵션, 부상), 악셀 비첼, 야콥 브룬 라르센, 마리우스 볼프, 토마스 델라이니
– FW ; 엘링 홀란드(1옵션), 마르코 로이스(1옵션), 파코 알카세르, 제이든 산초, 막시밀리안 필리프, 알렉산드로 이삭
2018년 8월 27일
도르트문트는 양희찬이 선발로 나온 RB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개막전에서 2-1로 이기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어진 DBF-포칼 컵 1라운드에서 2부 리그 팀인 SpVgg 그로이터 뤼프트를 만나 1-0으로 간신히 이기며 팬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2라운드에서 하노버 96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두며 빅리그에 대한 경험이 없는 마르코 로제가 도르트문트를 망치는 것이 아니냐는 팬들의 성난 목소리가 분분해졌지만.
3라운드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0-1 패.
TSG 1899 호펜하임을 상대로 1-1 무승부.
그리고 UEFA 챔피언스 컵 조별 예선 1차전에서 클뤼프 브뤼허를 만나 1-0으로 이기면서 불만의 목소리는 약간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10월 3일에 열린 AS 모나코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하면서 다시 마르코 로제 감독의 경질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만만치 않네.”
AS 로마와의 홈 경기에서 패한 직후 성질이 난 도르트문트 팬들의 강렬한 항의를 받은 마르코 로제는 수석 코치인 르네 마리치에게 중얼거렸다.
리그에서는 바이에른 뮌헨, RB 라이프치히, 프랑크푸르트에 이어 4위.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1승 1패로 3위.
“나쁘지 않아. 빅리그 첫 감독으로서는. 다만 팬들의 기대감이 매우 높은 게 문제지.”
약팀 잘츠부르크를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올린 마르코 로제였으니까.
더군다나 도르트문트와의 혈전에서 스승인 토마스 투헬을 꺾기도 하였고.
라이벌인 바이에른 뮌헨이 리그 4연승을 포함하여 최근 모든 경기에서 8연승을 가져가는 등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훨씬 많은 비교가 되는 것 같았다.
“···역시 중원이 문제지?”
“그렇다고 봐야 하지. 괴체의 폼도 많이 떨어졌고, 다른 선수들이 뒷받침을 해야하는데 오히려 짐이 되고 있으니까. 엘링 홀란드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해.”
엘링 홀란드와 기존의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아 공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뿐, 도르트문트는 매 경기 1점 이상을 실점하지 않는 놀라운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AS 로마전에서 부상 당한 디알로 대신 나온 김우영은 마누엘 아칸지와 함께 철옹성 같은 수비를 보여주었다.
혼전 상황에서 김우영의 발이 높아 페널티 킥을 주지 않았다면 완벽했겠지만.
“녀석이 이제 곧 복귀인가?”
마르코 로제의 물음에 르네 마리치는 미소를 지었다.
마르코 로제가 잘츠부르크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최준호 때문이었다.
그만큼 그의 영향력은 참 대단했다.
“응. 다음 주부터 훈련에 참가하기 시작할 거야. 출전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
축구가 감독 놀음이라고는 하지만, 가지고 있는 장기말들이 제대로 역할을 해줄 때나 인정할 수 있는 말이었다.
가진 실력에 비해서 적응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엘링 홀란드는 방안에 처박혀서 나오질 않았고, 선수들과 많은 교류를 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호흡을 맞추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고.
엘링 홀란드를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해서도 최준호의 복귀가 너무나 절실했다.
**
2018년 10월.
뮌헨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독일 대회.
파이널 라운드가 진행 중이었다.
외적인 아름다움만 평가의 대상이 되는 미스 코리아 대회와는 달리 독일의 대회는 모든 심사위원이 여성이었다.
지적 아름다움, 신체적 아름다움, 강인함 등등 여러가지 항목을 점수화해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뽑는 대회로 세 명이 올라왔다.
베를린 출신의 셀린 빌러스. 25세, 175cm
브레멘 출신의 카를라인 크뤼거 22세, 172cm
메펜 출신의 레아 바우어. 19세 185cm
워낙 큰 키 때문인지 레아 바우어는 확연히 눈에 띄었다.
더군다나 스포츠로 단련된 탄탄한 근육은 다른 여성들과는 사뭇 달랐고.
작년에 독일의 최고 명문대학교인 만하임에 합격하여 2학년 과정을 밟고 있는 레아 바우어는 독일 여자 국가 대표 골키퍼도 같이 병행하였다.
그런 그녀가 이 대회에 나온 이유는 좀 특별했다.
“레아씨.”
“네.”
“이 대회에 참여한 이유가 뭔가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레아의 쿨한 대답에 심사위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나왔나요?”
“음··· 그 사람은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만들거든요.”
“어떤 사람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그건 사적 영역을 너무 침범한 질문이네요.”
“미안해요.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요.”
보통 이런 대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누군가의 권유로 참여하기 마련이었는데, 레아는 스스로 선택을 했다.
그녀의 생각에 자신 역시 계속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저 먼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보며 살아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미스 유니버스 독일에 최종 선발이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난 자신감을 얻고, 그 자신감으로 또 다른 내일을 살아가겠죠. 운명의 끈이 허락해 준다면, 좋아하는 사람과 연결이 될 수 있을 거고요.”
“많은 사람들이 미스 유니버스에 선택된 뒤 다가오는 여러 기회를 잡아요. 레아씨는?”
“전 대학생이고, 국가대표 골키퍼에요. 미스 유니버스 독일이 되었다고 해서 변하지는 않아요.”
세 명 다 미모는 비슷했지만, 좀 더 건강한 몸을 가지고 항상 자신감에 차 있으며 훨씬 더 현명한 대답을 하는 레아 바우어가 결국 미스 유니버스 독일에 선정되었다.
**
“···난 베를린 출신이 더 좋은데.”
주급 10만 파운드를 받으며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엘링 홀란드는 여전히 사택이 아니라 구단 클럽 하우스에 보금자리를 꾸렸고, 최준호 역시 똑같은 선택을 하였다.
안전이나 식사와 같은 여러가지 이유로 클럽이 훨씬 편했다.
“난 브레멘 출신.”
엘링 홀란드의 방에는 최준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점점 출전 시간을 늘려가는 김우영도 같이 있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최준호가 입을 열었다.
“아니. 메펜 출신이 미스 유니버스 독일이 되었잖아?”
“걘 키가 너무 커.”
“난 키 큰 여자 싫어.”
“아담한 게 좋지.”
“그럼!”
엘링 홀란드와 김우영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비슷한 취향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럼 넌 키 큰 여자가 좋아? 내 생각에는 저 여자가 너보다 더 클 거 같은데?”
당연하지만 최준호가 레아를 잊을 리는 없었다.
몇 개월 함께 지냈으니까.
벌써 2년 가까이 지났는데, 그녀는 이제 어린 티를 완전히 벗은 것처럼 보였다.
더군다나 저렇게 꾸며 놓으니 눈에서 떼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고.
“하이힐 신으면 머리 하나는 더 위에 있겠다?”
“아니 내가 언제 좋아한다고 했어?”
“그럼 네 취향은 뭔데?”
엘링의 물음에 최준호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너희들이 두 명을 선택했으니 난 그냥 나머지 할란다.”
“웃긴 놈이네. 그럼 한 번 만남을 성사시켜 볼까?”
“엥?”
최준호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눈을 크게 떴고, 김우영이 입술을 동그랗게 말고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엘링을 보았다.
“사실 말이야. 베를린 출신은 내 여자친구야.”
“진짜?”
“미친! 정말?”
엘링의 이야기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자···잠깐만! 메펜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까.”
최준호가 에둘러 말했지만, 엘링 홀란드는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팀에서 여자 친구 없는 유일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 그게 바로 너야.”
“야야! 기다려봐.”
엘링이 휴대폰을 들고 바람처럼 방을 빠져나가버렸다.
“···환장하겠네.”
“왜?”
김우영이 오히려 묻자 최준호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좀 초조해 보이는데? 아는 사람이야?”
“키가 너무 크잖아. 난 그냥 생각 없이 말한 건데.”
“그럼 생각 없이 만나고 돌아오면 되지 뭐.”
“넌 참 편하게 생각하는구나?”
“많이 만나봐야 좋은 사람을 찾는 법이야. 그나저나 몸은?”
최준호는 철저하게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서 몸을 관리했고, 완벽하게 회복된 뒤에 훈련에 복귀하였다.
내일 열릴 DFB-포칼 컵 2라운드에서 FC 우니온 베를린과에서 교체 선수로 출장할 예정이었다.
“경기 뛰고 싶어 아주 미쳐버릴 지경이지.”
우영이가 말을 돌려주자 고마움을 느끼는 최준호였다.
“그래서 그렇게 벌크업을 했구나?”
김우영은 월드컵에서 봤던 것보다 최준호의 상체가 더 두꺼워지고 단단해졌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다들 열심히 하는데 놀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