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w the ground RAW novel - Chapter (116)
그라운드를 씹어 먹다-116화(116/184)
116화 낭만에 대하여(3)
분명 로드리는 미래의 맨시티에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핵심 자원 중 하나가 되긴 했다.
노쇠한 페르난지뉴의 대체자로서.
세계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가장 많은 돈을 주는 맨시티에서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낸다고 해서 그의 실력이 당장 월드클래스는 아니었다.
가끔 이런 외부적인 사건 때문에 자신에 대해 자만을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로드리는 자신보다 작아 보이는 최준호를 보고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은퇴할 때는 분명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였지.’
최준호는 스페인 특유의 거만하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자신을 마크하고 있는 로드리를 흘깃 보았다.
토마스 파티처럼 지저분하게 입을 놀리는 타입은 아니었고, 자신이 할 일만 하는 선수였다.
저번 리그 경기서부터 도르트문트는 일단 최준호에게 공을 주고 공격을 나가는 방식을 선택했고, 최준호는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공을 받으러 다녔다.
‘···지금은 어떨까?’
빠르게 공을 돌리는 대신 최준호는 무게 중심을 낮추고 로드리를 등졌다.
‘몸이 경직되어 있네? 무슨 이유지?’
마르코 로제는 최준호의 동작이 유연하지 못하다고 느꼈다.
그러다가 고개를 돌려 표정이 무섭게 굳어 있는 시메오네를 힐끗 보았다.
감독보다는 조폭에 가까운 면상을 가진 감독으로 그의 몸은 현역 축구선수보다 더 좋기로 유명했다.
48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분명 수비 성향이 강한 로드리가 먼저 나와서 수비를 할 줄 알았는데. 우리가 지칠 때쯤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고 공격성이 강한 토마스 파티를 교체로 내보낼 줄 알았는데, 왜 꼬인 거지?’
마르코 로제는 자신이 저 팀의 감독이었다면 분명 선수를 그렇게 썼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접전이라고 예상했던 토마스 파티가 최준호에게 탈탈 털리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원치 않은 교체를 한 것 같았다.
‘저 선수가 나왔으니 중앙에서는 공격적인 작업이 나오기 힘들어. 사이드에 힘을 주고 중앙에서는 틀어막겠다는 건가?’
로드리 역시 무게 중심을 낮추어 최준호의 중심을 흔들며, 동시에 기다란 다리를 최준호의 가랑이 사이에 집어넣었다.
태클 능력으로 치자면 은골로 캉테와 동급이었는데, 강점은 다리가 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준호 역시 공을 뺏길 생각이 없다는 듯 등지는 걸 풀고 앞으로 이동했다.
순간적으로 힘을 풀었기 때문에 로드리의 균형이 깨질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균형을 잃지 않고 최준호를 쫓아가서 강력한 압박을 했다.
아예 몸을 돌리지도 못하게 넓은 어깨와 상체로 압박을 하는 터라 최준호는 별수 없이 공을 전진시키지 못하고 뒤로 돌려야만 했다.
상대의 강력한 저항에 살짝 놀라긴 했지만, 역습 상황에서 최준호의 전진 패스를 막은 것만으로 로드리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유명세치고는 별거 아니네?’
하지만 최준호의 얼굴은 꽤 밝았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탑재했음에도 최준호는 에버튼 시절에 로드리만 만나면 도망 다니기 바빴었다.
그가 달려오면 경기를 일으키듯 백패스를 했고, 패스가 조금이라도 약하면 강력한 맨시티의 수비에 공을 뺏겨 역습으로 골을 먹는 장면도 심심찮게 나왔고.
그래서 역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로드리만 만나면 농담처럼 그라운드에서 똥을 지리던 최준호였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로드리와 몸싸움 할 때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는 아주 탈탈 털렸는데···’
그때는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로드리라는 이름이 다가왔는데, 그 트라우마가 희석되는 느낌이었다.
‘···이거 도전할만한데?’
**
2점을 실점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로드리가 들어와 중원을 안정시키자 본격적으로 사이드를 통해 공격을 전개하였다.
코케와 앙헬 코레아가 하키미와 피슈체크와 맞붙었는데, 아무래도 코케와 앙헬 코레아쪽이 좀 더 기술적으로 우세했다.
그들은 자신에게 달라붙은 선수들을 제치고 188cm의 장신을 자랑하는 디에고 코스타에게 크로스를 올렸지만, 그에게 달라붙은 김우영 때문에 번번이 실패하였다.
‘동양인이 힘을 제대로 쓰겠어?’
라는 생각으로 김우영의 마크를 우습게 봤던 디에고 코스타는 전반전 거의 끝나감에도 공을 거의 터치하지 못하고 있었다.
로드리가 수비력은 매우 좋지만 창의적인 패스나 전진 패스는 약하기 때문에 중원에서 공이 오기는 글렀고, 사울 니게스는 드리블을 하는 걸 좋아하지만 수비력이 좋은 악셀 비첼에게 막혀서 번번이 공을 뺏기고 있었다.
결국 사이드에서 날아온 공을 헤더로 연결하던 월드컵 이후로 최고의 폼을 자랑하는 그리즈만에게 떨궈주던 해야 하는데, 자신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큰 동양인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고 있었다.
‘이쯤이면 되었나?’
188cm의 키에 거의 90kg에 육박하는 덩치를 가지고 있지만 디에고 코스타는 그런 피지컬을 포스트 플레이 하는 데 쓰는 선수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 피지컬을 가지고 상대를 제치고 공간 침투하는 데 특화된 선수였다.
다만 자신을 상대해야 하는 선수가 어리고 경험이 적다는 점을 이용해서 계속 똑같은 플레이만 보여주는 중이었다.
조건 반사처럼 공이 날아오면 포스트 플레이를 하는 척하던 디에고 코스타는 코케의 크로스를 보고 몸을 번쩍 띄운 김우영과 헤더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빙글 돌리면서 심판이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슬며시 손을 써 김우영의 중심을 흔들어 버렸다.
김우영은 공중에서 몸이 흔들려 제대로 된 헤더를 할 수 없었고, 그의 머리를 지나친 공이 디에고 코스타의 가슴팍에 얹혔다.
디에고 코스타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명성에 걸맞게 곧바로 다이렉트 슈팅을 때려서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갈라버렸다.
“이거 반칙이잖아?”
심판이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찍자 김우영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히 손으로 자신의 유니폼을 강하게 잡아서 끌었다 놓았는데, 이게 파울이 아니라니?
김우영이 다가가서 강하게 항의하자 심판은 경고도 없이 바로 노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인상이 더러운 김우영의 표정 때문에 목숨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얼굴이 빨갛게 붉어지는 김우영.
“이 씹···”
누군가의 손이 김우영의 입을 막았다.
성질 더러운 거로 따지면 도르트문트에서도 세 손가락에 꼽히는 김우영을 이렇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은 딱 한 명뿐이었다.
최준호가 냉정한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남미 선수들이 손을 교묘하게 잘 쓴다는 것은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었다.
유럽 선수들도 그들의 손놀림을 배워서 써먹기도 하는데, 이런 선수들과 맞붙은 경험이 거의 없는 김우영으로서는 황당할 게 분명했다.
“너 퇴장당하면···매우 곤란해질 수 있어.”
그렇게 말하고 최준호는 상냥한 표정으로 심판을 보았다.
“좀 이해해주세요. 이 친구 성깔이 좀 그렇거든요. 절대로 고의가 아니라 잠시 흥분한 거예요.”
“조심하라고 해.”
“네. 물론이죠.”
심판이 뛰어가자 최준호는 김우영의 입을 가렸던 손을 떼었다.
“···이건 너무 억울해.”
“물론이지. 그라운드에서는 다 억울한 법이야. 그러니까 억울하지 않게 영리하게 움직여야지. 너 왜 먼저 점프했어?”
“···그건! 당연히 점프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경기장에서는 최준호만 영리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게 아니었다.
단 한 순간을 노리기 위해서 오랫동안 뜬금없는 행동을 반복할 정도로 영리한 선수들만이 영광의 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다.
“예측하고 점프하면 안 된다는 거 이제 알았지?”
“···그래.”
“그리고 저 스트라이커가 어떻게 손을 썼는지 생각하라고.”
“···당하지 말기 위해서?”
“아니. 당했으니 되돌려줘야지.”
**
그렇게 전반전은 2-1로 도르트문트가 아슬아슬하게 앞서갔다.
비슷한 전력일 때는 추격골을 넣은 팀이 훨씬 더 공격적으로 나오게 되는데 후반전이 그러했다.
문제는 김우영의 노란카드였다.
후반 11분경.
영리한 디에고 코스타가 페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순간적인 발놀림으로 김우영의 균형을 흔들어 버렸다.
김우영이 키가 크고 덩치가 크며 제공권이 좋긴 하지만 민첩성이나 순간적인 움직임은 디에고 코스타가 분명 우위였다.
거의 본능적으로 제쳐지는 것을 막기 위해 움직이려던 김우영은 카드를 또 받을까봐 소심하게 움직였고, 거기까지 예측한 디에고 코스타가 김우영의 태클을 피해 아주 대범하게 페널티 에어리어로 뛰어들면서 슈팅을 날렸다.
도르트문트의 골키퍼 로만 뷔르키가 가까스로 선방을 했지만, 하필이면 쇄도하는 앙투앙 그리즈만에게 걸려 동점골을 내어주고 말았다.
2-2
시메오네가 펄쩍펄쩍 뛰면서 기쁨을 열렬하게 표현했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거의 괴성을 지르듯이 소리쳤다.
“좋았어! 아주 좋았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들도 완전히 풀린 표정으로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였지만,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허리에 손을 얹고 고개를 떨궜다.
여전히 여러가지 카드 섹션을 하며 시끄럽게 떠드는 쥐트리뷔네를 제외하고는 5만 관중의 입은 일자로 굳게 닫혔다.
다들 김우영을 노려보며 중얼중얼거리는 게 분명할 정도였다.
“저래서 동양인 센터백은 안된다고.”
“마누엘 아칸지는 언제 오는 거야?”
“겨울 이적 시장에 센터백 자원을 영입할 필요가 있겠어.”
“초이가 잘한다고 해서 동양인이 다 잘하는 건 아니야.”
“그러고 보니 초이도 로드리에게 완전히 묶인 거 같은데?”
이번에는 명백하게 자신이 디에고 코스타를 놓쳐서 골을 먹은 것이었고, 김우영은 평소의 그답지 않게 고개를 툭 떨궜다.
주장인 마르코 로이스와 부주장 우카시 피슈체크가 다가와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괜찮아. 저 9번 놈은 어떤 센터백이든 혼자서는 막기 힘든 놈이야.”
“······”
하지만 김우영은 이상하게 자책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AS 로마가 클럽 브뤼헤를 상대로 전반전에 3-1로 앞서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기서 승리하지 못하면 자칫했다간 본선 진출이 막힐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야!”
– 찰싹!
순간 누군가 등을 강하게 두드리는 바람에 김우영은 질겁을 하며 몸을 움츠렸다.
“전부 네 탓 같지?”
최준호였다.
“그렇잖아. 내가 놓쳐서.”
“그럼 두 번째 골을 넣어야지.”
그 말에 김우영의 표정이 핼쑥해졌다.
그러고 보니 전반전에 자신이 골을 넣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리고 너 올해 18살이야. 그 나이에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 올라온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고? 충분히 잘 막고 있으니까, 계속 잘 해줘. 진짜 문제는 너한테만 디에고 코스타를 맡기는 수비들이라고. 알았지? 자신감을 가져.”
마르코 로제는 바로 선수 교체를 하였다.
김우영이 아니라 그리즈만을 놓쳐서 실점을 허용한 단악셀 자가두를 빼고 외메르 토프라크를 넣었다.
그리고 공미 역할을 하고 있던 최준호를 미드필더로 내리고, 악셀 비첼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서 4-3-3의 포메이션으로 바꾸었다.
“킴을 도와서 디에고 코스타를 막아.”
악셀 비첼에게는 수비적인 명령을 내리고, 최준호에게는 프리롤을 부여했다.
오늘 얀 오블락이 야신이 빙의한 것마냥 미친 듯이 선방을 하는 중이었기에 마르코 로제는 일단 패배를 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골을 넣기 위해서 오히려 공격적인 전술로 바꿀거라는 시메오네의 생각과는 달리 도르트문트가 오히려 수비적으로 나오자, 시메오네는 공격적으로 밀고 나가라고 주문했다.
‘여기서 도르트문트를 꺾으면, 우리는 100% 올라간다.’
그렇게 양 팀의 공방전이 다시 시작되었고, 두 팀 다 위험한 상황에 여러 번 직면했다.
얀 오블락은 오늘 정말 야신이라도 된 듯 도르트문트의 유효 슈팅을 전부 선방했고, 도르트문트 역시 날카롭게 침투하는 공격수들을 모조리 차단하면서 경기는 비긴 상태로 끝날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후반 44분까지 정말 누가 골을 넣어도 이상하리만치 긴장감이 흐르는 대치상황이 지속 되었다.
추가시간은 고작 3분여 정도.
앙투앙 그리즈만이 무리하게 외메르 토프라크를 뚫으려다가 협력 수비를 들어온 하키미에게 공을 뺏기고 말았다.
“젠장!”
하키미는 공을 받으려 내려온 최준호에게 패스를 하였고, 로드리는 그런 최준호를 막아 세웠다.
여기서 뚫리면 아주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한 로드리가 역습을 끊기 위해서 일부러 강하게 태클을 걸었고, 최준호는 로드리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포기하지 않고 그의 발 사이로 공을 찔러 넣었다.
대각선으로 쭉 뻗어 나가는 공이 마르코 로이스에게 연결될 찰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오른쪽 풀백 후안프란의 태클에 걸린 마르코 로이스가 후안프란과 함께 뒹굴고 말았다.
1분도 안 남은 시간.
주심이 로드리와 후안프란에게 바로 카드를 꺼내었고, 고통을 참으면서 일어난 마르코 로이스가 빠르게 경기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후안프란이 굉장히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땅을 뒹굴자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마르코 로이스가 허리를 양손에 얹은 채 황당한 표정으로 주심을 보다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양손을 크게 휘저으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 편, 빠른 공처리가 안되었기 때문에 프리킥을 차러 최준호가 달려왔고, 최준호는 저 멀리서 달리는지 걷는지 알 수 없는 속도로 다가오는 아틀레티코 팀닥터들을 보았다.
최준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는 후안프란을 지켜보았다.
‘응?’
최준호의 기억에 분명 왼발로 태클이 들어간 거 같은데, 왜 상관없는 오른발을 잡고 뒹구는지 의문이었다.
물론 왼발로 태클을 들어가도 오른발에 이상이 있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태클을 피하려고 점프를 한 마르코 로이스가 후안프란의 왼발에 채여 멀리 날아갔기 때문에 다른 접점은 있을 수가 없었다.
‘어? 이 새끼 엄살이네?’
승리를 위해서 추잡한 짓도 많이 일어나는 경기장인데, 이런 시뮬레이션은 뭐 비일비재했다.
다만 당장 한 골이 아쉬운 최준호는 태클을 해놓고 시뮬레이션하는 후안프란이 아니꼬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최준호는 공을 땅에 내려놓고는 모여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후안프란을 번쩍 안아 들었다.
비명을 지르던 후안프란이 비명을 멈추고 황당한 표정으로 최준호를 보았다.
최준호는 그를 들고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이게···무···무슨!”
후안프란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고, 주심은 최준호에게 곧바로 노란 카드를 꺼냈다.
“···프리킥 바로 진행해도 되죠?”
부상자가 이제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 있으니 주심으로서는 막을 수가 없었다.
주심이 달려오는 팀닥터들에게 터치라인 밖으로 돌아가라고 수신호를 주었고, 최준호가 프리킥 지점으로 뛰어가자 도르트문트 선수들도 죄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본진으로 향했다.
심지어 골키퍼인 로만 뷔르키까지.
‘젠장! 이게 아닌데?’
그러자 큰 부상을 당한 듯 괴성을 지르던 후안프란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벌떡 일어났다.
“자···. 잠깐! 심판! 나 괜찮아! 들어가도 되지?”
팀닥터가 달려오고 있는데, 후안프란이 아무 일 없다는 듯 일어나서 종용하자 주심은 주저 없이 노란 카드를 또 꺼냈다.
“시뮬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지연행위.”
그리고 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
“나가.”
후안프란이 황당한 표정으로 주심을 봤지만, 주심은 매우 단호하게 다시 한번 경기장 밖을 가리켰고, 후안프란은 도르트문트 팬들의 엄청난 야유를 받으면서 경기장 밖으로 걸어 나갈 수밖에 없었다.
이제 문전 앞에 도르트문트 선수는 10명,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9명이었다.
제공권이 좋은 김우영이나 엘링 홀란드는 2명이 마크해도 모자랄 판이라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여기에 도르트문트의 골키퍼 로만 뷔르키의 점프력은 굉장한 수준이었다.
– 삑!
주심 휘슬이 울리자마자 최준호는 잠시 양손을 들고 수신호를 주었다.
그 수신호에 김우영은 자신에게 달라붙어 있는 디에고 코스타를 슬며시 보았다.
– 그리고 저 스트라이커가 어떻게 손을 썼는지 생각하라고.
– ··당하지 말기 위해서?
– 아니. 당했으니 되돌려줘야지.
최준호와의 이야기를 떠올린 김우영이 먼저 몸을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