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w the ground RAW novel - Chapter (179)
그라운드를 씹어 먹다-179화(179/184)
179화 누가 챔피언인가(6)
지네디 지단 역시 경기 흐름이 도르트문트로 넘어간다는 걸 깨닫고는 바로 교체 카드를 준비했다.
체력이 떨어져 후반에 좋은 폼을 보여주지 못한 에덴 아자르를 빼고, 주니오르 비니시우스를 넣었다.
비니시우스는 순간 속도 39km/h를 찍을 정도로 엄청난 스피드와 유연성과 민첩함.
이런 피지컬을 기반으로, 브라질리언 특유의 예측하기 힘든 플레이와 첫 터치를 무기로 하는 선수였다.
비록 골 결정력이 떨어지기에 에덴 아자르에게 밀렸을 뿐, 골 결정력을 보완하는 순간 킬리안 음바페와 같은 클래스로 취급받을 수 있는 선수였다.
전반전부터 시작된 엄청난 공방전에 양 팀의 선수들은 움직임이 많았고, 체력이 다들 떨어진 상황에서 이런 선수의 등장은 거의 재앙이었다.
“부럽군.”
마르코 로제는 레알 마드리드의 두꺼운 선수층에 질투가 섞인 말투로 중얼거렸다.
“부러워만 하면 안 되는 거 알지?”
“물론. 이제는 실점을 최대한 막는 게 최선일까?”
“레알 마드리드 같은 선수층을 보유했다면 모를까. 지금으로서는 그게 최선일 거야. 여기까지 버텨준 선수들에게 손뼉을 칠 일이지.”
“저 녀석들 많이 힘들겠지?”
관중석에서 들리는 엄청난 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곁을 스치며 달려가는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가 느껴질 정도로 지쳤다는 걸 두 사람은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발 빠른 레알 마드리드의 윙어를 상대로 하키미와 게헤이루가 온 힘을 다해 막아주었기에 3점 실점으로 그칠 수 있었다.
마르코 로제는 하키미와 게헤이루를 바로 교체해 주었다.
단악셀 자가두와 니코 슐츠를 내보냈고, 피슈체크는 하미키의 자리를 대신하였다.
“무조건 실점을 막아라.”
하지만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았던 니코 슐츠는 매우 격렬하고, 놀랍게 빨라진 경기 분위기에 적응을 못 하고 비니시우스에게 완전히 털려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세 번째로 털리던 순간.
단악셀 자가두가 백업에 들어왔지만, 비니시우스는 신들린 드리블 능력으로 자가두의 타이밍마저 뺏고 페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예리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 철렁
후반 42분.
교체로 투입된 지 불과 4분 만에 골을 터트린 주니오르 비니시우스.
도르트문트 vs 레알 마드리드 3 : 4
레알의 팬들은 승부가 갈렸다고 생각했는지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Campones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우승으로 경기가 끝난 후에 부르던 응원가였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그 응원가를 부르며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거친 호흡을 내뱉었다.
‘안되나?’
체력적으로도 다들 한계에 봉착한 상황.
1:1에서 저렇게 털리면 수비 조직 전체가 붕괴하는 건 엄연한 사실.
다들 절망에 빠진 표정으로 넋을 놓고 있는데 골대에서 고함이 들려왔다.
“왜들 그래? 경기 아직 안 끝났어!”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며 골대 안의 공을 들고 뛰는 선수는 다름 아닌 최준호였다.
그 고함에 눈동자에 다시 초점이 생긴 마르코 로제는 수비 미드필더인 아모스 피에퍼를 불러들였다.
“벤제마는 킴에게만 맡기고, 비니시우스를 마크하는 데 총력을 다해.”
“위험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새로 투입된 체력이 넘치는 저 녀석이 가장 위험해. 그리고 전해. 포기하지 말라고. 경기는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는 거라고.”
한 편 지네디 지단은 여기서 승부를 결정짓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주장인 세르히오 라모스를 불러서 전술을 주문했다.
“공격은 공격수들에게 맡기고 나머지는 모두 골문을 완전히 잠가버려. 빨리 끝내고 휴가를 가야지.”
지단에게도 로제에게도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한 편, 최준호는 공을 들고 센터 서클까지 뛰어와서는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노려보았다.
몸싸움에 밀려 골을 준 후로 독이 오른 발베르데가 남아도는 체력을 바탕으로 최준호를 집요하게 괴롭혔고, 최준호 역시 발베르데의 움직임을 잠재우기 위해서 모든 힘을 다해 뛰었다.
느린 선수가 빠른 선수를 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건 인지상정이었다.
전후반 포함해서 거의 16km를 뛴 최준호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고, 다리는 너무 무거웠으며, 피곤함에 나른함까지 느낄 정도였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그라운드에 쓰러져 잠이 들 것 같았지만, 결코 그럴 수가 없었다.
꿈에 그리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었으니까.
이대로 빅이어를 놓칠 수가 없었다.
“쥬드.”
숨을 헐떡이던 쥬드 벨링엄이 침을 꿀꺽 삼키고는 최준호를 보았다.
“응.”
“발베르데는 이제부터 네가 맡아.”
숨이 넘어갈 듯한 피로감을 느끼는 벨링엄은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감독의 지시가 없는 상황이었고.
“이 상황을 혼자 바꿀 자신이 있으면 내 말을 무시해도 돼.”
하지만 쥬드 벨링엄은 이 상황을 혼자 바꿀 자신이 없었다.
“아···알았어.”
“발 빠른 녀석이니까. 달린다 싶으면 무조건 파울로 다 끊어버려. 어차피 공격도 안 나오겠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무리하게 공격으로 나올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이번 공격 조금만 더 뛰자.”
“알았어.”
“공격 시작하면 나랑 스위칭해 줘. 저 거머리 자식을 떨굴 때까지.”
최준호는 가끔 극적인 상황에서 승부를 갈라놓았던 적이 있었다.
그런 상황이 없었더라면 쥬드 벨링엄은 이 제안을 손쉽게 승낙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대한 도와줄게.”
“고마워.”
숨을 헐떡이는 소리가 심상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준호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레알 마드리드 쪽을 노려보았다.
그런 최준호의 옆 모습을 보던 쥬드 벨링엄은 깨달았다.
‘아, 난 아직 초이의 발꿈치도 못 따라갔네. 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니.’
**
도르트문트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오늘 라파엘 바란에게 지워지고, 라모스에게 농락당하면서 그라운드에서 흔적도 없이 지워진 엘링 홀란드는 처음으로 절망이라는 감정을 그라운드 위에서 느끼고 있었다.
– 진짜 강팀을 만난다면, 왜 좋은 팀에 가야 하는지 절실하게 깨닫게 될 거야.
펩 과르디올라와 했던 이야기를 떠올린 엘링 홀란드는 맨시티에 가서 반드시 빅이어를 들어 올리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이 경기 뒤집기가 힘들다고 보았다.
하지만 뒤에서 정말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최준호의 표정을 보자 마음이 착잡해졌다.
‘그렇지. 저 녀석이 있었지. 정말 지는 것을 싫어하는 녀석.’
자신은 포기하고 있는데, 최준호가 포기하지 않았다면 그건 그 나름대로 싫었다.
자신이 축구를 한다면 영원히 경쟁해야 할 상대였으니까.
최준호의 표정에는 이 경기를 반드시 뒤집을 거라는 결의가 담겨 있었고, 엘링 홀란드는 오랫동안 함께 뛰었기 때문에 그걸 느끼고 말았다.
‘젠장. 나도 질 수가 없지. 근데 넌 이 상황에서 뭘 할 생각이지? 상대가 라인을 내려서 잠그기 시작했는데?’
엘링 홀란드는 바란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백패스를 했다.
살짝 달라진 점은 그게 끝이라는 것이었다.
압박이 조금 풀어진 점.
엘링 홀란드에게서 공을 받은 쥬드 벨링엄은 강력한 압박이 아니라 적당히 거리를 두고 견제하는 카세미루를 보았다.
다만 최준호 옆에는 발베르데가 여전히 근접 마크를 하고 있었고.
발베르데의 표정을 보니 체력에 여전히 여유가 있어 보였다.
후반에 나온 이점.
최준호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고, 쥬드 벨링엄은 옆에서 오버래핑하려는 니코 슐츠를 보았다.
그리고는 그에게 공을 주는 척하면서 카세미루의 중심을 흔들고는 공을 접어서 최준호가 오는 방향으로 공을 드리블 쳤다.
둘이 겹치는 순간 쥬드 벨링엄이 방향을 전환해서 뛰기 시작하자, 발베르데의 시선이 순간적으로 쥬드 벨링엄에게 향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다시 한번 공을 접었고, 최준호와 쥬드 벨링엄의 위치가 또다시 스위칭이 되었다.
“28번 막아!”
카세미루가 소리치며 최준호에게 달려들었고, 발베르데는 어쩔 수 없이 쥬드의 앞을 막아섰다.
워낙 민첩한 선수였기 때문에 쥬드는 발베르데가 덮치기 전에 최준호가 달리는 방향으로 공을 넣어 주었다.
카세미루가 공을 끊으려고 애를 썼지만, 최준호는 영리하게 그의 움직임을 방해하면서 이동하였다.
카세미루는 스피드도 좋고 수비력도 좋은 선수지만, 그 역시 오늘 평소와 다르게 매우 많이 뛴 상태였기 때문에 속도가 나오지는 않았다.
결국 몸싸움으로 최준호를 막아야 하는 상황.
– 퍽.
반칙이라도 해서 이 상황을 끊으려고 했지만, 카세미루가 오히려 몸싸움에서 튕겨 나오고 말았다.
‘······?’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카세미루가 무너진 균형을 잡으려고 애를 쓰는 사이.
‘여기까지는 예상대로.’
최준호는 젖 먹던 힘까지 폭발시키며 가속을 시작하였다.
“끊어!”
토니 크로스가 백업을 위해서 달려왔다가 라모스의 외침을 듣고는 이를 악물고 몸을 들이미는 순간이었다.
굉장히 지쳐 보이는 최준호는 토니의 몸싸움에 잠시 뒤뚱거리는가 싶더니 그림 같은 마르세유 턴으로 그를 벗겨버렸다.
순간 최준호 앞에 뻥 뚫린 공간.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세르히오 라모스가 프리가 된 최준호에게 달려들었다.
최준호는 무리하지 않고 지원하러 온 마르코 로이스에게 가볍게 패스하며 방향을 틀었고, 마르코 로이스는 2대1 패스처럼 골대를 향해 진격하는 최준호를 향해 로빙패스를 주었다.
라모스가 그런 최준호를 앞에서 다시 막아섰다.
마치 네가 얼마나 잘할 수 있냐는 듯 비웃음을 지으며 자세를 낮추는 라모스를 보던 최준호는 날아오는 로빙패스를 트래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지나치는 듯 앞서버렸다.
“?”
라모스가 무슨 일이지 상상할 수 없는 지, 눈을 크게 뜨는 사이.
최준호는 놀라운 감각으로 떨어지는 로빙패스를 발 뒤꿈치로 받아내었다.
변형 사포.
뒤꿈치에 맞은 공은 라모스 머리 위를 넘어갔고, 라모스의 얼굴은 흉측하게 변했다.
“이 새끼가 또!!!”
얼굴이 붉어진 라모스는 몸을 돌려 최준호를 막으려고 했지만, 최준호는 스피드를 죽이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어깨를 들이밀고 라모스의 중심을 흔들어버렸다.
“또 당하는 멍청이.”
라모스가 순간적으로 제쳐질 찰나.
– 퍽!
빡친 라모스의 킥이 최준호의 엉덩이에 작렬하고 말았다.
엉덩이를 차이고 앞으로 고꾸라진 최준호.
킥을 차고 균형을 잃고 쓰러진 세르히오 라모스.
하지만 한 바퀴 구른 후 오뚜기처럼 다시 벌떡 일어서 달리는 최준호.
너무나 순간적인 움직임이라 주심은 휘슬을 불 타이밍을 놓쳤고, 바로 어드밴티지를 적용했다.
“미쳐버리겠네.”
티보 쿠르투아가 뒤늦게 뛰어나왔고, 최준호는 매서운 눈초리로 골문을 훑고는 그대로 슈팅을 때렸다.
– 뻥!
순간적으로 코스를 읽은 쿠르투아가 몸을 날렸지만, 슈팅 스피드는 그의 상상을 넘어서 버렸다. 손을 뻗기도 전에 티보 쿠르투이의 몸을 지나친 축구공이 골문의 중앙 그물을 강하게 흔들어 버렸다.
4-4
공이 골문을 흔들자 최준호는 터질 듯한 숨을 몰아쉬며 그대로 달려서 골문 안에 있는 축구공을 들고 다시 센터 서클로 달리기 시작했다.
동점에 경기장을 뒤흔들 것 같던 도르트문트의 환호 소리는 점점 잦아들어 갔다.
마치···
우리가 이길 거야.
다음에도 우리가 골을 넣을 거야.
빅이어는 도르트문트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 거야···
라고 무언의 시위를 하는 듯한 최준호를 향해 관중석의 조용한 시선이 다 쏠렸다.
환호성을 지르던 선수들도 최준호의 모습을 보고는 꽤 결연한 표정으로 자신의 진영으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괜찮아?”
김우영이 센터 서클에 공을 두고 오는 최준호에게 물었다.
최준호의 동공이 조금 확장되어 보이는 게 걱정스러웠으니까.
최준호는 조금 비틀거리면서 대답했다.
“아니. 그런데 이길 거야.”
그 사이에 세르히오 라모스는 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고, 지단은 최준호의 플레이에 순간적으로 정신적 공황이 왔다.
‘저 녀석···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아무리 강한 팀이라도 한 명이 퇴장당한 상황이라면 엄청나게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연장전에 들어간다면 이제 불리한 것은 자신의 팀이었다.
연장전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골을 넣고 이 경기를 마무리해야만 했다.
남은 시간은 추가 시간 포함해서 고작 3분 정도.
지네디 지단이 퇴장한 라모스 대신 주장 완장을 찬 토니 크로스에게 지시를 내리는 사이 마르코 로제는 벤치를 보았다.
‘레알의 입장이라면 연장전 들어가기 전에 끝장을 보려고 하겠지. 총력을 다해서 공격을 할 거야. 수적으로 우리가 우세하다고 하지만, 우리 선수들 역시 지쳤어.’
팀닥터들이 최준호의 움직임이 이상하다고 보고하였지만, 마르코 로제는 이 상황에서 최준호를 뺄 수가 없었다.
이 경기를 이만큼 만든 게 다름 아닌 녀석이었으니까.
저 녀석이 그라운드에 없다면 자신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으니까.
‘저 녀석들이 총공세를 필 때 틈을 노려야 해.’
마르코 로제는 생각을 정리하고는 마지막 교체 카드를 썼다.
“르네. 마르코 로이스 빼고 토마스 시아카 넣어.”
“초이를 빼야 하는 게 맞지 않아?”
“이성적으로는 그게 맞지만. 내 감을 믿고 싶어. 저 녀석 역시 이 판을 읽고 있을 테니까.”
“···알았어.”
**
골을 먹은 레알 마드리드는 말 그대로 총공세로 나왔다.
후반 늦게 교체된 비니시우스가 도르트문트의 왼쪽 지역을 또 초토화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아모스의 태클에 공이 골라인 아웃이 되었다.
“토마스.”
갑자기 불려 나와서 이 엄청난 분위기에 적응 못한 토마스가 자신의 자리조차 제대로 찾지 못하자 최준호가 그를 불렀다.
평소에 웃고 떠들고 하는 모습도 아니었고, 지는 상황에서 열이 나 화가 난 모습도 아니었다.
뭔가 아슬아슬하고 쓰러질 것처럼 힘이 없어 보였다.
“응.”
“야! 정신 안 차리지?”
최준호의 고함에 토마스의 눈동자에 초점이 바로 들어왔다.
“아···알았어.”
“상대가 코너킥 차면 무조건 뛰어.”
“무···무조건 뛰라고?”
“그래. 넌 빠르잖아. 아마도 여기서 가장 빠를 거야. 자신감을 가져 알았지?”
최준호는 대화를 끝내고는 걸음을 걸어 옆에 서 있는 김우영에게 말했다.
“오늘이 우리 같이 뛰는 마지막 경기지?”
“아마도.”
“그럼 잊지 못할 추억 하나 만들자.”
“······?”
“나, 골대 왼쪽에 있을 거야.”
알 수 없는 말만 남기고 수비 자리로 향하는 최준호.
“···왼쪽”
한 편 레알 마드리드의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는 코너킥을 얻자 도르트문트의 골대로 뛰어갔다.
연장전까지 간다면 1명이 없는 자신들이 엄청나게 불리하다는 건 그 역시 알고 있었다.
이런 결정적인 장면에서 헤더 골로 승리를 가져다준 라모스가 퇴장으로 빠진 상황에서 자신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기회를 얻지 못할 것 같았다.
– 삑!
시계를 한 번 본 주심이 휘슬을 불렀고, 토니 크로스의 날카로운 코너킥이 도르트문트의 진영으로 날아갔다.
로만 뷔르키 골키퍼가 나오기에는 먼 거리.
하지만, 도르트문트의 제공권의 핵심인 김우영이 빠르게 자리 선점하고는 점프를 뛰었다.
라파엘 바란이 같이 뛰긴 했지만, 김우영의 몸싸움에 밀려 균형을 잃은 상황.
김우영은 헤더를 하는 동시에 고개를 비틀었다.
머리에 맞고 튕겨 나온 공은 골대 왼쪽으로 향했고, 거기에는 약속한 대로 최준호가 이미 와 있었다.
“막아!”
쫓아온 카세미루가 온 힘을 다해 몸을 던졌지만, 최준호는 그를 무시한 채 전방을 향해 공을 후려 찼다.
– 뻥!
공을 찬 이후 카세미루와 충돌해서 같이 엎어지는 최준호.
– 탓탓탓!!!
그 타이밍에 맞춰서 토마스 시아카가 라인 브레이킹을 시도하며 달리기 시작했고, 그 뒤를 비니시우스와 발베르데가 쫓기 시작했다.
공은 절묘하게 센터 서클 앞에 떨어졌고, 토마스 시아카는 가장 먼저 공을 터치하였다.
코너킥 실패 후 티보 쿠르투아는 젖먹던 힘을 다해 본진으로 뛰어가다가 뒤를 살짝 보았다.
곧 종료 휘슬이 불릴 거라 생각했는지 뛰지 않는 선수들.
하지만 단 한 선수가 절뚝거리지만 느리게 열심히 뛰어오고 있었다.
오늘 이 경기를 완전히 망쳐 놓은 최준호였다.
티보 쿠르투아는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정말 미친놈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