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w the ground RAW novel - Chapter (53)
그라운드를 씹어 먹다-53화(53/184)
53화 U-17 월드컵 결승전(3)
하지만 영국의 공격은 여전히 매서웠다.
필 포덴이 장윤수에게 막혀서 고전을 하고, 한국이 경기를 뒤집기 위해서 기를 쓰며 공격을 시도하자 영국은 특유의 킥 앤 런 작전으로 나왔다.
뒤에서 끊임없이 페널티 에어리어로 공을 찔러 보냈는데, 후반 38분경 한국의 패스를 가로챈 게히가 전방으로 길게 공을 찼다.
순간 뒤에서 어슬렁거리던 브루스터와 깁스 화이트, 허드슨 오도이가 동시에 뒷공간으로 달렸고, 박기수와 김우영만이 그들의 속도를 겨우 따라잡았다.
결국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깁스 화이트에게 공이 연결이 되었고, 깁스 화이트는 노련하게 골문에 공을 차 넣으면서 1점을 달아났다.
2-5
또다시 3점 차!
남은 시간은 정규 시간 7분 + 약간의 시간.
선수들의 얼굴에는 패색이 가득했지만, 한 선수가 재빠르게 골대에서 공을 가져와 달리며 소리쳤다.
“뭐해! 가만히 서서 패배할 거야?”
최준호였다.
“이렇게 무기력하게 질 거야!”
팀의 막내가 저렇게 고함을 질러대니, 경기를 거의 포기한 선수들은 어쩔 수 없이 떨군 고개를 다시 들었다.
2년 더 산 선배로서 쪽팔린 행동을 할 수가 없으니까.
한국의 공격으로 게임이 다시 시작되었고, 영국은 여전히 전방위 압박을 가했다.
얼마 후 장윤수에게 공이 왔고, 장윤수는 화가 잔뜩 난 표정으로 자신에게 달려오는 필 포덴을 보았다.
탈압박 능력이 가장 좋은 최준호에게 공을 연결하고 싶었지만, 최준호는 2명의 선수가 주위에서 패스 경로를 전부 차단하고 있었고, 다른 선수들 역시 모두 압박을 당하고 있었다.
필 포덴 뒤쪽은 완전히 비어있는 공간이었고, 장윤수는 어금니를 악물었다.
‘빠져나간다.’
필 포덴이 거칠게 뒤에서 압박하는 순간 공을 그의 가랑이 사이에 집어넣었다.
그리곤 어깨를 들이밀고 필 포덴을 밀며 몸을 돌렸다.
어쩌면 공을 뺏길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몸싸움을 이겨내고 장윤수가 필 포덴을 앞섰다.
그 순간 뒤에서 <쏴아아> 하는 소리와 함께 태클이 들어왔고, 장윤수는 디딤발에 큰 고통을 느끼며 크게 휘청거렸다.
찌그러진 장윤수의 눈에는 뻥 뚫린 앞 공간만 보였다.
‘기회다. 쓰러지지 말자.’
균형을 잃고 그라운드에 넘어졌지만, 두 팔로 튕기듯 일어나 절뚝거리며 달리고 있었는데, 임효원이 달려와서 그를 안아 멈춰 세웠다.
“윤수야. 파울이야. 그만해도 돼.”
너무 집중한 나머지 심판의 휘슬소리조자 들을 수 없었던 장윤수.
그는 곧 인상을 찡그리며 경기장에 주저앉았다.
심판이 필 포덴을 부르는 광경이 그의 눈에 들어왔고, 심판은 한 장의 옐로카드에 이어 레드카드를 꺼냈다.
팀닥터가 달려와 윤수의 발목 상태를 보고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다행이다. 가벼운 타박상으로 보여. 일어나서 발목 확인해보자.”
장윤수가 절뚝거리며 일어나 몇 번 발목을 빙빙 돌리더니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필 포덴은 어딘가에 욕설을 퍼부으며 경기장에서 나가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장윤수가 무표정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잡았네.”
남은 정규 시간은 3분.
3점 뒤진 상황.
영국은 한 명 퇴장된 상태.
영국은 공격수 깁스 화이트와 미드필더 진 2명을 모두 교체했다.
4-4-1 포메이션.
최준호는 프리킥을 찰 준비를 하면서 두 손을 올려 다섯 손가락 전부를 펼쳤다.
풀백 2명을 제외하곤 전부 골대로 쇄도하라는 뜻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최준호와 좋은 호흡을 맞추며 10골을 뽑아내고 있는 임효원은 직감적으로 최준호가 어디에 공을 떨굴지 알 수가 있었다.
하지만 워낙 먼 거리였기 때문에 어설픈 빠르기라면 골키퍼가 나와 처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저 녀석 킥이라면!’
– 삑!
심판의 휘슬에 최준호는 간절한 염원을 담아서 임효원을 보며 아주 강력하게 프리킥을 찼다.
공은 낮고 빠르게 날아갔고, 골키퍼 앤더스는 뛰어나와 골을 처리하려다가 멈출 수밖에 없었다.
공이 중간에서 뚝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걸 알고 있었다는 듯 임효원이 그 자리로 너무나 빠르게 쇄도하였고!
– 뻥!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발리슛으로 처리한 임효원.
앤더슨이 몸을 날려 바운드 되는 공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그의 손을 지나 골문을 흔들어버렸다.
임효원의 해트트릭!
하지만 세레머니를 할 시간이 없다는 듯 임효원은 바로 골대에서 공을 가져와 센터서클로 달렸다.
경기 스코어 3-5
남은 시간은 여전히 3분.
그리고 추가 시간은 5분.
장윤수의 투지와 또다시 터진 골로 지친 한국 선수들은 어쩌면 이 경기 뒤집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들었다.
감독 박정수는 지친 수비 미드필더 자리의 진성후와 미드필더 자리에서 고전하던 양기태를 빼고는 공격수 둘을 투입했다.
최준호는 중앙 미드필드 진영으로 올라왔고, 한국은 공격 일변도로 진영으로 바꾸었다.
이제 한국의 포메이션은 거의 4-2-4 형태.
다급해진 영국은 공격을 멈추고 이 점수 차를 잠그기 위해 수비로 들어갔다.
‘젠장!’
교체되어 들어온 에밀 스미스 로에는 격해진 경기 템포에 아직 적응을 못 한 듯 최준호의 돌파를 허용하고 말았다.
워낙 중거리 슈팅이 좋은 선수라 본능적으로 손을 써서 유니폼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몸싸움이 능한 선수라고 생각되었는데, 그대로 그라운드에 엎어져 버리는 최준호.
– 삑!
에밀은 골대와의 거리를 보고는 최준호가 의도적으로 파울을 얻어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남은 시간은 이제 추가 시간 포함해서 6분.
이번 대회 세트피스 상황에서 3골을 넣은 김우영에게 관심사가 쏠리는 것은 분명했다.
가장 키도 크고 몸싸움과 헤더에도 능했으니까.
안 그래도 한 명이 빠진 상황에서 김우영에게 거의 세 명이 달라붙어 있으니 프리가 된 선수들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 삑!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김우영은 오른쪽으로 나머지 선수들은 왼쪽으로 쇄도를 하면서 순간적으로 앤더슨의 시야가 중앙으로 쏠렸다.
– 철렁!
앤더슨은 황당한 눈빛으로 골대를 보았다.
언제 저기에 처박혔는지 알 수가 없었다.
최준호는 오른발로 강하게 공을 감아 찼고, 두 명의 수비벽을 넘어간 공이 골대 바로 앞에서 안쪽으로 말려 떨어진 것이었다.
수비수들이 갑자기 양쪽으로 흩어져 버리면서 순간적으로 최준호가 공을 차는 타이밍에 앤더슨의 시야를 가려버렸고.
이번에는 장윤수가 짜증을 내며 막는 앤더슨의 몸통 공격을 피하고는 그물에서 공을 가지고 달려왔다.
4-5
남은 시간 4분.
영국의 스티브 쿠퍼는 굳은 표정으로 의자에서 일어나 터치라인으로 걸어갔다.
‘무슨 일이…!!’
시종일관 한국을 두드렸던 선수들의 표정에서 여유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이었다.
“정신 차려! 4분만 막아! 21번 확실히 막아!”
카리스마 있는 감독의 외침에 영국 선수들은 맹렬한 한국의 공격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남은 시간 1분 언저리.
임창오의 중거리 슈팅을 선방한 앤더슨은 몸을 일으키자마자 빠르게 공을 찼다.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은 골키퍼 앤더슨이 어떻게든 시간을 끌려고 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전혀 예상치 못한 역습이었다.
홀로 최전방에 있는 브루스터가 한국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부수고 빠르게 질주를 시작했다.
지친 한국 선수들은 백업도 못 들어가는 상황이었고, 그나마 체력의 여유가 있는 장윤수 혼자서 그의 뒤를 쫓아 달렸다.
브루스터 역시 90분 내내 뛰었기 때문에 주력이 나오지 않았는데,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장윤수에게 거의 따라잡혔다.
‘넣으면 이 경기 끝난다. 하! 더럽게 이기기 힘든 팀이네!’
부르스터는 각도를 줄이려고 나온 박준용을 보며 장윤수가 붙기 전에 재빠르게 슈팅을 때렸다.
완벽한 준비가 안 된 슈팅이라 약하지만 제대로 된 코스로 들어가고 있었다.
“으아아아!!”
박준용이 기겁하며 젖 먹은 힘까지 다해 몸을 날렸고, 간신히 가운뎃손가락 끝으로 공을 터치할 수가 있었다.
경로가 살짝 바뀐 공은 골대에 맞고 튕겨 나왔고, 끝까지 달려온 장윤수가 먼저 공을 따내었다.
그리곤 중앙까지 내려온 최준호에게 패스하였고, 최준호는 패스받자마자 어깨를 들이밀며 덮치는 에밀을 마르세유 턴으로 벗겨내 버렸다.
에밀이 혼자 허둥거리다가 경기장에 넘어지자 관중석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남은 시간 15초 정도.
심판이 언제 휘슬을 불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여기서 공격이 끊기면 게임 종료라는 걸 최준호도 알고 있었다.
‘침착하게.’
역습에서 다시 역습으로 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영국의 수비 진영은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
“막아! 21번 막아!! 중거리 슈팅 막아!”
스티브 감독이 터치라인에서 계속 소리를 치고 있었고, 최종 수비수 게히가 어쩔 수 없이 딸려 나왔다.
그 순간 최준호의 눈에 김우영이 걸렸다.
‘아까 수비 백업을 못 했지?’
덕분에 공격진영에 남아 있던 김우영이 키가 작은 센터백 라티부디에르를 달고 골대로 쇄도하고 있었다.
순간 최준호의 고개가 오른쪽으로 뛰고 있는 박기수에게 향했고, 게히는 그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막기 위해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려고 했다.
– 툭.
하지만 최준호는 박기수 쪽을 보면서 페널티 에어리어로 쇄도하는 김우영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노룩 크로스에 게히가 너무나 당황한 눈빛으로 고개를 돌렸다.
김우영은 자신의 옷깃을 잡고 귀찮게 구는 수비수를 몸으로 밀어내며, 날아오는 공을 보고는 점프를 뛰었다.
그리곤 익숙한 데로 고개를 돌려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
모두가 골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총알처럼 날아가던 공은 앤더슨의 뻗은 손에 맞았고, 데굴데굴 굴러갔다.
그 공을 처리하기 위해서 달려들던 영국 선수들의 얼굴은 모두 사색이 되었다.
– 뻥!!
누구도 건들 수 없는 강력한 중거리 슈팅에 영국의 골문이 호쾌하게 출렁거렸다.
게히가 넋을 놓고 김우영의 헤더를 보는 사이 최준호는 상관없이 골대로 쇄도하고 있었고, 그 작은 차이가 게임 결과를 바꿔 버렸다.
5-5
게임 종료 전 나온 막판 동점 골!!
너무나 재미있는 경기에 관중들은 환성을 마구 질러대었고, 최준호도 이번만큼은 가슴속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희열을 참을 수가 없었다.
최준호는 높게 점프하면서 공중을 향해 어퍼컷을 날렸다.
“이야야야야야야!!!”
모든 팀 동료 선수들이 달려와 최준호를 얼싸안았다.
**
U-17 게임에는 연장전이 없었다.
동점으로 끝난다면 바로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양 팀 선수 모두 한 팀의 에이스로 페널티킥도 곧잘 차는 선수들이었고, 실수 없이 모두 4번씩 슈팅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5번째 슈팅 시도.
영국에서는 퇴장당한 필 포덴 대신 브루스터가 나왔다.
그는 마지막 결정적 기회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는 부담감을 잔뜩 안고 있었고, 박준용은 잠시 골대 앞에서 눈을 감고 타로점을 떠올렸다.
‘그렇게 좋은 타로점이 나왔는데! 5골이나 먹다니! 이럴 수는 없는 거 아냐?’
다시 눈을 뜨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브루스터를 노려보았다.
‘막자! 제발 막자!’
박준용은 장갑으로 세 번 펀칭하고는 골라인에서 양팔을 뻗었다.
– 삑!
브루스터가 달려왔고, 박준용은 그가 공을 차는 순간 몸을 오른쪽으로 날렸다.
생각해보니 오늘 그의 슈팅이 전부 오른쪽으로 왔었기에.
– 턱!
마치 파리채를 휘두르듯 손을 휘둘러 오른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공을 쳐 낸 박준용!
그는 놀란 얼굴로 자기 손을 보고는 이내 두 손을 꾹 쥐고는 기합을 내질렀다.
“으앗!”
부르스터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맙소사!”
그리고는 다음 한국의 키커를 보고는 큰 한숨을 지으며 고개를 떨구었다.
최준호는 한국의 5번째 키커로 공을 페널티킥 지점에 놓았다.
‘넣으면 우승인 거지?’
그의 뇌리에는 에버튼을 강등시킨 페널티킥이 떠올랐지만, 고개를 휘휘 저어서 날려버렸다.
우승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는 열망과 실행력, 광기와 집착.
그리고 가장 중요할 때 차분해질 수 있는 마음.
앤더슨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자신을 보는 최준호를 보며 입술을 꾹 물었다.
양발을 잘 쓰고, 인프런트, 아웃프런트 상관없이 킥이 너무나 좋은 선수였기 때문에 애초에 그가 때리는 것을 보고 막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젠장! 도박판도 아니고!’
오른쪽, 왼쪽, 위, 아래?
결국 하나를 골라 먼저 몸을 던져야 엄청난 빠르기로 날아올 공을 막을 수 있었다.
– 삑!
주심의 신호에 최준호는 정면으로 달려왔다.
왼발로 찰지 오른발로 찰지 판단을 못 하게 만들겠다는 뜻.
그리고 최준호가 왼발을 디딤발로 놓았을 때, 앤더스는 골대 왼쪽을 향해 몸을 던졌다.
하지만!
– 퉁.
느리게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 중앙 그물을 갈라버리는 공.
일명 파넨카 킥.
“퍽!!!!!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앤더슨이 욕설을 퍼부으며 공을 거칠게 차는 사이!
선수들과 스텝들이 모두 굉음을 지르며 최준호에게 달려 나갔고, 박정수는 최준호의 패기에 연신 감탄사를 터트렸다.
‘저 상황에서 파넨카 킥이라니! 저 자식! 제정신인 거 맞지?’
전광판에 2017 India U-17 World Cup Winner! South Korea!!!
라는 것을 보고 나서야,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피파 주관 국제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것을 실감하는 박정수였다.
그는 소리를 지르며 덮쳐오는 선수들을 부둥켜안았다.
아무리 냉철한 남자였지만, 뜨거운 눈물이 시야를 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 U-17 한국 대표 월드컵 우승!
– 한국을 영광의 길로 이끈 최준호 선수!
– 차기 축협 회장으로 대한 그룹의 김상식 회장 당선! 축구계 주요 인사들 우려스러움을 표해.
– 축협 회장으로 당선된 김상식 회장. U-17 월드컵을 우승으로 이끈 선수 전원에게 장학금 2,000만 원 지급!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나서야 세간의 관심사가 쏟아졌다.
꼬꼬마 아이들 축구 하는 게 뭐 대수냐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어떻게 되었던 국제 대회에서 첫 우승이었으니까.
우승컵과 더불어 대회 골든볼을 수상한 최준호의 이름이 유명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스포츠 기사를 훑던 최준호는 귀찮은 표정으로 집 앞에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을 보다가, 휴대전화기를 들어 누군가의 번호로 사진 한 장을 보냈다.
– 너 퇴장 당해서 우승컵 못 만졌잖아? 사진 보내줄게. 그거라도 열심히 만져.
월드컵으로 휴가 기간을 모두 날려버린 필 포든은 마지막 남은 휴일 아침에 일어나서 휴대전화기를 들고 메시지를 읽었다.
“으아아! 이 자식이!!!”
이내 경기를 일으키며 고함을 지르고는 휴대폰을 땅바닥에 던져버렸다.
득점왕을 수상했지만, 여러모로 짜증이 나는 결승전이었고, 그 더러운 기억을 최준호가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으니까.
“다음에 만나면 박살을 내주겠어!”
두 선수 간의 서사는 그렇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