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ren of the Holy Emperor RAW novel - Chapter (284)
성황의 아이들-284화(284/469)
284. 임펄스 소프트 (4)
-판게아 클로니클 자유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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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 테마 던전) 급질! 좀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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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레벨업하고 1차 전직 퀘 깨는 법사입니다.
전직 아이템 경매장에서 구하면 비싸다고 해서, 던전 노가다 하려고 지금 파티원들이랑 테마 던전에 왔는데요.
F급 황금 고블린 던전 들어왔는데, 이상하게 딜이 안 박힙니다. HP가 일반 고블린보다 높긴 한데, 그래도 분명 120%가 안 되거든요. 흰색 표시되는 거 보면 아무리 봐도 동렙이하 저렙 몹입니다.
근데 매직 미사일을 미친 듯이 때려 박아도 HP가 1도 안 닳아요! 전기속성 크리셋 끼고 있어서 3회 공격마다 크리티컬 터지는데, HP가 아예 안 줄고 심지어는 넉백도 없어요! 이거 버그인가요?
제발 도와주세요! 저 지금 죽으면 경험치 마이너스 돼서 전직퀘 하던 거 다 날아가요!
– 아무데나 기어들어가지 말고 공략글부터 처읽어 ㅂㅅ아!
└ 아 ㅠㅠ 급하니까 욕하지 말고 제발 도와주세영
└ 님아, 댓글 달 시간에 팁 게시판 가서 ‘테마 던전’ 검색해보셈. 잘 정리된 공략이 다섯 페이지는 나옴.
└ 대충 보기는 봤는데, 당장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ㅠ_ㅠ
– 그거 아마 테마 던전 전체에 유스티티아의 ‘조건’이 걸려 있다는 설정이라서 그럼. 메인 스토리 보면 ‘용사의 조건’이라는 항목이 있음.
└ 지금 이 상황에 메인 스토리… ㅠㅠㅠㅠ
└ 용사의 조건, 그러니까 파티원의 딜량이 관건임. 그걸 증명하기 전에는 몬스터에게 유스티티아의 보호 결계가 걸려있어서 풀리지 않음. 아예 공격이 불가능하다는 거임.
└ 그 조건이 먼데여 ㅠ-ㅠ
└ F랭에서는 근거리 계열, E랭에서는 원거리 계열, 그리고 D급에서는 마법이나 소환수 같은 정신공격 계열. 이런 식으로 조건이 붙음. 그렇게 1회 공격으로 몹 HP 70% 넘는 딜을 넣으면 결계가 풀리고, 그 다음부터는 껌임. C급부터는 조건이 조금 복잡해지지만.
– 이게 쉬워 보여도 조건 맞추기 은근 까다롭습니다. 동렙 치고는 몹 HP 총량이 적지 않아서요. 그냥 고렙 버스 타는 게 제일 편해요. 지인 불러서 깨세요.
└ 이미 던전 들어와 있으니, 여기서 해결할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ㅠ0ㅠ
└ 전사계열 파티원에게 장비 몰아주고 전원이 버프 때려 박으세요. 전사가 한대 때려서 결계를 풀기만 하면, 그다음은 일반 던전보다 난이도가 훨씬 내려갑니다.
└ 하지만 우리는 동렙 파티라서 아무리 버프 넣어도 70% 딜이 안 나오는데요?
└ 그럼 지금으로서는 다른 해결책이 없네요. 그냥 사망하고 근처 그린 존 마을로 가세요. 거기서 지인찬스 쓰고 재도전 고고.
– 전직퀘 리셋 고고
└ 아 미치겠네 진짜 ㅠㅠㅠㅠㅠㅠ
* * *
테마 던전 D 랭크. 아이스 밴시의 던전.
누더기를 입은 일반 던전의 밴시와는 달리, 푸른빛을 내는 공기요정 같은 소녀들이 떠다니는 신비한 테마 던전이다.
클리어 보상으로 희귀 아이템인 ‘비명 스크롤’을 줄 확률이 높은 데다, 귀여운 외모를 하고 있는 아이스 밴시 자체만으로도 인기가 높은 곳.
하지만 현재,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줄행랑을 치고 있는 침묵 빌런들에게는 조금의 해당 사항도 없는 이야기였다.
꺄아아아아-
끼아아아아-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조금씩 HP가 깎이는 것을 느끼며, 일행은 혼신의 힘을 다해 안으로안으로 달음박질을 쳤다.
뾱뾱뾱뾱!
성진은 일단 그들의 뒤를 따라 달리며 물었다.
[다 좋은데 왜 자꾸 던전 깊숙이 들어가는 거야?]그러자 무거운 방패를 들고 있느라 상대적으로 뒤로 쳐져있던 하타수 티티가 다급하게 외쳤다.
[밴시는 다른 몹에 비해 인식 범위가 넓습니다! 좁은 입구에서 저들을 완전히 따돌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하지만 안으로 뛰어드는 것 역시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그들은 이미 한 무리의 밴시들을 꼬리처럼 끌고 달리고 있는 데다, 그 수가 점점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캬아아아아-
물론 성진은 뒤에서 울리는 비명소리가 자꾸 늘어나는 것으로 그 사실을 대충 짐작만 할 뿐이었다.
잠깐이라도 뒤를 돌아보려 하면, 기다렸다는 듯 텍스트가 시야를 가렸으니까.
〚우리 어린이 친구들! 접속하기 전에, 먼저 이 게임의 폭력성과 사행성 등급을…….〛
야야,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이놈의 텍스트가 더 폭력적이라고! 제작자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따위 스킨을 만든 거지?
[어쨌든 뭔가 방법이 있을 거야! 잘 알려진 던전 공략 방법 같은 건 없나?]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이용하는 던전 아닌가. 제대로 정리된 공략집이 있을 법도 한데.
[그런 게 있다는 걸 얼핏 일반 유저들에게 들은 적은 있어.]오웬이 뒤를 돌아보며 대답한다.
그는 뉴비가 제대로 그들을 따라오는지 연신 뒤를 돌아보며 확인하느라 속도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참이었다.
[저도 들은 적 있습니다! 유저들이 자신의 경험을 문서로 작성해서 공유하는 장소가 있다고요!]말을 덧붙인 하타수 티티가, 방패를 등에 지며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성진. 그런 정보 글이 있다고 해도 우리는 읽을 수 없습니다! 유저들의 글이 제대로 번역되지 않아요! 우리는 게스트 ID 유저니까요!]그러니까 그들은, 지금까지 순전히 몸으로 때워가며 하나하나 경험을 쌓아왔다는 거였다.
델크로스 차원의 오웬은 물론, 이런 식의 게임을 자신들의 세계에서는 따로 경험한 적이 없다고 했던 하타수 티티나 구릅뺘랍구르릅 비뺘릅릅까지.
그런 그들이 익숙하게 판게아 클로니클의 시스템을 이용하게 될 때까지, 대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까.
하지만 그런 그들도, 아직까지 공격이 아예 무효화되는 극단적인 상황을 맞닥뜨린 적은 없었던 모양이다.
‘설마 뉴비인 내가 이런 식의 게임에 가장 익숙한 사람일 줄이야…….’
이 사태에 대해 나름 짐작 가는 것은 몇 가지 있었다.
근거리와 원거리를 포함한 물리 공격 내성이라든지, 공략자에게 어떤 특별한 조건을 요구한다든지.
이 파티에 마법사가 없는 걸 생각하면, 혹시 마법 공격만이 먹히는 특수 몹 같은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눈에 뭐가 보여야 이런저런 가능성을 시험해볼 텐데.
‘일단 이 스킨을 좀 어떻게 해야겠다!’
성진은 달리면서도, 눈앞에 떠오르는 메뉴들을 부지런히 살펴보았다.
스킨을 착용할 수 있다면, 없앨 수도 있겠지? 차라리 그래픽이 좀 깨져도 그림자로 보이는 쪽이 나을 것 같다. 적어도 형태 정도는 구별이 가능할 테니까.
‘어디 환경설정창 같은 건 없나? 이쯤에 하나쯤 있을 법도 한데…….’
바로 그때였다.
쉬익-
갑자기 뒤에서 느껴지는 섬뜩한 기척!
성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반사적으로 몸을 띄웠다.
콰앙!
그와 동시에, 방금까지 디뎠던 바닥이 모자이크 처리된 뭔가에 의해 깊이 패이는 것이 보인다.
아까부터는 비명도 지르지 않더라니, 놈들이 언제 이렇게 따라왔지?
[이런, 밴시의 스텔스 모드입니다! 추격 속도가 더욱 올라갈 텐데, 이대로는 정말 곤란합니다!]조금 뒤쳐져 있던 하타수 티티가 불안한 표정으로 소리친다.
순간 성진의 눈에, 그를 향해 쏘아지는 묘한 모자이크가 눈에 들어왔다.
배경과 뭉개지며 형태를 짐작할 수도 없었지만, 그래도 그것이 밴시의 공격이라는 것만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피해! 티티!]의식할 새도 없이 바닥을 박찬 성진은, 시야를 가리는 텍스트 창을 무시하며 그대로 모자이크를 향해 발굽을 날렸다.
물컹!
동시에 성진의 발굽에, 마치 고무를 걷어차는 듯한 기분 나쁜 감각이 전해졌다.
어떻게 티티로부터 방향을 조금 틀긴 했지만, 아무래도 전혀 대미지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느낌.
[너 지금 뭐 하냐?!]그때 갑자기 버럭 화를 낸 오웬이 뒤로 조금 처지더니,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성진의 옷깃을 달랑 들어올렸다.
[뉴비가 지금 누굴 챙길 정신이 있어? 쟨 방어력이 제법 높지만, 넌 아직 강화 방어구도 못 끼는 뉴비란 말이야!] [아니, 하지만 하타수 티티가…….] [내가 말 했잖아? 우리 게스트 ID 유저는 이곳에서 죽으면 안 된다고! 정신 바짝 차리고 너 자신을 챙겨!]그렇게 순식간에 오웬의 손에 뒷덜미를 잡혀 대롱대롱 매달려 가게 된 성진은, 문득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응? 분명 얼마 전에도 이런 일이 있지 않았나?’
아니,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어쨌든 이제 더는 뒤를 돌아보지 않게 된 오웬은, 성진을 매달고 오히려 안정적으로 질주를 시작했다.
덕분에 성진은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상태창을 살펴서, 겨우 외부에 적용되는 스킨을 꺼버릴 수 있었다.
〚배경 – 스킨 ‘모여라, 친구들’〛
〚켜짐/*꺼짐*〛
〚오브젝트 – 스킨 ‘모여라, 친구들’〛
〚켜짐/*꺼짐*〛
화악.
그러자 갑자기 주변의 조도가 확연히 낮아지며, 시야를 방해하던 천연색의 모자이크가 사라진다.
그리고 드디어 성진의 시야에, 흐릿하게나마 던전의 배경과 희미한 그림자 같은 밴시들의 모습이 눈이 들어왔다.
좋아!
‘환경창은 이 정도로 두고, 혹시 지금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마법 스킬 같은 건 없을까?’
그렇게 꼼꼼하게 메뉴들을 살피며 눈을 굴리는데, 문득 성진의 눈에 고드름 비슷한 것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높고 어두운 천장이 들어왔다.
습하고 낮은 동굴이었던 이전의 던전들과 달리, 이번 던전은 천정이 높은 회랑이었다. 어찌나 천장이 높고 을씨년스러운지, 검은 밤하늘 아래의 묘지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근데 잠깐, 저거 제법 높지 않나?
[하타수 티티. 혹시 몹의 인식 범위가 넓다는 것이 단순한 지표면상의 좌표 반경을 말하나? 만일 수직거리로 멀어진다면 어떻게 되지?]그러자 성진의 시선을 따라가던 하타수 티티가, 뭔가를 깨달은 듯 선두를 향해 외쳤다.
[구릅! 천장입니다!]의외로 현재 일행 중 가장 선두에서 달리고 있는 것은 연체동물인 구릅. 다섯 개의 다리를 부지런히 꿈틀거리던 구릅이 그 외침을 듣자, 번쩍 몸을 튕겨 빠르게 뒤쪽으로 날아왔다.
[잘 이해했다! 내게 맡기십시오!]순간 그로부터 뻗어진 두 개의 다리가 동시에 일행의 몸을 휘감는다. 하타수 티티와 오웬의 몸이다.
‘어라?’
미처 이 사태를 예상치 못한 성진이 당황하는데-
휘리릭!
보기보다 두툼하게 느껴지는 다리가 일행을 수월하게도 번쩍 들어올린다. 오웬에게 매달려 있던 성진의 몸 역시 덩달아 허공으로 급격하게 떠올랐다.
구릅은 그대로 몸을 튕겨 남은 세 개의 다리로 후다닥 던전의 벽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바닥을 달릴 때와 다름없는, 실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였다!
‘……!’
대체 이 친구는 정체가 뭐지?
성진이 대롱대롱 흔들리며 고심하고 있는데, 어느새 천장에 도달한 구릅은 천장에 나 있는 얼음 고드름에 세 다리를 감고는 바짝 위로 매달렸다.
작은 산양이 된 성진은 차치하고라도, 무거운 방패를 맨 사슴과 제법 건장한 오웬의 무게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태도.
꺄아아아-
끼이이이-
어쨌든 순간적인 기지는 효과를 발휘했다.
갑자기 목표를 잃은 아이스 밴시들이, 스텔스 모드를 풀고 바닥에서 배회하기 시작한 것이다.
[휴우. 이건 생각지도 못한 방법인데?] [하지만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저온에 약한 구릅은 오래 버티기 힘들 겁니다.] [구릅! 열심히 합니다!]모두가 잠시 한숨을 돌리는 사이, 성진은 부지런히 익숙치 않은 상태창을 뒤적거렸다. 그러다가 그는 드디어 스킬창을 찾아, 거기서 반짝거리는 두 개의 스킬을 발견했다.
〚기초 검술 Lv. 2〛
〚소환술 Lv. 0〛
‘…소환술?’
잠깐, 검술은 그렇다 치고, 내가 언제 이런 걸 익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