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ren of the Holy Emperor RAW novel - Chapter (319)
성황의 아이들-319화(319/469)
319. 변화 (4)
카드모스.
한때 반신이라고까지 불렸던 위대한 초대 성황.
지금은 규상세계 인간의 몸에 갇혀있는 초라한 신세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힘을 함부로 과소평가할 수는 없었다.
‘처음 본궁에서 대치했을 때는, 거의 아버지의 기운과 맞먹는 듯 느껴졌지.’
그렇다고 아버지가 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하지만 그게 카드모스의 전부는 아닐 거야.’
뭔가가 더 있다. 어째서인지 성진은 그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비록 수많은 제약에 뒤덮여 명료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분명 저 밑에서 요동치는 희미한 기척은, 야만적이리만치 거대한 힘의 폭풍.
‘만일 카드모스가 온전히 서이서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아니, 서이서뿐만이 아니라, 아예 성황의 관을 빠져나올 수 있다면. 그렇게 되면 저자는 과연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을까.
그렇게 멀뚱히 카드모스를 바라보며 잠재된 무력을 가늠하고 있자니, 그가 또다시 성진을 향해 버럭 소리를 친다.
[이것아! 지금 내 말을 듣고는 있는 게냐!? 지금 감히 나를 무시하는 거냐!]“어, 미안.”
뭔가 나한테 중요한 말이라도 했어?
하도 평소 언행이 같잖아서, 네가 지껄이는 말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지.
하지만 성진이 뭐라고 더 대꾸하기도 전에, 시슬레가 카드모스에게 발끈 화를 냈다.
“카드모스 님. 난데없이 나타나서는 왜 엉뚱한 사람에게 시비를 거시는 건가요?”
평소 수정 조각처럼 말갛기만 하던 시슬레의 뺨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드물게도 진심으로 분개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모스는 저도 모르게 당황하며 말을 더듬었다.
[아니, 시비라니… 후손아! 나는 어디까지나 너의 안전을 위해…….]“지금 이곳에서 저의 안전을 가장 위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카드모스 님, 바로 당신이 아닙니까?”
[그건…….]“거기다 모레스 오라버니가 대체 무슨 말을 했다고 현혹이니 꿍꿍이니 하면서 모함하시는 겁니까? 오라버니는 그냥 제 상담을 들어주고 있었을 뿐입니다!”
카드모스는 멍청하게 입을 뻐금거렸다. 확실히 돌이켜 보면, 성진이 별말을 하지 않은 건 사실이니까.
결국 어색하게 눈동자를 굴리던 그는, 조금 힘이 빠진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저것들의 힘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되느니라, 후손아. 삿된 것들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인간을 현혹시키고, 끝내 판단을 흐리게 만드노라. 그러니…….]하지만 그의 변명은 시슬레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적어도 여기서 가장 판단이 흐린 자가 누구인지는 확실해졌군요. 그렇게 신세를 지고도 고마워할 줄 모르다니,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아니, 그게 무슨 소리냐? 내가 저것에게 무슨 신세를 졌다고…….]“그럼 카드모스 님이 매일 진주궁에서 축내고 있는 식비를 생각해 보세요. 그 엄청난 비용을 충당하는 진주궁의 예산이, 과연 누구 앞으로 내려오는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오. 성진은 조금 감탄했다.
밥 먹는 걸로 사람 구박하는 것만큼 서러운 게 없는데.
“훌륭하다, 시슬레. 너, 아픈 곳에 제대로 비수를 꽂을 줄 아는구나?”
“그런 속 편한 소리 할 때가 아니야, 오라버니.”
그렇게 말하며 시슬레가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성녀에게는 조금 생소한, 어딘가 뚱해 보이기도 하는 얼굴이었다.
예전의 인형 같던 모습에서 벗어나 최근 여러 가지 표정을 짓게 된 건 좋은 일인데 말이지. 그런 괴상한 표정은 또 어디서 배운 거야?
“오라버니가 전에 그랬잖아? 적이 나를 공격하기 전에, 먼저 권력을 쥐고 적을 끌어내리라고. 그런데 왜 정작 오라버니는, 저런 터무니없는 모함을 가만히 참고 넘기는 거야?”
“흠…….”
사실 참았다기보다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은 쪽에 가깝지만.
성진은 진지한 얼굴로 시슬레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시슬레. 너에게 또 다른 중요한 가르침을 줄게.”
“그게 뭔데?”
“잘 알아 둬. 언행의 비수란 말이지, 공공연히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날이 무뎌지고 힘도 빠지는 법이야.”
그러자 작은 성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저 말일 뿐인데, 어째서 그렇게 돼?”
“그야 사용함과 동시에 너의 인품과 평판을 갉아먹는 양날의 검이기 때문이지. 그러니 가장 적절한 때, 가장 가치 있는 표적을 향해 겨눠야 하는 거야.”
“가장 가치 있는 표적…….”
초롱초롱 빛나는 맑은 눈동자를 마주 보며, 성진이 진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황가의 일원으로 살아가게 되면, 쓸데없는 구설수에 휘말리는 일이 허다하게 생기겠지. 심지어 빈민가에서 구르는 생면부지의 걸인들에게도 이유 없이 욕을 먹을 수 있다고. 그런데 너는 그럴 때마다 일일이 그들에게 말로 대응할 거야?”
“그럼?”
“무시해야지. 그들이 아무리 날을 세우려 애써도, 기껏 들어오는 공격은 생채기조차 낼 수 없는 하찮은 것들이니까. 괜히 대응했다가는 네 평판만 깎일 뿐이야. 그러니 신경 쓸 가치조차 없어.”
이쯤 되니 카드모스도, 성진이 누구를 돌려 까고 있는지 모를 수가 없었다.
[뭣이라? 네가 감히……!]그의 얼굴은 지금 붉으락푸르락 가관도 아니었다. 그런 카드모스를 일별한 성진이, 슬쩍 입꼬리를 올리며 쐐기를 박았다.
“알겠어, 시슬레? 그러니까 세상에 아무런 영향도 끼칠 수 없는, 불쌍하고 힘없는 자가 짖어대면, 너는 그저 연민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바라봐 주기만 하면 되는 거야.”
컥!
카드모스가 깊은 내상을 입고 비틀거렸다.
“카드모스 님이 불쌍하고 힘이 없어? 무려 초대 성황인데?”
“왜 아니겠어? 이미 존재 자체가 서이서에게 종속되어 있는데. 우리 외에는 아무도 그의 존재를 모르고, 그렇다 보니 정치적 입지도 전무하다시피 하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후손들에게 큰소리치고 몽니 부리는 게 다야.”
“음…….”
“심지어 서이서에게 빌붙지 않으면, 혼자서는 끼니도 제대로 챙길 수 없는 반편이잖아? 저런 자에게 일일이 대응하는 건 시간 낭비야. 소리를 내기 위해 숨을 내뱉거나, 혀를 움직이는 것조차 수고로울 정도지.”
[……!]그러자 시슬레는 충격으로 거멓게 안색이 죽은 카드모스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조금 불쌍한 거 같기도 해.”
커… 컥!
또다시 심장을 강타하는 충격.
그렇게 한참을 휘청거리다 겨우 정신을 차린 카드모스는, 눈앞의 남매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다시 북받치는 울분을 느꼈다.
[크윽……!]그도 그럴 것이, 마치 틀로 찍어낸 듯 똑같은 두 쌍의 회색 눈동자가, 깊은 연민의 빛을 담고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딱하다.
-응. 그러네. 정말 딱해.
[저, 저 불손한 얼굴들을 보게! 저 삿된 것이 아주 제대로 내 후손들에게 나쁜 물을 들이는구나! 이런 고얀……!]화난 뒷방 노인네가 제자리에서 펄펄 뛰는 걸 내버려 둔 채, 성진과 시슬레는 다시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나저나 괜찮겠어? 두 사람의 성녀가 동시에 자리를 비우는 일인데, 성회가 순순히 인가를 내릴까?”
“물론이야. 키프로스를 돕는다는 명분도 확실한 데다, 성회에서도 지금쯤이면 슬슬 내가 가시적인 공을 세우길 바랄 테니까.”
[이봐라! 내 말 좀 들어봐라, 이것들아!]“성회 쪽에서? 왜?”
“생각해 봐, 오라버니. 나를 ‘사도’로 인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 그러니 성회는, 그들의 결정을 뒷받침할 보다 확실한 증거가 필요할 거야. 내가 주신께서 내리신 특별한 자라는 증거가.”
“그렇군. 나는 아직도 정교회의 생리는 잘 모르겠어.”
“오라버니는 정교회 사람들과 마주한 적이 거의 없으니까 그렇지. 게다가 내 짐작이지만, 이번에는 아마 외교부도 나에게 힘을 실어 줄 거야.”
[크아아악! 크악!]“외교부? 설마 체사레 추기경이?”
외교부의 수장, 체사레 추기경.
아마도 델크로스 연대기에서 꼬맹이를 모함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라 했지. 그런 자가 왜 갑자기?
성진이 의아해하며 묻자, 시슬레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눈엣가시 같은 정교회의 성녀들을 잠시나마 멀리 치워버리는 일이잖아? 아마 체사레 추기경은 내심 기뻐할걸?”
“하지만 정작 네가 공을 세우고 돌아오면, 결과적으로는 정교회와 웨스커 대주교에게 더욱 힘이 실리는 거 아니야?”
[이놈들아…….]“설마 내가 제대로 활약할 거라 기대하겠어? 만일 변변찮은 공을 세우더라도, 릴리움 토벌대의 화려한 명성에 묻히기 십상일 텐데.”
“…….”
성진은 잠시 입을 다물고, 시슬레의 깊어진 눈매를 응시했다. 차분한 눈빛 아래 감춰진, 약간은 치기 어린 호승심을 놓치지 않으면서.
“…하지만 넌 제대로 전공을 세우고 돌아올 생각인 거지?”
그러자 시슬레가 푸스스, 가벼운 미소를 터뜨렸다.
“응. 두고 봐. 체사레 추기경과 정교회 영감님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어 줄 거야.”
[쳇! 그래. 힘없고 불쌍한 선조님은 이만 꺼져주마! 이 괘씸한 것들…….]“그러다 괜히 그의 경계를 사면 어쩌려고?”
“어차피 내가 맞서야 할 상대잖아? 그렇다면 차라리 이쪽을 조심스럽게 탐색하면서, 한동안은 섣불리 건드리지 못하게 만드는 쪽이 유리하지 않겠어?”
숨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할 생각인가. 성진은 새삼스러운 눈으로 작은 성녀를 바라보았다.
“탄신연에서 사고 칠 때부터 생각했지만, 너, 은근히 저돌적이다?”
“응. 이게 다 오라버니 덕분이지.”
…그, 그래?
“그뿐만이 아니야. 오라버니에게는 늘 이것저것 열심히 배우고 있어. 언젠가는 나도 오라버니처럼, 숨 쉬듯 자연스럽게 선동과 날조를 행할 수 있을 때까지 정진할 거니까.”
“…어, 음. 뭐, 내가 도움이 된다니 다행이다.”
성진은 묘한 죄책감이 들었다.
딱히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순진한 꼬맹이에게 뭔가 강렬한 영향을 미친 것만은 사실인 듯하니까.
“그나저나 조심해. 공명심에 급급해서 괜히 설치다가는, 잘못하면 이마에 화끈하게 불이 나는 수가 있어.”
“으응?”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마를 문지르는 해맑은 얼굴.
“그게 무슨 말이야? 갑자기 이마에서 왜 불이 나?”
“어, 아냐. 아무것도.”
성진은 어느새 다갈색으로 되돌아온 서이서의 눈동자를 슬쩍 살피며 생각했다.
뭐, 카드모스도 동행하겠다, 결과적으로는 무난한 토벌행이 될 거 같으니, 굳이 샤론 경에 대해 미리 말해 둘 필요는 없겠지?
* * *
그날 밤, 판게아 클로니클의 그린 존.
언제나처럼 접선 장소에 모인 덱스터와 침묵 빌런들은, 못내 허전한 기분을 느끼며 잠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성진, 정말 오지 않는. 무척 쓸쓸하다.] [옛말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격언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도 그런 격언이 있어? 지구랑 비슷하네. 알고 보면 격언이라고 내려오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 모양이지?]그 말을 끝으로, 일행은 잠시 침묵했다.
그저 작기만 하던 아기 산양의 빈자리가 어찌 이리도 크단 말인가.
[…그런데 오웬은?] [아까 잠시 접속했다 나갔습니다. 고향으로 떠나기 전에, 정리해야 할 일들이 무척 많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오웬도 뜸해진다? 내장이 쓸쓸함에 사무치는!]그렇게 일행은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필드를 조금 돌다가 평소보다 일찍 헤어졌다.
“…….”
그리고 어르신의 공방.
풀 다이브 기계에서 눈을 뜬 덱스터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새삼 이성진의 말들을 회상했다.
-덱스터. 역시 델크로스에 놀러 오지 않을래?
그러게. 이렇게 갑작스럽게 헤어질 줄 알았다면, 방문 약속이라도 제대로 잡아둘 걸 그랬지.
-실은 우리 아버지가 바로 코른시임의 오라클이야. 네가 꿈에도 만나고 싶어 하는, 이정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사람이지.
그 말의 진위에 대해서도 제대로 확인해 보고 싶었다. 최근 이성진이 보여준 남다른 능력들도 그렇거니와, 알면 알수록 보통 수상쩍은 녀석이 아니었지 않나.
‘본래라면 어르신께 당장 이성진에 대해 물어보려 했었는데…….’
공교롭게도, 최근 어르신은 좀처럼 이곳에 붙어있질 않았다. 뭔가 급한 일이라도 생긴 듯, 하루 종일 어딘가로 돌아다니느라 여념이 없었지.
덕분에 그를 마주하고 대화할 만한 틈이 없었더랬다.
‘하지만 더는 미룰 일이 아니야.’
손아귀에 있는 반쪽짜리 이정표를 만지작거리던 덱스터는, 곧 마음을 다잡으며 걸음을 옮겼다.
‘역시 어르신께 제대로 이성진에 대해 여쭤봐야겠다. 지금 당장 뵙지 못하면, 간단히 메모라도 남겨야겠어.’
그리고 델크로스를 방문할 수 있는지도 한 번 더 알아봐야지.
그렇게 결심한 덱스터는, 고글을 벗어들고는 종종걸음으로 공방을 빠져나왔다.
“…아, 어르신!”
한데 운이 좋았달까.
어르신의 방으로 향하던 덱스터는, 때마침 어딘가로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어르신을 만날 수 있었다.
[오, 그래. 덱스터. 그간 별일 없었나?]“네, 모두 어르신이 살펴주신 덕분입니다.”
위엄 넘치는 고룡을 향해 공손이 고개를 조아려 보이자, 어르신은 흡족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덱스터에게 자신의 공방을 통째로 내어 줄 정도로, 그는 이 재주 많은 난쟁이 공학자를 아끼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무슨 일인가? 자네가 나를 먼저 찾다니, 별일이구만.]“아, 큰일은 아닙니다. 그저 조금 여쭐 것이 있어서 말입니다.”
하지만 미소도 잠시, 덱스터의 용건을 전해 들은 어르신의 얼굴은 이내 무서울 정도로 딱딱하게 굳었다.
[…그 섬뜩한 것이 또 뭐라고 하며 자네를 꼬여냈단 말인가!]“네?”
[아니, 아무것도 아니네.]흠흠.
금세 표정을 갈무리한 어르신이 점잖게 입을 열었다.
[덱스터. 일단 이것을 확실하게 해 두겠네. 그것을 가까이 하고 지내봐야 좋을 것이 없으니, 자네도 그만 잊어버리게. 나도 그것에 대해서는 그리 자세히 말하고 싶지 않다네.]“예?”
예상외의 강한 반응에 당황하고 있는데, 드래곤은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자네의 델크로스의 방문은 불가하네.]“…어째서입니까?”
다짜고짜 안 된다고만 하니 오히려 호기심이 일었다.
“어르신, 그냥 멀리서 구경만 하고 오면 안 됩니까? 맹세컨대, 델크로스의 사람들이나 그들의 기술에는 조금도 영향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차원의 인과를 조금도 해치지 않도록 말입니다.”
덱스터가 그렇게 덧붙이자, 어르신은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 오해하고 있군, 덱스터. 이건 다 자네의 안전을 위한 일이야.]“제 안전이요?”
[그렇다네. 이걸 뭐라 설명해야 할까…….]눈썹을 찌푸리며 잠시 고민하던 어르신은, 이윽고 나직하게 한숨을 쉬었다.
…고위 마왕에 종속돼? 그게 무슨 뜻이지?
영문 모를 소리에 덱스터가 눈을 끔벅거리자, 어르신은 그를 향해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알겠나? 비록 지금은 꽤나 멀쩡히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그 아슬아슬한 세계는 이미 속에서부터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단 말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