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ren of the Holy Emperor RAW novel - Chapter (411)
성황의 아이들-411화(411/469)
411. 머리 탑 (9)
강렬한 예지는 정신이 가장 무방비한 상태에 있을 때 찾아오곤 한다.
그것이 대부분 예지몽의 형태를 갖추는 이유는, 잠들어 있는 시간이야말로 인간의 정신적 경계가 약해진다는 의미일 터.
그렇게 허물어진 정신이 갑자기 강렬한 재난의 상징을 접했을 때-
예지는 은밀하게 깔려오는 안개처럼 빠르게 정신에 침투하여, 이내 시야를 완전히 잠식하고 마는 것이다.
* * *
꾸벅꾸벅.
시슬레는 반쯤 졸고 있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늑대 울음소리에 귀를 쫑긋 세웠던 것도 잠시, 소녀는 안내를 자처한 평의원의 마음이 상하지 않게 눈치껏 도로 눈을 내리깔았다.
아마도 수일간의 열성적인 구호 활동에 조금 지친 까닭이리라. 애초에 느린 강의 흐름을 따라 흘러가는 고만고만한 풍경이, 어린 소녀에게는 그다지 감흥 없이 느껴지기도 했고.
그렇게 멍한 기분으로 뱃전에 기대어 있은 지 얼마나 지났을까. 시슬레는 잠잠하던 브리즈 강의 물결이 갑자기 거세게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
이게 뭐지?
시슬레는 당황하여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평온한 풍경에 무료해하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자신이 타고 있는 배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다.
파도가 거세게 뱃전을 때린다. 작은 유람선 따위는 단번에 뒤집어버릴 듯 흉흉한 기세였다.
맞은편의 강둑도 무사하지는 않았다. 급격하게 불어난 강물 위로, 거센 바람에 휘감긴 나무들이 당장이라도 뽑혀 날아갈 듯 요동치고 있다. 마치 세상의 모든 분노가 이 자리에 한꺼번에 밀어닥치는 것만 같았다.
우르릉! 쾅!
검게 물든 하늘에는 거대한 먹구름이 소용돌이치며 불길한 뇌우를 흩뿌렸다.
그리고-
그 모든 재난의 중심에, 암브로시아의 [머리탑]이 있었다.
“……!”
지옥 같은 풍경 속에서 홀로 하늘을 향해 머리를 세운 탑은, 이 폭풍우가 불러오게 될 모든 절망과 죽음을 대표하는 상징처럼 보였다.
‘저기에 뭔가… 뭔가 무서운 것이 있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저 탑에는 뭔가 사악하고 끔찍한 것이 깃들어 있음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시선을 잠시 두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불길한 예감과 두려움을 자아낼 수 있겠는가.
꿈틀-
그때, 가만히 서 있던 머리탑의 형상이 미약하게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어쩌면 지금껏 조용히 서 있다 생각했던 것이 그저 착각에 불과했던 모양이다. 곰곰이 되짚어 생각해 보면, 저 탑은 아까부터 계속 하늘을 향해 크게 울부짖고 있지는 않았던가?
찢어지는 듯 휘몰아치는 바람소리는, 실은 탑이 내지르는 처절한 비명인 것이다.
‘머리가.’
그래. 저 성긴 벽을 이루고 있는 돌 하나하나는, 자세히 보니 각각이 사람의 잘린 머리다. 높다랗게 한데 쌓인 수백의 머리들이, 붉은 핏물을 뒤집어쓴 채 하늘을 향해 커다랗게 소리를 내지른다.
아- 아- 아- 아-!
시슬레는 몸을 떨었다.
이 모든 비현실적인 광경을, 어떻게 단 한 마디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저기…….”
소녀는 무력하게 숨을 토해내며 말했다.
“저기에 머리가……!”
“…뭐?”
“오라버니! 저기서 머리들이 무서운 비명을……!”
“시슬레!”
동생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로건이, 거세게 소녀의 어깨를 잡아 흔들었다.
“갑자기 왜 그래? 정신 차려, 시슬레!”
깜빡.
그제야 시슬레는 완전히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었다.
“…아?”
사위는 삽시간에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선선한 강가의 바람이 머리카락을 간지럽히고, 어느새 노을이 지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기만 하다.
거센 폭풍우도, 비명을 지르는 괴상한 탑의 모습도 없었다. 그저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아직도 몸을 옥죄어 오는 긴장감과 흥건하게 배어나오는 식은땀뿐.
‘예지몽이었어!’
시슬레는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예지몽을 꾼 이후에는 언제나 찾아오는 감각. 이 짙은 불안감과 두려움.
‘거기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야!’
꿈에서 본 사건이 가까울수록, 그리고 시슬레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칠수록 예지몽은 더더욱 강렬한 기억과 감정을 남기곤 했다.
하물며 빤히 눈을 뜨고 있음에도 생생하게 다가오는 악몽임에야.
시슬레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주먹을 애써 다잡으며 몸을 일으켰다. 이 예지몽의 중심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굳이 찬찬히 되짚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머리탑.”
“응?”
“저 머리탑을 좀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
갑작스러운 말에 로건은 당황하며 시슬레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동생의 정신은 멀쩡해 보였다. 몸은 아직도 간간히 떨리고 있었지만, 암브로시우스를 돌아보는 소녀의 눈동자는 맑고 올곧기만 했으니.
“부탁드립니다, 암브로시우스 님. 저 탑이 있는 언덕에 올라가 볼 수 있을까요?”
그 요청을 들은 암브로시우스가 미묘한 미소를 보임과 동시에-
우우우우-
저 멀리서 또다시 긴 늑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 * *
[암브로시아의 머리탑]은 명소라고 부르기에는 꽤나 손색이 있는 건물이다.언덕에 홀로 서 있어 제법 눈에 띄기는 하지만, 실제 높이는 3층이 채 되지 않는 데다 관리 상태도 엉망이었다.
“오래된 건축물이군요.”
로건은 가까이 갈수록 볼품없어 보이는 탑을 한 마디로 평가했다.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돌들이 불규칙적으로 얽혀 있는 탑은, 딱히 양식이랄 것도 없이 엉망으로 쌓여 있어 도통 제작 시기를 추측할 수 없었다.
거기다 성긴 돌 사이에 덧발라진 진흙에는 곳곳에 금이 가 있어, 바람만 불어도 당장 허물어질 것처럼 위태위태해 보였다.
“하하. 명성에 비해 별것 없는 탑입니다. 소르본 선생이라 했던가요? 그 극작가가 쓴 오페라 덕분에, 최근 머리탑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긴 했습니다만.”
아직은 불편한 몸을 천천히 이끌면서, 암브로시우스는 남매에게 친절한 설명을 이어갔다.
“예전에는 키프로스의 명소라 하면 평의회 건물과 시민 원형 광장을 꼽곤 했지요. 하지만 갑자기 공연 하나가 유행하기 시작하니, 이제는 이 ‘머리탑’이 키프로스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장소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군요.”
짧게 대꾸한 로건이, 조금 주저하며 질문했다.
“한데 그 이야기처럼, 정말로 저 안에 그…것이 있습니까?”
[암브로시아의 머리탑] 내용처럼, 정말로 탑 안에 잘린 사람의 머리가 있는지를 물은 것이다.단지 아까 시슬레가 보였던 모습 때문에, 로건은 직접적으로 ‘머리’라는 언급을 피했다. 다행히 암브로시우스는 그의 질문을 제대로 알아들은 듯했지만.
“글쎄요. 저 탑에는 내부로 들어가는 변변한 입구조차 없습니다. 그저 속이 텅 비어 있는 돌무더기에 지나지 않지요.”
“그럼…….”
“단지 수년 전, 큰 태풍으로 탑의 일부가 무너진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보수에 동원되었던 인부들의 말에 따르면, 실제 탑 안에서 사람의 머리뼈 같은 것은 보지 못했다 하더군요.”
그 말을 끝으로, 그들은 잠시 묵묵히 탑을 향해 걸었다.
언덕을 오르는 동안 시간이 제법 흘러, 이제 해는 완전히 지고 주변에는 어두운 땅거미가 내려앉고 있었다.
“뭐, 구전이란 것이 대개 그런 식이 아니겠습니까.”
잠시 걸음을 멈춘 암브로시우스가, 힘겨운 듯 숨을 고르며 설명을 이었다.
“이야기에 나오는 암브로시아는 제국이 세워지기도 전에 죽은 고대의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 탑이 제대로 기록에 남기 시작한 것은 4대 성황 폐하의 시절이죠.”
“그 말씀은, 지금의 탑은 이야기에 나오는 탑이 아니라는 뜻입니까?”
“네. 적어도 이곳 사람들은 아무도 저걸 그 암브로시아가 직접 쌓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엘레우시스의 암브로시아.
그녀는 지금은 멸망하고 없는 고대 도시국가, 엘레우시스의 공주였다고 전해진다.
이야기에 따르면 당시 엘레우시스는 한창 헬리오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암브로시아의 연인이 비참하게 목숨을 잃고 말았다고.
동풍이여, 무심히도 그를 가엾다 말하지 마오. 나는 그이의 이름을 찬란한 영광이라 부르리오.
깊은 슬픔에 잠긴 암브로시아는, 연인의 머리를 시작으로 동포들의 죽은 머리를 하나하나 모아 탑을 쌓아올리기 시작했다. 헬리오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높다란 언덕 위에.
그리고 탑은 마침내 거대한 저주가 되어, 적군인 헬리오스의 병사들을 무참히 휩쓸었다 전해지지.
“하지만 실제 그 전쟁으로 멸망한 것은 엘레우시스죠. 헬리오스는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멀쩡히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도시입니다. 그 이야기가 어디까지나 허구라는 것을 증명하는 데 이보다 분명한 증거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들은 마침내 언덕의 정상에 이르렀다. 잡초도 제대로 나지 않은, 푸석하고 황량한 땅에 홀로 외로이 서 있는 탑 아래로.
“자, 어떠십니까? 로건 님, 시슬레 님. 저것이 바로 그 유명한 암브로시아의 머리탑입니다. 소개하기 민망할 정도로 초라합니다만.”
“…….”
로건은 가만히 회색의 탑을 올려다보았다.
사방이 어둑어둑해서일까. 탑을 이루는 돌들 각각이 마치 누군가의 묘비라도 되는 듯 지독히도 을씨년스럽다.
‘그저 텅 빈 돌탑일 뿐이라고 했지만.’
로건의 예민한 감각에도 특별히 마기나 저주의 기운은 감지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 그건 대체 뭐였을까? 암브로시우스의 말에서 이따금 느껴지던,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그 모호한 감각은…….’
그렇게 로건이 묘한 찜찜함에 기감을 곤두세우고 있을 때였다.
“로건 오라버니.”
지금껏 줄곧 침묵에 잠겨 있던 시슬레가, 어딘가 몽롱한 표정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시슬레?”
“난 역시 이 탑이 암브로시아의 머리탑이라고 생각해.”
“…뭐?”
당황한 로건과 달리, 시슬레의 행동을 지그시 바라보는 암브로시우스의 눈이 강한 이채를 띠며 번쩍인다.
“너 괜찮니? 시슬레. 아까부터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하지만 로건의 질문에도, 소녀는 뭔가에 홀린 듯 천천히 탑을 향해 걸어가며 중얼거렸다.
“이 탑은 아마도 강한 저주를 품고 있어.”
“저주라니…….”
“내가 똑똑히 봤어, 오라버니. 그건 키프로스를 재난에 빠뜨릴 저주의 징조였으니까. 저 아래에 있는 건 분명-”
그때, 암브로시우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소녀의 말을 자르며 물었다.
“찾을 수 있겠소?”
그러고는 그는, 서둘러 시슬레에게로 다가가며 재차 물었다. 부상의 후유증이 남았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치 빠른 걸음걸이였다.
“시슬레 님이라면 알 수 있겠소? 오래 전에 탑을 세운 이가 가장 먼저 이 땅에 올린 주춧돌이, 과연 어느 것인지.”
“아마도 알 수 있어요. 그건 저기…….”
그 모든 광경을 빤히 보고 있음에도, 로건은 좀처럼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소드 마스터의 예민한 본능은, 지금 당장 시슬레의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속삭인다.
“기다려, 시슬레!”
그렇게 서둘러 암브로시우스를 앞지르며 달려가던 로건은, 반사적으로 일별한 그의 얼굴에서 숨길 수 없는 희열이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
바로 그때였다.
커엉!
갑자기 시커먼 짐승의 그림자가 그들의 눈앞으로 불쑥 솟구친 것은.
이 근방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늑대의 그림자였다.
“……!”
놈의 뜬금없는 등장에 미처 놀랄 새도 없이-
타닥!
순식간에 땅을 박찬 짐승은, 곧장 시슬레와 암브로시우스를 향해 쇄도해갔다.
탓 탓 탓!
“위, 위험합니다! 평의원님!”
“어서 이쪽으로!”
호위를 위해 뒤에서 대기하던 병사들이 화들짝 놀라며 검을 뽑는다.
그러나 그들은 위험한 짐승을 향해 바로 달려들 수 없었다. 델크로스의 황자가 재빨리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기 때문.
“잠깐! 괜찮으니 거기 멈추십시오!”
일순 모두가 황자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저 야생의 짐승이 성녀를 항해 똑바로 달려가고 있는데, 이 무슨 태평한……!
“모두 무기를 내리십시오. 그대들은 저기, 저 황가의 문양이 똑똑히 보이지 않습니까?”
연이은 황자의 일갈에, 병사들은 겨우 늑대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
한데 정말 그의 말대로, 늑대가 찬란한 황가의 휘장을 망토처럼 목에 휘감고 있는 것이 아닌가!
놀란 병사들이 엉거주춤 자리에 멈춰 서자, 로건은 아르쥬나에 닿아 있던 손을 내리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도 늑대개의 주인이 혼자 돌아다닐 녀석의 안전을 위해 둘러준 것이겠지.
역시나 애마 록사나를 위해 종종 이 방법을 써먹던 로건은, 녀석을 보자마자 대번에 늑대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다들 보시다시피 저 개는 델크로스 황가의 소유물입니다. 위험하지 않으니 경계를 풀어도 좋습니다.”
그러자-
컹!
마치 그 말에 대꾸라도 하듯, 늑대가 로건을 향해 짧게 짖어 보였다. 그리고는 이내 시슬레 옆으로 다가가서 재빨리 소녀의 옷깃을 잡아챈다.
덥석!
“어?”
갑자기 그 자리에 덜컥 멈춰 서게 된 시슬레가, 멍하니 옷깃을 물고 늘어진 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막스?”
살랑-
늑대개의 꼬리가 반갑다는 듯 흔들린다. 물론 여전히 주둥이로는 그녀의 옷깃을 강하게 당기는 채였지만.
“막스! 너 정말 막스야?”
작은 성녀의 얼굴이 서서히 미소로 밝아진다. 어느새 그녀의 정신에 깃들었던 안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소녀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늑대개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자, 그제야 녀석은 소녀의 옷깃을 놓으며 힘차게 대답했다.
컹!
물론 몸으로는 여전히 시슬레와 머리탑 사이를 미묘하게 가로막은 채다.
순간 로건은 늑대개의 눈에서, 묘하고도 익숙한 은회색의 안광이 스쳐가는 것을 보았다.
* * *
“…하! 저하!”
“응?”
“왜 눈을 뜨고 졸고 계십니까? 설마 지금 명상 중이십니까?”
“어……?”
마사인의 부름에, 성진은 부스스 몸을 일으키며 눈을 깜박거렸다. 황도를 나오자마자 마차에 틀어박히고는 그대로 꾸벅꾸벅 졸았던 모양이지.
‘아냐, 그게 다가 아니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었더라? 분명 뭔가 중요한 일을…….’
손으로 몇 차례 쓱쓱 눈가를 비벼봤지만, 안개라도 낀 듯 도통 머리가 맑아지질 않는다.
그렇게 성진이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멍한 표정을 하고 있었더니, 마사인 경이 애석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많이 피곤하십니까? 마음 같아서는 더 주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만, 이제는 정말로 일어나셔야 합니다. 저하. 마차가 레지나에 도착했습니다.”
“레지나…….”
그제야 성진은 눈을 깜박이며 마차의 차창을 돌아보았다.
과연, 어둠을 대낮처럼 환하게 밝히는 휘황찬란한 도시의 풍경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온 대륙의 물류가 모여드는 불야성의 도시, 레지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