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ren of the Holy Emperor RAW novel - Chapter (9)
성황의 아이들-9화(9/469)
009. 의외의 방문객
“그럼 지금까지는 방문자 제한이 있었단 말이야?”
단백하게 구워진 아침 식전빵을 뜯으며 성진이 에디스에게 물었다.
“대체 언제부터?”
“정확한 기간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근무한 지 2년이 지났으니, 적어도 그전부터 제한이 있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에디스가 컵에 물을 따라주며 대답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몇 안 되는 사용인들과 상주기사들을 제외하고, 일차적으로 모든 방문자의 진주궁 출입이 제한되어 있었다고 한다. 부득이하게 방문을 원하는 사람들은 일단 본궁으로 신청서를 넣어야 했다고. 황가의 일원일지라도 예외는 없었다.
그리고 신청서 대부분이 반려되었다. 사실상 출입 금지나 다름없다.
“설마하니, 외출도 금지야?”
에디스는 어깨를 으쓱했다.
“딱히 그런 건 없었던 걸로 압니다. 단지 저하께서 워낙에 진주궁 밖으로 나가는 것을 싫어하시다 보니 외출이 뜸했던 거죠.”
다행히 모레스가 별궁에서 유폐 생활을 한 건 아닌 모양이다.
하긴 일주일에 한 번 본궁 가는 것도 귀찮아서 정기 알현을 쨌다고 했지.
신성제국 황자의 인간관계, 이래도 되는 거냐?
“그래도 두 달에 한번 정도는 친구분을 만나러 타운 하우스에 가시곤 했습니다.”
“친구?”
“네, 대부분 스카르차피노 소공자님과의 약속이었던 걸로 압니다.”
친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구나.
“흐음…….”
성진은 샐러드를 씹으며 생각에 잠겼다.
황자, 황녀들의 궁인 청장미궁이나 은장미궁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다고 하니, 그러한 조치는 다분히 모레스만을 겨냥한 것이다. 유독 진주궁에만 사용인이 적은 이유와 관련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아무리 소문난 망나니였다고는 해도, 가족들이나 친구들의 방문도 막아가며 별궁에 고립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처사인가?
모레스가 성격이 좀 더럽긴 했지만 딱히 흉악 범죄자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가둬두는 게 오히려 인성이나 입지에 더 악영향을 끼친 거 아닐까?
“그런데 해제면 해제지, 부분 해제는 또 뭐야?”
“고위 사제들과 성기사들은 여전히 출입을 금한다 하셨답니다.”
“그건…….”
그러니까, 강한 신성력을 가진 사람은 아예 진주궁에 들어오지 말라?
마왕이 소곤거렸다.
[수상하다.]‘어, 그래. 완전 수상하네.’
성황 그 양반은 대체 무슨 속셈인 거지?
이럴 줄 알았으면 마왕 놈이 영혼탐지가 가능한 동안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것저것 알아볼 걸 그랬다. 찜찜한 기분으로 식사를 마친 성진은 한숨을 쉬었다.
뭐, 이제 와 혼자 고민해 봐야 성황의 속을 알 방법도 없고. 이유야 어찌 되었건, 그를 대면한 후 바로 제한이 풀렸다는 것은 어제 알현에서 성진이 보여준 인상이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는 의미일 테다. 이제는 좀 풀어놔도 속을 덜 썩이겠다 싶었나 보지, 뭐.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나 하자.
이내 사소한 생각을 모조리 지워버린 그는 곧바로 연무장으로 달려 나갔다.
“헛둘! 헛둘!”
성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연무장을 뱅뱅 도는 것으로 체력 단련을 시작했다. 이제는 제법 꾸준한 속도로 경보를 유지해도 몸에 크게 무리는 없었다. 처음 연무장에 나왔을 때 거의 기다시피 움직였던 것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발전이다.
간간히 근력 운동도 병행하기 시작했다. 생각 외로 급격하게 체중이 빠지고 있어 근 손실이 우려되었기 때문.
진주궁의 기사들도 이제는 성진의 출몰에 비교적 익숙해졌는지 그의 행동반경을 피해가며 알아서 훈련하고 있었다.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했지만 전처럼 대놓고 적대적으로 굴지는 않는다.
‘하긴 여기가 누구의 연무장인데,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속으로 코웃음을 치며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데, 연무장 입구에 낯선 사람이 나타났다. 제법 체구가 건장하고 자세가 딱 잡힌 남자였다.
그는 잠시 입구에 서서 두리번거리다 성진을 발견하고는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음? 저 순둥한 대형 리트리버 같은 인상, 어디서 본 얼굴인데?
“저하!”
그는 보기에도 화사한 금발을 휘날리며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오른손을 가슴에 척 하니 대고는 각 잡힌 인사를 건넸다.
“모레스 황자님을 뵙습니다.”
“…….”
그러니까, 어디서 뵀더라?
남자의 눈썹이 축 처진다.
“…황실 근위대, 제2기사단 단장, 마사인 클라노스입니다. 저하.”
아, 어제 본궁에서 그를 호위해 주었던 친절한 기사단장.
성진은 미안한 마음에 조금 과하게 웃으며 그를 환영했다.
“마사인 경! 설마 진주궁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네. 여긴 어쩐 일로? 오늘 비번인가?”
아닌 게 아니라 지금의 그는 기사단 정복이 아닌 간소한 평상복 차림에, 달랑 검 하나만 차고 있는 편한 모습이었다. 성진의 물음에 마사인 경은 옅게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오늘부로 방문자 제한이 풀렸다고 들어 찾아왔습니다. 이제까지는 도통 출입 허가가 나질 않았거든요. 아프신데 문병 한 번 오지 못하여 송구합니다.”
의외의 대답에 성진은 눈을 깜박거렸다.
그 말은 이전에도 종종 방문 신청을 했다는 건가? 제한이 풀리자마자 가장 먼저 달려왔고?
어, 설마 이 기사단장, 생각보다 모레스와 친했다거나…….
마왕이 뚱하게 핀잔을 날린다.
[네가 나빴네! 잘못했네! 어제 본 놈을 그새 까먹냐? 이 망나니한테 잘해주는 놈이 몇이나 된다고.]크흑. 못 알아봐서 정말 죄송합니다. 마사인 경.
성진이 밀려오는 죄책감에 속으로 눈물을 삼키는데, 기사단장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여전히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최근 체력 단련에 힘쓰신다더니, 늘 이 시간에 연무장에 나오십니까?”
“그래, 별일 없으면 하루 대부분을 연무장에서 보내고 있지.”
“훌륭하십니다!”
성진의 대답에 마사인 경이 훈훈한 눈웃음을 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특별한 일이 없다면 저도 앞으로는 이 시간에 맞춰 함께 연무장으로 나오면 되겠군요.”
“마사인 경이? 왜?”
“성황 폐하의 명이십니다. 이제부터 황자님의 검술을 틈틈이 봐달라 하셨습니다.”
적당한 인물을 보내 준다더니 기사단장씩이나?
어제 부탁한 일인데, 성황의 일 처리가 생각보다 빨랐다.
“제가 실력은 보잘것없습니다만, 기초 오러 연공 수업에는 일가견이 있습니다. 확실히 도움이 될 겁니다.”
“오오, 그래?”
“네, 처음 입단하는 스콰이어들은 주로 제가 붙잡고 가르치니까요.”
젊어 보이는데 무려 기사단 단장이다. 실력이야 확실히 좋을 것 같은데, 겸손 떠는 성격치고 저렇게 자신만만한 걸 보면 정말 기초 수업을 잘 하는 모양이다.
성진의 눈에 담긴 기대와 감탄을 알아본 마사인이 쑥스러운 듯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부끄럽습니다만, 저 자신이 오러 입문이 많이 늦은 편이었습니다. 기초를 판 기간이 다른 사람보다 훨씬 길다 보니 그 과정이 단단해질 수 밖에 없었던 터라…….”
입문이 늦어도 숙달이 빠른 사람이 있다더니, 이 사람이 그런 부류인가 보다. 보장된 실력에 든든한 기초라. 더할 나위 없는 인선이 아닌가.
성진은 씨익 웃었다.
“믿음직하기 이를 데 없군. 잘 부탁하네, 마사인 경.”
“예, 저하!”
마사인이 황송해하며 고개를 숙였다.
“음, 그런데…….”
성진은 평소와 달리 허전한 느낌이 들어 연무장을 슬쩍 둘러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까까지만 해도 여기저기 찌그러져 훈련하고 있던 진주궁의 상주기사들이 어느샌가 모조리 사라지고 없었다.
어째서일까. 분명 마사인 경이 나타나기 전만 해도…….
떨떠름하게 텅 빈 연무장을 보고 있는데, 마사인이 물었다.
“저하, 저는 주로 검을 가르칩니다만, 혹시 특별히 선호하시는 다른 무기가 있으신지요?”
“무기?”
성진은 생각에 잠겼다.
그가 예전에 마물과 싸우던 시기는, 세계의 기반 시설이 대부분 무너지고 보급도 원활하지 않았더랬다.
무기는 말할 것도 없다. 마물들의 두터운 외피에 열병기들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고, 얼마 없던 냉병기들 역시 칼질 두어 번에 이가 나가거나 부러지기 일쑤.
그러다 보니 헌터들은 강화된 맨몸 하나로 맨땅에 헤딩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간혹 마물의 발톱이나 집게, 이빨을 대충 다듬어 휘두르기는 했었는데, 과연 그걸 무기라고 보아야 할까?
“…딱히 없다고 생각하는데.”
“허면 혹시 어린 시절 배우셨던 검술에 대한 기억은…….”
“없어. 깨끗하게 날아갔네.”
성진이 더없이 상쾌한 얼굴로 대답하자 마사인이 한숨을 쉬었다.
“네. 그러면 일단은 황실 기사단 표준 검술과 바나하스 연공법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선택지도 있나?”
“제국 기사단은 기본적으로 검과 창술을 함께 익힙니다만, 오러 연공법의 경우는 하나를 숙달할 때까지 다른 연공법에 입문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보통은 창술을 위해 고안된 위로즈에 비해 직관적인 바나하스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뭐, 결국은 두 개를 다 익혀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만, 하고 그는 설명을 덧붙였다.
성진이 고개를 기우뚱 기울이며 물었다.
“하나만 끝까지 파는 것이 시간적으로 더 나은 게 아닌가? 일정 경지에 이르면 연공법의 구별이 무의미해진다고…….”
“엑?”
마사인이 괴상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누구한테 들은 말입니까?”
“마음이 가는 곳에 오러가 가는 법이라고 아버지가…….”
떽!
갑자기 마사인이 얼굴을 굳히며 버럭 하는 통에 성진은 순간적으로 쫄고 말았다.
거, 평소에는 순한 사람이 정색을 하니까 좀 무섭다.
“일정 경지? 그 경지라는 것이 대체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일생을 바친들 그 끝자락이라도 닿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어…….”
“마음이 가는 곳에… 뭐라고요? 그게 초심자에게 할 말입니까? 예?”
아니, 왜 나한테 화를 내고…….
성진이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데, 마사인이 성진의 코앞으로 얼굴을 불쑥 내밀더니 강한 어조로 재차 강조했다.
“그분에게서 뭔가를 배우겠다는 생각은 버리십시오! 뭔가 들은 것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 모두 잊으셔야 합니다! 절대로 그러셔야 합니다!”
“…….”
“아시겠습니까?”
마왕이 슬그머니 말을 걸었다.
[야, 쟤 뭔가 맺힌 게 있는 거 같지 않냐?]‘…그러게.’
어쩐지 마사인과의 수업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기념할 만한 첫 수업이었지만, 딱히 당장 검 휘두르는 법을 배운 것은 아니다. 마사인은 성진과 함께 연무장을 돌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며 우선 그의 전반적인 체력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그러면서 틈틈이 앞으로 배워야 할 황실 기사단 표준 검술의 유래와 오러 연공법의 특징들에 대해 대략적인 설명을 들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오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마지막으로 간단한 명상 방법까지 설명하고는 마사인은 수업을 마무리했다.
“본궁 근무 시간을 늦게까지 조정하면, 아마도 앞으로는 오후에도 수업을 더 봐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 되면 휴가라도 써서 수업하러 오겠노라며 의욕을 불태우는 기사단장에게 성진은 기겁하며 손사래를 쳤다.
본업에 잔업에 휴가까지 자진 반납한다고?
제법 듬직한 첫인상에 비해 마사인 경은 뭔가 보면 볼수록 어수룩한 인간이었다.
* * *
그날의 예상치 못한 방문객은 마사인 경 뿐만이 아니었다. 점심을 먹고 잠시 방에서 체조를 하고 있는데, 에디스가 조금 난처한 얼굴로 그의 방문을 두드렸던 것이다.
“저하. 아멜리아 님께서 찾아오셔서 일단 응접실에 모셨습니다.”
아멜리아가 누구냐.
다행히 네비게이션으로 너프된 마왕 놈에게는 미리 축적해 둔 정보가 남아 있었다.
[네놈의 누님이시다. 제1황녀지.]1황녀?
“방문한다는 말이 없었잖아? 그런데 그냥 들여보냈다고?”
아무리 모레스가 내놓은 자식이라도, 황자궁이 멋대로 방문 가능한 곳은 아닐 텐데. 리자베스 황비 역시 오기 전에는 꼬박꼬박 기별을 하지 않는가.
“그것이… 저하를 꼭 만나야 한다며 막무가내로 들어오시는 바람에…….”
아아. 황녀씩이나 되니 에디스의 입장에서는 들이기도, 되돌려 보내기도 난처하긴 했겠다.
그나저나 이건 또 의외의 상황이었다. 모레스 놈은 다른 황자, 황녀들과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하지 않았던가? 설마 병문안을 온 건 아닐 테고.
[특히 아멜리아랑은 진작 관계가 파탄 났다고 하던데.]‘누구 잘못이었는데?’
[당연한 거 아냐? 모레스 놈이 천출 황녀라고 걜 엄청 구박했다더라.]‘…….’
이거 방문 목적이 결코 좋은 일은 아니겠지. 성진은 한숨을 쉬었다.
“안내해.”
무거운 마음으로 터벅터벅 발을 끌며 응접실에 앞에 도착하니, 에디스가 문을 채 열기도 전에 안에서 누군가가 벌떡 일어나는 듯 끼익 의자 밀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 타다다다닥 가벼운 굽이 부딪히는 소리.
“에?”
벌컥!
갑자기 문이 거세게 밀어 젖혀지는 기세에, 순간 성진은 문 앞에서 뒤로 주저앉을 뻔했다.
어리둥절하여 앞을 바라보니, 웬 키가 큰 소녀 하나가 문고리를 잡은 채로 성진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와…….]‘와…….’
마왕과 성진은 함께 얼빠진 탄성을 질렀는데, 그도 그럴 것이 눈앞의 소녀는 그야말로 성화에서 막 튀어나온 천사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결처럼 굽이치는 결 좋은 장밋빛 머리에 청초한 하얀 드레스. 도자기 인형처럼 섬세한 뺨 위로 긴 속눈썹 그늘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마치 한 떨기 장미꽃 같은 어여쁜 소녀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성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레스.”
“어…….”
그러니까, 이 사람이 바로 그 아멜리아겠지? 근데 얘가 왜 이렇게 애틋한 시선으로 모레스를 보고 있지? 어쩐지 생각했던 거랑 좀 다른 사이 같은데?
마왕이 옆에서 쓰잘머리 없는 정보를 주억거렸다.
[평소에는 얘를 천한 계집이라고 불렀대. 물론 참고할 필요는 없겠지만.]‘닥쳐!’
성진은 식은땀을 흘리며 소녀를 향해 입을 열었다.
“어… 저… 누님? 여기는 어쩐 일로…….”
그러나 성진은 미처 말을 마치지 못했다. 그의 목소리에 순간 툭 하고 둑이 터지듯, 소녀가 펑펑 눈물을 쏟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고는.
“모레스!”
와락! 갑자기 안겨 오는 그녀의 무게에 성진은 기어이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어? 어?”
“모레스! 모레스! 모레스!”
소녀는 넘어진 성진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그의 이름을 부르며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마치 어미 품으로 파고드는 새끼라도 되는 듯 절절한 몸짓이었다. 그의 가슴께가 순식간에 눈물로 축축이 젖어 들었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황당한 얼굴로 뭔가 말을 하려던 성진은, 그러나 곧 입을 다물고 양손으로 그녀의 등을 토닥거리기 시작했다. 소녀의 가냘픈 어깨가 불쌍할 정도로 떨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서럽게 흐느끼면서 혼잣말인 듯 알 수 없는 소리를 되뇌기 시작했다.
“아아, 네가 살아 있구나! 돌아왔어! 나는 다시 돌아온 거야…. 정말로, 정말로 다행이야!”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