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ren of the Rune Book 3: Bloodied RAW novel - Chapter (104)
룬의 아이들 블러디드-105화(105/143)
105화. 추리극장의 배우들 (32)
“그래. 그럴싸한 괴담이네. 켈티카 사람들도 괴담 좋아하나 봐.”
이스핀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했다. 하지만 막시민은 뭔가 생각하는 기색이다가 물었다.
“그래서 그 백 살 넘으신 양반이 쇠의 왕과 동일인이라면 지금은 뭘 해서 조직을 운영하는데? 단순히 부자야?”
“그게 나도 의문이긴 해. ‘그분의 사람’이라는 자들이 종종 어슬렁대고, 뜻을 거슬러 잡혀갔다든가 하는 얘기도 계속 나오는 걸 보면 분명히 조직이 굴러가고는 있는 건데 그러려면 돈이 있어야 되잖아?
보통 그런 조직들은 큰 돈 벌리는 이권에 손을 대거든? 아니면 자기 구역에서 보호비를 걷든가. 그런데 그런 얘기가 전혀 없어. 뭐 모르지, 어디서 다른 이름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지도.”
“이름 알아?”
“몰라. 그러니까 다들 쇠의 왕이니 그분이니 그렇게만 부르잖아.”
그렇다면 지크 바일러가 말해준 ‘스테어 아이언스’라는 이름은 뭘까? 그거 꽤나 특별한 정보였던 걸까?
“베네트 당신은 이런 얘기를 다 어디서 듣고 오는 거야?”
베네트가 우쭐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 같은 일을 하자면 여기저기 연줄이 있어야지. 치안대도 그렇고. 치안청까지야 못 닿아도 그 정도 얘긴 다 들려와. 가만있자, 그러고 보니 오브리인가 그 인간도 탈출해버렸다며?”
막시민은 순간 크게 당황해서 되물었다.
“뭐?”
“오브리가 탈출해?”
이스핀도 마찬가지였다. 둘의 표정을 본 베네트는 그제야 만족한 반응을 얻었다는 듯 싱글거리며 턱을 치켜들었다.
“몰랐나? 하긴 몰랐을 수도 있지. 내가 정보가 좀 빠르니까. 여기가 사무실은 작아도 별별 사람이 다 들르는 곳이라서 말이야. 아침에 치안대 갔다 온 사람이 얘기해줬는데 어젯밤에 사라졌다더라고. 치안대가 발칵 뒤집혔다던데.”
이스핀이 걸터앉아 있던 책상에서 뛰어내리며 말했다.
“야, 가자.”
막시민은 바로 나가지 않고 제자리로 돌아간 베네트를 향해 책상 너머로 몸을 내밀었다.
“당신, 우리가 가고 나면 또 손님 몇 명 주워 모아서 보낼 거지?”
“아니 이봐, 날 뭘로 보고 그런 말을…….”
이젠 저 대꾸가 무슨 뜻인지 자동으로 변환되어 들렸다. ‘아니 내가 그런 짓을 하고도 남을 엄청난 놈인 걸 어떻게 알았나?’
막시민은 베네트 앞에 놓인 두툼한 장부를 낚아채어 옆구리에 끼었다. 이번에는 베네트가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어이, 그건 왜 가져가!”
“오늘은 나도 인질이 필요한 느낌이라서 말이야. 오늘 하루는 문 닫고 쉬셔. 되찾고 싶으면 저녁에 직접 와라.”
몸을 돌린 두 사람은 서둘러 밖으로 뛰어나갔다. 혼자 남은 베네트가 입맛을 다시면서 중얼거렸다.
“거참 비싸게 굴긴. 아니지. 배부른 놈들이야. 내가 빵 좀 먹여주겠다고 이렇게나 애를 쓰는데 왜 그렇게 걷어차려고 앙탈이야 앙탈이. 내가 이 거리의, 아니 늬들의 수호천사다. 알았냐?”
그는 책상 밑의 큰 서랍을 열고 묵은 장부를 세 권이나 척척 꺼내놓더니 처음부터 차근차근 뒤지기 시작했다. 예상 고객 명단을 뽑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의 영업력은 튼튼한 기초 작업과 면밀한 분석에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