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112)
112화. 자연지체
‘즉, 아스텔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전부 가리오스가 뺏어가서 (미완)이 되었고, 그 (미완)을 다시 완성시키기 위해서 다른 영웅들의 자연 친화력 능력들을 흡수시켰다는 건가?’
그렇다면 가리오스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흡수한다면 EX급에 오를 수 있다는 건가?
“죽이는 것도 상관없겠지만…… 그래도 이 엘프가 노예가 된다면 좋겠네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나요?”
‘…..영혼이 눈에 있다는 건 왜 알려주신 거예요?’
일단 가리오스가 이곳에 오자마자 쓰러트렸던 교사와 학생들이 언제 일어날지도 몰랐고, 또 능력을 가져가는 데 언제까지 시간이 걸릴지 몰랐다.
하여 나는 가리오스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정신을 못 차리는군. 보통 반신은 육신에 ‘초재생’이라는 능력이 깃들어 있어서 단번에 죽이지 않으면 끊임없이 재생하는데, 이년은 몸만 부르르 떠는군.]백골이는 그 말에 소름 돋는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
본래 미래에서는 아모리 황녀에 깃들어 있는 토지신을 강제로 가져와 또다시 행성의 침입을 반복한다.
행성에 침입을 반복하는 이유는 결국 그들이 전부 이 행성에 들어올 수 있도록 토지신을 대량으로 훔치기 위함이었다.
그게 바로 5년이었다.
이후 계속되는 침범 속에 행성이 피폐해지며 또다시 5년이 흐르고 로크가 죽는 게 바로 본래의 미래였다.
하지만 이는 로크로 인해 크게 뒤틀렸다.
토지신, 즉 행성의 파편이 부족해진 것이다.
행성에서 다른 차원에 있는 행성으로 이동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에너지가 없었고, 특히나 강한 자가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행성은 본능적으로 막아내기에 더욱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렇기에 가리오스는 신기한 보석을 만들어 싸우는 행성 약탈자들의 권유를 받아들였고, 직접 움직이기까지 했다.
다만, 가지고 있는 차원의 힘이 부족하기에 가리오스는 일단 자신하고 한 명을 더 데리고 왔다.
‘실비아를 죽여라.’
이는 동맹 약탈자의 부탁이었다.
가리오스는 일단 행성의 파편을 가지기 위해 아카데미에 침입을 했고, 그다음 믿을 수 있는 자를 실비아가 있는 곳으로 향하게 했다.
하지만 그건 처음부터 삐꺽거렸다.
-쩌억!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귀가 이중으로 있는 있는 남자 엘프는 서서히 크리스탈로 변해가는 몸을 보며 믿을 수가 없었다.
남자의 이름은 로딘 가오스.
아카데미 총장을 맡고 있는 아크 피시온처럼, 초대의 이름을 3자리 물려받은 후손이었다.
그만큼 오래 살아왔고, 또한 가리오스의 능력을 일부 물려받아 사용할 줄 알았다.
하지만 차가운 인상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소녀 한 명을 보며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너는 대체……”
“흥.”
그랜드 소드 마스터이자 업적을 가지고 있는 아이젠의 제어 훈련하에 점점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있는 실비아.
그녀의 강함은 이 세상 속 주인공이라고 불리어도 될 수준이었다.
물론 업적이 있는 자들한테는 아직 약하다는 약점이 존재했지만, 반대로 아이젠급 강자가 아닌 이상 업적이 없다면 그녀를 이길 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 정도는 저 혼자서도 충분해요.”
실비아는 검을 뽑지도 않았다.
이미 몸 안에 깃들어 있는 크리스탈 드래곤이라는 존재로부터 격의 힘이 오른 상태였기에 로딘 가오스는 그녀를 건드리지 못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절대영도’라는 영하 속에서 죽음의 정령들은 앞으로 전진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정령은 보통 양의 힘을 가지고 있다면, 죽음의 정령은 음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양의 힘에 강한 힘을 보여주는 죽음의 정령이었기에,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한기보다 더한 것이 몸에 닿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정작 실비아는 이 근처에 죽음의 정령이 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욱 무서운 죽음의 정령이었지만 실비아 앞에서는 너무 무력했다.
-턱.
실비아는 서서히 몸이 크리스탈로 변해가고 있는 로딘의 턱을 검으로 살짝 들어 올렸다.
“당신은 쉽게 죽지 않을 거예요.”
그녀는 로딘의 눈을 지긋이 바라봤다.
그러자 실비아의 동공이 마치 도마뱀의 눈동자처럼 가느다래졌다.
비늘에는 ‘티끌 하나 묻지 않는 비늘’이라는 권능이 있다면, 눈에는 ‘군림하는 눈’이라는 권능이 있었다.
이 또한 상당한 수준의 업적이 있다면 아무런 효과도 없을 테지만, 업적이 없는 로딘한테는 너무 순수하게 먹혀들었다.
“지식이 봉인되세요.”
실비아의 말에 로딘의 눈동자가 흐리멍덩해지더니, 이내 머리카락 끝까지 크리스탈로 변하였다.
“끝났군.”
그런 실비아의 곁으로 절대영도 따위 피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걸어오는 남자가 있었다.
아이젠이었다.
“황녀가 좋아하겠어. 수고했다.”
“네. 아버지.”
“그래도 아직 미숙하구나. 고작 이런 자를 상대로 이 정도로 뿜어내다니, 얼른 마음을 가라앉히고 냉기를 집어넣어라.”
지금 이 일대는 아이젠의 마나로 인해 실비아의 냉기가 더 이상 퍼져나가지 않고 있었다.
실비아는 아직 미숙한 상태기에 냉기를 자유롭게 조절하지 못했다.
“쯧. 그쪽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군.”
아이젠은 문득 아카데미에 있을 로크의 상태를 궁금했다.
***
거대한 벽화가 그려져 있는 곳에 한 남자가 또다시 서 있었다.
그저 벽화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곁으로 한 남자가 다가왔다.
“명령하신 것을 끝냈습니다. 가리오스 일족은 전멸입니다.”
“수고했다. 잠시 대기하도록.”
“예.”
남성은 그의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났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르자, 그 따분함을 참지 못한 남자가 분위기라도 전환시켜 보려는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또 이 벽화를 보고 계시군요.”
“……”
하지만 결국에는 침묵이 지속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10분 정도가 흐르자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가리오스는 멍청했다.”
이곳에 있었는지 벌써 1시간.
그가 내뱉은 첫마디는 가리오스의 무능을 탓하는 말이었다.
“오랜 시간 살아온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욕망밖에 없었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나대는 꼴이 퍽이나 우습지 않은가.”
가리오스는 부서져 있는 분홍색 머리카락을 가진 벽화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이 벽화를 보고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말이야.”
“……예?”
가리오스는 영웅왕의 존재를 알고 있음에도 이 벽화를 처음 보는 듯했다.
오직 자신한테 필요한 욕망만을 살아왔기에, 주변을 돌보지 못한 것이다.
영웅왕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 이 벽화를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말이다.
“가리오스가 실패하실 것을 알고 계셨습니까?”
“……”
그는 부하의 말에 침묵했다.
곧 긍정이나 다름없었기에 부하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영웅들의 왕은….. 역시나 저 행성에 있는 듯하구나.”
“……”
“자신의 후손을 정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사도를 만든 것인지 모르겠구나. 뭐가 되었든 간에 그자를 죽이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겠지.”
저 행성에 가리오스를 보낸 이유는 그곳에 영웅왕이 있는지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이 행성의 가치를 남하고 나눌 생각이 없었던 그였기에, 가리오스가 자신의 욕망에 못 이겨 직접 이 행성으로 갈 것임을 알았고 그녀가 떠나자 필요한 적을 전부 배제시켰다.
“태초부터 살아온 존재의 마지막은 참으로 허무하구나…..”
그의 말은 공허를 떠돌았다.
***
능력은 심장에 보관되어 있다.
그 말은 절반 정도가 맞는 말이었다.
일단, 최초의 엘프들은 각자가 사용하는 능력이 있었고, 그에 맞는 마나가 존재한다.
애초에 마나를 익히는 방식은 엘프들로부터 가져왔기에, 최초의 엘프들 또한 자신만의 마나는 심장에 보관하고 있었다.
“……”
아무튼 심장에 마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한몫하는 듯싶었다.
“후우.”
심호흡을 한 번 내쉬고 나는 손을 가리오스의 오른쪽 가슴을 향해 뻗었다.
보통 왼쪽에 심장이 있지만, 가리오스 같은 경우 특이한 마나를 사용해서인지 오른쪽에 심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좀처럼 손을 뻗기가 쉽지 않자, 보다 못한 백골이가 소리쳤다.
“가, 가, 가슴 만진다고 떠는 게 아니야!”
[그럼 뭐냐! 그냥 심장에 자연의 기운만 흐르면 알아서 된다는데! 왜 계속 망설이냐!]“…..”
[왜 갑자기 조용해지냐?]“몰라도 돼.”
아무튼 엘프는 엘프인지 상당히 예뻤고, 가슴도 컸다.
그렇기에 망설여지고 있었는데 백골이의 말에 하는 수 없이 손을 가져갔다.
-말캉!
처음 만져보는 여성의 가슴이라고 느끼고 싶었지만, 애석하게도 그 느낌보다도 먼저 눈앞에 떠오른 창이 있었다.
-띠링!
[「드루이드의 육신(미완)」이 아스텔의 능력을 발견하고 흡수를 시작합니다.]그냥 만나는 순간 「드루이드의 육신(미완)」이 알아서 발동될 거라던 영웅왕님의 말이 사실이었다.
‘뭔가….. 빨려들어 오네.’
촉감이 점점 무뎌지다 보니 여자 가슴을 만지고 있다는 것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몸 안으로 영혼 같은 게 빨려들어 와 내 몸 어딘가에 있는 블랙홀로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신기하고 처음 겪는 느낌이었지만, 신비하게도 어딘가 따스했다.
그 말을 끝으로 눈앞에 창이 하나 떠올랐다.
-띠링!
[「드루이드의 육신」이 EX급 「자연지체(自然肢體)」로 각성하였습니다.]그 창과 동시에 내 머릿속으로 수없이 많은 지식들이 빨려들어 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