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113)
113화. 자연의 지식
「드루이드의 육신」은 말 그대로 최초의 아스텔 육신이었다.
그 말은 자연 친화력을 가지기 전의 육신이었고, EX급이 된다 할지라도 급이 나뉘어 있을 수도 있었다.
「자연지체(自然肢體)」는 그보다 한 단계 높은, 말 그대로 자연 친화력 능력까지 전부 가지고 있는 자연 그 자체인 몸이라는 것이다.
그 능력을 가지는 것과 동시에 내 몸에도 수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근육이 작아지고, 피부가 더욱 하얘지며, 머리카락에 약간의 녹색 기운이 깃들었다.
푸른색 눈동자에 살짝 녹광이 흐르며, 귀의 생김새 또한 변화를 보였지만 미묘했다.
로크를 아는 자들이라면 그냥 모습이 조금 변했다고 느끼는 수준이었지만, 내제되어 있는 힘은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로크는 그걸 느끼지 못했다.
“으아……”
그저 입을 멍하니 벌린 채 바보처럼 있을 뿐이었다.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지식을 감당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지식을 아예 못 감당하는 건 아니었다. 로크의 몸에 적용된 「자연지체(自然肢體)」가 들어오고 있는 지식을 천천히 적용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천천히 진행시키고 있다 보니, 로크의 괴로움이 증폭되고 있던 그때였다.
-팔랑!
로크의 머리카락 위로 나뭇잎 하나가 떨어졌다.
그 순간 머리가 맑아지며 로크의 눈동자에 다시 생기가 돌았다.
「여어…..라고 해야 하나?」
생기가 돌아온 로크의 눈앞엔 익숙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스텔이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
아스텔은 이미 로크를 알고 있었다.
어쩌면 당연했다.
자신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육신이 로크의 몸을 대신하게 되면서, 로크한테 아주 일부지만 아스텔의 기억이 스며들었으니 말이다.
그건 꿈이라는 형태로 나왔고, 아스텔은 로크한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조금씩 전달했다.
「잘했어.」
아스텔은 나오자마자 나를 칭찬했다.
「나를 꺼내줘서 고마워.」
그리고 감사함을 전했다.
아무래도 영웅의 능력과 영혼이 나한테 있기는 했지만, (미완)이었다 보니 아주 일부만 지니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렇기에 가리오스의 몸으로부터 내 몸으로 이동할 때 아스텔의 영혼은 완성된 것이다.
「영웅왕님의 공격으로 가리오스의 몸은 분자 단위로 분해되려는 걸 간신히 막고 있어서 영혼과 능력이 모두 옮겨질 수 있었어.」
분자 단위가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정도라니 역시 영웅왕님은 대단했다.
“여긴….. 당신의 심상세계 맞죠?”
「맞아.」
저번에 아스텔의 기억으로부터 본 적이 있었기에, 이곳이 심상세계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나는 줄 수 있는 업적이 없어. 애초에 내 업적은 극과 극이니까.」
엄청 등급이 높든가, 엄청 등급이 낮든가.
아스텔의 업적은 그러했다.
「그래서 난 내가 가진 모든 능력을 너한테 주고 싶었어.」
아스텔은 나에게 자신이 가진 자연에 관한 능력을 모두 물려주고자 하였다.
그렇기에 내 머릿속에 태풍처럼 몰아붙였던 지식들이 점점 이해가 되며 자동적으로 습득되기 시작했다.
「가리오스를 죽이지 않은 선택은 정말 좋았어. 죽여서 복수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니까. 영원히 노예로 부려야지. 죽을 때까지 뽑아 먹어야 그거야말로 복수지.」
“……”
영웅들은 하나같이 신기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구나.
하지만 이건 나도 이해가 되었다.
‘단번에 죽이면 복수는 허무하지.’
역시 복수라고 하면, 복수 대상을 보다 비참하게 만들어주며 그것을 지켜보는 것이야말로 최고라고 생각한다.
「가리오스를 노예로 만드는 건 쉬워. 간단하게 말하자면 12엘프는 세상을 ‘생명을 창조한 신’이라고 알려진 자로부터 만들어졌어. 세상의 수호 목적으로.」
“수호?”
「정확히는 자연이야. 생명이 창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연을 지켜주는 역할로 우리를 창조했어. 그렇기에 우리는 생명을 창조한 신의 명령을 항시 들어야 해.」
“그 신이 우리가 아니잖아요.”
「애초에 불가능했으면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겠지. 우리 최초의 12엘프들은 자신들의 후손들 즉, 혼혈 엘프들한테 자유롭게 명령을 내릴 수 있어. 쉽게 말해 너희가 말하는 노예 계약 수준이지. 죽으라고 하면 죽는 그 정도 수준이야.」
“……설마.”
「가리오스는 12엘프의 자격을 잃었어. 그러면서도 엘프야. 즉, 내 능력을 모두 가진 너는 가리오스한테 명령을 내릴 수 있어.」
그게 가능하다는 건가?
그렇다면 문제가 생긴다.
가리오스가 만약에 도망간다면 모든 게 그냥 이론만 맞는 것뿐이었다.
「그다음 내 능력 중 하나인 ‘고독충’을 사용하면 돼. 자연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벌레를 상대의 몸 안에 넣는 거야. 쉽게 말해서 도망가도 네가 원할 때 죽일 수 있어.」
“그거 다행이네요.”
「고독충을 만드는 방식은 네 머릿속에 있을 거야. 그럼 행운을 빌게.」
아스텔은 더 이상 가르쳐줄 게 없었다.
업적도 없었고, 능력도 지식도 전부 내 머릿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잠깐만요. 마지막으로 궁금한 게 있어요.”
「가리오스가 왜 배신했냐고 묻고 싶은 거지?」
“네.”
영웅왕님으로부터 간략하게 듣기는 했다.
최초의 12 엘프 중에서 가리오스의 능력은 겉돌다 보니, 스스로가 나온 것이라고 말이다.
「가리오스만 음의 힘을 가진 게 아니야. 11명의 엘프 전부 양의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아. 음의 힘을 가진 엘프들도 있어. 그들은 훗날 ‘다크 엘프’라는 명칭으로 불려. 물론 능력의 차이는 있지만 가리오스의 능력처럼 악독하지 않기에 서로가 친하게 지내지.」
“그럼…..?”
「가리오스의 능력은 악독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해 못 할 수준은 아니었어. 스스로도 자신의 능력을 나름 만족해했으니까. 다만, 자유롭게 행동할 수는 없었지.」
가리오스의 능력은 죽은 자들의 조종 및 그들의 힘을 일시적으로 흡수하는 것.
하지만 음의 힘 중에서도 그녀의 힘은 이질적이었고, 그렇다 보니 최초의 11 엘프들은 인의적인 차원에서 능력의 원래 목적만을 강요했다.
「원래 그녀의 힘은 ‘복수 열망’이라는 거였어. 죽은 자들이 한을 가지면 그 한을 풀어주기 위해 힘을 빌리는 거였지. 하지만 그 한을 풀어주면 영혼을 해방시켜야 했지만 그녀는 그게 싫었던 거야. 약해지니까.」
계속해서 성장하는 다른 엘프들과 달리 가리오스는 순간 강해졌다가 약해진다.
죽은 자들이 없으면 힘을 아예 사용하지도 못하니, 점점 강해지는 엘프들을 보며 자괴감이 들었고 결국 배신했다.
그것이 결말이었다.
「그녀를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야. 하지만 배신은 좋지 않아. 어떤 형태로든 배신은 용납할 수 없어.」
서서히 심상 세계가 무너지고 있었다.
아스텔과 만난 지 1시간이 흘렀다는 것이다.
「자연에 관해서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불러. 도와줄 테니까.」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
머릿속에는 안정적으로 자연의 지식들이 자리 잡았다.
눈앞에 자연의 지식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자 내 상태창에서도 무언가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띠링!
[「자연지체(自然肢體)」가 A급 능력 「폭풍의 일보(一步)」를 보다 성장시킬 준비를 합니다.] [「자연지체(自然肢體)」가 S급 능력 「매직미사일」을 보다 성장시킬 준비를 합니다.]내가 가진 능력들 중 자연의 지식 속에 속해 있는 능력들을 보다 성장시킬 준비를 하였다.
아마 자연의 지식 속에 있는 것과 맞춰서 다르게 진화시킬 것이 분명하였기에,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네.’
아스텔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자연의 지식은 한낱 인간의 지식수준으로 판단하면 안 되었다.
-띠링!
[「자연지체(自然肢體)」가 A급 능력 「생활의 지식」을 무력화시킵니다.] [「자연지체(自然肢體)」가 B급 능력 「빛의 동경」을 무력화시킵니다.] [「자연지체(自然肢體)」가 C급 능력 「수학 신동」을 무력화시킵니다.]인간의 지식 중에서 자연의 지식에 해당되는 것들을 배제시켰다.
‘일단 이 둘은 자연의 기준에서 보면 잘못된 것들이야. 「빛의 동경」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게 바로 배제의 이유였다.
한낱 인간 기준에서 만들어진 지식들이었고, 특히 「생활의 지식」 같은 경우는 할리덴슨의 기초 마법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니 필요가 없던 것이다.
“후우.”
숨을 쉬자 몸 안에 수없이 많은 자연의 기운이 들어왔다 빠져나가기를 반복했다.
몸 안에 있는 장기와 핏방울 하나까지 느껴질 정도로 선명했다.
이제 자연은 전과 달리 나한테 굴복하는 존재였다.
아니, 정확히는 나를 우러러보는 존재들. 즉 내가 그들 위에 군림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죠.”
한층 진화된 몸을 더 살펴보고 싶지만, 그건 일단 천천히 하면 된다.
현재 로크의 눈에 가리오스의 몸이 서서히 다시 재생을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마나로 분해되던 몸을 계속 붙잡고 있던 게 효과가 있었나 보군.’
격과 급이 떨어진 태초의 엘프
내 명령을 무조건 들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도망갈 수 있으니 나는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동원하여 아스텔이 만들어준 ‘고독충’이라는 것을 창조하기 시작했다.
“정순한 자연의 기운으로 만들어지는 ‘생명 창조 순환’의 원리.”
그것이 바로 고독충을 만드는 원리였다.
인간은 자연의 속성을 적게는 4가지 많게는 8가지 속성으로 분리한다.
현재 헤이톤스에서도 자연의 속성을 총 5가지로 분리해 둔다.
불, 물, 번개, 바람, 대지.
이렇게 분리한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그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드래곤들이다.
신의 대리인이라고도 불리는 그들의 속성이 총 5개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의 지식을 흡수한 지금 나는 수많은 속성을 알 수 있었다.
“모든 속성의 교리를 담는다.”
무한에 가까운 속성의 교리를 조금씩 내 손으로 모으기 시작했다.
-슈아아아아아아아악!!!!!
주변에 있던 모든 자연이 빨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 생명력까지도.
생명 창조 순환은 결국 내 작은 생명력을 씨앗 삼아 무한에 가까운 속성으로 조금씩 성장시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나만의 생명체’를 만드는 것이다.
만드는 것도 오래 걸리고,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기에 자주 만들 수도 없었다.
하지만 내 영혼으로 만들어진 나만의 생명체이기에 오직 내 명령에만 복종했다.
-뽀옹!
손에 무색의 벌레가 만들어지자, 나는 그것을 가리오스의 심장에 가져갔다.
-띠링!
[사역마 목록에 《가리오스》가 추가되었습니다.]기존의 사역마와는 달랐지만, 아무튼 가리오스 또한 사역마 목록에 추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