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124)
124화. 교정
아토란은 요 며칠 동안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동대륙의 강자인 위디아 공작가.
한때 겁을 먹었다고는 하지만, 자신도 한 제국의 황태자였다.
그런 자신이 위디아 공작가로 인해 추태를 보였는데, 고작해야 벌점이 전부였다.
오히려 자신도 벌점을 받았다.
‘제기랄.’
아버지로부터, 그리고 아카데미의 진짜 총장으로부터 자중하라고 들은 뒤부터 아토란 황태자는 자신의 성격을 철저히 숨겨야만 했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도 참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버러지가…..!’
고귀한 이들만 들어올 수 있다는 블루 기숙사에 하찮은 레드 기숙사 학생이 들어온 것이다.
가장 깨끗해야 하는 곳에 티끌이 묻은 그런 느낌.
어차피 로크라는 녀석만 건들지 않으면 되니 아토란은 레드 교복을 입은 학생의 뺨을 때렸다.
-쫘악!
“경비병!”
“예, 예!”
그러자 멍해 있던 경비병들이 서둘러 아토란 황태자의 곁으로 다가왔다.
레드 학생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인 채 맞은 뺨을 감싸 쥐고 있어야만 했다.
“대체 정신을 어디다 두고 있는 거지! 감히 벌레만도 못한 녀석이 들어오는데 어째서 막지 않은 거지?”
“그, 그게 그러니까…..”
경비병은 이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망설였다.
그도 그럴 게 아토란 황태자가 말한 말 중 틀린 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레드 기숙사가 블루 기숙사 연무장에 들어가는 건 교칙상 문제는 없지만, 그녀가 들어오는 것으로 인해 블루 기숙사 학생 몇 명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기는 했다.
물론 그들은 연무장에서 로크와 수련하는 것을 봤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지만, 아토란 황태자는 지금까지 로크와 연관을 끊고 있었기에 헤르시아를 몰랐다.
“대체 너희들은 어째서 천민을……”
하지만 아토란 황태자의 말은 끝까지 이어질 수 없었다.
-톡…. 톡…..
어깨에 목검을 두들기며 다가오고 있는 로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서로가 벌점을 먹은 상황.
하지만 아토란 황태자는 겁을 먹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는 잘못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야.”
“뭐, 뭐냐?”
로크는 물끄러미 헤르시아의 얼굴을 바라봤다.
과거 상처 입었던 뺨이 지금 아토란 녀석한테 맞아서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 그건…..!”
아토란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저 빨간 천민이 이곳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이유를 말이다.
교칙상 상관없었지만, 그냥 암묵적으로 레드나 화이트는 블루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아토란의 잘못이 맞기도 했다.
“자, 잠깐만! 너도 지금 벌점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겠지? 한 번 더 벌점을 먹으면 너는…..!”
-탁!
로크는 무심한 얼굴로 목검으로 어깨를 툭툭 쳤다.
그 순간.
-오싹!
두려움을 느끼며.
“꼬르르륵…..”
기절했다.
***
아토란 황자한테 분노의 감정을 실으면 죽을 게 분명했다.
감정을 조절하는 시간 속에서 나는 여러 감정을 깨우쳤다.
부정적인 감정들이라면 능력이 발동되는 것을 깨달았고, 그중 분노의 감정이 가장 강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다만, 다른 능력들은 조금 특이했다.
분노라는 감정이 살(殺)이라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 짜증은 오히려 상대의 감정에 두려움을 느끼게 하여 기절시켰다.
이미 허니 버드로 실험을 몇 번 해봤기에, 나는 아토란 황자한테 짜증이라는 감정을 최대한으로 담았다.
‘미물과 달리 인간은 이 정도 감정을 담아야 하는 건가.’
인간 그것도 아토란 정도 되는 실력자한테 최대의 감정을 실어서 보내면 일단 기절한다.
만일 분노의 감정을 담았으면 정말 죽었을 수도 있었다.
‘나는 마스터 이하의 생명체들을 손 하나 까딱이지 않고 죽일 수 있게 됐다.’
물론 아직은 불확실하다.
아토란도 나름 재능있는 녀석이라 오러를 사용할 줄 알기에, 이 정도 면에서만 끝났을 수도 있고, 그 이상의 실력자라면 안 통할 수도 있었다.
“뭐해?”
“예, 예?”
“가자.”
내 말에 헤르시아는 멍하니 있다가 조심스레 기절한 아토란 황자를 바라봤다.
“이분은…..”
“곧 사람들 올 거니까 걱정하지 마.”
내 예상대로 경비병들이 소란을 떨며 누군가를 부르고 있었다.
“가자. 여기 있으면 괜히 복잡해지니까.”
“……네.”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등을 돌리는 나를 헤르시아는 이상한 얼굴로 쳐다봤다.
***
-화르르르륵!
헤르시아 검술의 문제점은 너무 우직하다는 것이다.
가장 큰 장점이지만 단점이기도 했다.
마치 앞을 지키는 든든한 전사의 방패처럼.
최전위에 서서 공격을 핵심을 담당한다.
적이 뒤로 가지 못하게 모든 것을 태워버리며, 앞에 있는 모든 것을 태워버린다.
미래의 그녀는 그러했다.
“로하트리오와 다르게 너희 가문이 몰락한 이유가 있었네.”
“……저도 이제 알았어요.”
그녀의 검술은 지독하리만큼 큰 약점이 있었다.
균형이었다.
하체가 중요하다 보니, 더욱 강한 하체의 힘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나를 사용한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다 할지라도 자세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방식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도…..’
미래의 헤르시아는 몸이 어긋나 있는 상태로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다.
그 때문에 검법의 단점을 찾기는 했지만, 그걸 제대로 다룰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본격적으로 싸우기 시작할 때면, 이상하리만큼 대지에 다리를 집어넣었는데 당시에는 그게 무슨 해괴한 짓인가 생각했었다.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하체의 힘을 더욱 교정할 방법이 없을까요?”
너무 어렸을 때부터 혹사시켰던 다리는 이제 평범한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신체를 완전히 비튼다면 모를까, 현재 내 눈에 비치는 헤르시아의 다리는 상당히 많은 무게로 인해 일반적으로 고쳐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신전의 힘을 빌려도 무리일걸?”
그들은 신체를 재생시키는 힘이 있어도, 신체를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바꾸는 힘은 없다.
경지를 이루고 신체가 제 탄생한다고 해도, 애매하게 어긋나 있는 이 몸으로 몸에 재탄생하다 보니 제대로 검술의 위력을 내기 힘들 것이다.
‘차라리 그냥 다른 검술을 익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예?’
현대의학?
‘…..헬창이요?’
가끔 영웅왕님이 장난삼아 하시는 말씀에 들어가 있는 언어였다.
“……”
그들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영웅이 있을까?
영웅들은 다양하게 있으니 일단 등급이 높지는 않겠지만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일반 영웅 카드.
G~S급 카드까지 일정한 확률로 영웅의 능력에 당첨되는 카드다.
이걸로 S급 영웅에 당첨된 적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EX급 능력에 적응하기 위해서 신경 쓰고 있었다 보니 이 한 장의 영웅 카드를 깜빡하고 있었다.
“헤르시아.”
“왜요?”
“잠시 혼자서 연습 좀 하고 있어 봐. 화장실 좀 갔다 올게.”
“네. 그러세요.”
헤르시아는 별 의심 없이 목검을 들어 올렸다.
화장실에 가는 척, 남들이 없는 곳에 간 나는 곧장 상태창을 열어 일반 영웅 카드를 열었다.
[망보고 있으마.]“그래.”
열린 카드를 누르자 눈앞에 창이 떠올랐다.
-띠링!
[D급 영웅 에 당첨되셨습니다.]-띠링!
[기억이 스며듭니다.]눈앞에 가장 먼저 들어온 사람은 매끈한 몸….이 아닌, 피부가 엄청 축 늘어난 여자의 몸이었다.
[피부가 늘어난 건가? 늙은 오크 같네.]가끔 무리를 떠나 홀로 다니는 오크들이 있는데, 밥을 오랫동안 먹지 못하면 피부가 처진다.
[오크보다 심각하네…..]피부가 늘어나도 너무 늘어나 있지만, 흘러들어오는 기억 속의 여인은 거울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드디어….. 성공했다.”
그 말과 동시에 나는 다시 원래의 기억 속으로 돌아왔다.
-띠링!
[한숙희는 어렸을 때부터 고도비만으로 태어나 20살이 넘는 나이에 몸무게가 650kg가 넘었습니다.] [불운한 집안 환경이 한몫했지만, 결국 주체할 수 없는 식탐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이렇게 살면 죽는다 싶었던 한숙희는 자신감을 얻고, 자신의 이야기를 서로 공감하고자 개인방송이라는 것을 시작하여 독자들과 함께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독자들은 자신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한숙희가 노력하는 모습에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한숙희는 미래에 자살할 14,524명을 구원하였습니다.]-띠링!
[스킬 「못 먹어도 고」를 획득하였습니다.]D등급답게 기억도 너무 단편적이었다.
거기에 직접적으로 사람을 구했다기보다는, 한숙희가 자신이 살 빼는 과정을 기록으로 계속 남김으로써 사람들한테 희망을 준 것이다.
그 영상이 미래까지 퍼지며, 자신의 우울한 몸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뭐가 됐든 간에 굉장히 사치스러운 나란가 보네요. 먹을 복이 터졌네.”
우리 세상에서 다이어트라는 걸 하는 인간은 없는데.
“근데 영웅왕님이 찾아주신 건가요? 시기가 너무……”
스킬 「못 먹어도 고」는 「하늘을 향한 살기」가 있던 공백에 들어감으로써 선택받는 순간 기억이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그 시기가 마침 헤르시아의 자세를 신경 쓰고 있을 때라 너무 알맞았다.
“네.”
영웅의 능력을 얻는 것은, 곧 그녀가 그 능력을 얻었을 때의 기억을 일부 얻는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일부러 영웅의 기억을 반복해서 보기도 하니 말이다.
자신이 다이어트할 때의 루틴과 운동법이 그녀의 기억 속에 가장 많이 남아 있었지만, 이건 헬창이라는 작자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자세였다.
“운명이든 운이든 간에 괜찮겠네요. 근데 한숙희라는 영웅은 늘어진 피부는 어떻게 했대요?”
“노력한 만큼 큰 성과를 얻었으니 다행이네요.”
대충 자리를 정리하며 헤르시아가 있는 연무장으로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