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133)
133화. 의인화
내가 상대한 녀석은 그리 강한 녀석이 아니었지만, 아탈리네 황녀와 백골이가 상대하는 녀석은 상당히 강한 녀석이었다.
톱클래스에 근접한 푸른색 보석을 지녔지만, 애석하게도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부작용이 심하다는 것이다.
다른 이들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심한 부작용으로 인해, 얼굴에 붕대를 항시 감고 있어야 했다.
-푸시이이…..
붕대를 풀자 흘러나오는 독가스에 백골이는 미간을 찌푸렸다.
[저건 독이 아니다. 바이러스다.]“후훗. 독인가요?”
[…..아니라고.]차라리 독이었다면 더 좋겠지만, 저건 세포 즉 악독한 바이러스에 속해있었다.
붕대를 푸는 순간 뿜어져 나오는 연기에는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바이러스가 있다.
키튼 바이러스라고 하는데, 저걸 들이키는 순간 몸에 바이러스가 남아 다른 사람한테 점점 퍼져나간다.
저 녀석 하나만으로 행성 하나가 멸망할 수 있을 정도로 지독한 바이러스였다.
[차라리 독이라고 인지하는 게 더 좋겠지.]육체적인 능력은 강하지 않지만, 저 바이러스로 인해 굳이 싸우고 싶지 않은 녀석 중 하나였다.
[저 녀석의 몸을 건드리지 마라. 그냥 내가 해결…..]“그림자 속박.”
아탈리네는 굳이 저자의 몸에 닿을 생각이 없었다. 독이라고 인지한 순간, 저자의 몸에 몸이 닿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탈리네는 먼 거리에서 까마귀를 소환했다.
-푸드드드드득!
무한히 늘어나는 까마귀들을 보며 21호는 식은땀을 흘렸다.
기름기가 가득한 식은땀이 땅바닥에 흘렀지만 21호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림자 정원이라고 했던가…..’
그림자라는 건 하나의 속성이 될 수가 없다.
물론 그건 21호의 생각일 뿐, 자연의 기준을 파악하고 이해한 로크한테는 그림자 또한 자연의 일부였다.
허나, 21호는 그림자라는 것의 속성의 약점을 알지 못했다. 그것이 속성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꽈아아아아아아악!
그림자 정원에서 흘러나온 그림자의 늪이 21호의 몸을 강하게 속박시키고 있었다.
거기에 날아오는 까마귀들도 마치 진득진득한 진흙처럼 변하며 21호의 몸을 봉인시키려 하고 있었다.
[빨리 끝내야겠군.]21호는 바록 두꺼비라는 영물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
그 육신은 백골 다람쥐보다도 단단한 육신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었다.
특정한 지역에서만 사는 두꺼비다 보니, 그곳에서 벗어나면 말라 죽는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저 녀석은 능력만을 가지고 있기에 그러한 단점이 없었다.
그렇기에 백골이는 일단 자신한테 내재되어 있는 충격의 양을 계산했다.
[칫.]모자랐다.
최근에 충격을 받을 만한 일도 없었거니와, 요즘 로크 녀석이 괴롭히지도 않기 때문에 충격을 모을 날도 없었다.
최근에는 오히려 채소를 너무 먹어서 그런지 살이 찌고 있을 정도였다.
[할 수 없군.]백골이는 몸 안에 있는 충격을 최대한 확산시키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저 녀석도 아직 73호를 상대하고 있으니…..]73호는 바위 아르마딜로라는 마수의 영혼을 가지고 있기에, 그 단단함에 애를 먹을 것이다.
그 전에 이 녀석이 뿌리는 바이러스가 로크한테 가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서둘러 처리하는 편이 좋았다.
백골이는 조용히 몸을 웅크렸다.
-우드득!
관절이 뒤틀리는 소리가 작은 다람쥐한테서 들려왔다.
서서히 커지는 백골이의 모습에 뒤에 있던 아탈리네 황녀는 조금 놀랐는지 손으로 입을 가렸다.
“어머……나.”
애초부터 기다랬던 꼬리는 오우거조차 감을 수 있을 정도로 커지고, 다리와 팔에는 다람쥐처럼 털이 돋아났다.
툭 튀어나왔던 앞니가 뒤로 들어가며, 붉은 눈동자가 서서히 커지고 짧았던 머리카락이 서서히 길어졌다.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내려오자 백골이의 성장이 멈췄다.
“……예쁘셔라.”
“칫!”
150cm 정도 되는 작은 키.
과거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작은 키였다.
아직 백골이가 힘을 전부 되찾지 못했다는 증거였지만, 그래도 충분했다.
“너는…..!”
엉켜있는 그림자를 풀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21호는 눈앞에 나타난 순백의 여인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71호…..!”
“이 모습만으로 나를 유추한 건가? 아니면 애초부터 나인 줄 알고 있었던 건가?”
“한낱 배신자 주제에 감히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줄은 몰랐구나.”
“배신자라….. 웃기는군. 보석의 진정한 정체를 안다면, 너는 과연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지 심히 궁금해.”
“……뭐?”
백골이는 손을 들어 올렸다.
그 손에는 다람쥐였던 시절에 모아놓은 털 뭉치가 들려있었다.
“작은 상태라서 항상 짜증 났지만, 나쁘지 않은 점도 있어. 그게 뭔지 알아?”
“…..네놈.”
“지금은 년이다.”
들고 있던 털 뭉치를 던졌다.
-슈웅!
고작 손목의 힘으로만 던졌음에도, 털 뭉치는 빠른 속도로 21호의 몸에 박혔다.
-퍼억!
“커헉…..!”
가슴 중앙에 털 뭉치가 박혔지만, 21호는 일단 침착하게 상황을 주시했다.
‘목이 잘리지 않는 이상 나는 죽지 않는다.’
다른 녀석들과 달리, 바록 두꺼비는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힘을 체내에 품고 있었다.
다리가 잘리면 두 개의 다리가 자라나는 바록 두꺼비는 그 어떤 종족보다도 강한 재생력을 가지고 있었다.
“작은 상태로 있어서 좋은 건….. 내 능력을 활용성을 보다 절실히 깨닫는다는 점이다.”
-탁!
백골이가 손가락을 튕기자, 21호의 몸 안에 있던 털이 서서히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이, 이건…..!”
몸에 뚫린 구멍이 서서히 확장되기 시작하자 21호는 그제야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내 털이다. 한 가닥씩 충격을 흡수시켜놨으니 견뎌봐라.”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21호의 가슴 안에서 수백 번의 폭발이 일어났다.
비록 그 폭발의 힘은 크지 않았지만, 작은 것도 겹쳐지면 강해지는 법.
수백 번의 폭발을 맞이한 21호의 몸은 조각조각 갈라지기 시작했다.
“네가 아무리 단단해도 외부에서의 공격이 뚫렸을 때 무언가 이상하다는 건 눈치챘어야지.”
오직 육체적인 힘만 믿는 녀석들의 패인은, 자신의 능력에 자만심이 강하다는 것이다.
-짝짝짝짝짝짝짝!
죽어있는 21호의 몸에 마석을 꽂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푸른색 보석은 채취할 수 있었다.
보석을 줍자마자 뒤에서 박수소리가 들렸다.
‘서, 설마…..!’
황급히 뒤를 돌아보니, 언제 73호를 죽인 것인지, 진작에 땅바닥에 앉아 나를 구경하는 로크가 있었다.
“대박.”
“……”
제일 들키고 싶지 않은 녀석한테 얼굴이 알려졌다.
***
백골이는 한동안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작아지더라도 백골이는 얼굴을 들지 않고 오히려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칭찬했는데 왜 그래?”
[…..닥쳐라.]한동안 백골이를 건들면 안 될 것 같았다.
아무튼간에 우리는 계속 이동을 시작했다.
“잠깐만요!”
하지만 그 이동도 5분 정도가 흐르자 발걸음을 멈추어야만 했다.
“무슨 일이죠?”
“아무래도 까마귀가 닿은 것 같아요. 이곳으로 데려올게요.”
아무래도 한참 전에 보냈던 까마귀가 날아가서 닿은 모양이었다.
아탈리네는 거대한 까마귀를 없애고 땅바닥으로 내려왔다.
“그림자 정원.”
멀리 있는 상대를 부르려면 그 그림자가 최대한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기에, 아까 21호를 상대할 때 펼쳤던 그림자 정원을 다시 한번 펼쳤다.
“그림자 인형.”
-슈우우우욱!
내 눈앞에 아탈리네와 크기가 똑같은 그림자 인영이 만들어졌다.
움직이지 않는, 말 그대로 인형이었다.
“그림자놀이.”
그 순간, 그림자 정원에 있던 그림자가 물이 빠지는 것처럼 순식간에 빠져버렸다.
그림자 인형으로 만들어진 인영의 모습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남성의 모습으로 변하였다.
“황녀님?”
아탈리네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남성의 손에 재빨리 내가 넘긴 차원이동마법진을 주었다.
“중요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알려드릴게요. 너무 멀리 있어서 오래 버틸 수가 없어요. 그 안에 편지도 적어놨으니 빨리 읽어보세요.”
“아, 네, 넵!”
그 말과 동시에 남성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후우…..”
식은땀이 가득한 아탈리네 황녀를 향해 나는 손수건을 내밀었다.
내 손수건이 아니라 과거 에리나한테 받은 건데 아직까지 나한테 있었다.
“고마워요.”
아탈리네는 조심스레 손수건을 받아들고 땀을 닦았다.
‘그림자 조형도 제약이 있나 보네요.’
완벽히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충분한 듯 보였다.
“중요한 내용은 편지로 적어놨고, 다음 임무 전달 때 보충 설명을 하면 될 거예요.”
“가장 성가셨던 문제가 풀려서 다행입니다.”
[……]그 말에 백골이는 슬며시 얼굴을 가렸던 손을 뗐다.
[……저 녀석 내 부하였는데?]“…..응?”
[젠장. 그래서 아탈리네 녀석이 나를 알고 있었군. 감히 내 영역에서 나대고 있었다니…..]처음 봤을 때 아탈리네는 백골이를 보자마자 하프노스트임과 동시에 그가 71호라는 것을 눈치챘다.
이곳으로 오기 전 다른 적들은 알지 못하기에, 그저 첩보원이 정보를 모으는 게 더디다고만 생각했다.
그저 탑클래스 푸른색 보석을 지닌 자들만 알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백골이가 말한 걸 보니 내가 생각한 것들도 맞기는 하지만, 그 이전에 백골이를 자세히 알고 있었던 이유가 직속 부하였다는 것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아무튼 오늘은 이만 돌아가도록 하죠. 곧 1시간입니다.”
아탈리네 황녀도 기력을 전부 빼앗겼다 보니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었다.
어차피 5분 정도 흐르면 1시간이기에, 아탈리네 황녀를 생각하며 일단 숨어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숨을 공간을 찾고 있을 때, 왠지 모를 건물 같은 곳에 들어갔다.
‘고대 유적인가?’
마치 숲속에 있는 고대 유적 같았다.
“일단 저기로 들어가죠.”
“네.”
고대 유적으로 들어가자마자 눈앞에 거대한 벽화 하나가 보였다.
여러 말이 쓰여 있었고, 무언가의 형태로 보이는 그림도 그려져 있었지만, 분홍색 기운이 있는 곳이 부서져 있었다.
‘아시는 곳이세요?’
“…..네.”
잠깐 의문이 들긴 했지만, 영웅왕님의 말이니 손해 볼 게 없을 거라 생각했다.
-스릉.
나는 검을 뽑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