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141)
141화. 8호 (2)
한천잉어는 왜 수가 적을까?
애초부터 한천잉어는 신수(神獸)다.
신의 욕망을 가지고 태어난 그들은 이상하리만큼 오만했다.
그렇기에 그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무시했고, 결국 한 존재의 심기를 건드렸다.
백골다람쥐 때와는 다른 이유.
하지만 결국 한천잉어는 생명의 삶을 하찮게 무시했다는 이유로 멸종한다.
우주 최단기간 멸종.
이걸 아는 이들은 없었고, 한천잉어의 존재 또한 서서히 적어졌다.
영웅왕님에 관한 기록도 그들은 결국 지우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영웅왕님 또한 기록을 전부 지우지 못한 것이다.
‘초능력의 힘을 차라리 지금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공중에 떠 있던 나는 어째서 내 몸이 떠올랐는지 궁금함이 생겼다.
‘딱히 이질감이 없어. 말 그대로 몸이 떠오른 거야.’
검을 쥐는 것도, 몸에 힘을 주는 것도 자유롭다.
다만, 제자리에서 움직이는 게 불가능했다.
마치 떠오르지도, 가라앉지도 못하는 물속에 있는 것 같았다.
‘발을 박찬다면 다가갈 수는 있겠지만…..’
우선 8호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이상한 에너지를 피하는 게 우선이었다.
《이 검 – 불이 타오른 길.》
-화르르르르르륵!
검에 감싼 불꽃은 곧 황혼의 예기와 함께 다가오는 에너지를 모조리 불태웠다.
‘위력은 약한가?’
갸우뚱하는 나보다 놀란 건 8호였다.
“그걸….. 벴다고요?”
에너지의 정체는 초능력의 전초 단계, 즉 기사가 오러를 사용하기 전 마나를 모으는 행동과 굉장히 유사했다.
라인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로크는 그 단계를 부술 수 있지만, 원래는 절대로 불가능한 것.
특히나 초능력같이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오직 정신력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초능력의 전초 과정을 베어냈다는 건 굉장히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이상한 일을 로크는 자기도 모르게 황혼의 예기를 활용하여 베어버린 것이다.
[가 발동됩니다.]-콰앙!
공중을 박차고 신형이 화살처럼 쏟아졌다.
모아들고 있는 에너지를 전부 산산이 부숴버리며, 신형이 8호의 눈앞까지 갔다.
“아직.”
-퍼어어어엉!
하지만 이내 내 몸은 또다시 뒤로 튕겨 나갔다.
‘벽?’
말 그대로 튕겨 나왔다.
물리적인, 강압적인 저항력을 느끼지 못했다. 말 그대로 튕겨 나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패? 밀어내는 힘?’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정신을 차리며 시각에 집중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모두 지운다.
감각으로 오는 거짓된 것들을 지우며 오로지 진실 하나에만 집중한다.
‘초능력은 미지의 힘.’
날아오는 에너지를 가까스로 피하며 주위를 계속 맴돌았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갑자기 대지가 폭발해도.
-쏴아아아아아아아아!!!!!
얼음으로 만들어진 무구가 하늘에서 떨어져도.
-화르르르르르르르륵!!!!
불길로 이루어진 해일이 주변에 요동쳐도 일부로 8호의 근처로 다가가지 않았다.
관찰하듯 신중히 그녀의 몸 주변을 맴돌며 최대한 능력을 끌어올렸다.
영웅왕님으로부터 초능력에 관해 자세히 이야기를 들었다.
다만 지금 말한 약점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한천잉어라는 정신력이 무한하며 똑똑한 녀석의 능력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반사하는 힘, 밀어내는 힘, 불을 조종하는 힘, 얼음을 생성하는 힘….. 어린아이 상상 속에서나 나올법한 능력들이네.”
내 말에 그녀는 후훗 웃을 뿐이었다.
“두렵나요?”
“그다지?”
“어째서죠? 보통 이 정도면 두려움을 느낄 텐데요?”
확실히 신비한 힘이다. 그러면서도 강한 힘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빈약해.”
“……네?”
“빈약하다고. 네 공격.”
상상력이 빈약하면 위력도 반감한다.
“제가 봐주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 건가요?”
“알고는 있는데….. 뭐, 전력을 다해도 딱히 강할 것 같지는 않으니까.”
그 말에 그녀는 싱글싱글 웃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핏덩이한테 그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네요. 그 대가는 죽음인데 괜찮으시겠어요?”
-철컥.
검을 다시 치켜들었다.
“시간 없으니까 후딱 끝내자.”
그 순간 발에 폭풍이 몰아쳤다.
***
[〈용살(龍殺)〉이 발동됩니다.]《뇌룡의 일각 – 섬룡(閃龍).》
-파지지지지지지직!
일각의 뿔을 달고 사방을 누비었다.
발에 부착된 폭풍의 힘과 뇌룡의 힘은 8호의 정신을 어지럽혔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검과 초능력으로 만들어진 에너지가 부딪칠 때마다 산이 무너져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실제 결계 밖에 있는 이들한테까지 그 파동이 퍼질 정도였다.
“이잇!”
-화르르르르르르륵!
8호는 서둘러 거대한 화염으로 만들어진 뱀을 소환했다.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는 화력, 청염(靑炎)을 두르고 있는 뱀은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눈앞까지 다가왔다.
-파지지지지지직!
《삼 검 – 뇌전이 관통한 길.》
다가오는 뱀을 향해 검을 일자로 뻗었다.
-파앙!
거대한 뱀은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고 몸에 거대한 구멍이 뚫리며 소멸되었다.
[가 발동됩니다.]-콰앙!
그녀가 방심하는 사이 땅을 박차고 그녀의 몸 앞까지 다가왔다.
“소용없다는 걸 모르세요?”
“그건 모르지?”
그녀의 몸은 반사하는 힘이 흐르고 있었다.
다가가는 즉시, 몇 배의 힘으로 다시 되돌리는 그런 힘 말이다.
[〈신시(神示)〉가 발동됩니다.]하지만 내 감각은 이미 그 반사하는 힘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
“천적이라고 알아?”
그 순간 일각이 뿔이 사라지며 머리에 정체불명의 뿔이 만들어졌다.
《폭풍룡의 일각 – 석룡(石龍).》
뿔에 깃들어있는 힘을 발견한 그녀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드래곤의 힘……!”
아주 일부만이 가지고 있는 드래곤의 힘.
그 힘이 눈앞에 있는 꼬마한테서 느껴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가장 놀란 건 그 힘의 위력이었다.
지금까지 신수, 영물, 마수들이 가지고 있던 드래곤의 힘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녀는 몸 주위에 펼친 방어막을 더욱 단단히 하는 것으로 답을 내었다.
이상하리만큼 이 소년의 속도는 빠르기에, 지금 생각하고 있는 초능력 중에서 이 소년을 밀어낼 수 있는 건 없었다.
“후우……”
눈앞까지 다가왔지만 로크는 더욱 신중히 검을 뻗었다.
황혼.
이 검은 너무 위험하다.
충격을 흡수하고 몇천 배나 되는 예기를 간직한다. 그리고 그 힘은 가볍게 태산을 누르며 생물의 격마저 무시한다.
“20% 해방.”
그렇기에 나는 그 안에 있는 충격의 힘을 배터리처럼 활용하기로 했다.
-서걱!
“…..!”
“……”
검이 해방되자 황혼은 주인이고 적이고 뭐고 할 것 없이 모든 것을 베어버렸다.
‘무권(無拳).’
검을 최대한 컨트롤하며 천천히 하지만 일자로 검을 휘둘렀다.
「자연신검(自然神劍) 제 일식 – 무색의 길」
앞에 있는 것을 모조리 소멸시키는 길이 만들어졌다.
-……파아앙!
조용히 울려 퍼지는 일자로 만들어진 길 앞에 두 명의 남녀가 바닥에 쓰러졌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고요한 결계 속. 두 남녀는 마주 보며 쓰러졌다.
“제, 제 승리예요.”
“쿨럭…..”
하지만 쓰러진 남녀의 상황은 극명하게 갈렸다.
8호는 비록 손과 다리가 사라졌지만, 통각을 잠재우는 초능력을 사용하여 몸에 오는 고통을 없앴다.
거기에 초능력이라는 힘은 설사 몸이 움직이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었다.
-파지지지지지직!
전력으로 만들어진 창이 로크의 눈앞까지 다가왔다.
하지만 로크 또한 망가진 팔과 잘린 다리를 무시하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너만 괴물인 줄 알아?”
[이 발동됩니다.]-스르르르르륵.
황혼의 여파로 사라졌던 팔과 다리가 다시 재생되자 8호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괴, 괴물…..?”
“인간은 무슨…… 이제 진짜 괴물이 된 느낌이네.”
다가오는 전격의 창을 검을 휘둘러 파괴시켰다.
“날 죽일 수는 없어.”
“알고 있어.”
애초에 그녀의 몸은 다시 재생과 재생을 반복한다.
‘초능력의 힘은 망상의 힘.’
그 말은 그녀 또한 불로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힘을 빼놨으면 충분하거든.”
-띠링!
[【일곱 개의 죄악】 【분노】가 해금됩니다.] [영웅왕의 일부가 강림합니다.]아무리 그녀가 강하다고 한들, 아무리 그녀가 무적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스스스슥…..
영웅왕님의 힘은 모든 것을 무(無)로 만드는 불가항력의 힘이 깃들어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어?”
-파스스스슥…..
내 몸이 분해되기 시작했다.
시간이 끝난 것이다.
***
영웅왕은 빠르게 판단했다.
로크가 분해를 시작하는 그 짧은 0.00001초의 순간은 영웅왕한테 굉장히 긴 시간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할 수 있는 긴 시간이 있다고 할지언정,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은 짧았다.
자신의 전력도 아니고 그저 힘의 일부만 나오는 것이다 보니, 빠르게 행동하고 판단해야 했다.
그렇기에 영웅왕은 죽이는 행위가 아닌 붙잡는 행위를 했다.
반신이 아닌 그녀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불러올 수는 없는 법. 그렇다 보니 아예 붙잡았다.
“뭐, 뭣…..!”
8호는 서서히 흩어지는 몸을 느꼈다.
그리고 그 몸에 있는 이상한 강제력까지 느껴야만 했다.
“대, 대체 뭘 하려고…..”
그녀 또한 차원을 강제로 이동했다.
다만, 그녀는 오면서 백골이와는 많은 상황을 겪었다.
자신의 몸에 있는 검은색 보석이 파괴되는 것과 동시에, 보라색 보석이 강제로 눈앞에 있는 소년에 굴복한 것이다.
납치와 강압. 그렇기에 보석 안에 있던 작은 한천잉어의 영혼이 두려움을 느끼며 강제로 굴복하고 있던 것이다.
“영웅왕님 끝난 건가요?”
그녀는 백골이처럼 다람쥐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미 영혼은 나한테 속박되어 있었다.
“…..노예죠.”
그렇게 난 8호를 납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