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149)
149화. 대결 (2)
“…..신기한 기분이네. 아니,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로크는 길을 걷다가 눈앞에 다가오는 존재를 느끼자마자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크렌디니아의 기운이 갑자기 끊겼는데, 아무래도 그가 원인인 것 같았다.
“나도 묘한 기분이군. 어째서 그대의 몸에 천마(天魔)의 힘이 깃들어 있는 거지?”
“……글쎄? 왜일까?”
“허어……”
눈앞에 멈춰 서 있는 인간.
인간이었다.
다만, 그 인간은 굉장히 익숙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결국 패배했던 건가…..’
천마 백무린.
그가 내 앞으로 검을 들고 찾아왔다.
“본좌는 1호라고 하네, 모든 기억이 사라졌지만 과거 백무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
“기억이 사라졌다라…..”
눈빛이 가라앉은 로크의 모습에 백골이는 옆에 있던 흑순이의 몸을 툭툭 쳤다.
“왜?”
“우리는 피해 있자고.”
“그니까 왜?”
“개념 탑재 안 하냐? 지금 상황 안 보여?”
로크의 손은 천천히 황혼의 손잡이를 향해 뻗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에 흑순이는 백골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둘은 뒤로 물러났다.
‘…..그럼요?’
“…..”
뭐가 되었든 간에….. 결국 그를 죽이는 수밖에 없다는 것만큼은 뼈저리게 알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뭐가 말이냐?”
“당신한테 배운 걸음걸이는 이미 잊어버렸습니다.”
“나한테 배워?”
1호의 궁금증에 로크는 말을 무시하며 천천히 황혼을 들어 올렸다.
“그러니 그 대가로 당신의 영혼을 해방시켜 드리겠습니다.”
“오만한지고…..”
1호 또한 검을 들어 올렸다.
[조심해라.]백골이는 동물의 모습으로 변한 뒤 뒤로 숨으며 1호의 강함을 몸으로 절로 느끼고 있었다.
[1호와 2호는 지금까지 한 번도 그 어떠한 모습도 드러낸 적이 없다. 다만, 그 강함은 동일하다고 한다. 그 둘이 본격적으로 싸우면 행성이 사라진다는 말이 돌다 보니 자주 나서지 않는다고 한다.]“……”
로크는 조용히 황혼을 겨누며 중얼거렸다.
“10% 개방.”
-파앗!
그 순간 1호와 로크의 몸이 사라지더니.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주변 일대에 폭풍이 몰아쳤다.
***
타퀴오는 마스터의 경지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오르지 못하고 끙끙거리다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아카데미, 어차피 그곳에 가도 고만고만한 애들과 비실거리는 교사들이 가득하여 경지를 이륙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로하트리오 가문의 권유가 아니었다면 솔직히 오고 싶지도 않은 곳이었지만, 타퀴오는 이곳에서 인연을 만났다.
로크.
앙숙이나 다름없는 위디아 가문의 녀석이지만 상관없었다.
강자지존의 법칙을 가지고 있는 로하트리오 가문이기에 타퀴오는 오직 로크와의 결투를 고집하고 또 학습했다.
황금 멧돼지를 우상으로 삼는 로하트리오 가문의 교훈을 잊지 않으며 로크와의 경지를 뛰어넘고자 했다.
“대단하군……”
“씨익….. 씨익…..”
타퀴오는 어째서 지금 이 순간 로크가 생각나는 건지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한 압도적인 강자.
서부의 북부에 위치한 로하트리오 가문은 1년 내내 몬스터가 들끓었지만 지금 만난 이 녀석과는 차원이 달랐다.
‘어째서 저 남자…..’
타퀴오는 눈앞에 있는 적에 집중하지 못했다.
로크와의 결투, 그리고 가리오스라는 여자와 대등하게 싸우고 있는 9호라는 남성한테 모든 신경이 다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
‘어째서 권로가 나와 똑같은 것이지?’
주먹을 뻗고, 몸을 비틀고, 다리로 찬다.
모든 행동이 로하트리오 가문의 비전과 흡사하면서도 어딘가 달랐다.
정확히는 가문의 비전보다도 더욱 정교했고 파괴적이었다.
타퀴오는 자신도 모르게, 로크와 9호의 모습을 비교하며 주먹을 휘둘렀다.
“멧돼지 돌진.”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공기가 폭발하며 중압감이 물러났다.
“……!”
“55호라고 했나?”
피가 범벅이 된 타퀴오의 몸에 황금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마스터라는 건 이런 느낌이군.”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주변 일대의 대지가 폭발하며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네 녀석!”
대지가 폭발해도 55호는 살아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입을 열 수 있었다.
“천으로 변하는 네 녀석의 능력은 참으로 역겨웠다.”
55호는 몸을 천으로 변하여 충격을 분산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타퀴오와 상극 중에서도 상극이었다.
“그러니….”
타퀴오는 손을 펴서 날카롭게 만들었다.
“베겠다.”
로하트리오 가문.
황금 멧돼지 1파.
나무 베기.
-서—–걱—-!!!!
그 순간 55호의 몸이 분리되었다.
“강하면 나도 강해지면 된다.”
쓰러진 55호의 경악스러운 눈을 본 타퀴오는 이내 흥미를 잃었는지 발걸음을 돌렸다.
***
헤르시아는 스스로 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애초에 헤르시아의 검술은 여성이 익힐 수 없는 검술이었기 때문이다.
대지에 다리를 지탱하고 모든 공격을 막아내며 아군의 선봉에 서는 헤르시아의 검술은 로크가 생각하더라도 너무 무식한 검술이었다.
하지만 헤르시아는 해내고자 했고, 로크의 교육을 완전히 받아들이며 검에 화염을 피워냈다.
“놀랍구나. 나이도 어린 것이…..”
-쩌억!
얼음의 폭풍의 불어오는 공간 속에 단 한 명의 소녀만이 뜨거운 불을 내뿜고 있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만 같은 얼음의 폭풍을, 붉은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소녀는 화염을 피워내며 검을 휘둘렀다.
-쩌억!
거대한 얼음이 갈라지고, 날카로운 얼음 조각이 몸에 튀었다.
몸은 이미 피범벅이 되어 있었지만 그녀의 눈은 죽지 않았다.
‘조금만 더….’
아직 지탱하고 있는 다리에는 힘이 들어갔다.
“그대는 움직일 수가 없는 건가? 계속 방어만 해서 이길 수 있겠나?”
자신을 39호라 소개한 남성은 또다시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거대한 얼음이 소환되기 시작했다.
‘지금……!’
약자가 강자를 잡으려면 한 번의 기회를 바로 잡아야 한다.
상대의 방심.
39호는 헤르시아의 검술의 약점을 파악한 상태였기에, 거리를 벌려 먼 거리에서만 공격을 계속 퍼부었다.
예상대로 헤르시아는 움직이지 못했고, 지겨운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에 가지고 있던 경계심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39호의 머릿속에는 그냥 큰 공격으로 헤르시아를 빨리 죽이고 여기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그걸 헤르시아는 놓치지 않았다.
-불끈!
헤르시아의 다리에 혈관이 도드라졌다.
검을 잡은 손에 마나가 흘러 들어가며, 그녀의 눈은 살며시 감겼다.
그녀의 몸 구석구석에 화염의 마나가 깃들며, 그 마나를 견디지 못하는 육신은 여기저기 비명을 질렀다.
혈관이 도드라지다 못해 터지기도 했지만, 헤르시아는 검을 잡으며 눈을 계속 감았다.
‘감각에 집중한다.’
로크는 둔해지는 만큼 감각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시각을 포기한다.
청각과 후각만으로 상대의 위치를 확인하며, 검을 잡은 손에 자신이 넣을 수 있는 최대의 마나를 집어넣었다.
그 순간.
-화륵….
그녀의 검에 지금까지 보이지 않은 순수한 불꽃이 깃들었다.
헤르시아가 익힌 검술 ‘레드 소드’의 원천이 발휘된 것이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쿨럭!”
39호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뒤를 돌아봤다.
“방금 그건…… 쿨럭!”
헤르시아는 온몸에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내며 무심한 얼굴로 39호를 바라봤다.
“로크씨가 그러더라고요. 대포가 되라고.”
한 자리에서 강력한 화력을 뿜어내는 대포.
아군의 선봉에 서서 강력한 화력을 내 뿜는 대포가 되라고 로크가 조언했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가 했지만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저는 더 강해질 겁니다.”
그 말과 동시에 39호의 몸이 산산조각 나며 흩어졌다.
***
가론은 로크와 만나고 나서 홀로 수련을 거듭했다.
신기한 느낌이었다.
아인의 힘이라는 것을 제대로 체험해본 적 없는 가론으로서, 아인의 힘이 깨우치고 난 뒤의 힘은 신세계나 다름없었다.
굳이 로크가 무언가를 가르쳐줄 필요가 없었다.
짐승은 본능으로 자신의 힘을 터득하는 법이다.
가론은 자신의 아인의 힘을 깨우친 이후로 스스로 수련에 수련을 거듭했다.
“어째서 아인이….. 아인이 아직도 존재하는 거지?”
“그게 무슨 말입니까?”
자신을 14호라 소개한 남자의 주변에는 이미 시체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타퀴오와 헤르시아가 푸른색 보석 둘을 상대하는 데 진심을 발휘한 것에 반해, 가론은 이미 10명의 적을 처치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가론의 몸은 너무도 멀쩡했다.
“크크크…..”
“당신….. 뭘 알고 계신 겁니까?”
14호는 큭큭 웃으며 잘린 팔을 바라봤다.
“너희 아인들을 쇠퇴시킨 건 우리다.”
“……뭐라고?”
“너희의 힘은 위험하거든. 본능적으로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는 네 녀석들은 행성 지배에 큰 방해물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러니 너희들의 힘을 봉하고자 한 거지.”
14호는 눈을 부릅뜨며 가론을 바라봤다.
“누구냐. 멸종한 너희들의 힘을 깨운 자가.”
“…..닥쳐.”
모든 것을 알게 된 가론은 무표정한 얼굴로 14호를 바라봤다.
“어째서 아인이 숨어야 했는가, 어째서 아인이 자신의 힘을 잃어버린 것인가….. 그에 대해서 항상 궁금해했다. 그래….. 그거였나.”
“짐승은 새끼를 버리지 않는 법이지.”
14호의 마지막 말에 가론의 눈동자가 커졌다.
-서걱!
가론의 손톱에서 흘러나온 마기가 14호의 몸을 수십 개의 조각으로 만들었다.
“너희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죽여주마.”
아인.
다른 말로 토지신들의 직계혈손이라고 한다.
가론의 힘은 그중에서도 최고였다.
***
가리오스와 9호의 싸움은 서서히 끝에 다다르고 있었다.
아무리 영혼이 많더라도, 영혼 하나하나의 힘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9호는 서서히 약해졌다.
“…..이게 너의 싸움인가? 가리오스-!!!!!!”
9호는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황금멧돼지…… 아이를 건드릴 수 없다는 정보가 사실이었군.”
영혼을 아이의 모습으로 만들어 계속 소환했다.
처음 9호는 괜찮았지만, 계속해서 아이가 만들어지자 몸 안에 있는 또 다른 짐승의 영혼이 더 이상 싸우지 않게 강제력을 발휘했다.
그 순간을 노려 가리오스는 공격을 퍼부었다.
“으득…..!”
“그냥 죽어라.”
9호의 죽음은 허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