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28)
28화. 에리나
에리나는 미래에 굉장히 유명해진다.
‘72 영웅에 들어가는 유일한 위디아 공작가의 혈통이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에리나가 찾아왔다는 소식에 밥도 먹지 못하고 가고 있었다.
짜증이 일어났기도 했지만, 어쩌겠는가.
힘이 없는 사람이 찾아가야지.
‘네. 죽지 않았어요.’
그녀는 위디아 공작가와 함께 몰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래에 72 영웅 중 한 명으로 불리며, 전투에 앞장서는 ‘대마법사’가 된다.
‘딱히 그런 것도 아니에요.’
위디아 공작가의 혈통은 마나를 느끼는 재능이 굉장히 뛰어나다 보니, 예로부터 뛰어난 마법사들도 많이 배출해냈다.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역대 위디아 공작들 중에 마법사는 없다고 들었어요.’
그렇기에 지금의 에리나도 후계자 자리에 관심이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
‘무엇보다 그녀는…… 음.’
‘생각해보니까….. 어째서 콜로렌스가 여기에 있었던 걸까요?’
임무 때문에 이곳에 왔다는 말을 듣긴 하였다.
콜로렌스가 속한 조직은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동시에 조직에 어울리는 재능을 찾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과장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콜로렌스와 에리나의 인연은 아마 지금일 가능성이 높았다.
‘만일 제 생각이 맞다면, 운명 변동률이 1%나 오른 이유가 납득이 되네요.’
그저 예상일 뿐이지만 콜로렌스가 이곳에 온 이유는 임무도 있지만 세간에서 들려오는 에리나의 재능을 확인하기 위함도 있을 거라 생각된다.
‘맞아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에리나 대신 제가 조직에 들어가게 되어서 1%가 변한 것 같아요.’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었다.
우선, 지금의 에리나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녀가 72 영웅이라 불릴 때 소식은 조금 알고 있었다.
첫째 그녀는 아카데미를 졸업하자마자 위디아 공작가에서 나와 마탑으로 들어가 연구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마탑으로 들어간 것 자체가 좀 어이가 없었죠.’
굳이 마탑으로 들어가야 할 이유가 없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역대 위디아 공작들 중에서 마법사는 없지만, 에리나처럼 마법의 길을 걷는 사람은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들도 있다 보니 굳이 마탑으로 갈 필요가 없었다.
마탑에 마법사들이 가는 이유는 권위도 있지만, 마탑에 속해있는 마법사들의 지식을 탐하기 위해서인데, 위디아 공작가에는 마탑과 비슷할 정도로 방대한 정보가 있다고 들은 적이 있었다.
전쟁으로 인해 전부 사라져버린 위디아 공작령의 폐허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트레져 헌터들이 남아있는 정보를 찾기 위해 향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었다.
‘둘째로 그녀는 위디아 공작가가 멸망할 때, 죽지 않았어요.’
당시 위디아 공작가은 장남인 미하엘이 이끌고 있었다.
전쟁에서 로디릭과 그의 여동생인 실비아가 죽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에리나는 어째서인지 초반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또한 들리는 소문이라 신빙성은 없지만, 전쟁에 앞장서려는 위디아 공작가를 에리나가 극구 말렸다는 소문이 있었다.
‘…..글쎄요? 그러고 보니 그 양반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아이젠 공작의 소식은 알지 못했다.
나름 위디아 공작가 혈통이었기에 웬만하면 정보를 찾아서 듣는 편이었지만, 초반 전쟁 중에서 죽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었다.
‘뭐. 그 양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에리나 때문에 운명인과율이 변한 건 확실하네요.’
‘아뇨. 일단 에리나를 만나보죠. 거의 다 왔으니까요.’
메이드 리사를 따라가자 그곳에는 화려한 식탁에 음식이 가득 쌓여있는 정원과 함께 금색 머리카락을 가진 에리나가 싱긋 웃고 있었다.
‘…..저 여자는.’
로크의 시선은 에리나보다 뒤에 있는 가느다란 검을 허리춤에 차고 있는 주황색 머리카락의 여자한테 더욱 쏠렸다.
***
미래에서 로크의 키는 생각보다 커진다.
180cm 정도로 헤이톤스 행성 인간 남성 평균으로 봤을 때 키가 상당히 큰 편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용병 생활 때 먹는 음식이, 위디아 공작가에 갇혀 있을 때 먹었던 음식들보다 영양가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충분한 영양가를 먹지 못한 지금 로크의 키는 굉장히 작았다.
‘저게….. 내 동생인가?’
첫눈에 보자마자 에리나는 로크의 얼굴을 보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귀여웠다.
든든하지만 너무 정직한 미하엘과 죽여 버리고 싶은 로디릭, 만날 때마다 눈에 불을 켜는 재미없는 실비아.
가족들 자체가 너무 재미없는 에리나한테 로크는 너무 신선하게 다가왔다.
너무도 여린 아이.
하지만 눈동자에 보이는 굳건한 신념은 그 어느 기사보다도 깊었고, 무언가를 갈망하거나, 무언가에 겁먹은 표정이 아닌 마치 신기한 생물을 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가 로크니?”
“알고서 부른 거 아닌가? 그보다….. 아니다.”
로크는 앉으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식탁 앞에 앉았다.
식탁에 앉자 뭐라 말할 것 같았던 에리나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지긋이 바라보기만 했다.
“내 얼굴에 뭐 묻었나?”
“응. 귀여움이 묻어있어.”
나는 영웅왕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에리나를 바라봤다.
“…..헛소리는 그만하고 부른 이유부터 말해줬으면 하는데?”
에리나는 싱긋 웃으며 식탁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였다.
“일단 음식부터 먹을까?”
***
B급 능력인 「미움받을 근성」은 패널티가 있는 능력이었다.
과거에 얻었던 「어린아이 용기」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용기는 오직 어린아이일 때만 통한다는 것을 인지시켜주었다.
너무 과한 용기는 때때로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을 말이다.
「미움받을 근성」은 몸 안에 있는 모든 에너지를 일순 사라지게 하였다. 그 때문인지 어제 충분한 음식을 먹었음에도 몸이 회복되질 않았다.
여기서 로크는 그저 음식을 많이 먹어서 다시 에너지를 회복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반동이 너무 심한 능력이야.’
진지하게 상태창에서 이 능력을 빼야 할지 고민했다.
에너지라는 게 쉽사리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 간과한 것이 있었다.
[이 발동됩니다.]영웅왕님이 추천했었던 능력이 음식을 먹음으로써 발동되었다.
과거 절대 미각을 가졌던 요리사의 능력으로, 이 요리사는 ‘단 하나의 존재’한테 요리를 해준 것으로 영웅이 되었다.
오로지 그만이 가능했던 요리, 그가 절대미각이었기에 가능하였다.
‘하긴, 미각에 관련된 영웅이기도 하고, 맛을 본다는 것 자체가 능력 기준으로 봤을 때 실전일 법도 하네.’
에리나가 준비한 음식들은 지금까지 로크가 먹었던 음식들과 궤를 달리했다.
어제 호텔에서 먹었던 음식들조차 에리나가 준비한 음식에 따라가지 못했다.
어쩌면 당연했다.
아무리 호텔이라고 해도 위디아 공작가보다 더 좋은 식재료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위디아 공작가에 충성한 ‘사냥꾼’이라는 존재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간에 에리나가 준비한 음식은 육류 외에도 조미료나 향신료들도 전부 희귀한 것들이었다.
거기에 솜씨 좋은 요리사의 실력까지 합해진 음식들은 로크의 능력을 발동시켰다.
‘맛있다.’
지금까지 먹었던 고기가 고무라고 말하는 것처럼 에리나가 준비한 음식은 터무니없이 맛있었다.
먹을 때마다 육신이 서서히 회복된다는 것이 실감 날 정도였다.
‘「미움받을 근성」에 혹사당한 몸을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일 수도 있겠는데?’
다만, 가성비가 너무 없었다.
에리나가 준비한 음식을 먹으려면 일단 많은 돈이 필요한데, 나한테는 그 돈이 없었다.
거기에 공작가에 요청해도 주지 않을 것 같았기에, 나는 할 수 없이 모든 체면을 버리고 음식을 최대한 몸 안에 집어넣었다.
“…..근데 아까부터 대체 뭘 보는 거지?”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먹어.”
먹는 건 좋았으나 계속해서 지켜보는 에리나의 눈빛이 서서히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할 말 있으면 해.”
“없다니까? 그냥 맛있게 먹으렴. 나는 누나니까.”
“…..왜 네가 누나지?”
“네보다 4개월 빨리 태어났으니까?”
‘……’
나는 조용히, 그러면서도 빠르게 몸의 에너지를 채워갔다.
***
에리나는 그 이후로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아무 말 없이 돌아갔다.
그제야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메이드들과 테스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 줄만 알았습니다.”
“일은 무슨 일? 어차피 싸우러 온 것도 아니었을 텐데.”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몰라도 돼.”
만일 에리나가 나를 진짜 해칠 마음을 가지고 왔다면, 만나는 즉시 내 능력이 먼저 발동됐을 것이다.
무슨 목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결과만 놓고 보자면 나한텐 이득이었다.
‘체력이 채워지다 못해 넘쳐 흐르네.’
나는 밥을 먹고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졌다.
순서대로 과외를 해야 했다 보니, 역사학을 배우기에 앞서 잠깐의 휴식을 가졌다.
“잠시 쉴 거니까, 하이실러가 오면 말해줘.”
“알겠습니다.”
주위에 있는 사용인들을 물리고 혼자가 되자, 나는 영웅왕한테 말했다.
‘영웅왕님. 정산해주세요.’
-띠링!
[운명이 2.681% 변하였습니다.] [크나큰 변동률입니다.] [S급 영웅 카드 1장을 획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