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3)
3화. 검술 교관
나는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카드 뽑기를 시작했다.
-띠링!
[G급 에 당첨되셨습니다.]-띠링!
[기억이 스며듭니다.](그 창이 떠오름과 동시에 머릿속에 또 하나의 기억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거대한 배낭을 두 개나 들고 있는 남성이 가파른 산을 힘겹게 올라가고 있었다.
옷이 굉장히 특이했다. 초록색, 갈색, 검은색 패턴이 얼기설기 엮어있는 모양이었다.
“허억……. 허억…….”
“죄, 죄송합니다. 김일식 병장님.”
“신경 쓰지 마. 허억. 허억.”
뒤쪽에는 발을 다친 것인지 똑같은 옷을 입은 남자가 쩔뚝거리며 그 남성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다리를 다친 남성은 아무것도 짊어지지 않았고, 가슴팍에 작대기가 4개가 그려져 있는 남성의 등에는 두 개의 배낭이 있었다.
“흐윽! 흐윽…….”
그 모습에 다리가 다친 남성은 울음을 터트렸다.
다리가 다친 남성의 어깨에는 작대기가 한 개만 있는 걸로 봐선, 지금 울고 있는 남성의 계급이 더 낮은 것 같았다.
서러워서 우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우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모습에 김일식이라는 병장은 지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웃으며 남성의 어깨를 툭툭 쳤다.
“울지마 새꺄. 그럴 수도 있는 거지.”
“흐윽! 고맙습니다……. 절대로 그런 생각을 가지지 않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띠링!
[의 기억에서 돌아왔습니다.] [□□부대 김일식 병장은 발을 다친 김성수 이등병의 30kg 군장을 대신 들어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군대에 불평불만이 많던 김성수 이등병은 눈물을 흘리며 감사함을 표하였습니다.] [김성수 이등병은 훗날 군대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새벽에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킬 운명이었습니다.] [김일식 병장은 미래에 죽어갈 32명을 구원하였습니다.]-띠링!
[스킬 「행군의 근성」을 획득하였습니다.]눈앞에 떠오른 창을 덤덤히 읽은 나는 궁금한 점이 생겨 영웅왕을 불렀다.
“……영웅왕님?”
“저는 저 F라는 것이 제일 낮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G라는 것도 있네요? 조금 더 자세히 말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G가 제일 낮다는 거죠?”
“그리고 아침과는 다르게……. 오늘은 기억을 떠올리는 방법이 다르네요?”
아침에는 영웅들의 기억 안으로 들어간 거라면, 오늘은 영웅의 기억이 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왔다.
“등급에 따라서 영웅의 기억을 보는 방법이 다르다는 건가요?”
“음……. 그럼 마지막으로 이 스킬이라는 것의 효과를 볼 방법은 없나요?”
영웅왕의 말에 나는 상태창을 열어 새로 얻은 스킬과 전에 얻은 스킬을 꾸욱 눌러보았다.
-띠링!
『[상태창]
이름 : 로크 론 위디아 나이 : 14세
상태 : 「마나불신체」, 「G : 행군의 근성」, 「□□」, 「□□」, 「□□」
성향 : 「F : 어린아이 용기」, 「□□」, 「□□」, 「□□」, 「□□」
무술 : 「□□」, 「□□」, 「□□」, 「□□」, 「□□」
스킬 : 【영웅 뽑기】 【능력 저장】 카드 개수 : 2개』
-띠링!
『《F : 어린아이 용기》
효과 : 어린아이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한 용기가 성격에 깃듭니다.』
『《G : 행군의 근성》
효과 : 근성이 몸에 깃듭니다.』
‘순수한 용기?’
어린아이들은 위험의 정도를 모른다.
어른이 될 때까지 여러 경험을 통해 그 정도가 무엇인지를 체득한다.
긱스라는 아이는 영웅심에 몬스터를 죽인 거지만, 실제 새끼 몬스터를 건든 것은 어린아이에게 굉장히 무모한 짓이었다.
그저 순수한 용기와 마음으로 저지른 짓이었다.
‘그래서 아까 테스런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건가?’
어린아이는 왕이란 그저 대단하다고 느낀다.
비록 꿈일지라도 어린아이들은 기사단장을, 마탑의 주인을, 제국의 황제를 꿈꾼다.
그런 어린아이의 마음엔 직위라는 것이 그리 대단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렇기에 공작가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었던 거겠지.
‘위험한 능력이네.’
용기가 있으면 좋다. 하지만 그런 용기도 때로는 숨겨야 한다는 게 여행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점이었다.
“나머지 두 개도 까보죠.”
나는 스킬을 향해 손가락을 가져갔다.
-띠링!
-띠링!
[G급 영웅 에 당첨되셨습니다.]-띠링!
[기억이 스며듭니다.]아까와 같이 G급 영웅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머릿속에 기억이 떠올랐다.
이번에 머릿속으로 들어온 기억은 어떤 건물 안이었다.
이곳은 돼지우리인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인지 모를 굉장히 협소한 공간에 똑같은 옷을 입은 두 명의 남자가 서둘러 청소를 하고 있었다.
-흠칫!
그러던 와중 키가 작은 남성은 무언가를 느꼈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벌써 왔나 보네. 얼른 청소 마무리하자!”
“으, 응!”
창백한 얼굴을 가진 남성이 키가 작은 남성의 말에 황급히 움직였다.
벌컥!
문이 열리자 다른 남성들과 다르게 머리가 길고 옷에 여러 가지 글씨가 적혀있는 남성이 화가 난 듯 소리쳤다.
‘잠깐……. 저 사람은?’
익숙한 얼굴이 보였지만 기억은 계속 진행되었다.
“야!”
“이병! 이기정!”
“너 왜 여깄어?”
“저번에 기순이가 저희 생활관 청소를 도와줘서 저도 도와주러 왔습니다!”
남성은 이기정이라는 남성을 한참이나 바라본 뒤 한 마디를 남기고 방문을 나갔다.
“너 여기서 딱 기다려.”
쾅!
남성이 문을 거칠게 닫고 나가자 뻘쭘하게 서 있던 남성이 키가 작은 남성한테 다가왔다.
“고, 고마워…….”
“……괜찮아. 얼른 청소나 하자. 너도 병 나으면 나 도와줄 거지?”
“당연하지!”
“아씨. 그것만으론 부족한데, 나중에 말번초 바꿔줘.”
“그건 조금……. 아니다. 그래. 바꿔줄게!”
“얼른 청소 마무리하자. 김성수 저 새끼 저거 또 꼬투리 잡을라.”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띠링!
[의 기억에서 돌아왔습니다.] [□□부대 이병 이기정은 원래 다른 생활관이었으나, 길을 가다 문뜩 몸이 안 좋아 보이는 김기순 이등병을 발견하였습니다.] [이기정은 갈굼 당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등병이라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했던 김기순 이등병을 도와주었습니다.] [그로 인해 자신의 생활관 청소를 완벽히 하지 못했던 이기정 이등병은 김성수 병장과 생활관 선임들한테 갈굼을 당했습니다.] [김기순 이등병은 본래 오늘 청소가 끝나자마자 김성수 병장한테 꼬투리를 잡혀 심한 폭행 끝에 죽을 운명이었습니다.]-띠링!
[스킬 「이등병의 작은 눈치」를 획득하였습니다.]“……병신 새끼네.”
방금 전에 얻은 에서 나온 이등병 김성수가 감동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병장이 돼서 사람을 죽이려고 하였다.
저런 녀석이 버젓이 있는 군대라니, 대체 어느 나라 군대란 말인가.
한심하게 생각하고 있던 그때 또다시 귓가에 종소리가 울렸다.
-띠링!
[특전이 발견됩니다.] [김기순 이등병은 군대를 전역한 뒤 훗날 ‘히드라 줄기세포’라는 것을 발명하여 행성에 있는 수많은 질병을 치료하였습니다.] [이기정 이등병은 미래에 죽어갈 60,579,559,257명(현재진행형)을 구원하였습니다.]-띠링!
[스킬 「이등병의 눈치」가 특전을 발견하여 「초직감」으로 바뀌었습니다.]“……!”
-띠링!
『《S : 초직감》
효과 : 생물을 초월한 감각을 얻습니다.』
“S…….”
처음으로 획득한 S등급 영웅의 능력이었다.
‘이렇게 쉽게?’
“나머지 하나는 훈련 끝나고 열어야겠네요.”
영웅의 능력 하나를 뽑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현재는 상태창이 가득 차 있지 않으니까 영웅들의 과거가 계속 보인다는 것인가.
“슬슬 나가야겠네요.”
나는 서둘러 스프를 입안으로 마저 털어 넣었다.
***
위디아 공작가에서 보낸 검술 교관이라는 녀석은 공작가 내에서도 그리 좋지 않는 평가를 가지고 있는 중년의 남성이었다.
병사를 가르치던 교관이었는데, 몰락 귀족 출신이라서 그런지 평민으로 이루어진 병사들한테 심한 폭력을 행사하는 걸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기사나 진짜 귀족이 오면 기가 팍 죽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주위 눈치만 보던 양아치 같은 녀석이라고 훗날 듣게 된다.
‘짜증 나는 녀석이었지. 아니…….’
짜증 나는 수준이 아니었다.
내가 공작가에서 나간 이유 중 하나가 검술 교관 때문이었다.
몰락 귀족 출신으로 공작가에서 교관으로 뽑혔다는 건 실력은 있다는 뜻이었다.
처신만 잘했다면 그 공을 높이 사 다시 귀족이 됐을 수도 있었겠지만, 몰락 귀족이면서도 귀족우월주의에 단단히 빠져있던 그 녀석은 공작가에선 항상 기가 죽어 있었다.
평민들한테 자신은 귀족인양 행동했으며, 귀족들한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평민처럼 행동했다.
그래서일까. 검술 교관은 귀족이면서 아무런 힘도 빽도 없는 날 괴롭히는 걸 무척이나 즐겼다.
“나오셨습니까. 오늘은 많이 늦으셨군요.”
담담한 말투 속에 조롱이 담겨있었다.
검술 교관 할스의 입가엔 비웃음이 담겨있었다.
마치 그렇게 당하고도 또 맞으러 와야 하는 너의 운명이 안타깝다라고 말하는 듯 보였다.
‘분명……. 이렇게였지.’
첫 만남부터 할스는 나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았다.
체력을 기르는 방법도, 검을 잡는 자세도, 검을 휘두르는 방법도 그 어떤 것도 가르치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난다.
[도련님의 몸은 형편없으니 빠르게 검술을 습득하기 위해 계속 검을 부딪쳐야 할 것 같습니다.]첫 만남에 나에게 했던 말이었다.
당시 내가 공작가에 들어오고 나서 두 번째로 봤던 사용인이었기에 받아들여야만 했다.
누가 봐도 날 무시하는 언행에 굉장히 위험한 교육이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가 공작가에서 직접 보낸 검술 교관이었기 때문도 있지만, 당시 어린아이 시절 검을 익힌다는 동경 때문에 쉽게 속았다.
‘이 녀석의 수업은 항상 싸우는 것뿐이다.’
오래전 일임에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기억이었다.
나는 아무런 의심도 없는 척 주변에 있던 목검을 집어들었다.
“늦은 만큼 오늘은 더 오래 대결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를 더 때리겠다는 건가?’
체격 차이가 상당히 있었지만 할스는 그런 건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내 몸을 향해 팔을 크게 휘둘렀다.
-휘익.
얼굴은 죽을 수 있기에 때리지 않았다.
아, 이제 보니 알겠다.
‘이 새끼 실력도 형편없었구나.’
여행하면서 만났던 고수들은 설사 얼굴을 때리더라도 때린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할스의 아버지가 전대 위디아 공작이 펼친 규율에 인연이 있었기에 실력이 없더라도 사용인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나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며 검을 피했다.
“음?”
내가 공격을 피하자 할스의 눈초리가 매서워졌다.
“잘하셨습니다. 며칠 만에 제 공격을 피하실 수 있는 수준이 되셨군요.”
진심인지 아니면 나를 비꼬려는 의도인지.
뭐가 되었든 간에 할스는 여전히 나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었다.
할스는 다시 목검을 휘둘렀다.
‘……뭐지?’
예전에는 빨랐다고 느낀 속도였다.
아니, 아무리 몰락 귀족이라고 해도 검술을 익혔던 할스의 검의 방향은 평범한 몸을 가진 내가 눈치채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지금 할스의 검은 너무나도 느렸다.
‘이게 초직감이라는 능력인가?’
보인다.
할스의 움직임, 호흡, 습관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목검을 휘둘러 할스의 빈틈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빠악!
“커헉!”
검이 할스의 옆구리를 제대로 강타했다.
할스가 옆구리를 움켜쥐며 뒤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