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31)
31화. 수련 (2)
콜로렌스가 말한 이론대로라면 확실히 기초 체력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반응 속도를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피륙으로 된 생물인 이상 이론대로만 움직여지지 않았다.
“먹으세요.”
“허억….. 허억…..”
「신의 미각」은 체력을 채워주기는 하지만,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능력이 발동될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나 신기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공기의 흐름 속에서 상대의 감정을 맛보게 한다는 능력도 있지만, 그래도 지금 필요한 건 에리나가 주었던 맛있는 음식이었다.
‘부족해…..’
콜로렌스의 이론을 따라가려면 그에 준하는 음식이 필요하다.
이 정도 음식을 먹어봤자 어중간하게 회복할 뿐이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콜로렌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사람은 한계의 경계선에서 가장 많은 성장을 합니다. 도련님 같은 경우는 그 한계라는 경계선을 너무도 손쉽게 다가갈 수 있고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콜로렌스는 아슬아슬할 정도로 로크를 한계까지 몰아붙인다.
거기서 음식을 먹여 움직일 정도의 체력만을 다시 채우게 한 다음, 다시 체력을 떨어트려 한계의 밑바닥으로 떨어트리게 한다.
“드래곤의 유전자에 이러한 기능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니, 어쩌면 드래곤의 유전자가 아닐 수도 있겠군요.”
“우물우물?”
“아. 이야기를 깜빡했군요.”
콜로렌스는 잠시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리더니 입으로 가져갔다.
-아아. 들리십니까?
“……!”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나는 화들짝 놀라며 콜로렌스를 바라봤다.
‘텔레파시?’
용병 시절에 소드 마스터 혹은 대마법사라 불리는 이들은 텔레파시라는 것을 사용할 수 있다고 들어본 적이 있었다.
이는 마나의 파동을 이용한 거라고 하던데, 솔직히 무슨 원리인지는 모른다.
‘텔레파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콜로렌스는 자신이 소드 마스터라는 것을 밝힌 것이다.
-조직의 리더가 가입 선물로 무언가를 주었습니다. 저는 그게 뭔지 모르지만 마르가레가 드레이크의 3번째 고환과 혼합하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하더군요. 아마 그 능력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 아니겠지.’
영웅의 능력을 모르니 저런 말을 하는 것이다.
그래도 콜로렌스가 말한 가입 선물이라는 게 신경 쓰였다.
-뭐. 아닐 수도 있지만 그래도 드래곤의 유전자를 몸에 빠르게 적응시키는 데 도움이 된 것만큼은 확실할 것 같군요.
물론 아니었다.
내 육체에 깃든 근본 능력 때문에 빠르게 적응시킨 것뿐이다.
‘별거 아니겠지.’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들고 있던 빵을 입안에 욱여넣었다.
이것들이 전부 내 돈이라고 생각하니 아까워 미칠 것 같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공작가에서 나에 대한 대부분의 지원이 끊겨버렸으니까.
-하는 김에 중요한 걸 몇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도련님은 자신의 경지를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경지?’
마나를 다루는 검사들은 자신의 경지를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마나 유저로 이는 마나를 사용할 수 있고 몸에 자유자재로 순환시킬 수 있는 자들을 말한다.
또 하나는 익스퍼드로 마나를 숙련했다는 뜻이다.
마나를 유형화시킬 수 있는 즉, 오러 사용자들을 익스퍼드라 칭한다.
-도련님은 솔직히 유저나 겨우 이깁니다. 진짜 오러 사용자와 실전에서 만나면 순식간에 목이 따일 겁니다.
“……”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내가 상대했던 사람들 중 오러를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에리나 옆에 있던 기사 정도였다.
나를 찾아온 암살자나 결투장의 챔피언도 오러를 사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온전한 오러’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그 기사도 만일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싸웠다면 죽었을 것이다. 그래도 「검의 진리」 때문에 조금은 버티려나?
-도련님은 솔직히 말해서 검술 실력만 본다면 오러 사용자들과 싸워도 밀리지 않을 겁니다. 다만, 그것도 어중간하겠죠.
‘틀린 말은 아니지.’
검술에 형을 없애라는 말을 아직까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알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미숙하다.
-벽이라는 것을 부수기 위해선 한계라는 녀석을 계속 맞닥뜨려야 합니다. 한 번만 설명해 드릴 테니 잘 들으시기 바랍니다. 검술의 ‘형’을 없애면 자신이 지금까지 사용하던 검법이라는 기억이 ‘0’이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완전히 지우라는 건가?’
-아. 지우라고 했다고 완전히 지우면 안 됩니다. 잡는 뼈대 정도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으로 자신을 분간하게 될 것이고 근간으로 이루어지며 사상으로 만들어질 테니까요.
말을 들을수록 이게 대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자신의 근본을 회상하고, 자신의 육신을 바탕으로 그 근본 사상을 떠오르십시오. 그리고 자신을 사상으로 바탕삼아 검을 휘두르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잘 어울리는 검술이 됩니다. 오직 자신의 검술이 되지요. 그럼 그 검술 안에 지금까지 쌓아 올렸던 기초가 깃들 겁니다. 그것이 오러의 시작입니다.
“……”
-쉽죠?
“……”
이게 뭔 말이야.
‘영웅왕님 혹시 무슨 말인지 알겠나요?’
【영웅의 근본】은 내가 지금까지 이륙해온 삶이 새겨진 육체에 가장 어울리는 능력을 주었고, 그것은 곧 「적응」이 되었다.
‘뭔가 알 것 같기도 하고.’
즉. 내가 살아가는 버팀목이자 기둥을 사상으로 표현하라는 건가?
“……그게 뭔데?”
“앞으로 알아가셔야죠? 자. 일어나시죠. 수업은 아직 안 끝났습니다.”
“하아…..”
나는 부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
콜로렌스의 수업 논리는 이상하긴 했지만, 한계를 계속해서 맞닥트리게 하는 건 지속되었다.
그 때문인지 서서히 정신이 지쳐갔다.
수업 시간이 끝났음에도 콜로렌스는 아까부터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계속해서 나를 한계까지 밀어붙였다.
솔직히….. 이제 정신이 문제였다.
너무 힘들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던데, 지금 내 상태가 딱 그 모양이었다.
“사람은 한계라는 벽에 부딪힌다고 했지요? 지금 도련님의 상태가 딱 벽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그런 상태입니다. 즉, 진짜 한계가 온 것이죠.”
콜로렌스는 멍해 있는 나를 향해 조용히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현재 여기까지가 도련님의 최선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있는 그 상태를 잘 기억하십시오.”
지금까지 나는 콜로렌스가 꺼내는 검을 보지 못했다.
그저 지금까지 검 손잡이를 만졌을 뿐이다. 검의 예기를 마나로 재연하여 나한테 던졌다고 인지할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스르릉…..
콜로렌스는 서서히 검집에서 검을 꺼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콜로렌스의 검을 본 적이 없었다.
푸른색 예기가 흐르는 장검을 보자마자 멍해졌던 기분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피부가 찌릿찌릿한 게 보고만 있어도 베일 것 같았다.
‘평범한 검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겠지만….. 또 다른 게 있는 건가?’
아무래도 내가 모르는 검의 또 다른 느낌을 영웅왕님은 캐치하신 것 같았다.
뭐가 되었든 간에 나는 떨어져 있던 검을 쥐었다.
몸에 체력도, 힘도 하나도 남아있지 않기에 검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저 간신히 쥐고 있다고 보기에는 걸치고 있다는 말이 맞을 것 같았다.
“후우……”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텅 비어있는 폐 안에 공기를 집어넣었다.
그러자 아주 미미하지만 약간의 힘이 들어왔다.
이제 음식도 없었기에 체력도 없었다.
“지금의 상태로 제 공격을 피하신다면 수업은 끝입니다. 아예 끝이라는 게 아니라 내일 이어서 한다는 뜻입니다.”
콜로렌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갑자기 세상이 암전되었다.
끝도 모를 시간 동안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며 나는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했다.
영웅왕님의 말이 들려오기가 무섭게 내 시야는 서서히 밝아졌다.
밝아지는 세상 속에서 내가 본 건 희망이 아닌 절망이었다.
[이 발동됩니다.]영웅의 능력이 아니었다면 감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느려지는 세상 속에서 날카로운 검이 내 목에 근접하게 다가왔음을 느꼈다.
‘죽는다……’
인지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한다.
터무니없게도 지금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주마등이었다.
미래의 기억, 과거의 기억, 현재의 기억이 수없이 떠오르며 사신의 낫이 서서히 내 목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다행히 검은 아직 내 손에 걸쳐 있었지만, 지금 검을 움직이기에는 너무 늦었다.
능력이 발동될 에너지도 몸에 존재하지 않았다. 어느 능력도 발동시킬 수 없었고 오직 「초직감」만이 지금 이 순간을 느끼게 해줄 뿐이었다.
-스윽.
검은 내 목을 베지 않고 앞에 멈추었다.
덜덜 떨리는 목은 애처롭게도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비참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생태계에 있는 피라미드처럼 애초부터 당연한 결과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느낌이었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입니다.”
콜로렌스는 싱긋 웃으며 수업의 종료를 알렸다.
***
테스런이 기절한 로크를 데려간 순간에도 콜로렌스는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연무장에 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되자, 콜로렌스 옆으로 공간이 일렁거리기 시작하더니 흑발에 눈을 감고 있는 듯한 여성이 나타났다.
“콜로렌스~ 너무 심하지 않아~?”
“……”
마르가레의 말에도 콜로렌스는 아무 말도 없이 로크가 서 있던 공간을 바라봤다.
“마르가레.”
“으응~? 왜 부를까~?”
“14살짜리 인간이…… 짐승을 초월하는 감각을 얻을 수 있을까?”
“으음~? 질문의 의도를 모르겠는데~?”
“짐승이 가졌다고 추측되는 [육감]보다 더욱 뛰어난 감각을 인간이 가질 수 있냐고 묻는 거다. 너라면 알고 있을 텐데?”
“으음~?”
마르가레는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며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가끔가다 동물을 초월하는 감각을 가지는 자들은 있는데에~ 그건 5대 감각 범주 안에서일 뿐인데~? 애초에 [육감]이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명확하지도 않잖아~?”
“…..그런가?”
“응~ 그렇지~?”
“그렇다면 그건 대체 뭐였지?”
콜로렌스는 분명히 봤다.
삶을 갈망하는 떨리는 육신 사이로, 자신의 공격을 인지하였던 그 본능을 말이다.
육신은 버티지 못했지만 그 감각이, 본능이, 기감이 자신의 공격을 인지하였다.
감각이 몬스터 수준으로 뛰어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방금의 상황은 그 생각조차 산산조각 내버렸다.
“5일이야~ 알고 있지~?”
“……그래. 가서 치료나 해드려.”
“알았어~”
다시 공간이 일렁거리며 마르가레가 사라지자, 콜로렌스는 떨리는 눈가로 로크가 주저앉아 있던 자리를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