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sen by the Hero King, the Second Life of the Illegitimate Child RAW novel - Chapter (41)
41화. 루나 (2)
각자 검은색, 붉은색, 노란색으로 빛나는 평범해 보이는 반지를 보자마자 영웅의 능력이 발동되었다.
‘아티팩트를 부수는 것에만 사용될 줄 알았는데….. 잠깐만.’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있었다.
「생활의 지식」같은 경우 상대가 아티팩트를 사용할 시 그에 맞는 능력이 붉은색 점으로 보이며, 그 점을 향해 공격하면 아티팩트가 무효화된다.
그렇다면 루나라는 메이드가 아티팩트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말이 되는데, 그러기에는 방금 루나의 상황은 굉장히 좋지 않았다.
‘살기 위해 무엇이든 저질러야 하는데, 아티팩트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혹시 사용할 수 없는 아티팩트인가?’
궁금증을 가지며 루나가 끼고 있는 반지를 완전히 손가락에서 빼냈다.
‘무슨 아티팩트이려나?’
일단 이것도 챙겨두기로 하자.
사냥꾼이 알 수도 있으니까.
‘아. 일어나셨어요?’
때마침 피로에 쩔어 잠에 빠져들었던 영웅왕님도 일어나셨다.
***
우선 사냥꾼의 몸은 루나와 같이 다시 재생되기 시작했다.
다만, 루나와 달리 재생의 속도가 너무 느렸기에 휴식을 취하며 치료에 집중하게 하였고, 나는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은 영웅왕님께 말해주었다.
‘여기요.’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반지를 영웅왕님께 보여주었다.
‘실바아의 검이요?’
영웅왕님의 말에 따라 일단 실비아한테 다가갔다.
“…..무슨 일이죠?”
“쉬고 있는 와중에 미안한데 검을 잠시 잡아볼 수 있을까?”
“검을….. 왜죠?”
“아주 잠깐이면 돼. 물론 아무 짓도 안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
“……여깄어요.”
실비아는 의심 어린 눈빛을 보냈지만, 방금 내가 루나를 제압하는 과정을 봐서인지 순수히 검을 내밀었다.
[이 발동됩니다.]“……!”
검 손잡이를 잡는 순간 손끝에서 찌릿 하는 느낌과 함께 눈앞에 창이 하나 떠올랐다.
-띠링!
『【위디아 블렌디아】
효과) 1 : 크기 변형
효과) 2 : 예기 지속
효과) 3 : 무구 재생』
‘이건…… 무기 효과? 아니 그 전에 마법검이었어요?’
실비아한테 다시 검을 돌려주며 영웅왕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런 이 반지들은 이 행성의 것들이 아니라는 거네요?’
‘…..침입자들이겠죠.’
루나가 미래에 봤었던 적들의 능력을 사용하는 걸 봤다.
하지만 루나 정도는 그리 강한 편이 아니었다.
기껏해야 삼류용병 5명이 전략을 잘 짜서 희생하면 잡을 수 있는 정도였기에, 미래에 닥쳐올 것들을 생각하면 오히려 약한 수준이었다.
그들이 행성 밖의 존재라는 것도 콜로렌스한테 들었으니, 루나도 그에 연관되어 있을 수 있었다.
‘문제는 이 루나라는 여자의 몸이 너무 평범하다는 거네요.’
‘…..아니 그게 아니라. 고양이 같은 귀나 꼬리, 털 같은 게 생긴 것도 있지만, 고양이 같은 날렵함을 가졌는데 근육과 유연성이 너무 없어요. 그냥 평범한 여자예요.’
옷을 벗겨 놓으니 잔근육이 있기는 하지만, 무술을 본격적으로 익힌 여자라고 보기에는 힘들었다.
손에 주부습진이 있는 걸 보니 전형적인 메디드였다.
‘아마 이 반지 능력일 가능성이 크겠네요. 근데 반지 때문에 귀나 꼬리가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또 아닌가 봐요? 모습이 돌아가지 않네요.’
여러 가지로 이상한 점이 많았다.
우선 루나의 배에는 아직 검이 꽂혀있는 상태고, 팔이 잘린 상태였지만 천천히 다시 재생되고 있었다.
아티팩트 능력 중 하나가 재생이 아니라, 이 루나라는 여자한테 재생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것치고는 그냥 평범한 인간의 몸 같았다.
‘일단 사냥꾼이 정신 차리기를 기다려야겠네요.’
몸을 재생시키는 데 집중을 하고 있다 보니, 일단 기다려야 했다.
“그나저나 너는 이제 괜찮냐?”
나는 아직까지도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실비아를 바라봤다.
루나와의 관계는 모르지만, 산에 올라오는 와중에 상당히 친근해 보였기에 그 충격은 더 클 것이다.
“괜찮….아요! 그러니 이제 저리 가세요!”
“…..왜 성질이야. 걱정해주는 사람한테. 성격 정말 이상하네.”
실비아는 지금 정신이 없었다.
루나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위디아 공작가에 어린 나이에 들어와 메이드 교육을 받은 사용인이었다.
그런 루나의 갑작스러운 배신은 실비아의 정신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인간 대체 뭐야?’
그것만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방금 보여준 로크의 강함의 척도는 궤를 달리했다.
‘마나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
「마나불신체」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면 방금 보여준 능력은 대체 뭐란 말인가.
아티팩트를 사용한 거라면 미세하게나마 마나의 흔적이 남아야 하지만 그 무엇도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루나를 공격할 때마다 보였던 묘한 색을 가진 오러들은 실비아를 혼란스럽게 하였다.
아무튼 그렇게 혼란에 빠져 있을 때 사냥꾼이 서서히 몸을 움직였다.
“회복. 끝.”
“아직 상처는 있는데?”
“죽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
“그래? 그럼 이제 너하고 이 녀석 정체가 뭔지 말 좀 해줘 봐.”
“……”
사냥꾼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너만 듣는다.”
“실비아는 들으면 안 되는 거라고?”
“그렇다.”
그 말에 겁에 질려있던 실비아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잠깐만요! 그건 싫어요! 왜 저는 루나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건데요!”
“네가. 위험해진다.”
“전 위디아 공작가의 자제예요. 그 누가 건드릴 수 있겠어요?”
그 말에 나는 루나를 가리켰다.
“얘?”
“그, 그건 그렇지만…… 아, 아무튼! 저도 들을 자격이 있어요! 루나는 제 메이드였단 말이에요!”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기에 나는 사냥꾼을 바라봤다.
“네가. 선택.”
“나보고 선택하라고?”
“그렇다.”
“흠….. 그렇다면 상관없겠지. 실비아 말이 틀린 것도 아니고.”
그러자 사냥꾼은 무뚝뚝한 얼굴로 바로 입을 열었다.
“나는….. 내가 언제 태어난 지 모른다. 언제까지나 알고 싶지 않다.”
잠잠히 시작되는 사냥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
사냥꾼이 처음 태어나서 본 세계는 감옥이었다.
감옥 같은 곳에 자신과 같은 아이들이 갇혀 있었고, 어느 아이는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채 죽어가고 있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눈에 절망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나는 탈출했다.”
“그럼 거기는 이 행성의 어딘가였다는 거야?”
“모른다.”
“…..그게 뭐야?”
“문. 통과. 이곳.”
“문을 통과하니 이곳이었다라……”
사냥꾼의 지적 수준은 하프 몬스터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여러 실험으로 인한 부작용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언어에 대한 이해는 하는 것 같았다.
다만, 언어를 말할 때마다 자기가 이해하기 힘들거나, 단어의 선택을 하지 못할 때 딱딱 끊어서 말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래서?”
“전대 공작. 사정 들어주니 주워줬다.”
“그게 끝?”
“그렇다.”
“뭐어…… 중요한 핵심 이야기만 들으면 됐으니 충분하지. 그럼 이건 뭐야?”
주머니에서 반지 3개를 꺼내자 사냥꾼은 눈살을 찌푸렸다.
“붉은색 보석. 세포 변환 능력 가지고 있다.”
‘세포 변환?’
사냥꾼은 거기에 말을 덧붙였다.
“병사들. 아티팩트로 사용 가능하다. 실험체들. 사용 불가. 그러니 이식한다.”
“이식?”
“아기일 때부터 몸에 보석을 넣는다. 그리고 성장시킨다. 적응 안 되면 괴물. 적응 어중간 나.”
‘적응이 안 되면 괴물…..이라.’
그럼 미래에 내가 봐왔던 괴물들은 전부 실험체 실패작들이라는 건가?
적응이 어중간하게 되면 어느 정도 지적 능력은 있지만, 그 수준이 뛰어나지 않았고 육체적인 능력도 실패작들에 비교해 많이 부족한 듯싶었다.
“병사들은 뛰어난 자들뿐. 다만, 저 경우엔 노란색 보석 힘이다.”
“뛰어난 병사들은 아티팩트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지만, 루나 같은 경우는 노란색의 힘이 들어갔기에 이러한 경우가 나왔다는 건가?”
“그렇다. 저거 영혼 일시적으로 흡수된다. 변한다.”
사냥꾼의 답답한 말과 영웅왕님의 해석을 들으니 나름 납득이 갔다.
특히 가장 납득이 가는 건 루나의 행동이었다.
루나를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실비아의 말과 행동을 보면 루나가 굉장히 어린 시절부터 사용인으로서 위디아 공작가에 있었다는 말이 된다.
‘영혼이 봉인되어 있는 건가? 그럼 지금 회복되고 있는 루나의 몸 안에 있는 건 누구지?’
일단 고양이 귀와 꼬리가 사라지지 않았으니, 검을 꽂아둔 상태로 내버려 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럼 마지막으로 검은색은?”
“모른다.”
“모른다니?”
“붉은색. 랜덤. 변이, 적응한다. 노란색. 영혼 봉인한다. 일시적. 교체 가능하다. 하지만 검은색 처음 본다.”
“음…… 그럼 검은색에 대해서 뭐 여러 가지 질문하기 전에, 반지에 박혀있는 붉은색 보석이 네 몸에 적응되었는데, 그 안에 들어간 짐승은 랜덤이라는 거지?”
“그렇다.”
“그럼 너는 하프 몬스터라고 했는데, 뭐하고 적응된 거야?”
“오우거”
“…..오우거라고?”
“하지만, 랜덤. 능력도 랜덤. 그러니 나. 그리 강하지 않다. 하급 수준.”
‘몸에 깃드는 건 몬스터도 될 수 있고, 그 능력도 천차만별이라는 소리잖아? 실패작보다 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인 건가?’
아니, 솔직히 실험체보다 루나가 더 약했다.
사냥꾼이나 루나의 몸 안에 들어간 붉은색 보석도 실제로는 실패작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존재가 아닐까?
‘너무 성급한 생각……’
생각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 발동되었습니다.]솜털마저 찢어질 듯한 소름 돋는 기척이 느껴졌다.